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원고용주에게 고용되어 제3자의 사업장에서 제3자의 업무에 종사하는 자를 제3자의 근로자라고 할 수 있으려면 원고용주는 사업주로서의 독자성이 없거나 독립성을 결하여 제3자의 노무대행기관과 동일시 할 수 있는 등 그 존재가 형식적, 명목적인 것에 지나지 아니하고, 사실상 당해 피고용인은 제3자와 종속적인 관계에 있으며, 실질적으로 임금을 지급하는 자도 제3자이고, 또 근로제공의 상대방도 제3자이어서 당해 피고용인과 제3자 간에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어 있다고 평가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참가인 회사는 원고가 구하는 구제명령(원직복귀명령 및 소급임금지급명령)을 이행할 수 있는 법률적 또는 사실적 권한이나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아(직접적인 근로계약관계에 있는 사용자만이 그러한 권한이나 능력을 가지고 있다 할 것이고 간접적인 근로계약관계에 있는 사업주는 그러한 권한이나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구제신청에 있어서 상대방이 될 수 있는 적격이 있는 사용자라고 할 수 없다.
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의 1, 2, 을 제1호증의 1, 을 제2호증의 4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참가인 회사는 ○○○에서 상시근로자 25,000여명을 사용하여 선박건조 및 철골구조물 제작업 등을 경영하는 회사이고, 주식회사 ○○기업(이하 ○○기업이라고 한다)는 위 같은 곳에서 상시근로자 70여명을 두고 참가인 회사와 도급계약을 체결한 다음 참가인 회사의 조선사업부 내업부분 선행도장부업무를 수행하던 사내 협력업체이며, 원고는 2003. 2. 25. ○○기업에 입사하여 도장공으로 하던 사람으로서 H 사내하청노동조합(이하 사내하청노조라고 한다)의 위원장이다.
○○기업은 2003. 8. 16. 원고를 해고(이하 이 사건 해고라고 한다) 하였고, 2003. 10. 8. 폐업하였다.
원고와 사내하청노조는 2003. 10. 16. 부산지방노동위원회 2003부해246, 2003부노94호로 참가인 회사를 상대로 하여, ○○기업은 참가인 회사와 경영상 독립성이 없는 회사로서 참가인 회사가 실질적으로 원고의 사용자이고, 참가인 회사는 원고가 사내하청노조 조합원으로서 조합활동을 하였다는 이유로 ○○기업을 폐업시키는 방법으로 원고를 해고하였으며, 이는 불이익취급의 부당노동행위임과 동시에 노동조합의 결성 및 활동을 방해하는 지배ㆍ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였고, 위 지방노동위원회는 2004. 3. 23. 참가인 회사가 원고의 사용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위 신청을 모두 각하하였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사내하청노조와 함께 2004. 5. 3. 중앙노동위원회 2004부노68-5, 2004부해292-5로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구제 재심신청을 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05. 3. 3. 위 초심명령 중 참가인 회사의 지배ㆍ개입의 부당노동행위 각하부분을 취소하고 참가인 회사에 대한 지배ㆍ개입의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인정하여 참가인 회사에 대하여 ‘○○기업에 대한 실질적인 영향력과 지배력을 행사하여 사업폐지를 유도하는 행위와 이로 인하여 사내하청노조활동이 위축 또는 침해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구제명령을 하는 한편 부당해고 및 불이익취급의 부당노동행위부분에 대한 재심신청은 위 초심명령과 같은 이유로 이를 기각하였다(이하 부당해고 및 불이익취급의 부당노동행위 기각 부분을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고 한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⑴ 원고와 참가인 회사 사이에는 다음과 같이 묵시적인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어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참가인 회사는 원고의 실질적인 사용자이고, 참가인 회사가 ○○기업과의 도급계약해지에 의한 폐업을 초래하여 실질적으로 원고를 해고한 것은 정당한 이유가 없어 부당해고 및 불이익취급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 원고는 참가인 회사가 정한 채용기준에 따라 ○○기업에 채용되었고, 참가인 회사는 출입증 발급의 형식으로 직접적으로 원고의 채용여부를 결정하였다.
㈏ 원고는 참가인 회사의 직영근로자들과 아침조회를 마친 뒤 함께 작업하면서 참가인 회사의 직영 반장이나 팀장, 안전관리자로부터 직접 작업지시나 안전교육 등을 받았고, 휴일이나 연장근로 등도 참가인 회사의 직영 반장으로부터 지시를 받았다.
