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참가인 회사에서는 지방근무를 하는 근로자의 경우에도 향후 순환보직 원칙 등에 의하여 인사이동에 따라 순환배치가 가능하고, 참가인이 이 사건 전보를 하면서 원고에게 전근 여비와 2회에 걸쳐 하숙비를 지원하였으며, 또한 참가인의 규정상 사택을 임차할 경우 상당한 금액의 임차보증금이 보장되어 있고, 원고는 이전에도 부산 경남 지역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으며, 한편 원고의 연봉이 삭감된 것은 연봉제를 채택하고 있는 참가인의 연봉제 규정상 원고의 영업실적이 낮아 삭감된 것일 뿐 이 사건 전보로 인한 불이익으로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원고가 이 사건 전보에 의하여 기존의 생활 근거지를 떠나 지방 근무를 하게 되면 다소간의 생활상의 불편과 어려움이 수반되기는 하겠지만 그러한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다고 볼 수 없다.
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9호증의 3, 갑 제10호증의 1 내지 4, 을 제1호증의 1, 2, 을 제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참가인은 상시근로자 660여명을 고용하여 손해보험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1985년 경력직 과장대리로 참가인 회사에 입사하여 과장으로 근무하던 중 2005. 1. 18. 개인영업본부 부산영업팀으로 전보(이하 ‘이 사건 전보’라 한다)된 사람이다.
원고는 2005. 2. 5.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전보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위 지방노동위원회는 2005. 4. 8. 원고의 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고, 이에 불복하여 원고가 2005. 5. 4.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도 2005. 9. 30.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참가인은 1998년경부터 원고에게 수차 사직할 것을 요구하여 왔으나 원고가 이에 응하지 않자, 원고의 영업실적이 목표기준에 현저하게 미달하는 등 직무상 의무를 위반하거나 직무를 태만히 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감봉 내지 정직 등의 징계처분을 하였다.
이에 원고가 위의 징계처분에 대하여 징계처분무효확인소송을 제기하여 송소판결을 받자, 참가인은 위 소송 및 퇴직 거부에 대한 인사상 보복조치이자 사직압력을 가할 목적으로, 업무상의 필요성이 없음에도 영업활성화란 명목으로 참가인 회사의 사이버(Cyber) 인사상담제도에 의한 사전 협의도 거치지 아니하고 순환보직규정을 위배하는 등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원고를 부산의 개인영업본부 영업팀으로 이 사건 전보 발령을 하였다. 또한 원고는 배우자와 3명의 대학생 자녀가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데 부산으로 원격지 발령을 받아 연봉이 삭감된 상태에서 상경교통비, 아파트관리비, 휴대전화비와 식대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는 등 생활상 및 경제상의 불이익이 매우 크다.
따라서, 이 사건 전보는 참가인 회사의 경영상의 필요성도 없었고, 원고와 사전협의도 거치지 아니한 채 단지 원고에 대한 보복차원에서 사직 압력을 가하기 위한 불순한 의도로 이루어졌으며, 원고에게 주는 생활상 및 경제적 불이익이 매우 커서 그 효력이 없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전보가 정당하다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인정사실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4호증, 갑 제7호증의 1, 2, 갑 제8호증의 1 내지 4, 갑 제10호증의 1 내지 4, 갑 제23, 28, 29호증, 을 제1호증의 1, 2, 을 제2 내지 5, 7 내지 13호증, 을 제14호증의 1, 2, 을 제15호증의 1 내지 6, 을 제16 내지 29호증, 을 제30호증의 1 내지 3, 을 제31호증의 1, 2의 각 기재와 증인 황○○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⑴ 참가인은 1997. 11. 말경부터의 국가적 외환위기로 인한 IMF 관리체제와 보험시장 개방에 따른 외국보험사의 진출로 인한 경쟁 격화 등으로 적자가 계속 누적되다가 2001. 5.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부실금융사로 지정받았다. 참가인의 주식은 2001. 5. 30. 예금보험공사를 통한 매각 공고를 거쳐 ○○제약 주식회사 등 현재의 주주들에게 매각되었다.
이 과정에서 참가인은 기존 자본금 127억원 전액이 무상소각되고, 임원 전원이 교체되는 등 임직원 수가 1,230명에서 650명으로 절반 정도가 줄었으며, 전국의 영업지점은 19개에서 10개로, 영업점포는 200개에서 55개로 대폭 축소되었다. 이와 같은 보험사업 환경의 변화와 경쟁 격화에 말미암은 영업환경 악화로 인하여 참가인은 2002년도에 31억원, 2003년도에 189억원의 적자를 기록하였다.
