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정당한 직무명령이라고 보기 어려운 과제를 제출하지 않거나 불성실하게 제출하였다는 것을 이유로 한 징계는 재량권 남용이다 (2008.7.3, 서울행법 2007구합47350)
[요 지]
징계사유가 인정되는 피징계자에 대하여 어떠한 징계처분을 할 것인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이 경우 징계사유의 내용과 성질은 물론이고 피징계자의 평소의 소행, 근무성적 외에 과거의 전력, 징계사유로 삼지는 않았지만 징계사유 발생 이후에 저지른 비위행위 등도 징계종류의 선택의 자료로 참작할 수 있으며, 다만 선택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위법하다.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참가인이 수차례 지각을 하기는 하였으나 그 비위정도가 그다지 중하다고 보이지는 않은 점, 이 사건 교육은 그 내용상 재직자를 위한 프로그램이라기보다는 오히려 퇴직 후 이직 또는 창업을 준비하는 자들을 위한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대기발령 기간 중 역량개발 과제 제출명령은 정당한 직무명령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워 과제제출명령에 대하여 불응한 것은 징계사유로 보기 어려운 점, 원고는 이 사건 대기발령 당시 참가인에 대하여 다른 직원들과 달리 출퇴근 기록부를 작성하도록 하였을 뿐 아니라 컴퓨터와 전화기조차 비치되어 있지 않은 탕비실에서 위와 같이 무리하고 무용한 과제를 처리하도록 하는 등 불평등하게 대우한 점, 여기에 참가인이 권고사직을 거부한 이래 이 사건 징계에 이르기까지의 일련의 과정, 즉 약 1년간 업무를 부여받지 못하고 2개월간 퇴직자를 위한 것으로 보이는 외부교육을 받은 이후 3개월간 이 사건 대기발령을 받고 다시 이 사건 징계에 이르게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징계는 참가인의 귀책사유에 비해 지나치게 과중하고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으로 보인다.
* 사 건 / 2008.7.3 선고, 서울행법 2007구합47350 부당정직구제재심판정취소
* 변론종결 / 2008.5.29
* 판결선고 / 2008.7.3
[주 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중앙노동위원회가 2007.11.26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고 한다) 사이의 2007부해673 부당정직구제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이 유]
당사자의 지위 및 재심판정의 경위
<표 생략>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피징계자인 참가인에 대하여 어떠한 징계를 선택할 것인지는 사용자로서 징계권자인 원고의 재량에 속하는 것이고, 징계양정은 피징계자의 평소 소행, 근무성적, 공적, 징계를 전후한 다른 비위사실의 존부, 개전의 정 등 징계 당시의 모든 사정이 고려되는 것으로서, 원고가 참가인이 외부교육 및 대기발령 기간 중 상습적으로 지각하고 근무시간 중 사적 행위를 하며 상사에 대하여 폭언을 한 행위를 직무 명령을 위반하고 기업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한 것으로 보아 정직 1월의 이 사건 징계처분을 한 것은 적법하다. 그럼에도, 이 사건 징계의 양정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위법하다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관계규정
[취업규정]
제19조(지각, 조퇴)
무단조퇴 및 지각이 상습적일 경우에는 본 규정에 의거 징계조치한다.
제52조(징계)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할 때에는 다음의 규정에 의하여 징계한다.
풍기를 문란케 하거나 질서를 파괴한 때
직무상 상사의 정당한 명령을 거역하거나 작업을 방해한 때
제53조(징계의 종류와 구분)
징계는 그 정도와 정상에 따라 다음 구분에 의하여 행한다.
정직 : 1개월 이상 6개월 이내의 범위에서 행하며, 그 기간 중 사원으로서의 신분은 보유하나 직무에는 종사하지 못하며 임금은 지급하지 아니한다.
[인사규정]
제21조(대기)
직원이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할 때에는 3개월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대기를 명할 수 있다.
해당 직책을 수행할 능력이 부족하다고 인정될 때
기타 회사 운영상 필요한 때
제38조(징계)
직원이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할 경우에는 징계처분할 수 있다.
풍기를 문란케 하거나 질서를 파괴한 때
직무상 상사의 정당한 명령을 거역하거나 작업을 방해한 때
징계는 견책, 감봉, 정직 및 징계면직의 4종으로 구분한다.
[징계위원회 운영지침]
운영지침
3.3 징계회부 및 양정시 고려해야 할 사항은 다음과 같다.
