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09. 8. 27. 선고 2008구합46279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전자부품제조업 등을 영위하는 주식회사이고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1999. 1. 10.경부터 원고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근로자이다.

나.

참가인은 2007. 5. 1. 피고에게, '참가인이 근무하던 부서의 부서장이던 C이 참가인을 성희롱하였다는 사실을 2005. 6. 17. 원고에게 알렸음에도 원고는 이에 대해 합당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함은 물론 참가인을 7개월간 대기발령시켰으며, 2006. 1. IR 부서에 배치한 이후에도 적절한 업무를 부여하지 않는 등 인사상 불이익을 취하였다'는 이유로 C과 원고를 피진정인으로 한 진정을 제기했다.

다.

이에 피고는 2008. 9. 5. 원고 대표이사에게 직장 내 성희롱이 발생하지 않도록 직원대상 교육 및 예방을 철저히 할 것과 성희롱 사건 발생시 철저한 조사와 피해자보호조치 등이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이루어지도록 재발방지대책을 수립하여 시행할 것을 권고하였다(이하 '이 사건 권고'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법령

별지 관계법령 기재와 같다.

3.

본안전 항변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의 주장

이 사건 권고는 상대방에게 법 위반 상태를 인정하고 그 시정을 위해 자발적으로 노력할 것을 촉구하는 것에 불과하며 그 외에 달리 상대방에게 법적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 아니어서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

나.

판단

국가인권위원회법 제44조 제1항 제2호, 제2항, 제25조 제2항, 제3항에 의하면 피고는 진정을 조사한 결과 인권침해나 차별행위가 일어났다고 판단하는 때에는 피진정인등에게 법령 · 제도 · 정책 · 관행의 시정 또는 개선을 권고할 수 있고, 그러한 권고를 받은 피진정인 등은 권고사항을 존중하고 이행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하며, 그 권고내용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그 이유를 피고에게 문서로 설명하여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어, 권고를 받은 상대방에게 일정한 법률상의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권고는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므로, 피고의 본안전 항변은 이유 없다(이와 같이 처분성이 인정되므로 이하 이 사건 권고를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4.

이 사건 처분의 적법여부

가.

원고의 주장

①

C이 참가인을 성희롱한 사실이 없다.

②

참가인의 성희롱 사실 고지에 대하여 원고가 C, D의 진술만을 청취하고 조사를 종결한 것은 사실이나, 참가인이 적극적으로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상태에서 조사의 범위를 확대할 경우 오히려 참가인의 명예가 훼손될 우려가 있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의 조치가 부적정하다고 볼 것은 아니다.

③

참가인에 대하여 7개월간 부서배치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사실이나, 참가인이 원하는 서울 소재 다른 사업부로의 전보를 위해서는 사업부간 업무조율을 위해 어느 정도의 시간 소요가 불가피하였으며, 당시 원고는 사업 전반에 대한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어 다른 사업부에서 새로운 직원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를 원고가 참가인에 대하여 불이익한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볼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위와 다른 전제에서 이 사건 권고에 이르렀는바, 이는 위법하다.

나.

인정사실

(1)

참가인은 2003. 6. 25.부터 원고 영업본부 해외영업부서의 전자영업1팀에 근무했는데, 2004. 3.경 C이 해외영업부서의 부서장으로 부임했다. C은 부서장으로 부임한 이후 사무실 등에서 참가인의 머리카락이나 등, 어깨를 만졌고, 참가인은 직장동료 및 대학원의 친구들에게 이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말하곤 했다.

(2)

원고는 2005. 1.경부터 생산품목에 대한 구조조정을 실시했고, 그 과정에서 분사대상 제품으로 분류된 편향코일(DY), 고압변성기(FBT), 스피커 등의 생산설비 및 조직을 매각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B프로젝트팀'을 구성하였는데, C과 참가인이 2005. 1.경위 팀으로 배치되어 함께 근무하게 되었다.

(3)

참가인은 2005. 5. 30.부터 6. 4.까지 D 상무(분사되는 편향코일 담당회사 'E'의 대표이사를 맡을 예정이었음), C(B프로젝트팀 해체 후 'E'로 이직할 예정이었음)과 함께 헝가리, 슬로바키아, 독일로 출장을 갔는데, C은 2005. 6. 1. 원고의 헝가리 사업장에서 업무미팅을 마치고 나오던 중 참가인의 엉덩이를 손으로 툭 치면서 참가인의 귀에 대고 "상무님을 잘 모셔"라고 했다.

