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취업규칙의 작성ㆍ변경에 관한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사용자는 그 의사에 따라 취업규칙을 작성ㆍ변경할 수 있고, 취업규칙에 당연퇴직사유를 정한 것이 사회통념상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규정의 취지는 존중되어야 한다. 또한, 취업규칙에 당연퇴직사유를 정하였다 하더라도 그에 기한 당연퇴직처리는 해고의 일종으로서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해고의 정당한 이유를 갖추어야 한다고 해석되는 이상 당연퇴직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근로자의 담당업무나 지위, 범죄의 내용, 구속 여부, 당해 범죄행위로 인하여 사용자에게 미친 영향 등의 사항이 충분히 고려될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비록 이 사건 당연퇴직규정이 엄격한 도덕성이 요구되는 공무원에 대한 것과 동일한 정도의 당연퇴직사유이기는 하나, 그와 같은 당연퇴직사유를 규정한다 하여 사회통념상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할 수는 없으므로, 이 사건 당연퇴직규정이 취업규칙의 설정과 관련하여 사용자에게 부여된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여 무효라고 할 수는 없다.
사용자가 어떤 사유의 발생을 당연퇴직사유로 규정하고 그 절차를 통상의 해고나 징계해고와 달리 한 경우에 그 당연퇴직사유가 근로자의 사망이나 정년, 근로계약기간의 만료 등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로 보여지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에 따른 당연퇴직처분은 근로기준법 제27조 소정의 제한을 받는 해고라고 할 것이므로, 사용자가 취업규칙 등에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 이외의 당연퇴직사유를 규정하는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해고사유를 규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라 할 것인데, 이 사건 당연퇴직규정에서 정한 사유인 ‘형사사건으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때’는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참가인 회사의 단체협약에서 정한 해고사유 이외에 근로자를 그 의사에 반하여 면직할 수 있는 사유를 새로이 규정하는 것이어서 단체협약에 위배되어 무효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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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정법원
제 13 부
판 결
사 건 2009구합10567 부당해고및부당노동행위구제재심판정취소
원 고
피 고
보조참가인
변 론 종 결 2009.6.30.
판 결 선 고 2009.7.23.
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09.2.18.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2008부해957, 2008부노241호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구제 재심신청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 중 부당해고구제 부분에 관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이를 2분하여 그 중 1은 원고가 부담하고, 나머지 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그 나머지 부분은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제1, 2, 4호증, 을제3호증의 1 내지 3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참가인 회사는 1987.2.1. 설립되어 상시근로자 38여 명을 고용하여 광산물 가공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2008.6.4. 그 상호를 주식회사 ○○산업에서 현재와 같이 변경하였다).
원고는 1997.10.3. 참가인 회사에 입사하여 근무하던 중, 2007.7.경 업무방해죄로 구속 기소되어(2007.9.12.경 보석으로 석방되었다) 2007.12.21. 광주지방법원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원고의 항소, 상고가 모두 기각되어 위 판결은 2008.7.10. 확정되었다.
참가인은 위 판결이 확정되자 원고에 대한 위와 같은 집행유예 판결의 확정이 참가인 회사 취업규칙 제45조 제4호에서 정한 당연퇴직사유(이하 ‘이 사건 당연퇴직규정’이라 한다)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2008.9.25.자로 원고를 당연퇴직 처리하고(이하 ‘이 사건 당연퇴직처분’이라 한다), 원고에게 이를 통보하였다.
원고는 2008.10.16.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당연퇴직처분은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2008부해400, 2008부노65호로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08.12.10. 이 사건 당연퇴직처분이 정당하다고 보아 원고의 구제신청을 모두 기각하였고, 이에 원고가 중앙노동위원회에 2008부해957, 2008부노241호로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도 2009.2.18. 같은 취지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가. 원고의 주장
부당해고에 관하여
취업규칙은 사용자에 의하여 일방적으로 작성된다는 점에서 근로관계의 주된 내용이 사용자 일방에게만 유리하게 결정되고 근로자는 그에 따를 수밖에 없는 위험성이 상존하므로, 취업규칙을 작성할 수 있는 사용자의 재량권에도 합리적 제한이 필요하다 할 것이고 그 재량권의 남용이 있다면 그 취업규칙 규정은 무효라 할 것인데, 사기업인 참가인 회사가 그 직원에게 상당한 정도의 도덕성을 요구하는 이 사건 당연퇴직규정은 무효이다.