㈐ 원고가 참가인 회사 내 식당, 휴게실, 체력단련실 등을 참가인 회사 직영근로자들과 동등하게 사용하는 등 사실상 참가인 회사의 직영근로자처럼 근무하였다.
㈑ ○○기업은 참가인 회사와 사이에 도급대금을 일의 완성이 아닌 도급단가에 투입시간을 곱하는 방식으로 산정하기로 약정하고, 참가인 회사로부터 사무실, 작업도구, 비품 등을 제공받았으며, 참가인 회사에게 소속 근로자의 출퇴근관리, 휴가, 근태관리를 위한 일일출면일보를 작성ㆍ보고하였고, 참가인 회사의 조선사업부 선행도장부 도장5부에 전속되어 전적으로 참가인 회사의 업무만 수행함으로써 참가인 회사가 의뢰하는 물량에 따라 회사의 존폐가 달려있는 등 참가인 회사와는 경영상 독립성이 전혀 없는 형식상의 회사이다.
㈒ 따라서 원고는 실질적으로 참가인 회사에게 종속되어 근로의 지휘, 감독을 받았고, ○○기업은 그 존재가 형식적, 명목적인 것에 불과하다.
⑵ 따라서,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인정사실
다음 사실은 앞서 든 증거와 갑 제3호증, 갑 제4호증의 1, 2, 갑 제5호증의 1 내지 28, 갑 제6호증의 1 내지 3, 갑 제10호증, 갑 제28호증, 갑 제32호증의 1 내지 3, 갑 제 33호증의 1 내지 6, 갑 제39호증, 갑 제46, 47호증, 갑 제48호증의 1 내지 3, 갑 제51호증의 1-1, 1-2, 2 내지 8, 11 내지 17, 21, 내지 32, 갑 제52호증의 1, 2, 갑 제54호증의 1, 2, 을 제1호증의 2, 을 제2, 3호증, 을 제5 내지 8호증, 을 제13호증, 을 제15 내지 18호증, 을 제26, 27호증, 을 제29호증의 1 내지 3(다만 갑 제52호증의 1, 2, 을 제2호증, 을 제15호증, 을 제17호증, 을 제29호증의 1 내지 3, 을 제30 내지 37호증, 을 제42호증, 을 제44호증의 각 일부 기재 중 뒤에서 믿지 않는 부분 각 제외)의 각 기재 및 이 법원의 동울산세무서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고, 이에 어긋나는 갑 제52호증의 1, 2, 을 제2호증, 을 제15호증, 을 제17호증, 을 제29호증의 1 내지 3, 을 제30 내지 37호증, 을 제42호증, 을 제44호증의 각 일부 기재는 믿지 아니한다.
⑴ 참가인 회사와 ○○기업의 도급계약의 내용
㈎ ○○기업은 참가인 회사의 조선사업부 내업부분 선행도장부(직종 : 도장)에 등록된 협력업체로서, 1999. 1. 9.경 참가인 회사와 사이에 위 공사부분에 관하여 공사도급기본계약을 체결하였고, 그 무렵 참가인 회사에게 위 계약에서 정한 계약보증금을 납입하였다. 위 공사도급기본계약은 참가인 회사가 행하는 선박공사 및 시설ㆍ영수선 공사에 적용하는 일반약관과 도급관리규정에 의하여 체결하였는데, 그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참가인 회사는 ○○기업에게 월 1회 당해 공사분에 대하여 공사대금을 지급하고, 공사대금 산출기간은 매월 1일부터 말일까지로 하며, 대금은 익월 10일에 현금으로 지급한다. 단가 적용기간은 원칙적으로 1년으로 하되, 단가 및 공사금액은 별도의 도급단가계약에 의한다(대금지급방법, 단가 및 공사금액).
○○기업은 소속종업원의 출근철저, 음주, 질서, 근무기강 및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여 공사의 질을 향상시켜야 하며, 참가인 회사는 공사를 계약조건에 부합하도록 진행시키기 위하여 공사감독원을 임명하거나 참가인 회사의 현장 담당 기사로 하여금 소정의 의무와 현장감독 및 기술습득에 임하게 한다. 다만 이로 인하여 ○○기업이 본계약상의 의무나 책임을 경감 또는 면제받는 것은 아니다(감독의 의무, 공사감독).