⑵ 이에 참가인은 중소형 보험사로서 생존하기 위하여 차별적인 마케팅 전략의 일환으로 부산 경남 지역을 참가인 회사에 이익을 주는 우량시장으로 선정하여 개인영업부문에서 지역밀착형 영업전략 마케팅 등으로 영업활성화에 주력하기로 하였다. 그리하여 참가인은 부산지역 영업인력을 확대하기로 하여 2004. 7. 21. 조직개편시에는 서울지역 영업팀의 신○○을 부산지역 영업팀장으로 전보하기도 하였다.
⑶ 참가인은 2005. 1. 18. 원고를 비롯한 70명에 대한 인사이동을 실시하면서 원고를 서울대리점 영업부에서 개인영업본부 부산영업팀으로 전보발령하였고, 위 인사발령에서 원고 등 8명이 원격지로 발령되었다.
⑷ 원고는 최초 발령지인 경북 포항에서 2년 3개월(1985. 4. 12.부터 1987. 7. 20.까지), 부산에서 6년 3개월(1987. 7. 20.부터 1993. 11. 8.까지), 서울에서 5년 9개월(1993. 11. 8.부터 1999. 8. 18.까지)을 근무하였고, 이후에는 경기 수원, 전북 전주, 광주, 서울 등 여러 사업장에서 근무하였다.
⑸ 참가인은 이 사건 전보와 관련하여 원고에게 전근 여비로 181,000원과 하숙비로 1개월에 200,000원씩 2회를 지원하였고, 원고가 사택을 임차할 경우 ‘임차 사택대여 기준’에 의거 3,000만원(가족을 동반한 경우는 4,000만원)을 대여할 수 있으며, 이 사건 전보 후 원고의 급여는 전보 전과 동일하다.
⑹ 참가인은 1998년부터 과장급 이상 간부들을 대상으로 연봉제를 시행하고 있고, 참가인의 연봉제 규정에 의하면 근무평정 종합평가시 최하위인 D등급을 받을 경우 전년도 해당 직급별 기본 연봉의 5%에 해당하는 금액을 삭감하고 있는데, 원고는 2004. 7. 16. 이루어진 FY2003 근무평정 종합평가 결과 D등급을 받아 2004년도 연봉에서 5% 삭감되었다.
⑺ 참가인의 2003년 영업평가 결과 원고는 회사 내 전체 영업직원들 중 최하위 성적을 기록하였고, 2004년부터 이 사건 전보시인 2005. 1.까지 10개월 동안 영업실적도 영업팀 평균실적 5억 7,300만원의 18.5%에 불과하여 담당본부장으로부터 2004. 8.경부터 2005. 1. 초까지 3차에 걸쳐 경고를 받았다.
⑻ 참가인은 이 사건 전보와 관련하여 서울지역 영업직원 중 부산지역으로 전보되더라도 해당 영업팀에 별 지장이 없는 잉여인력에 해당하는 대상자를 선정하기로 하여 결국 원고가 선정되었던 것인데, 원고가 선정된 구체적인 사유는 원고가 당시 소속 영업팀의 평균 영업실적을 하회하여 소속 본부장과 마찰을 일으키고 있었고, 경남○○에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등 성장기의 대부분을 경남지역에서 보낸 원고만이 소속팀 직원 중 유일하게 부산 경남 지역에 연고를 가지고 있었으며, 또한 이미 위 지역에서 합계 8년 6개월 동안 근무한 경력이 있었다는 점 등이었다.
⑼ 한편, 참가인은 인사규정상의 순환보직 원칙에 의거 매년 인사위원회의 결정을 거쳐 연초 등에 직원들에 대한 인사발령을 해왔는데 2003. 1. 이후 인사명령시 원격지 전보명령 비율을 보면 아래 표와 같다. <표생략>
⑽ 참가인 회사의 인사규정
제26조(이동) ① 회사운영상 필요한 경우, 사장이 전근, 주재, 부서변경 등을 명할 수 있다.
이동은 별도로 정한 순환보직기준에 의거 시행함을 원칙으로 하되,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
승진 등으로 보직의 변경사유가 발생될 때
연수교육 등을 마치고 재배치될 때
기구개편 등으로 인한 정원의 증감에 따라 조정이 불가피할 때
순환보직기준에 의한 정기이동의 시기는 매년 정기승진과 일치되도록 함을 원칙으로 한다.
판단
⑴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사용자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며 그것이 근로기준법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효하고,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는 전보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보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ㆍ교량하여 결정되어야 할 것이고, 업무상의 필요에 의한 전보 등에 따른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이 아니라면 이는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 것으로서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으며, 전보처분 등을 함에 있어 근로자 본인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는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인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는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1997. 7. 22. 선고 97다18165, 18172 판결 등 참조).
