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05. 11. 22. 선고 2004구합8187 판결

판결요지

원고들은 노조지회 조합원이기 이전에 참가인 회사 근로자이므로 성실히 업무에 임하여 근로를 제공하여야 하는 것이 가장 본질적인 의무라 할 것임에도, 노조지회의 파업과정에서 회사와 임원 등을 상대로 중대한 위법행위를 자행하고, 그로 인하여 형사처벌까지 받았으며, 그러한 사정을 빌미로 참가인 회사의 업무복귀 명령을 거부한 채 상당한 기간을 무단결근한 것은 신뢰를 기초로 하여야 할 근로계약관계를 기초부터 붕괴시키는 중대한 잘못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사건 해고는 징계양정에 있어 적정하다고 보이고 징계재량권을 남용하거나 일탈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해고는 중대한 징계사유에 대한 적정한 징계였다고 보이므로 이 사건 해고가 원고들의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을 억압하기 위한 부당노동행위라고 할 수 없다.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의 1, 2, 갑 제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참가인 회사는 상시근로자 150여명을 고용하여 자동차부품 제조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 이○○은 2001. 10. 4., 원고 구○○는 2001. 6. 7. 각 참가인 회사에 입사하여 근무하던 사람들이다.

한편, 전국금속노동조합은 2001. 10. 16. 참가인 회사에 전국금속노동조합 ○○테크지회(이하ꡐ노조지회ꡑ라 한다)를 조직하였고, 원고들은 그 무렵 노조지회에 가입하여 조합원으로 활동하였다.

나.

참가인 회사는, ① 노조지회가 2002. 5. 22.부터 2002. 10. 21.까지 단행한 파업(이하ꡐ이 사건 파업ꡑ이라 한다)이 2002. 10. 22. 노ㆍ사간 합의에 따라 마무리되어 노조지회 조합원들은 대부분 회사에 복귀하였음에도, 원고들은 2002. 11. 1. 14:25경부터 사업장에 복귀하지 아니한 채 회사를 무단이탈하고, ② 참가인 회사가 같은 달 4. 4. 및 같은 달 11. 원고들에게 업무복귀를 지시하였음에도 이를 거부하는 등의 징계사유가 있다는 이유로 징계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2003. 3. 18. 원고들을 해고하였다(이하ꡐ이 사건 해고ꡑ라 한다).

다.

원고들은 이 사건 해고에 불복하여 2003. 4. 11.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였고, 충남지방노동위원회가 2003. 7. 21. 원고들의 구제신청을 모두 기각하자, 2003. 8. 29. 중앙노동위원회에 2003부노190, 부해552호로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도 2004. 3. 2. 원고들의 재심신청을 모두 기각하였다(이하ꡐ이 사건 재심판정ꡑ이라 한다).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들의 주장

(1)

참가인 회사는 2002. 10. 22. 노조지회와 사이에 원고들과 같이 이 사건 파업기간 중의 행위로 인하여 지명수배된 사람들에 대해서는 2002. 11. 15.까지 사업장에 복귀하기로 합의하였고, 그 후 참가인 회사 관리이사는 전국금속노동조합 ○○지부 부위원장과 원고들의 사업장 복귀시기를 2002. 11. 24.까지로 재차 연장해 주었으므로, 원고들이 2002. 11. 1.부터 참가인 회사에 복귀하지 아니한 것이 무단결근 혹은 근무지 무단이탈이라고 할 수 없다.

(2)

참가인 회사가 노조지회와 사이에 체결한 단체협약에는 협약기준에 미달하는 일체의 사항은 취업규칙 여부를 불문하고 모두 무효로 하고, 징계해고는 노ㆍ사가 합의하여야 하며, 징계위원회는 징계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최대한 90일 이내에 개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음에도, 참가인 회사는 원고들에 대하여 징계사유 발생일로부터 90일이 경과한 시점에서 충분한 소명기회도 부여하지 아니한 채 취업규칙에 규정된 징계사유를 적용하여 일방적으로 이 사건 해고를 단행하였다.

(3)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참가인 회사가 주장하는 징계사유가 없거나, 징계절차를 위반하여 위법하고, 설령 원고들에게 징계사유가 있다 하더라도 당시 원고들이 지명수배로 인하여 참가인 회사에 복귀하지 못한 채 피신할 수 밖에 없었던 사정 등을 감안하면 이 사건 해고는 징계양정에 있어서도 재량권을 남용하거나, 일탈한 위법이 있다.