○○기업은 해당공사를 담당할 기술과 경험이 있는 자가 아니면 본공사에 참여시킬 수 없으며 필요에 따라 참가인 회사가 지정하는 자격시험에 합격한 자에 한하여 취업시킬 수 있고, ○○기업은 자기 종업원의 행위에 대하여 전 책임을 지고, 참가인 회사는 본공사 시공 또는 관리상 부적당하다고 판정될 때에는 근로자의 교체를 요구할 수 있으며 ○○기업은 이를 즉시 교체하여야 한다(종업원)
○○기업은 본공사 시행중 재해의 방지를 위하여 자격있는 안전관리자를 선정하여 참가인 회사의 승인을 받아 임명하고 참가인 회사의 안전관리수칙 또는 기준을 준수하여 위해방지에 만반의 조치를 취하여야 하며, 참가인 회사의 안전관리조직과 그 활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결의 또는 지시사항을 준수하여야 하고, ○○기업은 참가인 회사가 실시하는 관리감독자 및 근로자 안전 보건교육시 반드시 참석하여야 한다(안전관리).
○○기업의 귀책사유에 의하여 약정한 기간 내에 공사를 완료하지 못한 때에는 지체일수 1일에 대하여 계약금액 3/1,000에 해당하는 지체상금을 부과할 수 있다.
단 그 누계는 계약금액의 10/1,000을 초과하지 아니한다(지체상금).
○○기업은 공사완료시 지체없이 참가인 회사의 검사를 받아야 하며, 합격하지 못하였을 때에는 즉시 보수하여 재검사를 요청해야 하고, 재검사를 위하여 투입된 비용은 ○○기업의 부담으로 하며 향후 1년간 하자보증책임이 있다(준공검사).
○○기업은 참가인 회사로부터 지급받은 지급품에 대하여 관리를 철저히 하여야 하며, 손망실시에는 이를 참가인 회사에게 변상하여야 한다(회사에서 지급되는 자산에 대한 보상).
○○기업은 합리적인 노무관리를 위하여 항상 진실된 장부를 비치ㆍ관리하여야 하고, 단가계약의 주요 결정항목(급여, 상여, 퇴직금 및 후생복지비)에 관하여 소속 종업원에게 지급 및 혜택이 실질적으로 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하며 종업원 전체에 대하여 단체보험에 가입하여 2개월 이내에 납입영수증 사본을 조선원가부에 제출하여야 한다(노무관리).
○○기업은 공사계약보증금으로 참가인 회사가 정하는 금액을 계약체결시까지 현금 또는 은행발행 자기앞수표 기타 참가인 회사가 인정하는 유가증권 등으로 참가인회사가 지정하는 장소에 예치하여야 하고, ○○기업의 작업폐업시 공사진행 중 참가인 회사에 대한 채무관계가 있을 경우 ○○기업이 예치한 계약보증금 중에서 우선변제하여야 한다(계약보증금)
㈏ ○○기업은 참가인 회사의 협력업체로 등록되어 소속 근로자로 하여금 참가인 회사의 작업장에서 위 공사도급계약에 따른 작업을 하게 하였다.
⑵ 참가인 회사의 개별도급계약 및 도급대금의 산정방법
㈎ 참가인 회사는 선박제조작업 자체의 규모가 방대하고, 구조가 복잡하여 작업구역 및 공정을 편리하게 구분하기 위하여 건조할 선박을 블록으로 나눈 다음 이를 다시 내업부분(가공부, 소조립부, 판넬조립부, 대조립부, LNG생산부, 의장생산부, 선행도장부)과 외업부분(건조1, 2, 3부, 의장1, 2, 3부, 도장1, 2부, 선실생산 1, 2부)으로 나누어 각 공정별로 협력업체를 따로 두고 있고, 이와 같이 선박의 단위가 블록으로 나뉘어지게 됨에 따라 협력업체와 체결하는 개별공사계약도 블록 및 작업내용을 고려한 액티비티(Activity : 작업수행에 따라 작업형태를 최소단위로 구분하여 표현한 것이다. 예를 들면 액티비티가 D110CC106M이면 D는 선박의 상부부분을, 110C는 선박상부구역에 들어있는 블록명칭을, C10은 작업종류로서 판넬작업을, 6M은 세부작업종료로서 조립용접작업을 말한다) 단위로 체결하였다.
