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은행에서 20년 넘게 나름대로 성실히 근무하여 왔고, 징계규정 위반행위에 대하여 반성의 빛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사정들을 참가인 은행의 징계규정 제16조에서 정한 징계양정에 관한 규정내용에 비추어 볼 때, 원고의 비위행위가 징계면직을 통해 참가인 은행과의 근로관계를 단절시킬 정도로 ‘비위도가 극심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 또는 ‘비위도가 심하고 중과실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는 보기 어려우므로, 결국 참가인 은행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징계면직 처분은 부당하다.
주문
중앙노동위원회의 2005. 6. 2.자 2004부해869, 874, 878 (병합) 부당해고구제 재심신청사건에 관한 재심판정 중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에 관한 부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 부분은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의 1, 2, 갑 제5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피고보조참가인은 금융업 등을 영위하는 주식회사이고(상호가 주식회사 ○○신탁은행에서 1995. 6. 1. 주식회사 ○○은행으로 변경되었다가, 2002. 12. 2. 종전 주식회사 ○○은행을 합병하면서 현재의 상호로 다시 변경되었으나, 이하 구분하지 않고 ‘참가인 은행’이라 한다), 원고는 1982. 3. 8. 참가인 은행에 입사하여 위 은행 화곡동 지점 차장으로 근무하던 중 2004. 6. 3. 아래와 같이 징계면직된 사람이다.
참가인 은행은 2004. 6. 3. 원고의 ① 가족명의 대출금 및 신용카드 사용, ② 가족명의 신용카드 대손상각으로 참가인 은행에게 손실초래, ③ 거래처와 사적인 금전대차, ④ 지인에 대한 여신취급 및 거래관여 등을 징계사유로 삼아 원고를 징계면직하였다(이하 ‘이 사건 징계면직 처분’이라 한다).
이에 원고는 이 사건 징계면직 처분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2004. 7. 12.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를 신청하였고, 위 지방노동위원회는 2004. 10. 13. 원고에 대한 징계양정이 과다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위 구제신청을 받아들여 참가인 은행에게 구제명령을 하였으나, 이에 대한 참가인 은행의 재심신청에 관하여 중앙노동위원회는 2005. 6. 2. 참가인 은행의 징계양정이 과다하지 않다는 이유 등으로 위 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을 취소하고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재심판정을 하였다(위 재심판정에는 원고 외에 다른 직원들에 대한 재심판정도 포함되어 있으나, 이하 원고와 참가인 은행 사이 부분만을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참가인 은행이 징계사유로 삼은 사유에 관하여, 가족 간의 일이거나 고객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한 과정에서 비롯되는 등 그 경위와 내용에 참작할 정상이 있고, 참가인 은행의 손실도 경미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징계면직 처분은 그 양정이 과다하여 징계권을 남용한 부당한 것임에도 이를 정당하다고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피고 및 참가인 은행의 주장
금융기관 직원은 금융거래의 공공성 및 거래상대방과의 유착방지 등을 위하여 다른 기업체와 비교하여 윤리기준을 엄격히 적용하고 있는바, 원고의 관계규정 위반행위의 정도가 중하고, 장기간에 걸쳐 이루어졌으며, 더구나 원고가 차장이라는 간부급 직책에 있었던 점 등을 모두 감안하면 이 사건 징계면직 처분은 정당하고 이와 같은 취지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고 주장한다.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와 갑 제2호증의 1 내지 4, 갑 제3호증, 갑 제4호증, 을 제3호증, 을 제4호증, 을 제6호증 내지 을 제17호증, 을 제19호증, 을 제20호증의 각 기재 및 증인 박○○의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징계사유 등
가족명의 대출금 및 신용카드 사용의 점
원고는 ① 2000. 12. 14. 부친인 신○식 명의로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2002. 2. 6.부터 2003. 3. 25.까지 사이에 매월 1,000,000원 내지 1,400,000원 합계 15,000,000원 상당의 현금서비스를 받아 원고 자신의 다른 신용카드 결제대금 등으로 사용하고, ② 2002. 6. 27. 이모인 정○양 명의로 5,000,000원 상당의 스피드론 대출을 받아 그 중 3,600,000원 상당을 사용하는 한편, 2002. 6. 29. 정○양 명의의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원고의 처 박○경으로 하여금 2002. 7. 12.부터 2004. 3. 10.까지 사이에 6회에 걸쳐 합계 9,000,000원 상당을 현금서비스 받아 생활비 등으로 사용하도록 하였으며, ③ 2003. 4. 23. 동생 신○성 명의로 종합통장대출 15,000,000원과 같은 해 5. 21. 무보증 스마트대출 15,000,000원을 각 대출받아 박○경과 신○성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건강이란 상호의 사업체 운영자금과 대출금 이자 및 신용카드 결제대금 등으로 사용하게 하였고, ④ 2001. 6. 29. 모친인 정○옥 명의로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다른 동생 신○문으로 하여금 사용하게 하였다.
