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약정 근로개시일이 지나 결근이 다소 길어진다는 이유만으로 사전 통고 없이 사직처리 절차를 거쳐 해고를 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 2005.07.26, 서울행법 2005구합5703 )
[요 지]
원고회사의 경영여건에 따라 퇴직금 조기정리의 방편으로 사직서를 제출한 다음 고용기간을 1년으로 정한 근로계약을 체결했는데, 마침 근로계약상 근로 개시일을 앞두고 참가인 처가 수술 및 입원 치료하게 되자 원고회사의 허락을 받아 개시일부터 근로제공을 못하고 결근기간이 15일이 지나자 원고회사가 취업규칙이 정한 바에 따라 30일 범위 내에서 휴직처리하는 방법 등을 고려치 않고 사전통고 없이 이 사건 해고를 한 점 등은 정당성을 결여한 부당해고라 할 것이다.
○○교통 주식회사 사건
* 사 건 / 2005.7.26 선고, 서울행법 2005구합5703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 고 / ○○교통 주식회사 대표이사 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종일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장병애
* 보조참가인 / 김○근
소송대리인 공익법무관 손천우
* 변론종결 / 2005.6.14
[주 문]
1.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중앙노동위원회가 2005.2.3(기록상 재심판정일은 2005.1.11이다)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2004부해658호 부당해고구제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이 유]
처분의 경위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의 1, 2 내지 갑 제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원고는 2003.2.10경 시내버스나 시외버스를 이용하여 여객운송업 등을 영위할 목적으로 설립된 주식회사로서(이하‘원고회사’라 한다) 2003.4.2경 ○○여객 주식회사를 인수하였다.
피고보조참가인(이하‘참가인’이라 한다)은 1996.1.8경 위 ○○여객 주식회사에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원고회사로 고용이 승계되어 근무하던 중 2004.1.31 원고회사 방침에 따라 사직서를 제출한 다음, 2004.2.21경 원고회사와 사이에 근무기간을 같은 해 3.2부터 1년간으로 정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
그런데 원고회사는 참가인이 근무개시일인 2004.3.2 이후 개인사정으로 출근하지 아니한 것을 참가인에게 근무의사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여, 같은 달 17일 참가인이 2004.1.31자로 사직하였음을 이유로 노동부장관에게 참가인에 대한 고용보험 피보험 자격 상실신고를 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였고, 이에 따라 참가인은 같은 해 3.28경 경인지방노동사무소장으로부터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상실확인 통지를 받으면서 자신이 원고회사에 의하여 2004.1.31자로 사직처리(이하‘이 사건 사직처리’라 한다)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이에 원고는 위 사직처리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며 2004.6.23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위 지방노동위원회는 2004.8.2 위 구제신청이 위 사직처리일자인 2004.1.31로부터 제척기간 3개월을 도과하여 제기되었음을 이유로 이를 각하하였다.
그러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05.1.11(재심판정서에 2004.1.11로 기재된 것은 착오로 보인다) 참가인이 새로운 근로계약에 따라 계속근무할 의사를 가지고 있었으므로 근로계약 종료일을 2004.1.31이 아닌 2004.3.2 이후로 보아야 하고(다만, 그 시점을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보았다), 원고회사의 위와 같은 사직처리는 참가인의 귀책 여부를 따지지 아니한 채 일방적으로 이루어진 부당해고라는 이유로 참가인의 재심신청을 받아들여, 위 지방노동위원회의 결정을 취소하고 원고회사에서 참가인의 원직복직 및 해고기간 동안의 임금지급을 명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회사의 주장
원고회사와 참가인 사이의 이 사건 근로계약은 상당기간 참가인의 근로제공을 조건으로 하는 정지조건부 계약이었으나, 참가인이 위 약정근무 개시일 이후 15일이 지나도록 근로를 제공하지 않아 조건불성취로 그 효력이 소멸하였고, 더구나 참가인은 그 후에도 원고회사에게 근로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하면서 실업수당을 받을 수 있도록 권고사직으로 처리하여 달라는 부탁도 하였는 바,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원고회사와 참가인 사이에 근로계약 종료가 원고회사의 부당해고에 따른 것이라고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와 갑 제4호증의 2, 갑 제5호증, 갑 제6호증의 2, 갑 제7호증 내지 갑 제10호증, 을 제1호증의 1, 2 내지 을 제7호증의 각 기재 및 증인 문○철의 일부 증언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듯한을 제4호증의 1, 을 제6호증의 1의 각 일부 기재 및 증인 문○철의 일부 증언은 아래 인정사실에 비추어 믿지 아니한다.