양정기준
견책 : 과실이 있으나 그 정도가 경하고, 타의 경각심 부여 필요시
감봉 : 비위사실, 과실이 경하나 문책할 필요가 있는 경우
정직 : 비위사실, 과실이 중하여 문책할 필요가 있으나 고의성이 없는 경우
면직 : 비위사실, 과실이 극심하거나 고의성이 있는 경우
인정사실
참가인에 대한 근무평정 등
참가인은 2000.12.11 원고에 경력직 직원으로 채용되어 IR(기관투자자를 상대로 한 기업설명, 공시 등) 업무담당 과장으로 근무하였다.
원고는 참가인이 IR 부분에서 별다른 실적을 거두지 못하자, 참가인으로 하여금 2004.4.부터는 ISO(사내표준화) 업무를, 같은 해 12.부터는 KMS(지식관리시스템) 업무를 담당하도록 하였다.
원고는 2005.12.28 참가인에게 사직을 권고하였으나 참가인이 이를 거부하자, 그 후부터 2006.11.경까지 참가인에게 업무를 부여하지 않았다.
원고는 매년 직원들을 대상으로 역량평가를 실시하였는데, 참가인의 최근 5년간 평가점수는 아래와 같다. <표 생략>
외부교육과정
원고는 2006.11. 외부교육기관인 ○○○ Korea에 참가인 및 다년간 승진누락자인 서부 고객지원팀 소속 구○○ 과장에 관한 직원역량 및 장기경력개발 프로그램(이하 ‘이 사건 교육’이라 한다)을 의뢰하였고, 참가인과 구○○에게는 교육시간을 엄수하고 근무시와 동일한 정장차림으로 교육에 참석할 것을 통보하였다.
참가인과 구○○은 2006.12.4 부터 2007.1.31.까지 ○○○ Korea에서 교육을 받았는데, 그 구체적인 교육내용은 아래와 같다. <표 생략>
참가인은 위 교육기간 동안 13회 지각하였고(7초 내지 7분 12초 정도 늦게 교육에 참석하였다), 과제인 독후감 제출이 미흡하다는 등의 사유로 최종평가에서 C등급(교육에 임하는 마인드, 태도가 전반적으로 미흡)을 받았다.
구○○은 1회도 지각하지 않고 독후감도 마감일자 전에 제출하는 등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등의 사유로 최종평가에서 B등급(전반적으로 무난)을 받았다.
대기발령기간
원고는 2007.1.25 참가인과 구○○이 인사규정 제21조 제1항 제4, 6호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아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참가인과 구○○에 대한 대기발령(2007.2.1 부터 2007.4.30 까지, 이하 ‘이 사건 대기발령’이라 한다)을 결정하였다.
원고는 원래 복사기, 프린터, 식수대가 비치되어 있던 탕비실을 칸막이로 구획을 나누어 임시로 개조한 후 참가인을 대기발령 기간 동안 위 탕비실에서 근무하도록 하였다. 원고는 위 대기발령 중 참가인에게 책상과 의자는 제공하였으나, 전화기와 컴퓨터는 제공하지 않았다.
원고는 대기발령 기간 동안 참가인에게 아래와 같이 매일 다른 내용의 역량개발 과제를 주고 결과물을 제출하도록 하였으나, 위 과제 해결을 위한 참고자료 등을 제공하지 않았고, 나아가, 2007.3. 초순부터는 위 과제에 대한 결과물을 한 시간에 한 장씩 제출하도록 하였다. 한편, 원고는 참가인이 제출한 결과물에 대하여 피드백을 해준 바 없다.
참가인은 위 (다)의 표 중 근태 부분과 같이 이 사건 대기발령 기간 동안 5회 지각하였다. 원고는 2006.7.1.부터 근태관리제도 개선방안을 시행하면서 출근확인을 위한 사원증 Time-check 및 출근부를 폐지하였으나, 참가인과 구○○에게는 출퇴근 기록부를 작성할 것을 지시하였다.
참가인은 업무시간 중 신문이나 잡지 또는 개인서적을 읽다가 상사로부터 수차례 지적받거나 경고장을 받았는데, 2007.3.27 과 2007.4.3 에는 위와 같이 지적하는 상사에 대하여 큰 소리로 “짜증난다”고 한 바 있다.
원고는 2007.3.23 부터 같은 해 4.4.까지 4차례에 걸쳐 참가인에게 위 대기발령 기간 중 역량개발과제 미작성 또는 지연작성, 지각, 개인서적 탐독, 상사에 대한 폭언 등의 사유로 경고장을 발부하였다.
구○○은 이 사건 대기발령이 있은지 2일 후에 원고에 대하여 퇴직 의사를 밝히고 사직하였다. 원고는 2006년까지 매년 12월경 약 8~10명의 퇴출대상자를 선정한 후 명예퇴직을 권고하여 왔고, 퇴출대상자들 중 대부분은 퇴직권고를 받아들여 퇴사하였다.