㈏ 개별도급계약에서 정해지는 도급대금은 일정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투입시간(품셈 ; m/h방식이라고 하는데 1인당 단위작업 완성에 소요되는 시간수를 말한다)을 근거로 예상물량(품셈공수라고 한다)을 정한 다음 여기에 도급단가(표준인건비, 상여금, 퇴직금, 후생복지비, 사회보험료, 협력업체의 이윤, 작업의 난이도 등을 고려하여 해마다 산정된다)를 곱하여 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협력업체가 개별도급계약에서 정한 예정시간을 투입하고도 작업을 완료하지 못하여 협력업체의 근로자가 휴일, 연장근로를 하게 되는 경우 위 약정 도급대금에도 불구하고 따로 실투입공수에 대하여 정산하기도 한다.
⑶ ○○기업의 채용방식 및 참가인 회사의 출입증 발급절차
㈎ ○○기업과 같은 협력업체는 주로 생활정보지나 지인을 통하여 참가인 회사 내에서 근무할 근로자들을 모집하여 왔는데, 근로자가 입사를 희망하면 ○○기업의 대표나 총무가 참가인 회사 밖에서 면접을 하고 적합하다고 판단되면 주민등록등ㆍ초본, 자필이력서, 채용건강진단서(주로 ○○대학병원에서 발급한다)를 준비해 올 것을 요구하여 근로자가 위 서류들을 가져오면 이를 검토하여 채용여부를 결정하고, 그 후 채용이 결정된 근로자와 사이에 별도의 근로계약을 체결한다.
㈏ 참가인 회사는 방위산업체로서 사업장 면적도 150만평에 이르고 출입인원도 하루 수만명에 이르며 대부분의 협력업체가 참가인 회사 내에 위치하고 있는 관계로 이를 관리하기 위하여 직영 근로자 및 협력업체 근로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발급절차를 거쳐 출입증을 발급하여 오고 있다.
참가인 회사의 조선사업부에 등록된 협력업체는 근로자 신규채용이 결정되면 참가인 회사의 조선운영지원부에 근로자들이 가져온 자필이력서, 주민등록등본, 채용건강진단서를 첨부하여 출입증발급을 요청한다.
참가인 회사 조선운영지원부는 협력업체로부터 신규채용된 근로자에 대한 출입증발급을 요청받으면 이를 모아 면접일을 통보해주고, 면접일에 각 협력업체의 총무의 인솔하에 면접을 보러온 신규채용자에 대한 면접을 한 다음 참가인 회사 교육관에서 신규채용자에 대한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출입증을 발급해준다. 이때 면접은 육안으로 근로자의 건강상태를 점검하거나 본인여부확인, 근무경력 등을 물어 출입증 발급요청서 중 사내협력업체 면접전형 대장 면접자 의견란에 이를 표시하는 정도이고, 따로 신규채용된 근로자에 대하여 기량평가를 실시하지는 아니하였으며, 협력업체가 참가인회사에게 출입증발급을 요청해서 거절된 신규채용자는 없었다.
㈐ 한편, 참가인 회사의 ‘출입증 발급 및 인원충원절차’(갑 제10호증)에 의하면, ① 당사 사규에 위배되는 자, ② 군 미필자 및 채용신체검사 부적격자 등을 출입제한자로 정하고 있고, 출입증 발급 전 별도의 양식에 의거하여 채용을 위한 면접을 실시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⑷ 작업방법 및 지시, 출결관리
㈎ 참가인 회사 조선사업부에 등록된 협력업체는 참가인 회사와 개별도급계약을 체결하고 그 계약의 내용에 따라 작업할 근로자를 결정하여 참가인 회사에게 그날 작업할 근로자를 통보한 다음, 해당 근로자에게 작업장 및 블록, 작업내용을 지시하여 근로자로 하여금 출근시 해당 작업장으로 이동하도록 하고 있다. 협력업체 근로자는 출근하여 각 회사 소속 컨테이너 탈의실에서 작업복으로 갈아입은 다음(이때 각 협력업체총무가 출근여부를 체크한다) 지시받은 작업장으로 가서 참가인 회사의 직영근로자들과 함께 조회를 하고 참가인 회사 또는 협력업체의 팀장의 호명ㆍ지시에 따라(이때 참가인 회사는 협력업체가 통보한 자료를 토대로 자체적으로 실투입인원을 파악한다) 직영근로자와 함께 또는 각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끼리 한 조를 이루어서 작업을 한다.