참가인의 사직서 제출 및 근로계약 재체결
참가인은 앞서 본 바와 같이 1996.1.8 ○○여객 주식회사에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원고 ○○여객 주식회사를 인수한 뒤에도 고용승계되어 계속근무하던 중 퇴직금 조기 정리 필요에 따른 원고회사의 방침에 따라 재계약체결 약속을 받고 2004.1.31 사직서를 제출한 다음 3회에 걸쳐 퇴직금을 나누어 지급받았다.
그 후 참가인은 2004.2.21 원고회사와 사이에 근무기간을 2004.3.2부터 1년으로 하고, 급여를 연봉 20,400,000원으로 하는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그 밖에 근로자로서의 준수사항이나 해고사유 및 근무형태 등이 기재된 서약서, 근무형태 및 임금지급에 관한 각서 및 단기근로계약자 서약서 등을 원고회사에게 제출하였다.
참가인의 결근
참가인의 처 민○례는 치질(痔疾)의 일종인 ‘혼합형 치액’이라는 질환으로 2004.3.2 수술을 받고, 같은 날부터 같은 달 7일까지 입원치료를 받은 다음 그 후에도 계속 통원치료를 받았다. 이에 참가인은 이 사건 근로계약상 업무개시일을 앞둔 2004.2.28경 원고회사 문○철 총무과장에게 전화를 걸어 위와 같은 처의 수술 사실과 함께 당분간 출근할 수 없음을 알린 후 승낙을 받고, 같은 해 3.3경에도 원고회사 박○하 배차과장에게 전화를 걸어 수술경과를 알리고‘잘 간호하기 바란다. 출근할 즈음해서 연락을 달라’는 취지의 답변을 들은 바가 있다.
한편, 원고회사는 미리 2004.3.2자로 참가인에게 626호 차량을 미리 배차하여 두었으나, 참가인의 위와 같은 요청으로 위 차량은 임○성에게 배차되었고, 참가인의 결근기간이 길어지자 원고회사는 수회에 걸쳐 참가인에게 전화를 걸어 출근의사를 확인하거나, 출근을 독려하려 하였으나 연락이 되지 않았다.
원고회사의 이 사건 사직처리
그러자 원고회사는 참가인이 근무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2004.3.17 참가인의 ‘2004.1.31자 사직’을 이유로 관할 지방노동사무소에 고용보험 상실신고를 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였고, 참가인은 같은 해 3.28경 경인지방노동사무소장으로부터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상실확인 통지를 받고 나서야 원고회사가 자신을 위와 같이 사직처리 하였음을 알게 되었다.
이에 참가인은 2004.3.29 원고회사를 방문하여 이의를 제기하면서 복직시켜 줄 것을 요청하였으나 거절당하였고, 실업급여라도 받을 수 있도록 고용보험 자격 상실사유를‘권고사직’으로 변경하여 달라는 요청 또한 참가인의 요청대로 사유변경을 신고하면 원고회사에게 과태료가 나올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거절당하였다.
원고회사의 관련규정
[취업규칙]
제9조(확정) 종업원으로 채용될 자는 본사 소정의 근로계약서에 서명날인함으로써 채용이 확정된다.
제22조(휴직)
질병, 면허정지 기타 일신상의 사유로 30일 이상 근무를 못할 시 제출한다.
단, 휴직기간은 30일을 초과할 수 없다.
휴직기간이라도 복직을 원할 시 복직할 수 있다.
제40조(계약의 체결)
근로계약은 근로계약서에 종업원과 회사 대표가 서명날인함으로써 성립된다.
전항의 근로계약 체결 후 실제 노무제공 이전까지 발생된 일에 관하여는 본 규칙의 제 규정에 의하지 아니한다.