(4)

원고 영업본부 인사그룹 소속의 부장 F는 2005. 6. 30.로 예정된 B프로젝트 팀의 해체를 앞두고 팀원들의 부서재배치를 위해 개별면담을 실시했는데, 참가인은 2005. 6.17. F와 면담하는 과정에서 C의 성희롱 사실을 고지하며 서울에 있는 다른 사업부로의 인사희망 의사를 표시했다.

(5 이에 F가 2005. 6. 하순경 C과 D을 상대로 참가인에 대한 성희롱 사실여부를 조사했고, 당시 C과 D은 그와 같은 사실이 없었다며 이를 부인했으며, 이에 대해 F는 추가 조사를 하지 않은 채 성희롱 사실이 없다고 판단했다.

(6)

C은 2005. 6. 30. 퇴직하여 'E'로 이직했는데, 'E'의 임시사무실은 원고 수원 본사1번 건물 2층(당시 참가인 소속팀 사무실은 같은 건물에 있었다)에 있었다.

(7)

F는 성희롱 사실이 없었다고 판단하면서도, 다만 참가인에 대한 인사에 있어서 그 의사를 수용하여 배치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에 F는 2005. 7. 22. 원고 본 사 인사부서의 부장 G에게 'B라는 직원이 서울로 보내달라고 한다. C 부장으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한다. 면담을 한 번 해달라'고 요청했다(원고는 본사 및 10개의 사업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사업부별로 별도의 인사그룹이 존재하며, 사업부내 인사업무는 각 사업부 차원에서 이루어지나 사업부간의 인사업무는 본사 인사부서에서 한다).

(8)

G은 하기휴가기간 종료 다음날인 2005. 8. 3. 참가인을 불러 면담했는데, 당시 참가인은 성희롱의 구체적 경위에 대하여는 F에게 다 말했으며, 그 이야기만 하면 가슴이 울렁거린다면서 자세한 진술을 거부했다. G은 '회사는 성희롱 고지를 받으면 사실관계를 조사해 사실여부를 확인하고 경중에 따라 조치하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C은 이미 퇴직했고, 회사는 사법권이 없으므로 C을 처벌하고 싶다면 소송을 해라'라고 말했고, 참가인은 '소송할 생각이 없다, 서울에 있는 홍보그룹으로의 전보배치를 원한다'고 했으며, G이 그 외의 다른 희망부서도 알려달라고 하자 인사교육부서를 언급했다. (9) 위 면담 후 G이 홍보그룹, 본사 전략인사그룹 교육파트, 서울사무소 자금그룹 등에 참가인의 배치를 요청하였으나, 각 담당자들은 자리가 없다거나, 참가인에게 해당전문지식이 없다는 등의 사유로 이를 거절했다.

(10)

B프로젝트팀은 2005. 6. 30. 해체되었고, 참가인을 제외한 나머지 팀원 대부분에 대하여 2005. 9. 15.경 부서배치 등의 발령이 완료됨에 따라, 참가인은 영업인사팀 사무실로 자리를 옮긴 상태에서(정식 전보발령이 난 것은 아니었다), 업무를 배정받지 못한 채, 서울에 있는 연수소에서 교육을 받거나, 사무실에서 온라인 교육을 받으며 지냈다.

(11)

G은 2005. 10. 중순경 참가인에게 수원 사업장에 신설된 생산기술아카데미('E'가 있는 본사 건물로부터 약 80여 미터 떨어진 건물에 있는 교육부서)로의 이동을 제안하였으나 참가인은 이를 거절했다. 이에 G은 2005. 10. 28. 참가인을 다시 면담하였는데, 당시 참가인은 희망부서에 대한 의견을 진술하면서 '기본적으로 성희롱 피해가 발생한 수원에서 지역적으로 벗어난 서울지역 근무 희망을 전제로, 1차는 서울 소재 홍보팀, 2차는 그 외의 서울 사무소, 3차는 본부 인사, 교육, 연수 파트(수원 근무가 불가피한 경우)'라고 밝혔고, G은 2005년 말까지는 부서배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할 것이니그 때까지 교육을 받으며 기다리라고 말했다.

(12)

G은 2006. 1. 13. 참가인을 면담하면서 참가인이 서울사업장에 있는 본사 기획팀 산하 IR(Investor Relation)그룹에 배치될 것이라고 했고, 참가인은 2006. 1. 23. 발령을 받아 2006. 2. 1.부터 IR그룹에서 근무하게 되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내지 4, 26, 27, 29, 55, 56호증, 을 1, 2, 7, 11 내지13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증인 G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단

(1)

성희롱 사실이 있었는지 여부

참가인의 직장상사인 C이 사무실 등에서 참가인의 머리나 등, 어깨에 손을 대는 행위를 하고, 해외 출장시 엉덩이를 치며 상사를 잘 모시라고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는 참가인에게 성적 굴욕감과 혐오감을 주는 행위로서,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5호의 성희롱에 해당하므로, 성희롱 사실이 없었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2)