㈏ 이 때 참가인 회사의 공정담당자(직영반장이나 팀장을 말한다)는 작업진행상황을 직접 확인하거나 협력업체로부터 보고받은 인원배치와 작업상황을 바탕으로 전체작업의 흐름에 맞도록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나 직영 근로자를 구분하지 아니하고 각 공정에 차질이 없도록 작업의 품질, 내용이나 수행을 감독, 독려하였고, 어느 한 협력업체가 맡은 작업의 공정에 차질이 생기는 경우에 소속 협력업체의 다른 근로자나 직영근로자로 하여금 지원을 나가도록 하였고, 개별도급계약에서 정한 계약기간 내에 일을 다 마치지 못할 경우에는 소속 협력업체 근로자들에게 휴일근로나 야간근로를 하도록 하였으며, 참가인 회사 안전관리자들은 작업현장을 순회하면서 직영 근로자나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를 가리지 아니하고 안전관리감독을 하였다.
㈐ 원고가 속한 ○○기업의 근로자는 주로 8, 9도크 및 4안벽에 거치된 배에서 도장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참가인 회사의 도장5부에서 일을 하였는데, 도장업무는 소지(용접으로 지저분해진 페인트 부분을 그라인드로 철판면이 들어나도록 깨끗이 갈아내는 작업)와 도장(스프레이 및 붓으로 페인트칠을 하는 작업) 작업으로 크게 나뉘고, 다시 도장작업은 ‘소지완료→1차 스프레이→청소 및 터치업(붓으로 세세하게 하는 작업)→파이널작업, 최종터치업’의 순서로 진행된다. 참가인 회사의 도장5부는 ○○기업외에도 협력업체 4개와 참가인 회사의 직영근로자로 구성되는 도장업무 담당팀이 몇 개 더 있고, 또 참가인 회사의 도장5부는 건조3부와 같이 작업을 하는데 그 순서는 ① 취부→ ② 용접→ ③ 사상→소지→ ⑤ 도장의 차례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직영근로자와 ○○기업, 협력업체의 근로자가 8, 9도크 및 4안벽에 3-4대 정도의 배에서 여러명이 한 조가 되어 작업을 하기 때문에 세세한 작업계획은 참가인 회사가 짜고, 작업일정의 차질로 인한 작업지시의 변경도 수시로 참가인 회사의 공정담당자가 하였다.
직영근로자 팀이 맡은 취부나 용접작업이 제대로 진척되지 않아 지체되면 그 후속 작업이 늦어지게 되므로 공정담당자가 작업 일정이 여유 있는 다른 직영근로자 팀이나 영진기업 팀이 지원하도록 지시를 하기도 하고, 배갑판 위의 도장직업시에는 소지 즉시 넓은 면 전체를 도장하여야 하는 사정 때문에 직영근로자나 영진기업 근로자가 섞어서 소지 및 도장 작업을 동시에 하기도 하였다.
⑸ 사무실 및 작업도구, 소모품 제공 및 후생시설의 이용, 협력업체 보조금 지급
㈎ 참가인 회사는 ○○기업을 비롯한 협력업체의 사무실로 참가인 회사의 건물을 제공하여 참가인 회사의 일부 부서와 함께 사용하도록 하였는데 제공공간이 협소하고 계산상의 어려움이 있다는 이유로 협력업체로부터 전기료, 수도료 등 각종 공과금을 따로 받지 아니하였으며, 크레인 등 고가장비와 작업에 필요한 도구, 소모품, 근로자의 작업복, 신발 등을 제공하였고, 협력업체 근로자는 참가인 회사 내에 있는 식당, 휴게실, 체련단련실 등 각종 후생시설을 참가인 회사 직영근로자와 함께 별다른 제한없이 사용하였다.
다만, 협력업체는 참가인 회사가 제공한 사무실 외에도 작업현장에 컨테이너를 설치하여 소속 근로자의 탈의실, 교육실 등으로 사용하였고, 사무실 내에서 사용하는 전화기 등 각종 집기, 비품 등은 따로 마련하여 사용하였다.
㈏ 참가인 회사는 ○○기업에게 도급금액과는 별도로 우천으로 작업을 못한 경우에 도급단가의 70%에 해당하는 금액을 명휴비로 지급하거나 안전교육비를 따로 지급하였고, 야간지원금, 차량보조금, 혹서기지원금 등을 지급하였다.