⑵ 이 사건 전보에 업무상 필요성이 있었는지 여부
참가인은 전국에 사업장이 있기 때문에 인사규정에 순환보직 원칙을 명시하고 있고 이러한 순환보직 원칙에 따라 매년 직원들에 대한 인사발령을 하면서 일정 비율 원격지 발령 인사를 해온 점, 참가인 회사의 경우 중소형 규모의 보험회사로서 경쟁이 격화되어 있는 보험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하여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의 일환으로 부산지역을 우량시장으로 선정하여 영업직원을 추가로 투입하여야 할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참가인이 인사발령시 영업직원 운용상의 비효율을 줄이는 방향으로 인사기준을 정하고, 또 전국에 사업장이 있는 관계로 일부 직원에 대하여 원격지 인사 명령을 하게 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부득이한 일인 점, 참가인이 부산지역 인사발령 대상자로 원고를 선정함에 있어 원고가 부산 경남 지역에서 합계 8년 6개월의 적지 않은 기간 동안을 근무했던 경력과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성장기의 대부분을 부산인근 지역인 경남 진주에서 보냈던 것을 고려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을 감안하면, 이 사건 전보는 업무상의 필요성이 있었다고 할 것이다.
⑶ 생활상 및 경제적 불이익 부분
참가인 회사에서는 지방근무를 하는 근로자의 경우에도 향후 순환보직 원칙 등에 의하여 인사이동에 따라 순환배치가 가능하고, 참가인이 이 사건 전보를 하면서 원고에게 전근 여비와 2회에 걸쳐 하숙비를 지원하였으며, 또한 참가인의 규정상 사택을 임차할 경우 상당한 금액의 임차보증금이 보장되어 있고,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이전에도 부산 경남 지역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으며, 한편 원고의 연봉이 삭감된 것은 연봉제를 채택하고 있는 참가인의 연봉제 규정상 원고의 영업실적이 낮아 삭감된 것일 뿐 이 사건 전보로 인한 불이익으로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원고가 이 사건 전보에 의하여 기존의 생활 근거지를 떠나 지방 근무를 하게 되면 다소간의 생활상의 불편과 어려움이 수반되기는 하겠지만 그러한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다고 볼 수 없다.
⑷ 이 사건 전보시 사전협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부분 등
갑 제9호증의 1, 갑 제37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참가인이 사이버 인사상담 제도를 두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이는 직원들이 겪고 있는 직무상 또는 개인적 고민과 애로사항을 경청하여 문제를 신속히 해결하고, 적재적소의 직원배치로 업무역량 최적화를 목적으로 하여 인사 상담이나 고충 처리를 위하여 참가인에 의하여 만들어진 일종의 임의적인 제도라 할 것이어서, 참가인이 인사발령을 함에 있어 반드시 사전에 이를 거쳐야 하는 것은 아니고, 또 이를 거쳤다 하더라도 참가인이 인사 대상자의 의사 등 그 내용에 반드시 구속된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참가인이 이 사건 전보에 있어 참가인 회사의 순환보직기준을 위배하였다는 주장에 관하여 보건대, 그 유효성 여부에 다툼이 있는 참가인 회사의 순환보직기준(갑 제12호증)이 참가인 회사의 사규로서 원고의 주장대로 현재까지 유효한 것으로 본다 하더라도 위 순환보직기준 제3조 제1항은 ‘순환보직하여야 할 인사규정상의 해당급은 3급(을), 4급, 5급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항은 ‘1급, 2급, 3급(갑)에 대한 순환보직은 인사위원회에서 심의하여 시행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한편 갑 제9호증의 3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1996. 4. 1.자로 3급(을) 과장대리에서 3급(갑)과장으로 승진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따라서 위 순환보직기준상의 인사규정은 3급(갑) 사원인 원고에게는 그 적용이 없다고 할 것이므로 이를 전제로 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결국 참가인이 이 사건 전보를 함에 있어 원고와 사전에 협의 등을 거치지는 아니하였지만, 앞서 본 사정에 비추어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것만으로 이 사건 전보가 참가인이 인사발령에 관한 권리를 남용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⑸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전보는 전체적으로 참가인의 업무상의 필요가 있었고, 그로인한 원고의 지방근무로 인한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로서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며, 또한 참가인이 인사발령에 관한 권리를 남용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으므로 적법하다.
결 론
그렇다면,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종관(재판장), 정승규, 홍성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