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 사용자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며, 그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 할 수 없고,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는 전보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보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 교량하고 근로자 측과의 협의 등 그 전보처분 등의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이 사건 전보는 원고가 코엑스점 영업지원팀에서 함께 근무하던 다른 직원들과 업무적 마찰을 빚은 데서 발단된 것으로, 참가인이 관련자들의 진술을 청취한 후 회사 내부의 직장질서의 유지 및 직원간 인화 차원에서 원고를 다른 매장으로 전보함이 바람직하겠다는 판단 하에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정 및 인사규정에 따라 실시한 정당한 인사권 범위 내의 명령으로서 그 업무상 필요성을 인정할 수 있고, 이 사건 전보 전후로 원고의 직위에 차이가 없고, 업무 내용도 크게 달라진 것이 아니며, 급여는 수당에 있어 일부 차이가 있을 뿐이고, 생활근거지인 서울 노원구 상계동 소재 주소지로부터의 출퇴근도 별다른 차이가 없는 등 이 사건 전보에 따른 원고의 생활상 불이익도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이며, 앞서 살핀 이 사건 전보를 하게 된 경위와 필요성,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정 및 인사규정상 전보를 함에 있어 대상자와 협의하도록 하는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점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볼 때, 참가인이 원고에게 사전 예고 및 협의 없이 원고의 휴무일에 이 사건 전보를 한 것이 곧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난다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참가인은 1988.4.29. 설립되어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종합무역센타 내 지하에 본점(이하 ‘코엑스점’이라 한다)과 서울의 다른 지역에 9개 매장을 두고 상시근로자 258명을 고용하여 도서출판 및 도소매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05.2.28. 참가인 회사에 입사하여 코엑스점 영업지원팀(통합서비스 업무 담당)에서 근무하던 사람이다.
참가인은 코엑스점 영업지원팀에서 원고와 함께 근무하던 다른 직원인 김×경이 사직한 데 이어 그 다음날 이혜정이 원고와의 업무적 마찰을 이유로 사직을 신청하는 등 팀원간 불협화음이 있는 것으로 보이자 관련자들의 진술을 청취한 후 직장질서의 유지 및 직원간 인화 차원에서 원고를 다른 매장으로 전보하기로 하고, 2007.7.20. 회사 내 공지사항을 통해(마침 2007.7.20.은 원고의 휴무일이어서 참가인은 그 날 직원인 박×애를 통해 전화로 개별 통지도 해주었다) 2007.7.23.자로 원고를 참가인 운영의 서울 강동구 천호동 소재 ○○백화점 내 천호출장소(이하 ‘천호점’이라 한다)로 전보(이하 ‘이 사건 전보’라 한다)하였다.
원고는 2007.7.23.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2007부해920호로 이 사건 전보가 부당하다며 부당전보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07.9.6.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
이에 원고가 2007.10.12. 중앙노동위원회에 2007부해820호로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08.1.2.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하였다.
한편, 원고는 이 사건 전보에 따라 직위 및 고정급여의 변동 없이(영업시간의 차이에 따른 수당에 차이는 있다) 천호점에서 도서 판매 업무를 하다가 천호점이 2007.10.14.경 폐점됨에 따라 다시 코엑스점으로 사실상 전보되어 물류인수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인정근거 : 갑 1, 2호증, 을가 1, 2호증, 을나 1호증, 을나 2호증의 1 내지 9의 각기재, 증인 김유정, 황하영, 박재관의 각 일부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피고의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전보 이후 다시 코엑스점으로 사실상 전보되어 근무하고 있는 이상 이 사건 전보는 사실상 소멸하여 존재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다고 항변한다. 그러나 천호점에서 코엑스점으로의 사실상 전보는 이 사건 전보와는 내용을 달리하는 별개의 전보로서 그에 따라 이 사건 전보가 소멸한다 할 수 없고, 위 1.항에 나타난 이 사건 전보 전후의 원고의 근무부서 및 업무내용 등에 비추어 이 사건 전보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피고의 항변은 이유 없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전보는 원고를 모함하는 다른 직원들의 말만 믿고 원고의 휴무일에 사전에 예고 및 협의도 없이 폐점이 계획된 천호점으로 징계 성격의 전보를 한 것으로, 헌법 제15조 및 근로기준법 제1조의 본래 취지에 위반되고 취업규정 제39조 및 인사규정 제13조에도 배치되는 직권남용의 인사명령이다. 또한 이 사건 전보는 사실상 파견근무에 해당하므로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4조제2항에 따라 참가인은 원고에게 미리 그 취지를 알려주고 원고의 동의를 얻어야 함에도 이러한 절차를 이행하지 않은 위법이 있다.
관계 법령
취업규정
제39조(이동) ① 회사는 업무사정으로 배치전환, 전근 또는 파견을 명할 수 있다.
①항의 규정에 의거 회사가 명한 때에는 발령일로부터 1일 이내에 부임하여야 한다. 단 특히 부임기일을 지정한 경우 또는 부득이한 사유가 있어 회사의 허가를 받은 때에는 그러 하지 아니하다.
인사규정
제13조(전보) 전보는 각자의 능력을 유효하게 활용할 수 있게 함과 동시에 그 결과가 회사 전체에 이익을 가져올 수 있도록 하되 동일보직에서 2년 이상 근무함을 원칙으로 한다.
판단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 사용자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며, 그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 할 수 없고,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는 전보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보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 교량하고 근로자 측과의 협의 등 그 전보처분 등의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4.11. 선고 99두2963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 및 위 1.항의 사실관계를 종합하여 보건대, 이 사건 전보는 원고가 코엑스점 영업지원팀에서 함께 근무하던 다른 직원들과 업무적 마찰을 빚은 데서 발단된 것으로, 참가인이 관련자들의 진술을 청취한 후 회사 내부의 직장질서의 유지 및 직원간 인화 차원에서 원고를 다른 매장으로 전보함이 바람직하겠다는 판단 하에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정 및 인사규정에 따라 실시한 정당한 인사권 범위 내의 명령으로서 그 업무상 필요성을 인정할 수 있고(참가인이 이 사건 전보를 함에 있어 참고한 관련자들의 진술이 원고를 모함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 사건 전보 전후로 원고의 직위에 차이가 없고, 업무 내용도 크게 달라진 것이 아니며, 급여는 수당에 있어 일부 차이가 있을 뿐이고, 생활근거지인 서울 노원구 상계동 소재 주소지로부터의 출퇴근도 별다른 차이가 없는 등 이 사건 전보에 따른 원고의 생활상 불이익도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이며, 앞서 살핀 이 사건 전보를 하게 된 경위와 필요성,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정 및 인사규정상 전보를 함에 있어 대상자와 협의하도록 하는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점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볼 때, 참가인이 원고에게 사전 예고 및 협의 없이 원고의 휴무일에 이 사건 전보를 한 것이 곧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난다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의 원고의 주장들은 모두 이유 없다. 또한 이 사건 전보가 사실상 파견근무에 해당한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보건대, 갑8호증의 1, 2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유 없다(오히려 이 법원의 서울지방노동청 강남지청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등에 비추어 볼 때 파견근로에 해당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재판장 판사 이내주
판사 김정중
판사 조희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