⑹ 안전관리교육
○○기업을 비롯한 참가인 회사 조선사업부에 등록된 협력업체는 소속 근로자에게 정기적으로 매주 목요일에 각 해당 컨테이너에서 참가인 회사가 제공한 비디오를 시청하도록 하는 방법으로 안전교육을 시행하였고, 다만 소속 근로자로 하여금 매월 첫째주 월요일에 실시되는 참가인 회사의 안전결의대회에 위 공사도급기본계약에 따라 참여하도록 하였다.
⑺ ○○기업의 설립 및 운영, 임금 및 지급체계
㈎ ○○기업은 1997. 10. 30. 최○○등에 의하여 자본금 5,000만 원으로 설립된 회사로서, 이사로 최○○, 손○○이, 감사로 이○○가 있었으며, 참가인 회사와 별도로 취업규칙을 정해두고 그 취업규칙에 따라 소속 근로자에 대한 채용 및 징계, 해고 등을 인사관리를 하였고, 일일출면일보와 협력업체 인원근태 및 작업현황을 작성하여 소속근로자의 조퇴, 휴가, 연장근무 여부, 근로시간 등을 확인하여 근로자에 대한 급여지급의 자료로 삼는 한편 이를 참가인 회사 조선사업부에 통보하였다.
한편 참가인 회사는 앞서 본바와 같은 독자적인 확인내용과 위 일일출면일보와 협력업체 인원근태 및 작업현황 보고내용을 공사진행상황과 공수 확정에 참고하고, ○○기업 근로자에 대한 장비 지급, 식수파악을 위한 자료로 사용하거나 안전관리요원의 배치를 위한 자료로 사용하였다.
㈏ ○○기업을 비롯한 협력업체들은 소속 근로자를 사무직(총무, 경리 등), 생산직(상용공), 임시직 근로자로 구분하고 사무관리직 및 생산관리직에 대하여는 월급제로, 상용생산직의 경우는 주로 시급제와 일급제를 병행적용하여 임금을 지급하였고, 위 월급제와 시급제의 임금구조는 기본급 또는 기본시급에 직책수당, 직무수당, 자격수당 등 제수당을 포함한 금액이고, 취업규칙 및 앞서 확인한 급여자료를 토대로 연장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휴일특근수당 등의 가산임금을 따로 지급하였으며, 퇴직금제도를 운영하였다.
또 ○○기업은 해당 근로자의 기량, 동종업계 근무경력, 작업환경, 자격증 보유여부를 토대로 해당 근로자의 임금수준을 결정하였는데, ○○기업의 경영사정을 고려하여 통상 연1회 또는 분기, 반기 등에 1회 근로자 전체를 대상으로 일괄적으로 임금을 인상하거나 개별근로자와의 협의를 통해 당해 근로자의 임금을 인상하기도 하였다.
㈐ ○○기업은 그 부담으로 소속 근로자에 대한 고용보험, 건강보험, 국민연금보험, 산재보험에 가입하였고, 소속 근로자의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여 납부하였으며, 재무제표작성 등 회계업무를 독자적으로 처리하였고, 폐업 후에는 참가인 회사로부터 위 공사도급기본계약에 따라 기납입한 계약보증금을 반환받아 이를 소속 근로자에 대한 퇴직금 등으로 사용하였다.
㈑ ○○기업은 2000년 귀속 법인세 9,969,884원, 2001년 귀속 법인세 13,628,983원, 2002년 귀속 법인세 18,377,406원을 각 신고하는 등 각 사업년도마다 법인세 및 부가가치세를 납부하였고, 총 매출액에서 매출원가를 뺀 금액에서 판매비, 관리비 등을 적절히 운용한 나머지를 자신의 이익으로 하였는데 그 경영 성과에 의해서 손실을 보기도 하고, 이득을 보기도 하였다.
판 단
⑴ 원고용주에게 고용되어 제3자의 사업장에서 제3자의 업무에 종사하는 자를 제3자의 근로자라고 할 수 있으려면 원고용주는 사업주로서의 독자성이 없거나 독립성을 결하여 제3자의 노무대행기관과 동일시 할 수 있는 등 그 존재가 형식적, 명목적인 것에 지나지 아니하고, 사실상 당해 피고용인은 제3자와 종속적인 관계에 있으며, 실질적으로 임금을 지급하는 자도 제3자이고, 또 근로제공의 상대방도 제3자이어서 당해 피고용인과 제3자 간에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어 있다고 평가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9. 11. 12. 선고 97누19946판결 참조).