(4)

또한, 참가인 회사는 이 사건 파업을 빌미로 노조지회를 와해시키기 위하여 원고들의 정당한 노종조합 활동에 대하여 이 사건 해고를 한 것이므로 이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나.

인정사실

앞서 든 각 증거와 갑 제3, 4호증, 갑 제6, 7호증의 각 1, 2, 갑 제8호증, 갑 제9호증의 1 내지 4, 갑 제10, 11호증, 갑 제12호증의 1, 2, 3, 갑 제13 내지 20호증, 갑 제2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이 사건 파업 경위

(가)

노조지회는 2002. 2. 하순경부터 2002. 5. 초순경까지 철도, 가스노동조합 파업에 대한 동맹파업을 전개하였고, 이에 참가인 회사는 2002. 5. 13. 노조지회에게 원고들을 포함한 9명에게 업무방해 등의 징계사유가 있다는 이유로 징계위원회에 회부한다고 통보하였으나, 노조지회가 2002년 단체협상 및 임금협상과 관련하여 2002. 5. 22.부터 2002. 10. 21.까지 이 사건 파업을 단행함으로써 징계절차가 진행되지 못하였다.

(나)

참가인 회사는 2002. 10. 22. 전국금속노동조합 ○○지부 및 노조지회와 사이에 ① 참가인 회사가 기본협약을 수용하고, 기본급 65,000원과 호봉승급분 7,200원을 인상하며, ② 고소 및 손해배상 사건은 쌍방이 취하하되, 구속 및 수배자 6명에 대해서는 민사적인 부분만 취하하고, ③ 부상자 치료비는 인도적인 차원에서 산업재해보상을 포함하여 참가인 회사가 지급하며, ④ 참가인 회사는 생계지원비로 37명에 대하여 금 20만원씩 지급하고, ⑤ 노사는 불법행동을 하지 않으며, 고객신뢰회복을 위하여 생산활동에 적극 협력하고, 참가인 회사는 단체협약을 철저히 이행하기로 합의하였고, 이와 별도로ꡒ별도합의서ꡓ라는 제목 하에 ① 참가인 회사는 전국금속노동조합 충남지부에 금 1,200만원을 대출하고, 상환방법은 추후 논의하며, ② 법적 미출두인원은 2002. 11. 5.까지 출두하고, ③ 노조지회 조합원 업무복귀일자는 2002. 11. 1.로 하며, ④ 참가인 회사는 2002. 10. 28.까지 생계지원비를 지급하기로 합의하였고, 이에 노조지회는 2002. 10. 22. 이 사건 파업을 철회하였다.

(2)

원고들의 업무복귀거부 경위

(가)

원고들은 위 합의에도 불구하고 참가인 회사에 복귀하지 아니한 채 2002. 11. 1. 14:25부터 회사를 무단이탈하여 집단농성을 시작하였고, 이에 참가인 회사는 2002. 11. 2.(같은 달 4.자 복귀시한) 및 같은 달 11. 원고들에게 업무복귀를 명령하였으나 원고들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당시 원고들은 이 사건 파업기간 중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지명수배된 상태였다).

(나)

참가인 회사 관리이사 정○○은 2002. 11. 20. 전국금속노동조합 ○○지부 부지부장인 인○○와 사이에ꡒ2002. 10. 22. 별도합의서와 관련하여 법적 미출두인원에 대해서는 2002. 11. 24.까지 자진 출두하도록 노력한다ꡓ라는 확인서를 작성하였다.

(3)

징계위원회 개최 경위

(가)

참가인 회사는 2003. 1. 29. 원고들에게ꡒ근무 중 허가 없이 직장이탈, 통보 없이 무단결근, 사내폭행으로 인한 업무방해, 회사물건의 부정한 지출ㆍ절취, 사내에서 타인 물건 절취, 고의로 회사에 막대한 재산상 손해를 입힘, 경영비밀 누설, 근무성적 불량, 형사상 유죄판결, 사내에서 폭력행사, 불법집회, 선동 문서배포ㆍ게시, 사내질서 문란, 화기취급 소홀, 안전관계자 지시위반, 형사기소, 명령위반, 학력ㆍ경력 허위기재, 횡령ㆍ배임, 유언비어ㆍ허위사실 유포, 기물파손, 명예훼손 등ꡓ의 징계사유가 있다는 이유로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고, 같은 날 원고들에게 위 징계사유 및 징계위원회가 2003. 2. 6. 14:00 개최된다는 사실을 통보하였으며, 이와 별도로 같은 날 노조지회에도 징계위원 선임을 요청하였다.