그런데 원고는 신○식 및 정○옥 명의의 신용카드 발급신청을 함에 있어 신○식과 정○옥 등으로부터 신용카드 발급에 관한 위임을 받기는 하였으나, 그들의 자필서명을 받지 않은 채 신용카드 발급신청서의 자필서명란에 부모의 이름을 대신 서명하였다(이와 관련하여 원고는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 행사 및 사기 등의 혐의로 참가인 은행에 의하여 고발되었으나 2004. 11. 18. 모두 무혐의처분을 받았다). 한편, 박○경은 신○성과 함께 앞서 본 ○○건강을 운영하다가 경영이 악화되어 많은 부채를 부담하게 되자, 위와 같이 원고가 발급받은 가족 등 명의의 신용카드로 현금서비스를 받거나 그 대출금을 사업체 운영비로 충당하였으나, 그 부채가 증가하여 이른바 ‘신용카드 회전결제’를 하는 과정에서 채무가 더욱 늘어났다.
가족명의 신용카드 대손상각으로 참가인 은행에게 손실을 초래한 점
원고가 위와 같이 정○옥 명의로 발급받아 신○문에게 사용하도록 한 결과 발생한 신용카드 결제대금 중 1,620,000원 상당이 2003. 12. 30. 대손상각 처리되었고, 원고는 이 사건 징계절차 진행 중 위 대손상각 처리된 1,620,000원을 모두 변제하였으며, 한편 참가인 은행은 2003. 3. 28.경 박○경이 결제하여야 할 신용카드 이용대금 중 2,392,923원 상당을 대손상각 처리하였다가(을 제15호증), 그 후 같은 해 5.경 박○경이 위 금원 중 50%를 상환하는 대신 참가인 은행이 나머지 약 1,200,000원 상당 채권을 포기하는 것으로 채무관계를 정리하여 참가인 은행에게 위 채권포기 금액 상당 손실이 남게 되었다.
거래처와 사적인 금전대차의 점
원고는 자신의 가계수표 교환 결제자금, 카드대금 결제자금 및 박○경의 사업운영자금 등을 마련하기 위하여 1998. 3. 14.부터 2004. 4. 30.까지 사이에 평소 알고 지내던 주○주, 송○숙, 하○숙, 김○희, 원○진, 손○숙, 강○숙, 이○근 및 권○찬 등 9명으로부터 27회에 걸쳐 합계 132,000,000원 상당을 차용하고 상환하는 등 개인적인 금전 대차행위를 하였다.
그런데 위 거래내용에는 원고가 위 9명으로부터 이들의 제3자에 대한 자금 전달 과정에서 원고 명의의 계좌를 이용한 내용 등이 일부 포함되어 있다.
지인에 대한 여신취급 및 거래관여
원고는 ① 자신의 자금 30,000,000과 친구인 김○기의 자금 70,000,000원을 주식에 투자하였다가 손실을 보자 원고가 위임받아 관리하던 김○기의 계좌에 157회에 걸쳐 합계 227,500,000원을 입금하고, 2001. 8. 17. 김○기로 하여금 스피드론 5,000,000원 및 종합통장대출 10,000,000원 등을 대출받도록 하는 등 위 대출계좌에서 원고 본인의 자금을 융통하는 한편, 위 대출계좌를 이용하여 1998. 1. 5.부터 2001. 10. 5.까지 62회에 걸쳐 105,000,000원을 인출하여 주식투자금으로 사용하는 등 실질적으로 김○기의 자금을 관리하였고, ② 2001. 6. 11. 김○기의 처남 홍○선의 종합통장대출 여신한도를 6,000,000원에서 10,000,000원으로 증액하고, 위 대출금이 상환된 후 홍○선의 상환능력 및 채무이행상태에 대한 검토 없이 2003. 5. 29. 추가로 11,000,000원을 대출하였으며, 원고의 대학동창인 오○식의 신용카드 이용대금 결제를 위하여 2001. 1. 31.부터 2003. 6. 9.까지 사이에 18회에 걸쳐 원고 및 원고의 가족들의 자금으로 10,640,000원을 대납하고 원고의 통장으로 약 9,700,000원을 상환받는 등 원고의 지인들에 대한 여신을 취급하였다.
