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06. 7. 20. 선고 2006구합2022 판결

판결요지

K시가 원고를 고용하면서 고용기간을 1년으로 약정한 것은 단지 형식에 불과하고 그 실질은 기한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와 K시 사이의 근로관계는 그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됨으로써 종료되었다 할 것이고, 그 기간만료에 따라 원고가 K시로부터 제시받은 6월의 계약기간으로는 계약체결에 불응하여 K시가 원고의 요구에 따른 계약기간 1년의 재계약체결을 거부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들어 K시가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일방적으로 종료시키는 해고를 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을 제2호증과 같다), 을 제1호증, 을 제3호증의 1, 2, 을 제4호증, 을 제22호증의 3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는 1996. 10.경부터 K시에서 일시사역 및 상용근로자(VTR 촬영기사)로 근무하다가, 2000. 11. 1. K시와 사이에 계약기간을 2000. 11. 1.부터 3년으로 정하여 다시 재계약을 체결하였고, 2003. 10. 계약기간을 2003. 11. 1.부터 1년으로 정하여 다시 재계약을 체결하였다.

나.

K시는 2004. 11. 22. 원고에게 근로계약이 2004. 10. 31. 계약기간 만료로 종료되었음을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계약해지통보”라고 한다).

다.

원고는 2004. 12. 18.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였는데, 경기지방노동위원회가 2005. 2. 15. 이 사건 계약해지통보는 근로계약기간 만료로 인한 통지에 불과하고 해고가 아니라면서 그 구제신청을 기각하자, 원고는 2005. 3. 25. 중앙노동위원회에 2005부해210호로 재심신청을 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05. 12. 21.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2.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⑴ 원고는 1996. 10.경부터 2004. 11.경까지 그 직급이 수수료 사원, 일용직 사원, 계약직 공무원으로 그 형식을 달리하여 근무하여 왔을 뿐,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면서 계속 근로를 하였으며, 계약기간도 계속해서 반복 갱신되어 왔다.

⑵ 원고와 K시 사이의 근로계약은 그 계약서에서 1년의 근로계약기간을 정하였더라도 근로계약기간에 관한 부분은 단지 형식에 불과하므로 그 문언에도 불구하고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이다.

⑶ 따라서 K시가 원고와 재계약을 거부할 수 없음에도 계약해지통보를 한 것은 원고와 계약기간에 관한 의견차이가 있어 계약의 갱신요구를 거부한 것이 아니고, 실질적으로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에 대한 부당해고이다.

⑷ 설사, 근로계약기간의 정함이 형식에 불과한 경우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원고가 담당한 시정홍보물 제작업무는 계속되는 상시적인 업무이고, 원고가 8년 동안 같은 업무를 수행하여 와서 원고에게는 계속적인 고용의 기대권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해고제한의 법리가 유추적용되어 경제사정의 변동에 의한 잉여인력의 발생 등과 같은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신의칙상 허용될 수 없는 것이어서 이 사건 계약해지통보에 의한 재계약체결의 거부는 부당해고이다.

나.

인정사실

앞에서 든 증거와 을 제5 내지 12호증, 을 제13호증의 1, 2, 을 제14, 15호증, 을 제16호증의 1 내지 3, 을 제17 내지 19호증, 을 제20호증의 1, 2, 을 제1호증, 을 제22호증의 1, 2, 을 제23호증의 1 내지 3, 을 제24 내지 26호증, 을 제27호증의 1, 2, 을 제28호증의 1 내지 3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⑴ K시는 ○○시 ○○동 ○○서 상시근로자 870여명을 사용하여 공공행정서비스를 행하는 지방자치단체이다.

⑵ 원고는 1996. 10.경 K시에 일시사역 및 상용 VTR 촬영기사로 입사하여 근무하여 오다가 2000년 제1회 지방계약직공무원채용시험에 응시하여 합격을 한 다음, 2000. 11. 1. K시와 사이에 계약기간을 2000. 11. 1.부터 3년으로 정하여 지방계약직공무원채용계약을 체결하고 근무하여 왔다.

⑶ K시는 위 계약기간 만료에 이르러 계약직 공무원인 홍○○, 노○○과는 계약기간 3년의 재계약을 체결하고도, 원고와는 다음과 같이 원고의 업무실적이 좋지 않은 점을 고려하여 지방계약직공무원규정 제6조 및 제8조에 의거하여 업무성과를 재평가하고자 2003. 10. 계약기간을 2003. 11. 1.부터 1년으로 정하여 재계약을 체결하였다.

㈎ 원고가 2003. 2. 24.부터 같은 해 3. 20.까지 병가를 신청하여 그 병가기간 중 방송실 직원들이 원고의 업무를 대행하였으나 병가기간이 만료한 이후에도 치료를 이유로 근무시간의 대부분을 보건소에서 보내는 등 업무를 등한시해 방송실 운영에 지장이 초래되었다.

㈏ 이에 K시는 2003. 4. 14. 이○○을 일시사역으로 채용하여 방송실인력을 보충해 주었으나 원고는 대체인력이 채용된 후로는 더욱 업무를 등한시하였다.