(나)

참가인 회사는 2003. 2. 6. 원고들에게 징계위원회가 같은 달 14. 14:00로 연기된 사실과 징계절차에서 대리인을 참석하게 하거나 문서로 소명하라는 취지를 원고들이 수용된 ○○구치소에 내용증명으로 통보하였다(당시 원고들은 2002. 12. 9. 구속되어 ○○구치소에 수용되어 형사재판을 받는 중이었다).

(다)

참가인 회사는 2003. 2. 14. 14:00 제1차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였으나 원고들은 아무런 사전 통보 없이 불참하였고, 이에 노조지회측 징계위원들이 원고들에게 다시 소명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위해 징계위원회를 연기할 것을 요구하자, 참가인 회사는 징계위원회를 2003. 2. 21. 14:00로 연기하고 이를 원고들에게 내용증명으로 통보하였다.

(라)

참가인 회사는 2003. 2. 21. 14:00 제2차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였으나 원고들은 다시 불참하였고, 이에 노조지회측 징계위원들이 원고들에게 다시 한 번 소명기회를 부여해 줄 것을 요구하자, 참가인 회사는 징계위원회를 2003. 3. 4. 14:00로 다시 연기하였다.

(마)

참가인 회사는 2003. 3. 4. 14:00 제3차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였으나 노조지회측 징계위원들은 원고들에 대한 징계사유 발생일로부터 90일이 경과한 후 징계위원회가 개최되어 징계절차에 하자가 있다는 이유로 징계결정투표를 거부한 채 퇴장하였고, 이에 참가인 회사측 징계위원들(당시 참가인 회사 대표이사가 징계위원장 이었다)은 원고들에 대하여 사전 통보된 징계사유를 이유로 각 징계해고를 의결한 다음, 같은 달 5. 징계결과를 노조지회에 통보하고 징계의결서의 확인을 요청하였다.

(바)

그 후 참가인 회사는 2003. 3. 7. 노조지회에게 같은 달 10.까지 위 징계의결서에 서명할 것을 요청하고, 다시 같은 달 8. 노조지회에게 징계의결서에 서명하고 합의하지 아니하면 원고들에게 징계해고 확정통보를 할 수 밖에 없다고 통보하였으나 노조지회가 이를 거부하자, 같은 달 18. 원고들에게 이 사건 해고를 통보하였다.

(4)

형사재판 경위

원고들은 이 사건 파업기간 중 참가인 회사의 업무를 방해하였다는 등의 혐의로 2002. 12. 9. 구속 기소되어, 2003. 4. 11.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2002고합285, 2003고합1, 7, 41(병합)}에서 업무방해죄, 공무상표시무효죄, 화염병사용 등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죄, 명예훼손죄, 모욕죄로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각 선고받았고, 위 판결은 그 무렵 확정되었다.

(5)

참가인 회사의 징계관련 규정

[단체협약]

제3조(협약의 우선 및 근로조건 저하 금지)

1.

이 협약에 정한 기준은 근로기준법, 취업규칙과 제 규정, 개별 근로계약보다 우선하며, 그 중 협약기준에 미달하거나 상반되는 일체의 사항은 이를 무효로 하고 그 부분은 협약기준에 따른다.

제25조(징계) 징계위원회는 노사동수로 구성하되 의장은 회사 대표가 맡는다. 재적위원 과반수 이상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한다. 단, 가부동수일 경우 의장이 의결권을 갖는다. 징계해고 시에는 노사합의로 한다.

제26조(징계사유 및 절차) 회사가 조합원을 징계하고자 할 때는 다음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1.

(견책, 감봉, 정직) 사원이 다음 각호에 해당할 때에는 정상에 따라 견책, 감봉, 정직 처분한다.

