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사용자가 사직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ㆍ제출하게 한 후 이를 수리하는 이른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사용자가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함으로써 사용자와 근로자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는 것이다.
당초 작성한 사직서 초안을 수정하면서까지 이 사건 사직서를 자필로 작성하였고, 그 내용은 자신의 신병에 대해서까지 언급하고 있는 점, 원고는 이 사건 사직서 제출 후 퇴직금을 이의 없이 수령하였고, 그로부터 2개월여 지난 시점에 비로소 이 사건 의원면직에 대하여 불복하기 시작하였다는 점, 원고는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할 당시 금융기관에 상당한 부채가 있어, 만약 실제로 감봉, 정직 등의 징계를 받아 급여가 줄고 그러한 사정이 퇴직금 액수에 영향이 미치는 경우 경제적으로 상당히 곤란한 지경에 이르게 될 사정이 있었던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신병치료와 금융기관에 대한 부채 문제로 경제적으로 곤란한 상황에 이르게 되자 퇴직금을 수령하여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기대로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하였던 것이라고 보인다. 따라서,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는 원고의 사직의사표시를 참가인이 승낙함으로써 유효하게 종료되었다고 할 것이다.
B시장 사건
♣ 사 건 : 2005.9.13 선고, 서울행법 2005구합4168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 고 : 이○○
소송대리인 공익법무관 장근혁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장병애
♣ 보조참가인 : B시장 대표자 회장 최○○
소송대리인 변호사 유정동
♣ 변론종결 : 2005.7.26
[주 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05.1.19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 사이의 2004부해572 부당해고구제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이 유]
재심판정의 경위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9호증(을 제1호증과 같다), 갑 제10호증, 을 제1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참가인은 수산업협동조합법 제60조 제8항에 근거하여 부산, 경남지역에 소재한 수산업협동조합들이 상호 출자하여 설립한 수산물 위탁판매사업 등을 영위하는 단체이고, 원고는 1986.5.26 참가인에 입사하여 판매부 운영과에서 근무하다가, 2004.3.15 참가인에게 사직서(갑 제9호증, 이하 ‘이 사건 사직서’라 한다)를 제출하여 의원면직(이하 ‘이 사건 의원면직’이라 한다) 처리된 사람이다.
원고는 사직의사 없는 상태에서 참가인 운영과장의 강요와 협박에 못이겨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하였으므로 이 사건 의원면직은 사실상 해고라고 주장하면서 2004.6.7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부산지방노동위원회가 2004.7.28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자, 2004.8.16 중앙노동위원회에 2004부해572호로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도 2005.1.19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원고는 2004.3.10 승진 및 퇴직 문제를 논의하기 위하여 참가인 총무상무에게 회장과 면담시켜 줄 것을 요구하였으나 총무상무가 이를 거절하므로 이에 항의한 것은 사실이나, 그 과정에서 총무상무 등에게 폭언이나 욕설은 하지 않았고, 술도 마시지 않은 상태였다. 그런데 참가인 운영과장은 2004.3.15 원고를 찾아와 원고가 같은 달 10일 총무상무 등에게 폭언과 욕설을 한 사실로 인하여 사직서를 제출하지 아니하면 징계 파면될 것이라며 사직서 제출을 강요하였고, 이에 총무상무를 찾아가 용서해 달라고 하였으나 총무상무 역시 사직서 제출을 종용하므로 정년을 불과 18개월 남겨둔 시점에서 어쩔수 없이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하게 되었다. 따라서, 이 사건 의원면직은 사실상 사용자의 강박에 의하여 일방적으로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 해고라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의원면직이 정당하다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인정사실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 갑 제10호증, 을 제2 내지 9호증, 을 제11 내지 1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원고는 2004.1.7 근무 중 갑자기 쓰러져 병원에서 당뇨병 등으로 치료를 받았으나, 지병인 간질환과 당뇨병이 악화되어 장시간에 걸친 현장근무에 곤란을 겪게 되었다.