성희롱 사실 고지에 대한 원고의 조사가 적정했는지 여부

구 남녀고용평등과 일 · 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2005. 12. 30. 법률 제782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 한다) 제14조 제1항은 사업주에 대하여 직장 내 성희롱 발생이 확인된 경우 지체없이 행위자에 대하여 징계, 그밖에 이에 준하는 조치를 취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는바, 이에 비추어 보면 사업주에 대하여는 근로자가 성희롱 피해 사실을 주장할 경우 그 진위 여부에 대해 신속하고 정확하게 조사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F는 앞서 본 바와 같이 2005. 6. 17. 참가인으로부터 성희롱 사실을 고지받은 후 C과 D의 진술만 청취하고 성희롱 사실이 없었다고 판단하여 조사를 종결했고, G 역시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였다. C은 성희롱의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이고, D은 B프로젝트팀 해체 후 C과 함께 'E'에서 근무할 예정이었으므로 C이 가해자로 지목된 사건에 관해 객관적인 지위에서 진술할 것을 기대하기 어려운 사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피해자와 가해자의 진술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참가인과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던 근로자들 내지는 헝가리에서의 성희롱 발생시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의 진술을 통해 진위를 파악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아니한 채 성희롱 행위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조사를 종결한 것은 부적절하고도 매우 안이한 대처라고 보인다. 따라서 성희롱 사실 고지에 대한 원고의 조사가 적정했다는 주장은 이유 없다.

(3)

7개월간의 부서미배치 상태를 원고가 참가인에 대해 불이익을 준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인지 여부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는 사업주는 직장내 성희롱과 관련하여 피해주장이 제기되었을 때에는 그 주장을 제기한 근로자가 근무여건상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노력하여야 하고, 직장 내 성희롱과 관련하여 그 피해근로자에게 해고 그 밖의 불이익한 조치를 취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사업주로서는 성희롱 피해를 주장하는 사람에 대하여 적극적인 불이익 조치를 취해서는 안되는 것은 물론이며, 나아가 당해 근로자가 향후 그로 인해 후속 피해를 입지 않도록 적정한 근로여건을 조성하는 등의 보호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다. 특히 성희롱 사건에 있어서 가해자와 피해자를 신속히 분리하는 것은 가장 기초적인 조치이므로, 피해자가 그러한 취지에서 다른 사업장으로의전보를 요구할 경우 사업주는 가능한 한 신속히 그와 같은 조치가 이루어지도록 노력할 의무가 있다.

F는 참가인의 성희롱 사실 고지시로부터 1개월여가 경과한 2005. 7. 22.경에야 비로소 본사 인사부장인 G에게 참가인에 대한 인사배치를 요청했고, G은 최초면담시인 2005. 8. 3.로부터 2개월여가 지난 2005. 10. 중순경에야 참가인에게 생산교육부서로의 이동을 제안했으며(참가인이 이를 거절하면서 참가인의 대기상태가 장기화되었으나, 위생산교육부서의 사무실은 C이 근무하던 수원 본사 1번 건물과 매우 가까운 곳에 있어 참가인으로서는 이를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그 이후 참가인은 2006. 1.23.까지 부서배치 및 정식업무배정을 받지 못한 채 총 7개월을 보내게 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데, 원고가 이와 같이 장기간 참가인을 불안정한 지위에 방치한 것은 참가인에 대한 실질적인 불이익 조치로 봄이 상당하다.

F, G 등이 부서배치에 있어서 참가인의 의사를 존중하고자 했던 점, G이 최초 면담 직후 본사 홍보그룹, 본사 전략인사그룹 교육파트, 서울사무소 자금그룹 등의 3개 부서에 참가인의 배치 가능성을 구두로 타진했다가 거절당하는 등 당시 원고가 전반적인 구조조정의 과정에 있었으므로 사업부간의 인력 재배치에 어려움이 있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의 서울 소재 사업장 배치를 위한 대기기간이 길어진 것을 두고 원고가 의도적으로 불이익 조치를 행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그러나 이 사건에 있어서 진정인이 서울 소재 사업장으로의 전보를 요청한 주된 동기가 성희롱 가해자의 근무처와 인접한 수원사업장을 벗어나고자 하는 것이었으므로, 원고로서는 성희롱 피해자의 보호 측면에서 이를 통상의 인사희망에 따른 인력배치의 경우와는 달리 취급하였어야 하는 것임에도 그렇게 하지 않음으로 인해 참가인의 대기기간이 장 기화된 측면이 있다. 이에 관한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3.

결 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이진만(재판장) 이은상 백주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