⑵ 이 사건의 경우 다음과 같은 점에 비추어 보면 외견상 참가인 회사와 원고 사이에 직접적인 근로계약관계가 있었던 것과 유사한 면이 없지 않다.
㈎ 참가인 회사가 공사도급계약 체결 당시 ○○기업에게 채용할 근로자의 일정한 자격을 요구하고, 출입증 발급시에 면접을 실시하였다(채용관계).
㈏ 참가인 회사가 사무실 및 작업도구, 작업복 등을 제공하고, 작업시에 참가인 회사 공정관리자나 반장이 공정을 지시, 감독하며 휴일이나 야간근로, 다른 작업에의 근로를 지시하고 각 협력업체로부터 일일출면일보를 작성ㆍ보고받았으며, 작업물량의 분배와 품질관리를 통하여 원고의 작업시간, 수준, 방법을 통제하기도 하였다(작업지시, 감독).
㈐ 참가인 회사가 출입증 발급시에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월 1회 참가인 회사의 안전결의대회에 직영근로자와 함께 참여하도록 하였으며, 참가인 회사의 안전관리자가 수시로 작업수행 중 안전점검을 하였다(안전교육 및 관리).
㈑ 참가인 회사가 ○○기업에게 도급대금 이외에 각종 지원금, 명휴비, 안전교육비등을 지급함으로써 원고가 ○○기업으로부터 지급받을 임금을 실질적으로 보장해 주었다(임금 및 수당 지급).
㈒ 참가인 회사가 원고에게 후생복지 면에서도 참가인 회사의 직영 근로자와 비슷한 대우를 해 주었고, 원고가 근무한 장소가 참가인 회사의 사업장 내이다(후생복지, 작업장의 동일).
⑶ 그러나 앞서 본 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위와 같은 점만을 가지고 원고가 속한 ○○기업을 형식적, 명목적 존재로 보기는 어렵고, 오히려 ○○기업은 경제활동적인 측면에서나 그 지배구조, 의사결정의 구조상 참가인 회사로부터 어느 정도의 독립성을 가진 사용자라고 인정되며, 그 밖에 달리 원고와 참가인 회사 사이에 ○○기업이 형식적으로 매개된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
㈎ 참가인 회사가 ○○기업에게 선박의 품질 등을 위하여 참가인 회사에서 근무할 근로자의 일정한 자격을 요구할 수 있는 것이고, 그 결과 참가인 회사가 요구하는 조건에 맞는 근로자만 ○○기업이 채용한다고 하여 그것이 곧바로 참가인 회사가 사용자로서 ○○기업에 채용될 근로자의 조건을 직접 정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 참가인 회사가 ○○기업의 신규채용 근로자에 대한 출입증 발급을 위해 실시한 면접은 참가인 회사 내의 출입인원의 관리차원에서 한 것이고, 그 방법이 육안에 의한 건강상태의 점검과 본인여부확인 등에 그치며, 출입증발급이 거절된 적이 없었던 점에 비추어, 그러한 절차가 직접 ○○기업의 근로자 채용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 참가인 회사가 ○○기업으로부터 일일출면일보를 제출받은 것은 ○○기업 소속 근로자의 근태나 출결여부를 직접 확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연장근로, 휴일근로 등에 투입된 인원을 파악하여 도급대금 정산을 위한 자료나 식사인원파악, 안전관리요원을 배치하기 위한 자료 수집의 목적으로 행해졌다.
㈑ 참가인 회사의 ○○기업에 대한 사무실 제공은 대부분의 협력업체가 참가인 회사의 업무만 수행하고 있어 작업의 신속ㆍ원활한 진행을 위한 것이고, 제공장소가 비교적 협소하며 참가인 회사의 부서들과 함께 사용하고 있어 따로 비용을 지급받기에는 곤란한 사정이 있으며, 참가인 회사가 ○○기업의 근로자에게 작업도구 및 장비, 소모품, 작업복 등을 제공하고 각종 후생시설의 이용을 허용한 것은 업무의 효율성, 협동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고, 장비 등의 분실시에 ○○기업이 변상의무를 부담한다는 점에 비추어 보면, 사무실 및 장비, 비품 제공 등이 원고와 참가인 회사 사이에 근로관계의 성립여부를 판별하는 절대적 기준이 될 수 없다.
