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일괄적 사직서 제출이 진의가 아니라는 점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이를 수리한 것은 무효이다 ( 2008.11.25, 서울행법 2008구합27674 )
[요 지]
근로자들이 일괄적으로 사직원을 제출할 때 근로계약 관계를 종료시키고자 하는 내심의 의사가 없었고, 사용자 또한 이러한 사정을 알고서 사직원을 수리하였다면 위 근로자들의 사직 의사 표시는 무효라고 할 것이다.
참가인의 사직서 제출은 팀장 등 전 팀원이 품질 불량 등 문제에 대하여 근신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고, 새로운 각오와 팀원으로서의 일체감을 보이기 위하여 형식상으로만 제출한 것으로서 이에 기한 사직의 의사 표시는 ‘진의 아닌 의사 표시’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한편, 원고로서는 품질 관리를 맡고 있는 상무에게 품질 불량과 관련하여 그 보고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아니하였음을 강하게 질책하였을 뿐임에도, 품질관리팀의 자체 회의 과정에서 갑자기 팀원 전체의 사직서가 작성되어 임원회의에서 제출되었다면, 그 팀원 전체의 사직서가 그 내용대로 사직하겠다는 의사가 아니라 종래의 행위에 대한 잘못을 통감하여 책임지는 자세로 새로이 일하겠다는 각오의 표시로 받아들일 수 있는 점, 특히 참가인은 품질관리팀의 하위 직원에 불과하여 팀 전체의 업무 처리가 문제되어 상무나 팀장이 사직서를 작성하는 상황에서 팀원 전체가 동참하는 차원에서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고, 종업원이 50여명 정도에 불과하여 그 사직서 작성 경위나 그 진정한 의사에 대하여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로서도 참가인의 사직서의 제출이 진의가 아니라는 점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이를 수리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위 사직의 의사 표시는 민법 제107조에 의하여 무효라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사직 처리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 할 것인데, 그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는 점에 관하여는 원고의 아무런 주장·입증이 없으므로 이 사건 사직 처리는 부당해고라 할 것이다.
* 사 건 / 2008.11.25 선고, 서울행법 제13부 2008구합27674 재심 판정 취소
* 원 고 / 류○○
소송대리인 변호사 정운섭, 박정대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소송수행자 김평수
* 보조참가인 / 김○○
* 변론 종결 / 2008.10.28
[주 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 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중앙노동위원회가 2008.6.11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 사이의 2008부해116 부당해고 구제 재심 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 판정을 취소한다.
[이 유]
처분의 경위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을 제4호증과 같다)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원고는 1991.3.1 ○○금속을 설립하여 남양주시 ○○동 ○○상가 3층에서 상시 근로자 50여 명을 고용하여 자동차 부품 생산 및 제조업을 영위하는 자이고, 참가인은 2007.3.1 ○○금속에 입사하여 품질경영팀 사원으로 근무하던 중 2007.10.12 원고에게 사직서를 제출하였고, 같은 날 위 사직서에 기하여 원고로부터 사직 처리(이하 ‘이 사건 사직 처리’라 한다)된 자이다.
참가인은 2007.11.17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2007부해852호로 이 사건 사직 처리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면서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하였고,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08.1.3 이 사건 사직 처리를 부당해고로 인정하고, 구제 신청을 인용하여 원고에게 이 사건 사직 처리를 취소한 후 판정서를 송달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원고를 원직에 복직시키고, 해고 기간 동안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도록 명하는 내용의 구제 명령을 하였다.
이에 원고는 2008.2.12 위 구제 명령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2008부해116호로 재심 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08.6.11 원고의 재심 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 판정’이라 한다).
이 사건 재심 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원고는 품질경영팀원들에 대하여 일괄 사직서 제출을 지시한 바 없으며 참가인은 품질 불량 등 문제에 대하여 품질경영팀 전원이 함께 책임져야 할 사안임을 인정하고 그 책임을 통감하면서 그 자리에서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작성·제출한 것으로서 참가인이 사직서 수리 직후 근무 시간 종료 전에 귀가하였음에 비추어 참가인이 원고에게 제출한 사직서가 ‘진의 아닌 의사 표시’에 기한 것으로 볼 수 없다.
가사 위 사직의 의사 표시가 ‘진의 아닌 의사 표시’라 할지라도, 원고는 2007.10.12 16:00경 임원회의 때 우○○ 팀장으로부터 품질경영팀원들의 사직서를 제출받고서야 비로소 품질경영팀원들의 사직서 작성 사실을 알게 되었으며 품질경영팀원 전원이 사직서를 제출하는 상황에 당면하여 회사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사직서를 제출하는 직원들과는 함께 근무할 수 없다고 생각하여 심하게 화를 내면서 사직서를 수리하게 되었는바, 원고는 위 사직서가 ‘진의 아닌 의사 표시’에 기한 것인지 전혀 알지 못하였다.
인정 사실
앞서 든 각 증거에 갑 제2호증의 1 내지 3, 갑 제3, 5, 6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및 증인 유○○의 일부 증언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 각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참가인은 2007.3.1 ○○금속에 입사하여 품질경영팀에서 수입, 출하 검사 업무를 담당하였고, 당시 품질경영팀은 팀장 우○○ 및 사원 성○○, 참가인 이○○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상무 유○○이 품질경영팀 총책임자로 있었다.
○○금속 사장인 원고는 2007.10.9 정기 임원회의에서 유○○ 상무로부터 2007년 9월 발생한 제품 불량률에 대한 보고를 받은 다음, 유○○ 상무에게 품질 불량에 대한 보고가 그동안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에 대해서 강하게 질책하면서 2007년 1월부터 9월까지 누적 불량률 및 관련 손실 비용을 2007.10.12까지 보고하도록 지시하였으며, 유○○ 상무는 우○○ 팀장에게 위 사항을 보고하도록 지시하였다.