1)

근무 중 허가 없이 직장을 이탈할 때(조합이 사전 회사와 합의된 조합 활동은 제외)

3)

통보 없이 1개월 연속 무단결근 한 때(5회 이상 지각했을 때)

3.

회사는 징계대상 조합원이 징계위원회에 참석하여 소명할 기회를 주어야 하며, 증인을 신청할 시 이를 인정하여야 한다. (다만, 2회 이상 소명기회를 포기한 때에는 소명의사가 없는 것으로 간주하여 징계할 수 있다).

1)

회사는 정당한 사유로 사원을 징계 처분할 때에는 늦어도 5일 전에 조합과 본인에게 그 사유를 통보하여야 한다.

2)

징계위원회의 결정에 대하여 이의가 있는 조합원은 결정통보를 받은 날로부터 10일 이내에 재심청구를 할 수 있다.

3)

징계위원회는 징계사유 발생 또는 발견일로부터 60일 이내에 개최하여야 하며, 해당 조합원에게 소명의 기회를 부여할 수 있고, 3인 이내의 증인 및 참고인을 요청할 시 참석할 수 있다. 단, 불가피한 사유로 개회하지 못할 경우에는 90일 이내에 개회하여야 한다.

[취업규칙]

제36조(해고조치) 사원이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할 경우에는 인사위원회의 결의를 거쳐 해고할 수 있다.

1.

근무성적이 불량하고 개선의 점이 없다고 인정된 자

제69조(권고사직 및 징계해고의 사유)

4.

정당한 이유 없이 상사의 직무상의 명령에 불복한 때

다.

판단

(1)

이 사건 해고의 징계절차 부분

(가)

보건대, 참가인 회사는 이 사건 해고를 함에 있어 참가인 회사와 노조지회측 징계위원을 단체협약 제25조에 따라 각 4명씩 동수로 징계위원회를 구성하고, 원고들에게 사전에 징계사유를 통보하였으며, 3차례에 걸쳐 징계위원회를 개최하면서 당시 원고들이 구속 상태에 있는 사정을 감안하여 대리인을 통하거나 서면으로 소명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였으므로, 이 사건 해고의 징계절차는 단체협약에서 정한 적법한 절차를 거친 것이라 할 것이다.

(나)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먼저, 이 사건 해고에는 원고들에게 소명기회를 부여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고 주장하므로 보건대, 징계절차에서 피징계자에게 소명의 기회를 부여하는 것은 징계과정에서 당사자에게 변명을 하도록 하고 유리한 입증기회를 보장함으로써 객관적 진실을 규명하고 징계처분의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의미가 있지만 피징계자가 스스로 이러한 소명기회를 포기하거나 불성실하게 임한 경우에는 징계절차가 위법하다고 할 수 없는바, 원고들은 참가인 회사가 3차례에 걸쳐 징계위원회 개최사실과 소명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여 서면 혹은 대리인을 통하여 충분히 자신들의 입장을 밝힐 수 있었음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는바, 사정이 이러하다면 원고들은 자신들에게 부여된 소명기회를 스스로 포기한 것이라 할 것이어서 원고들이 실제 징계절차에서 소명하지 못하였다는 사유만으로 이 사건 해고절차가 위법하게 된다고 할 수 없다.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다음으로, 원고들은 단체협약 제25조에 의하면 노조원을 징계해고하기 위해서는 노ㆍ사가 합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음에도 참가인 회사는 노조지회측 징계위원과 합의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해고를 하였으니 위법하다고 주장하므로 보건대, 사용자가 인사처분을 함에 있어 노동조합의 사전 동의나 승낙을 얻어야 한다고 단체협약 등에 규정된 경우에는 그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인사처분은 원칙적으로 무효라고 보아야 할 것이나, 이는 사용자의 노동조합에 대한 부당한 징계권 행사를 제한하자는 것이지 사용자의 본질적 권한에 속하는 피용자에 대한 인사권 내지 징계권의 행사 그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므로, 피용자인 노조원에게 징계사유가 있음이 발견된 경우에 어떠한 경우를 불문하고 노동조합측의 적극적인 찬성이 있어야 그 징계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할 수는 없고, 또한 노동조합의 사전동의권은 어디까지나 신의성실의 원칙에 입각하여 합리적으로 행사되어야 할 것이므로 노동조합측에 중대한 배신행위가 있고 이로 인하여 사용자측의 절차흠결이 초래된 경우이거나, 또는 피징계자가 사용자인 회사에 대하여 중대한 위법행위를 하여 직접적으로 막대한 손해를 입히고 비위사실이 징계사유에 해당함이 객관적으로 명백하며 회사가 노동조합측과 사전 합의를 위하여 성실하고 진지한 노력을 다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측이 합리적 근거나 이유제시도 없이 무작정 징계에 반대함으로써 사전 합의에 이르지 못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 혹은 노동조합측이 스스로 이러한 사전동의권 행사를 포기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러한 합의 없이 한 해고도 유효하다고 보아야 할 것인데(대법원 2003. 6. 10. 선고 2001두3136 판결 참조),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들에 대하여는 징계해고에 이를 정도로 중대한 비위행위가 존재하고, 노조지회도 3차례에 걸친 징계위원회를 통하여 이러한 사정을 잘 알고 있었다는 점, 그럼에도 노조지회측 징계위원들은 제3차 징계위원회에 이르러 비로소 원고들에 대한 징계사유가 징계시효를 도과하였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징계의결을 거부하고 징계위원회에서 퇴장하였으며(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 해고의 징계사유 모두가 징계시효를 도과한 것은 아니다), 그 후 참가인 회사의 수 차례에 걸친 징계의결서 서명요구를 별다른 이유 없이 거절하였다는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노조지회는 이 사건 해고에 대한 사전동의권을 사실상 포기한 것이라 할 것이므로, 이 사건 해고는 노조지회측의 동의 여부를 불문하고 유효하다고 할 것이다.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2)