㈒ 참가인 회사와 ○○기업 사이의 개별도급계약이 액티비티를 단위로 하는 것이어서 한 블록에서 여러 공정이 동시에 이루어지므로 ○○기업의 근로자는 참가인 회사의 직영근로자나 다른 협력업체의 근로자와 함께 작업할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참가인 회사의 공정담당자나 반장은 공정의 원활한 수행 등을 위하여 직영근로자는 물론 협력업체의 근로자에 대하여도 관리ㆍ감독할 필요가 있으므로 이러한 작업형태가 도급계약의 성격과 완전히 어긋나는 것은 아니다.
㈓ 참가인 회사의 공정관리자나 반장은 공정 관리상 약정된 기간 내에 해당 작업을 완료하지 못한 경우에는 야간 및 휴일근로 여부를 즉시 결정하여 시행할 필요가 있는데, 그 통지에 있어서 ○○기업 등 협력업체의 대표나 총무를 거쳐 해당 근로자에게 전달되게 하는 이중의 절차를 요구하는 것은 업무의 효율면에서 무리이고, 원고가 직영반장의 지시에 의해 한 다른 작업도 ○○기업이 맡은 업무라는 점에서 이러한 형태의 지시가 도급계약의 성격과 완전히 어긋나는 것은 아니다.
㈔ 산업안전보건법은 동일한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의 일부를 도급에 의하여 행하는 사업으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사업의 사업주는 그가 사용하는 근로자와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동일한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 생기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작업장의 순회점검 등 안전ㆍ보건관리, 수급인이 행하는 근로자의 안전ㆍ보건교육에 대한 지도와 지원 등의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제29조 제1항). 따라서 참가인 회사가 ○○기업에 채용될 근로자에게 출입증 발급을 위한 면접시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기업에게 안전교육관련 비디오를 제공해 주며, ○○기업의 근로자로 하여금 월 1회 참가인 회사가 실시하는 안전결의대회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은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인 참가인 회사의 당연한 의무이다.
㈕ 참가인 회사는 ○○기업에게 약정 도급대금 이외에 야간 및 휴일근로수당, 명휴비 등과 각종 지원금을 지급하여 ○○기업이 소속 근로자에게 지급할 임금을 보전하여 주었으나, 선박제조작업은 그 규모가 방대하고 복잡하며 기상상태 등 계약 당시 예상하기 어려운 각종 변수로 인하여 개별도급계약 당시 투입시간 등을 확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개별도급계약 체결시에 일단 예상물량에 도급단가를 곱하는 방법으로 도급대금을 정한 다음, 작업수행시 실투입인원을 파악하여 따로 정산과정을 거쳐 약정 도급대금을 비롯한 각종 수당 등이 지급되는 것이고, 또 ○○기업은 그 대가로 작업물량에 대한 도급단가를 낮게 책정 받음으로써 기본적으로는 작업물량에 근거한 도급대금을 참가인 회사로부터 지급받았다.
㈖ ○○기업은 참가인 회사와 회계나 재산관계가 서로 혼동되지 않고 별도의 경영권을 가진 별개의 사업자로서, 참가인 회사와 사이에 계약이행보증금약정, 검수 및 하자보수비용의 부담, 자재변상책임 등 실질적인 도급계약의 내용을 담고 있는 계약을 체결하였고, 원고는 원래 ○○기업을 고용주로 인식하면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 ○○기업은 도급계약상의 공사대금을 재원으로 나름대로의 체계와 관리기준에 따라 임금 등 비용을 지출하고 그 나머지를 자신의 이익으로 하였다.
소결론
따라서 참가인 회사는 원고가 구하는 구제명령(원직복귀명령 및 소급임금지급명령)을 이행할 수 있는 법률적 또는 사실적 권한이나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아(직접적인 근로계약관계에 있는 사용자만이 그러한 권한이나 능력을 가지고 있다 할 것이고 간접적인 근로계약관계에 있는 사업주는 그러한 권한이나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구제신청에 있어서 상대방이 될 수 있는 적격이 있는 사용자라고 할 수 없으므로, 이와 같이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종관(재판장), 정승규, 홍성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