그런데 원고의 위의 거래는 평소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던 사람들로부터 부탁을 받고 그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자 할 목적으로 한 것이거나, 그들의 양해하에 이루어진 것으로 위 거래로 인하여 위 거래 상대방들이나 참가인 은행에게 손실이 발생한 바는 없다.
기타사정
징계규정, 카드업무 표준절차, 내부통제규정, 준법감시인 직무규정, 복무규정, 세부이행지침, 여신업무요강 및 은행감독업무 시행세칙 등 관계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그 위반횟수가 적지 않고 그 위반기간도 수년에 이르는 등 원고에게 불리한 징계양정 요소들이 있음은 피고 및 참가인 은행이 주장하는 바와 같다.
그러나 먼저 원고가 위와 같은 규정위반행위를 저지르게 된 경위에 관하여 보면, ① 가족명의 대출금 및 신용카드 사용의 점의 경우, 금융기관 구조조정 과정에서 참가인 은행이 할당한 신용카드 발급실적을 달성하는 한편, 부모나 이모의 허락을 받고 그들의 편의를 도모하는 차원에서 서명을 대신한 후 위와 같이 발급받은 신용카드를 생활비나 가족사업에 사용하였고 ② 가족명의 신용카드 대손상각으로 참가인 은행 손실초래의 점의 경우, 정○옥 명의의 신용카드 이용대금은 모두 완제하였고, 원고의 처 박○경이 사용한 신용카드로서 대손상각 대상인 신용카드는 참가인 은행에 근무하였던 박○경이 원고와 무관하게 발급받은 카드를 사용한 연체대금 중 일부를 참가인 은행 직원과 약정을 통해 면제받기로 한 것으로 아직 정리절차가 진행중인데, 위와 같이 참가인 은행 직원이었던 박○경으로 인해 참가인 은행에게 손실이 발생한 것을 원고의 귀책으로 돌리기는 어려우며, ③ 거래처와 사적인 금전대차의 점의 경우, 원고가 일부 사적인 용도로 거래에 관여하기는 하였으나 대부분 고객서비스 차원에서 고객들의 입출금을 대신 처리해 준 것으로, 이로 인하여 거래 상대방이나 참가인 은행이 손실을 본 바가 없고, ④ 지인에 대한 여신취급 및 거래관여의 점의 경우, 평소 친하게 지내던 사람들의 편의를 도모하는 목적이 주된 동기로 보일 뿐 원고가 참가인 은행의 손실을 예상하면서도 이들과 결탁하여 그 여신을 취급하거나 거래에 관여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또한, 원고의 위와 같은 규정위반행위로 참가인 은행에게 발생하였다는 손실금 1,620,000원은 모두 변제되었고, 원고의 처가 끼친 약 1,200,000원 상당의 손실금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에게 그 책임을 묻기 어렵다.
나아가 원고는 참가인 은행에서 20년 넘게 나름대로 성실히 근무하여 왔고, 위와 같은 징계규정 위반행위에 대하여 반성의 빛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사정들을 참가인 은행의 징계규정 제16조에서 정한 징계양정에 관한 규정내용에 비추어 볼 때, 원고의 비위행위가 징계면직을 통해 참가인 은행과의 근로관계를 단절시킬 정도로 ‘비위도가 극심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 또는 ‘비위도가 심하고 중과실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는 보기 어려우므로, 결국 참가인 은행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징계면직 처분을 정당하다고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를 면할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태종(재판장), 기우종, 오태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