판 단
먼저 이 사건 근로계약이 원고회사의 주장과 같이 정지조건부 계약인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 보건대,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회사의 취업규칙 제40조 제1항에서‘근로계약은 근로계약서에 종업원과 회사 대표가 서명날인함으로써 성립된다’고 규정하고, 그 다음 항인 제40조 제2항에서‘전항의 근로계약 체결 후 실제의 노무제공 이전까지 발생된 일에 관하여는 본 규칙의 제 규정에 의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반면, 위 취업규칙 제9조에서‘종업원으로 채용될 자는 본사 소정의 근로계약서에 서명날인함으로써 채용이 확정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 사건 근로계약서나 이 사건 근로계약 당시 참가인이 원고회사에게 제출한 서약서, 근무형태 및 임금지급에 관한 각서 및 단기근로계약자 서약서 등(갑 제3호증) 어디에도 원고회사 주장과 같은 정지조건이 기재되어 있지 아니함을 알 수 있는 바, 이러한 관련규정 및 이 사건 근로계약의 내용에 비추어 볼 때, 위 취업규칙 제40조 제2항은 근로계약 체결일과 실제 근로를 제공하게 되는 근로계약상 근로개시일 사이에 차이가 날 경우 그 차이나는 기간 동안(이 사건의 경우 계약체결일인 2004.2.21과 같은 해 3.2사이) 발생한 사유에 대하여는 취업규칙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풀이하는 것이 상당하다고 보이고, 달리 이 사건 근로계약이 실제 근로 제공을 효력발생 요건으로 하는 정지조건부 계약이라고 볼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회사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다음으로 이 사건 사직처리를 참가인에 대한 해고로 볼 수 있는지 여부 등에 관하여 살펴보건대, 해고는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겠다는 뜻을 일방적으로 통지하는 것인 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사직처리는 원고 회사가 참가인에 대한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상실신고를 하는 과정에서 그 업무처리의 일환으로 행하여진 것일 뿐 참가인에 대하여 행하여진 근로계약관계 종료의 의사표시라 할 수는 없으므로, 참가인이 이후 다른 방법으로 이 사건 사직처리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더라도 이를 해고로 볼 수는 없고, 오히려 참가인이 2004.3.29 원고회사를 방문하여 근로의 의사를 표시하였음에도 원고회사로부터 거절당한 때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겠다는 원고회사의 의사를 통지받은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원고회사의 참가인에 대한 해고는 2004.3.29 참가인의 근로제공을 거절하는 의사표시를 통해 이루어졌다고 할 것이다(이하‘이 사건 해고’라 한다).
끝으로 이 사건 해고가 정당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보건대,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참가인은 1996년경부터 ○○여객 주식회사에 입사하여 위 회사를 인수한 원고회사로 고용승계되어 8년 이상 근무하다가 원고회사의 경영여건에 따라 퇴직금 조기정리의 방편으로 사직서를 제출한 다음 고용기간을 1년으로 정한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데, 마침 이 사건 근로계약상 근로개시일을 앞두고 처가 수술 및 입원치료를 받아야 하는 형편에 이르게 되자, 원고회사의 허락하에 약정 근로개시일부터 근로제공을 못하게 된 점, 그런데 원고회사는 처음에는 참가인의 위와 같은 형편을 배려하여 주다가 참가인의 결근기간이 15일 정도에 이르게 되자 참가인의 의사를 제대로 확인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사직처리를 하고, 그 후 참가인의 근로제공을 거절하는 이 사건 해고를 한 점, 그러나 원고회사로서는 참가인의 기왕의 근무경력 등을 고려하여 참가인에게 휴직을 권유하여 취업규칙이 정한 바에 따라 참가인의 일신상의 사유로 30일의 범위 내에서 휴직처리를 하는 방법 등을 고려할 수 있음에도, 참가인에게 사전 통고도 없이 이 사건 사직처리를 한 다음 참가인에 대하여 이 사건 해고를 한 점을 알 수 있는 바, 사정이 이러하다면 원고회사의 참가인에 대한 이 사건 해고는 정당성을 결여한 부당해고라 할 것이고, 이와 같은 취지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고 할 것이다.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재심판정이 위법함을 전제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회사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태종(재판장), 기우종, 오태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