⑷ 위 지방계약직공무원채용계약서는 주로 계약기간(제3조) 및 주당 근무시간(제4조), 신분(제5조), 월 보수지급액 및 보수지급방법(제6조), 근무실적평가(제7조), 계약의 해지(제8조), 복무(제9조) 등에 관한 사항을 정하고 있고, 제8조에서 “근무실적평가결과 불량으로 판정된 때에는 계약기간에도 불구하고 채용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계약기간 만료에 이르러 이의가 없을 때에는 전 계약과 동일한 조건으로 자동갱신이나 연장된다는 취지의 규정은 없다.

⑸ K시는 위 계약기간이 만료되기 전에 원고의 업무실적이 미흡함을 이유로 계약기간을 2004. 11. 1.부터 6개월로 하여 재계약을 체결할 것을 요구하였으나 원고가 거부하자 2004. 11. 22. 원고에게 원고의 재계약 체결 불응으로 2004. 11. 1.부터 계약관계가 해지되었음을 통보하였다.

⑹ 원고는 2004. 9. 21. 실시된 선거에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기지역본부 K시 지부 사무국장에 당선되었는데, 그 선거기간인 2004. 9. 9.부터 같은 해 10. 1.까지 원고의 업무인 VTR 촬영, 편집 및 기사작성 등의 업무를 한 건도 수행하지 아니하였다.

⑺ 원고는 성과연봉 적용을 위한 2004년도 근무평가실적이 B등급으로 2004년도 평가에서는 A등급 이상에게만 지급하는 성과연봉 중 가산연봉을 지급받지 못하였다.

다.

판 단

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인지 여부

㈎ 근로계약기간을 정한 경우에 있어서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의 근로관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사용자의 해고 등 별도의 조처를 기다릴 것 없이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다만 단기의 근로계약이 장기간에 걸쳐서 반복하여 갱신됨으로써 그 정한 기간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게 된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여 비록 기간을 정하여 채용된 근로자일지라도 사실상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와 다를 바가 없게 되며, 그 경우에 사용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갱신계약의 체결을 거절하는 것은 해고와 마찬가지로 무효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8. 1. 23. 선고97다42489 판결 등 참조).

㈏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원고는 근로계약기간을 1년으로 하여 K시에 채용된 것으로, 비록 원고가 1996. 10.경부터 K시에 입사하여 일시사역 및 상용근로자로 근무하여 왔기는 하나 2000. 11. 1.에 이르러 지방계약직공무원채용시험을 거쳐 지방계약직공무원채용계약을 체결한 것이므로 그때부터는 그전과 고용형태가 달라지게 되었고 그 후에 체결된 재계약은 1회에 그친 점, K시는 2000. 11. 1. 지방계약직공무원으로 원고를 채용하면서 지방계약직공무원규정 제6조에 의거하여 2003. 10. 31.까지 3년의 계약기간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그 계약기간의 만료에 이르러 “근무상황과 업무수행실적을 정기 또는 수시로 평가하여 계약의 연장 또는 해지시 이를 반영할 수 있다”는 지방계약직공무원규정 제8조에 의거하여 원고의 근무상태 및 업무수행실적을 고려하여 업무성과를 재평가하고자 계약기간을 1년으로 정하여 재계약을 체결한 점, 광명시가 위와 같은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는 계약기간 1년의 재계약을 체결하였음에 반하여 같은 계약직공무원인 홍○○, 노○○에 대하여는 계약기간 3년의 재계약을 체결한 점, 지방공무원법이나 지방계약직공무원규정 등에서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계약직공무원에 대한 재계약의무를 부여하는 근거규정이 없고, 원고와 K시 사이에 작성된 이 사건 지방계약직공무원채용계약서에도 이러한 정함이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K시가 원고를 고용하면서 고용기간을 1년으로 약정한 것은 단지 형식에 불과하고 그 실질은 기한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 따라서 원고와 K시 사이의 근로관계는 그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됨으로써 종료되었다 할 것이고, 그 기간만료에 따라 원고가 K시로부터 제시받은 6월의 계약기간으로는 계약체결에 불응하여 K시가 원고의 요구에 따른 계약기간 1년의 재계약체결을 거부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들어 K시가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일방적으로 종료시키는 해고를 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⑵ 근로계약의 갱신거절이 신의칙상 허용될 수 없는지 여부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와 K시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에는 계약기간 만료에 이르러 이의가 없을 때에는 전 계약과 동일한 조건으로 자동갱신되거나 연장된다는 취지의 내용이 없고, 계약기간 만료시에 실제 재계약을 체결해 온 점, 위 지방계약직공무원채용계약서에 근무실적평가결과 불량으로 판정된 때에는 계약기간에도 불구하고 채용계약의 해지가 가능하다는 규정을 두고 있는 점, 지방계약직공무원규정은 제6조 제2항에서 계약기간의 연장을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재량행위로 규정하고 있는데 실제 원고는 3년의 계약기간이었다가 재계약시에 1년의 계약기간으로 단축되어 계약을 체결한 점, 원고가 지방계약직공무원으로 채용된 뒤에는 총 근무기간이 4년이고 재계약이 1회에 그쳤으며 그 계약기간도 각기 다른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에게 계약기간이 만료된 후에도 계속 근로관계가 유지될 것으로 기대할 만한 사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에게 계속적인 고용의 기대권이 있음을 전제로 해고제한의 법리가 유추적용된다고 할 수 없고, 결국 K시의 근로계약의 갱신 거절이 신의칙상 허용될 수 없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

⑶ 따라서 이와 결론을 같이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종관(재판장), 정승규, 홍성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