그러던 중 원고는 2004.3.10 11:20경 술에 취한 상태에서 참가인 총무상무실로 총무상무 박○○을 찾아가 나는 내년이면 정년퇴직을 하게 되고, 신협에 빚이 4,000여만원이나 있으니 3급으로 승진시켜 달라고 요구하였으나, 박○○이 승진시험에 합격하지 않으면 승진시켜줄 수 없다고 하자 욕설을 하면서 참가인 회장과 면담시켜줄 것을 요구하였고, 직원들이 이를 만류하자 직원들에게도 폭언과 욕설을 하였으며, 다시 총무과장 허○○이 원고를 나무라자 허○○에게도 욕설을 하는 등 소란을 일으켰다.
참가인 회장은 2004.3.12 허○○으로부터 위와 같은 원고의 소란행위를 보고받고, 원고를 인사위원회에 회부하여 징계하도록 지시하였다.
참가인 운영과장 윤○○는 원고의 징계를 위한 인사위원회 개최를 준비하던 중 원고가 이전에도 이미 여러 차례 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는 사실을 발견하고, 2004.3.15 08:00경 퇴근준비 중이던(원고는 전날부터 야간근무를 하였다) 원고에게 원고의 징계전력을 감안하면 위 소란행위로 인하여 중징계가 예상되는데 그렇게 되면 급여, 퇴직금 등에서 불이익을 받게 된다는 사실을 알려주었고, 그러자 원고는 윤○○의 도움을 받아 사직서 초안을 작성하였다.
원고는 2004.3.15 10:00경 총무상무실로 박○○, 허○○을 찾아가 자신이 당장 퇴직하게 되면 지급받게 될 퇴직금 액수와 징계를 받게 되면 퇴직금에 영향이 있는지 여부에 대하여 문의하였고, 허○○으로부터 징계로 인하여 퇴직금 액수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답변을 듣자 위 사직서 초안을 제출하였다. 그런데, 원고는 허○○이 사직서 초안을 검토한 후 내용이 잘못되어 있다고 지적하자, 지적된 사항을 참고로 그 자리에서 문맥을 수정하여 이 사건 사직서를 다시 작성하여 제출하였다. 참가인은 같은 날 원고를 이 사건 의원면직 처리하였다.
이 사건 사직서에는‘사직원’이란 제목으로 “소속 : 판매부 운영과, 직급: 4급, 성명 : 이○○, 상기 본인은 신병(당뇨병)으로 인하여 부득이 사직코자 하오니 허락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2004.3.15 위 본인 이○○, B시장 회장님 귀하”라고 원고의 자필로 기재되어 있고, 말미에 원고의 날인이 되어있다.
원고는 2004.3.30 참가인으로부터 퇴직금 5,600만원을 지급받았다.
원고는 참가인에 근무하는 동안 1989.10.2 감봉 3개월, 1991.1.24, 1997.4.3 및 1997.8.6 각 견책, 2000.11.30 감봉 6개월 등 5회에 걸쳐 징계를 받았다.
판 단
이 사건 사직서가 임의로 제출된 것인지 여부
사용자가 사직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한 후 이를 수리하는 이른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사용자가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함으로써 사용자와 근로자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는 것이다(대법원 2001.1.19 선고, 2000다51919 ; 51926 판결 참조). 보건대, 원고가 윤○○의 강요에 의하여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하였다는 주장에 부합하는 듯한 갑 제2호증의 기재는 믿기 어렵고, 오히려 원고는 당초 작성한 사직서 초안을 수정하면서까지 이 사건 사직서를 자필로 작성하였고, 그 내용은 자신의 신병에 대해서까지 언급하고 있는 점, 원고는 이 사건 사직서 제출 후 퇴직금을 이의 없이 수령하였고, 그로부터 2개월여 지난 시점에 비로소 이 사건 의원면직에 대하여 불복하기 시작하였다는 점, 원고는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할 당시 금융기관에 상당한 부채가 있어, 만약 실제로 감봉, 정직 등의 징계를 받아 급여가 줄고 그러한 사정이 퇴직금 액수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 경제적으로 상당히 곤란한 지경에 이르게 될 사정이 있었던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신병치료와 금융기관에 대한 부채 문제로 경제적으로 곤란한 상황에 이르게 되자 퇴직금을 수령하여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기대로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하였던 것이라고 보인다.
따라서,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는 원고의 사직의사표시를 참가인이 승낙함으로써 유효하게 종료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의원면직이 사실상 해고에 해당한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태종(재판장), 기우종, 오태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