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1년으로 정한 근로계약이라도 사회 통념상 합리적 이유 없이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 구제 명령의 대상이 된다 ( 2008.04.04, 서울행법 2007구합33511 )
[요 지]
기간을 1년으로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했으나, 이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지는 아니하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업무가 연중 상시적인 점, 생산직 사원과의 근로계약 기간이 만료된 경우에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묵시적으로 갱신해 왔던 점, 원고와 생산직 사원 사이의 근로 관계 종료는 근로계약서상의 근로계약 기간과 거의 무관하게 이뤄온 점, 원고와 참가인이 작성한 근로계약서에는 근로계약 기간의 갱신 내지 연장을 예정하는 취지의 문언이 기재돼 있는 점 등으로 미뤄 원고가 사회 통념상 인정되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참가인과의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 구제 명령의 대상이 된다.
* 사 건 / 2008.4.4 선고, 서울행법 제4부 2007구합33511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 재심 판정 취소
* 원 고 / 주식회사 A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 피고보조참가인 / ○○○
* 변론 종결 / 2008.3.14
[주 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 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중앙노동위원회가 2007.7.16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2007부해341/부노116호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 재심 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 판정 중 원고의 재심 신청을 기각한 부분을 취소한다.
[이 유]
이 사건 재심 판정의 경위
원고는 B 주식회사(이하 ‘B’라 한다)의 사내 하청 업체로서 상시 근로자 70여 명을 고용하여 자동차 조립 생산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05.11.7 C(원고의 대표이사인 D가 당시 운영하던 개인 업체로서, 역시 B의 사내 하청 업체였다)에 입사한 후 원고가 2006.2.9 설립되자 원고에게 고용이 승계되어 생산직 사원으로 근무하여 왔다.
원고는 2006.10.30 참가인에 대하여 ‘2006.11.6자로 만료되는 참가인과의 근로계약 기간을 갱신하지 아니하겠다’는 취지로 통지하였고, 이에 따라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 관계가 종료되었다(이하 ‘이 사건 근로 관계 종료’라 한다).
참가인은 2007.1.15 이 사건 근로 관계 종료에 대하여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2007부해14/부노3호로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 신청을 하였던바,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07.4.4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받아들여 이 사건 근로 관계 종료를 부당해고로 인정하고 원고에게 ‘참가인을 즉시 원직에 복직시키고, 해고 기간 동안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다면 지급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할 것’을 명하는 내용의 구제 명령을 하는 한편, 부당노동행위 구제 신청을 기각하는 취지의 결정을 하였다.
이에 원고는 2007.4.24 위 구제 명령에 대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2007부해341호로, 참가인은 2007.4.23 위 기각 결정에 대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2007부노116호로 각 재심 신청을 하였던바, 중앙노동위원회는 위 각 재심 신청 사건을 병합하여 조사한 후 2007.7.16 위 각 재심 신청을 모두 기각하는 취지의 재심 판정(이하 그 중 원고의 재심 신청을 기각한 부분만을 ‘이 사건 재심 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이 사건 재심 판정의 적법 여부
당사자의 주장 요지
원고는, 이 사건 근로 관계 종료는 근로계약 기간이 만료된 데 따른 것으로서 해고가 아니고,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재심 판정은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 및 참가인은, 참가인의 근로계약은 사실상 그 기간의 정함이 없는 것이므로 이 사건 근로 관계 종료는 해고에 해당하고, 나아가 정당한 이유가 없어 부당해고에 해당하며, 따라서 이 사건 재심 판정은 적법하다고 주장한다.
인정 사실
참가인은 2005.11.7 D와 사이에 다음과 같은 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C에 생산직 사원으로서 입사하였다.
계약 기간 : 2005.11.7부터 2006.11.6까지(1년간) 계약 근로 후 연장할 수 있다.
기타 사항 : 수습 기간은 3개월로 한다.
참가인은 원고 회사에서 근무하던 중 2006.2.6 B의 사내 하청 업체 소속 근로자들을 조직 대상으로 하는 전국금속노동조합 충남지부 B지회(이하 ‘이 사건 노조’라 한다)에 조합원으로 가입하였다.