이 사건 해고의 징계사유 부분

(가)

보건대, 노조지회는 2002. 5. 22.부터 단행한 이 사건 파업을 2002. 10. 22. 참가인 회사와 원만히 합의하여 철회하면서 2002. 11. 1.까지 소속 노조원들이 회사에 복귀하기로 합의하였음에도, 원고들은 2002. 11. 1.부터 회사업무에 복귀하지 아니하였고, 이에 참가인 회사가 2002. 11. 2. 및 같은 달 11. 원고들에게 즉시 업무에 복귀하라고 명령하였음에도 이를 거부한 채 무단결근하였는바, 이는 참가인 단체협약 제26조 제1항 제1호, 제3호, 취업규칙 제36조 제1호, 제69조 제4호를 위반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다만, 참가인 단체협약 제26조 제3항 제3호에 의하면 징계위원회는 징계사유 발생 또는 발견일로부터 60일 이내에 개최하여야 하며, 다만 불가피한 사유로 개회하지 못할 경우에는 90일 이내에 개회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원고들에 대한 1차 징계위원회가 2003. 2. 14. 개최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 바, 사정이 위와 같다면 참가인 회사가 2003. 1. 29. 원고들에게 통보한 징계사유 중 앞서 인정된 징계사유를 제외한 나머지 징계사유는 대부분 이 사건 파업과 관련하여 발생한 징계사유라고 보이는데, 그러한 징계사유는 1차 징계위원회가 개최된 날로부터 90일 이전에 발생한 사유임이 역수상 명백하므로 이를 징계양정에 있어 참작하는 것을 변론으로 하고, 이 사건 해고의 직접적인 징계사유가 된다고 할 수 없다(한편, 징계사유 중 형사기소된 부분은 참가인 회사 단체협약 및 취업규칙에 징계사유로 기재되어 있지 아니하므로 징계사유가 될 수 없다. 이 사건 재심판정 역시 같은 취지이다).