이 사건 징계 경위
원고는 2007.4.25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참가인에 대하여 정직 2월을 의결하였다. 당시 제시된 징계사유는 ① 상습적인 지각(이 사건 교육기간 중 13회, 이 사건 대기발령 중 5회), ② 이 사건 교육 및 대기발령 기간 중 과제물 미제출 및 불성실한 과제물 작성, ③ 상사의 금지지시 및 경고장 발부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대기발령 기간 동안 근무시간 중 신문, 잡지, 개인서적을 읽는 등 사적행위, ④ 위 각 행위에 대하여 지적하는 상사에 대한 폭언 행사 등이다.
그러나 원고의 대표이사는 2007.4.30 참가인에 대한 징계를 정직 1월로 감경하였고, 이를 참가인에게 통보하였다.
참가인은 이 사건 징계에 불복하여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재심징계위원회는 위 재심청구를 기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5~19호증, 을 1~9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증인 전○○, 정○○의 각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징계사유 존부
위 인정사실에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은 이 사건 교육 및 대기발령 기간 중 수차례에 걸쳐 무단으로 지각하였고, 이 사건 교육기간 중 부여된 과제를 제출하지 않거나 지연제출하였으며, 근무시간 중 개인서적이나 신문, 잡지 등을 읽지 말라는 상사의 명령에 불응하고 이를 지적하는 상사에 대하여 2회에 걸쳐 “짜증난다”는 등의 폭언을 하였는바, 이는 취업규정 제19조 제3항, 제52조 제8, 9호, 인사규정 제38조 제1항 제8, 9호 등에서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원고는 그 외에도 참가인이 이 사건 대기발령 중 부여받은 역량개발 과제를 제출하지 않거나 불성실하게 제출하였다는 점을 징계사유로 삼고 있으나, 이 사건 대기발령 중 부여된 역량개발 과제는 그 범위가 지나치게 광범위할 뿐 아니라 참가인에게는 컴퓨터나 참고자료가 제공되지 않아 참가인의 자료에의 접근이 사실상 차단되어 있었던 점, 또한 과제의 내용상 하루에 하나씩 완성하여 제출하는 것이 평균인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일 뿐 아니라 위와 같은 자료 제출이 참가인의 역량을 개발하거나 원고의 현안해결에 어떠한 도움이 될 것인지 그 실효성에 관하여도 강한 의문이 제기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위와 같은 과제제출 명령을 정당한 직무명령이라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이는 징계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
징계양정의 합리성 유무
징계사유가 인정되는 피징계자에 대하여 어떠한 징계처분을 할 것인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이 경우 징계사유의 내용과 성질은 물론이고 피징계자의 평소의 소행, 근무성적 외에 과거의 전력, 징계사유로 삼지는 않았지만 징계사유 발생 이후에 저지른 비위행위 등도 징계종류의 선택의 자료로 참작할 수 있으며, 다만 선택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위법하다(대법원 1999.9.3 선고 97누2528, 2535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앞서 인정된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참가인이 수차례 지각을 하기는 하였으나 그 비위정도가 그다지 중하다고 보이지는 않은 점, 이 사건 교육은 그 내용상 재직자를 위한 프로그램이라기보다는 오히려 퇴직 후 이직 또는 창업을 준비하는 자들을 위한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대기발령 기간 중 역량개발 과제 제출명령은 정당한 직무명령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워 과제제출명령에 대하여 불응한 것은 징계사유로 보기 어려운 점, 원고는 이 사건 대기발령 당시 참가인에 대하여 다른 직원들과 달리 출퇴근 기록부를 작성하도록 하였을 뿐 아니라 컴퓨터와 전화기조차 비치되어 있지 않은 탕비실에서 위와 같이 무리하고 무용한 과제를 처리하도록 하는 등 불평등하게 대우한 점, 여기에 참가인이 2005.12.28 권고사직을 거부한 이래 이 사건 징계에 이르기까지의 일련의 과정, 즉 약 1년간 업무를 부여받지 못하고 2개월간 퇴직자를 위한 것으로 보이는 외부교육을 받은 이후 3개월간 이 사건 대기발령을 받고 다시 이 사건 징계에 이르게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징계는 참가인의 귀책사유에 비해 지나치게 과중하고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으로 보인다.
소결론
따라서, 참가인에 대한 이 사건 징계는 그 양정이 과다하여 위법하고,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정종관, 권창영, 정혜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