참가인은 2006.3.21, 같은 달 22일, 같은 해 6.7, 같은 해 9.16 각 원고의 사전 승인을 받지 아니하고 B의 사내 하청 업체 소속 근로자들에게 이 사건 노조의 소식지를 배포하거나 연설을 하는 등의 조합 활동을 하였다.
원고는 2006.10.9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참가인의 위 3)항 기재 행위를 징계 사유로 “정직 2주(2006.10.16부터 같은 달 29일까지)”의 징계 처분을 의결하였고, 참가인이 이에 대하여 재심을 청구하자, 2006.10.18 재심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위 징계 처분을 확정하면서 그 시행일을 ‘2006.11.6부터 같은 달 19일까지’로 변경하였다.
원고는 2006.10.30 참가인에게 ‘참가인은 수습 기간 동안의 실습 평가 및 자질 평가가 기준에 미달하였고, 업무 능력이 기준에 미달한 채 개선되지 아니하였으며, 위 3)항 기재 행위에 대하여 징계 처분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2006.10.19 및 같은 달 27일 원고의 사전 승인 없이 다른 회사의 공공시설에서 유인물을 배포하거나 연설을 하는 등으로 직장 내 질서·풍기를 문란하게 하였으며 직원간의 위화감을 조성하였다’는 이유를 밝히면서, ‘2006.11.6자로 만료되는 참가인과의 근로계약 기간을 갱신하지 아니하겠다’는 취지로 통지하였다.
원고 및 그 전신(前身)인 C은 B로부터 지속적으로 사내 하청을 받아 왔고, 원고의 근로자는 사무직 사원 1, 2명을 제외하면 모두 생산직 사원이다.
원고(C)의 생산직 사원들은 모두 입사 당시 하청 계약 기간과 무관하게 계약 기간을 ‘1년’으로 정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그 후에는 자진하여 사직하거나 원고(C)의 권고에 따라 사직하기 전까지 별다른 계약 갱신 절차 없이 계속적으로 근무하여 왔다. 한편, 원고는 이 사건 근로 관계 종료 전에는 그 생산직 사원에 대하여 ‘근로계약 기간의 만료 및 갱신 거절’을 이유로 일방적으로 근로 관계를 종료한 경우가 거의 없었다.
원고의 관련 규정은 다음과 같다.
단체협약 제45조(징계절차) 회사가 조합원에 대하여 감봉 이상의 징계를 하고자 할 때에는 다음의 절차를 거쳐야 하며, 이를 따르지 않은 징계는 무효로 한다.
반드시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야 하며 대상자의 인적 사항, 징계 사유, 징계위원회 개최 일시 및 장소를 명시하여 징계위원회 개최 7일 전까지 징계위원회 및 해당자에게 서면으로 통보하여야 한다.
갑 제2, 3호증, 을 제1, 2, 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판 단
근로계약 기간을 정한 경우에 있어서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의 근로 관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기간이 만료함에 따라 사용자의 해고 등 별도의 조처를 기다릴 것 없이 근로자로서의 신분 관계는 당연히 종료된다. 그렇지만 한편,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경우에도 예컨대 단기의 근로계약이 장기간에 걸쳐서 반복하여 갱신됨으로써 그 정한 기간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게 된 경우 등 계약서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기간을 정한 목적과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동종의 근로계약 체결 방식에 관한 관행 그리고 근로자 보호 법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는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계약서의 문언에도 불구하고 그 경우에 사용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갱신 계약의 체결을 거절하는 것은 해고와 마찬가지로 무효로 된다(대법원 2006.2.24 선고, 2005두5673 판결 참조). 나아가 근로자가 기간 만료 후에 사용자와의 근로계약이 갱신될 것이라는 데 대한 합리적인 기대를 갖게 하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이는 사실상 근로계약 기간의 정함이 없는 것과 다를 바가 없으므로, 이러한 경우 사용자가 사회 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근로자와의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근로계약의 갱신에 대한 근로자의 정당한 기대를 침해하는 것으로서 무효이고, 또한 이에 대하여는 부당해고에 대하여와 마찬가지로 지방노동위원회의 구제 명령이 가능하다고 할 것이다.