(나)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참가인 회사는 노조지회와 사이에 원고들을 포함한 이 사건 파업기간 중의 행위로 인하여 지명수배된 사람들에 대해서는 회사 복귀시한을 2002. 11. 24.까지 연장하기로 합의하였고, 그 이후에도 원고들이 회사에 복귀하지 못한 것은 지명수배와 2002. 12. 9.자 구속에 따른 불가피한 사정에서 연유하는 것이므로 징계사유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하므로 보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 회사가 2002. 10. 22. 노조지회와 사이에 작성한ꡒ별도합의서ꡓ에는ꡒ법적 미출두인원은 2002. 11. 5.까지 출두한다ꡓ고 기재되어 있고, 그 후 참가인 회사 관리이사 정○○이 2002. 11. 20. 전국금속노동조합 ○○지부 부지부장 인○○와 사이에 작성한ꡒ확인서ꡓ에는ꡒ법적 미출두인원에 대해서는 2002. 11. 24.까지 자진 출두하도록 노력한다ꡓ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은 인정할 수 있으나, 그 문언의 취지는 참가인 회사가 원고들에 대하여 회사 복귀시한을 연장해 주는 것이라기보다는 당시 이사건 파업기간 중의 행위로 지명수배된 사람들이 수사기관에 출두하는 것에 대하여 노조지회가 일정한 시한을 정하여 최대한 노력한다는 취지라고 보이고, 달리 원고들의 주장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나아가 원고들은 참가인 회사의 직원으로서 복무규율을 준수하고 이에 따른 업무처리를 하여야 할 의무가 있으므로, 참가인 회사의 복귀명령에 대하여 응하지 못할 사유가 있다면 이러한 사정을 밝히고 참가인 회사가 마련한 적법한 절차에 따라 휴직원을 제출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했어야 할 것인데, 이러한 절차도 거치지 아니한 채 무단히 회사에 결근한 행위는 원고들이 주장하는 사유만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다)

다음으로 원고들은, 참가인 단체협약 제3조 제1항에 의하면 단체협약에서 정한 기준은 취업규칙 등에 우선하고, 이에 반하는 모든 사항은 효력이 없다고 규정되어 있음에도 참가인 회사가 취업규칙에 규정된 징계사유를 적용하여 이 사건 해고를 한 것은 위법하다고 주장하므로 보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 단체협약 제3조 제1항에는ꡒ이 협약에 정한 기준은 근로기준법, 취업규칙과 제 규정, 개별 근로계약보다 우선하며, 그 중 협약기준에 미달하거나 상반되는 일체의 사항은 이를 무효로 하고 그 부분은 협약기준에 따른다ꡓ고 규정하고 있기는 하지만, 기업질서는 기업의 존립과 사업의 원활한 운영을 위하여 필요 불가결한 것이고, 따라서 사용자는 이러한 기업질서를 확립하고 유지하는 데 필요하고도 합리적인 것으로 인정되는 한 근로자의 기업질서 위반행위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등의 관련 법령에 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를 규율하는 취업규칙을 제정할 수 있고, 단체협약에서 규율하고 있는 기업질서위반행위 외의 근로자의 기업질서에 관련된 비위행위에 대하여 이를 취업규칙에서 해고 등의 징계사유로 규정하는 것은 원래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는 것이므로, 참가인 회사 단체협약에서 단체협약의 규정이 취업규칙에 우선한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참가인 회사는 동일한 징계사유나 징계절차에 관하여 단체협약상의 규정과 취업규칙 등의 규정이 상호 저촉되는 경우가 아닌 한 취업규칙에서 단체협약 소정의 해고사유와는 관련이 없는 새로운 해고사유를 정할 수 있고, 그 해고사유에 터잡아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으며, 비록 단체협약에서 해고사유와 해고 이외의 징계사유를 나누어 구체적으로 열거하고 있다 하더라도 취업규칙에서 이와 다른 사유를 해고사유로 규정하는 것이 단체협약에 반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9. 3. 26. 선고 98두4672 판결 참조).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3)

징계양정

보건대, 원고들은 노조지회 조합원이기 이전에 참가인 회사 근로자이므로 성실히 업무에 임하여 근로를 제공하여야 하는 것이 가장 본질적인 의무라 할 것임에도, 노조지회의 파업과정에서 회사와 임원 등을 상대로 중대한 위법행위를 자행하고, 그로 인하여 형사처벌까지 받았으며, 그러한 사정을 빌미로 참가인 회사의 업무복귀 명령을 거부한 채 상당한 기간을 무단결근한 것은 신뢰를 기초로 하여야 할 근로계약관계를 기초부터 붕괴시키는 중대한 잘못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사건 해고는 징계양정에 있어 적정하다고 보이고 징계재량권을 남용하거나 일탈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4)

이 사건 해고의 부당노동행위 해당 여부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해고는 중대한 징계사유에 대한 적정한 징계였다고 보이므로 이 사건 해고가 원고들의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을 억압하기 위한 부당노동행위라고 할 수 없다.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태종(재판장), 기우종, 오태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