우○○ 팀장은 유○○ 상무에게 불량률 및 관련 손실 비용을 조사한 결과 2007년 1월부터 9월까지 5,000여만 원에 이르는 손실이 발생하였다고 보고하였으며, 위 사실을 원고에게 보고하기 위하여 2007.10.12 16:00 비상 임원회의가 소집되었다.
유○○ 상무는 2007.10.12 15:00경 비상 임원회의에 참석하기 직전 품질경영팀 직원 전체가 참석하는 자체 회의를 소집하여 팀원들에게 품질 불량 문제 및 회사 손실 비용의 심각성을 설명하며 근무 태도 불량 등에 관하여 강하게 질책하였다. 이에 우○○ 팀장과 성○○이 유○○ 상무에게 자신들의 잘못이라고 하면서 책임지고 사직서를 제출하겠다고 하였고, 그러자 유○○ 상무는 자신도 관리자로서 책임을 느낀다고 하면서 부서가 전사적 차원의 손실을 끼쳤으니 근신하고 책임지는 자세에서 사직서를 작성하자고 말한 뒤 그 자리에서 사직서를 작성하여 다른 팀원들 사직서와 함께 임원 회의에 제출하라고 하면서 우○○ 팀장에게 건네주고 자리를 떴다. 그 후 우○○ 팀장과 성○○이 사직서를 작성하였으며, 참가인과 이○○는 처음에는 우○○ 팀장의 사직서 작성 요구를 거부하였으나, 우○○팀장이 계속하여 사직서가 수리될 일은 없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취지로 말하며 사직서 작성을 종용하자 마지막으로 사직서를 작성하였다.
우○○ 팀장은 2007.10.12 16:00경 비상 임원회에서 품질관리팀 소속 직원 전원 및 유○○ 상무의 사직서를 제출하였고, 원고는 임원회의 직후 위 사직서를 모두 수리하였다.
다만, 원고는 유○○ 상무, 우○○ 팀장 및 성○○에 대하여는 사직서가 수리되었지만 곧 회사에 중요한 SQ인증(SQ-MARK, Supply Quality Mark의 약자로 ○○/△△자동차가 제정한 공급자 품질 마크로서, 납품 업체가 ○○/△△자동차와 거래하기 위해서는 이 인증서를 취득하여야 한다) 심사가 있음에도 품질 관리 부서 전체가 다 그만두게 되면 문제가 되므로 한시적으로 SQ인증 심사 때까지 근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하여, 퇴직금을 정산·지급하지 아니하고 그 밖에 업무·임금·직위 등에 있어서도 아무런 변동이 없이 계속하여 ○○금속에서 근무하도록 하였다(그 후 성○○은 퇴직금을 정산·지급받고 ○○금속을 퇴사하였다).
한편, 참가인과 이○○는 2007.10.15 월요일 9:00경 회사에 출근하였는데 홍○○ 부장과 우○○ 팀장이 이들의 출근을 저지하였고, 참가인과 이○○는 홍○○ 부장 등에게 자신들의 사직서가 수리된 이유에 대하여 따지며 1시간 정도 항의하다가 돌아갔다.
원고는 참가인과 이○○의 사직서를 수리한 후 얼마 지나지 않은 2007.10월말 경 품질경영팀에 2명의 신규 인력을 채용하였다.
○○금속에 대한 SQ인증 심사 완료 시기는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고 유동적인 상태로서, ○○금속은 아직까지 심사를 받지 않았다.
판 단
근로자들이 일괄적으로 사직원을 제출할 때 근로계약 관계를 종료시키고자 하는 내심의 의사가 없었고, 사용자 또한 이러한 사정을 알고서 사직원을 수리하였다면 위 근로자들의 사직 의사 표시는 무효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2.8.14 선고, 92다21036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위 인정 사실에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의 사직서 제출은 유○○ 상무, 우○○ 팀장 등 팀장 등 점 팀원이 품질 불량 등 문제에 대하여 근신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고, 새로운 각오와 팀원으로서의 일체감을 보이기 위하여 형식상으로만 제출한 것으로서 이에 기한 사직의 의사 표시는 ‘진의 아닌 의사 표시’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한편, 원고로서는 품질 관리를 맡고 있는 유○○ 상무에게 품질 불량과 관련하여 그 보고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아니하였음을 강하게 질책하였을 뿐임에도, 품질관리팀의 자체 회의 과정에서 갑자기 팀원 전체의 사직서가 작성되어 임원회의에서 제출되었다면, 그 팀원 전체의 사직서가 그 내용대로 사직하겠다는 의사가 아니라 종래의 행위에 대한 잘못을 통감하여 책임지는 자세로 새로이 일하겠다는 각오의 표시로 받아들일 수 있는 점, 특히 참가인은 품질관리팀의 하위 직원에 불과하여 팀 전체의 업무 처리가 문제되어 유○○ 상무나 유○○ 팀장이 사직서를 작성하는 상황에서 팀원 전체가 동참하 는 차원에서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고, ○○금속은 종업원이 50여 명 정도에 불과하여 그 사직서 작성 경위나 그 진정한 의사에 대하여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로서도 참가인의 사직서의 제출이 진의가 아니라는 점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이를 수리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위 사직의 의사 표시는 민법 제107조에 의하여 무효라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사직 처리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 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 할 것인데, 그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는 점에 관하여는 원고의 아무런 주장·입증이 없으므로 이 사건 사직 처리는 부당해고라 할 것이고, 같은 취지의 이 사건 재심 판정은 적법하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형식(재판장), 장 찬, 허이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