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우선 원고와 참가인이 기간을 1년으로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사실은 앞에서 본 바와 같으나, 설령 이러한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지는 아니하다고 하더라도, 위 인정 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의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에게는 위 기간의 만료 후에 원고와의 근로계약이 갱신될 것이라는 데 대한 합리적인 기대를 갖게 하는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원고의 업무는 그 내용이 일시적·계절적인 것이 아니라 연중 상시적인 것이었고, 그 양도 대체로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② 생산직 사원은 원고의 존립 기반을 이루는 중추적인 근로자 집단인데, 원고는 이들 전원과 사이에 그 입사시 기간을 1년으로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고, 이러한 근로계약 기간은 원고의 업무량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하청 계약 기간과 무관하였다. ③ 원고는 생산직 사원과의 근로계약 기간이 만료된 경우에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묵시적으로 갱신하여 왔고, 원고와 생산직 사원 사이의 근로 관계 종료는 근로계약서상의 근로계약 기간과 거의 무관하게 이루어져 왔다. ④ 원고와 참가인이 작성한 근로계약서에는 근로계약 기간의 갱신 내지 연장을 예정하는 취지의 문언(‘계약 근로 후 연장할 수 있다’)이 기재되어 있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가) 먼저 수주 물량의 변화에 따라 생산직 사원의 인력을 탄력적으로 운용하기 위하여 위와 같이 근로계약 기간을 한정하였다고 주장하나, 위 2)의 ①, ②항에서 본 각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러한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고, 나) 다음으로 생산직 사원이 총 2년의 근무 후에 숙련공이 될 수 있다고 판단될 경우에 한하여 이를 근로계약 기간의 정함이 없는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그 밖의 경우에는 근로계약 기간의 갱신을 거절함으로써 숙련공을 확보하기 위하여 근로계약 기간을 한정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러한 주장은 다음 사정들에 비추어 받아들일 수 없다.
원고의 생산직 사원의 업무(자동차 생산 라인에서의 조립)는 고도의 숙련을 요하지 아니하는 것으로 보이므로, 원고가 숙련공을 확보할 필요성이 크다거나 최소한 2년 이상의 근무 후에야 신입 생산직 사원이 숙련공이 될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보이지는 아니한다. ② 생산직 사원의 근로계약 기간 1년에는 수습 기간 3개월이 포함되어 있는바, 원고가 위 수습 기간 동안은 평정표를 작성하여 평가 결과를 기록한 반면 그 이후에는 평가 결과를 기록하지 아니한 점을 고려할 때, 생산직 사원의 업무 능력에 대한 판단은 위 수습 기간의 경과로 일응 종료되는 것으로 보인다. ③ 원고는 원래 생산직 사원의 입사 2년 후에도 정규직 채용을 내용으로 하는 계약서를 작성하지 아니하여 오다가 이 사건 근로 관계 종료의 효력이 문제된 후에야 비로소 2년 이상 근무한 생산직 사원들과 사이에 새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는데, 그 근로계약서들(갑 제7호증의 1 내지 7)상으로도 계약 기간은 1년으로 해석될 소지가 크므로(제8조 참조), 원고가 주장하는 ‘정규직 사원’과 ‘근로계약 기간의 정함이 있는 사원’ 사이에 근로계약 기간에 있어 실질적인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아니한다.④ 그 밖에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4년 동안 원고의 현 재직 인원의 약 3배에 달하는 생산직 사원들이 자발적으로 퇴사하였다는 점)은 이 부분 판단에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가 사회 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참가인과의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근로계약의 갱신에 대한 참가인의 정당한 기대를 침해하는 것으로서 부당해고 구제 명령의 대상이 된다고 할 것인바, 원고가 밝힌 위 갱신 거절의 이유들 중 ① ‘수습 기간 동안의 실습 평가 및 자질 평가 기준 미달’은 원고의 내부 문서에 불과한 을 제6호증의 기재만으로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점에서 ② ‘업무 능력 기준 미달 및 미개선’은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는 점에서 ③ ‘2006.10.19 및 같은 달 27일의 유인물 배포 또는 연설’은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을뿐더러 설령 그것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징계 해고에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이에 대하여 관련 규정에서 정한 징계 절차를 전혀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점에서 모두 ‘사회 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합리적인 이유’가 아니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근로 관계 종료는 지방노동위원회의 부당해고 구제 명령 대상이 된다고 할 것이고, 이와 결론을 같이한 이 사건 재심 판정에 원고의 주장과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재심 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경구(재판장), 이진석, 정욱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