단체협약 제28조는 단체협약 제26조 소정의 징계사유에 해당하여 권고해직, 징계면직 하는 경우 외에는 이 규정에 의해서만 해고할 수 있도록 해고사유를 제한함으로써, 취업규칙에서는 그 이외에 해고사유를 규정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음에도 참가인 회사가 취업규칙에 해고의 성격을 가진 이 사건 당연퇴직규정을 규정한 것은 단체협약 제2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다.
원고는 실형을 선고받아 근로를 제공할 수 없었던 것이 아닌 점, 원고는 참가인 회사로부터 2007.3.8. 징계면직 당하여 근로제공의무가 없던 시점에 생긴 사유로 인하여 집행유예 확정판결을 받은 점, 위 징계면직은 판결을 통하여 부당해고임이 인정된 점, 원고는 쟁의행위를 선동한 일이 없을 뿐만 아니라 참가인 회사에서도 쟁의행위가 없었던 점, 원고가 집행유예 확정판결을 받았다 하여 참가인 회사의 명예가 실추 되었다고 볼 수도 없는 점 등에 비추어 원고가 집행유예 확정판결을 받았다 하여 원고와 참가인 회사 사이의 신뢰관계가 훼손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당연퇴직처분은 ‘정당한 이유‘가 없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부당노동행위에 관하여
참가인 회사는 원고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원고의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부당하게 해고하거나 불이익취급을 하여 왔고 이 사건 당연퇴직처분 역시 원고가 노동조합 업무를 위한 활동을 한 것을 이유로 불이익취급을 한 것으로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관계규정 <생 략>
판단
부당해고 부분
취업규칙상 당연퇴직 사유 설정의 재량권 남용 여부
취업규칙의 작성ㆍ변경에 관한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사용자는 그 의사에 따라 취업규칙을 작성ㆍ변경할 수 있고(대법원 2005.11.25. 선고 2003두8210 판결), 취업규칙에 당연퇴직사유를 정한 것이 사회통념상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규정의 취지는 존중되어야 한다(대법원 2005.6.10. 선고 2004두10548 판결 참조).
또한, 취업규칙에 당연퇴직사유를 정하였다 하더라도 그에 기한 당연퇴직처리는 해고의 일종으로서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해고의 정당한 이유를 갖추어야 한다고 해석되는 이상 당연퇴직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근로자의 담당업무나 지위, 범죄의 내용, 구속 여부, 당해 범죄행위로 인하여 사용자에게 미친 영향 등의 사항이 충분히 고려될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비록 이 사건 당연퇴직규정이 엄격한 도덕성이 요구되는 공무원에 대한 것과 동일한 정도의 당연퇴직사유이기는 하나, 그와 같은 당연퇴직사유를 규정한다 하여 사회통념상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할 수는 없으므로, 이 사건 당연퇴직규정이 취업규칙의 설정과 관련하여 사용자에게 부여된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여 무효라고 할 수는 없다.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단체협약상 해고사유제한 위배 여부
참가인 회사의 단체협약(갑제5호증) 제26조는 ‘회사는 조합원에 대한 징계 시 단체협약으로 명시된 징계사유로만 징계할 수 있으며 징계위원회는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자만 징계할 수 있다’ 규정하면서 각 호로써 징계사유를 구체적으로 열거하고, 제27조는 징계종류로 권고해직, 징계면직 등을 규정하고 있으며, 단체협약 제28조는 다음 각 호에 정한 사유에 해당할 때에만 해고할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 제1호 ‘무단결근 10일 이상이거나 회사에 근무할 의사가 없는 자’, 제2호 ‘부당노동행위, 조합과 조합원 및 비조합원에게 불이익 행위를 할 때’를 각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참가인 회사 단체협약 규정은 제28조 제1, 2호의 해고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와 제26조 각호의 징계사유에 해당함으로써 권고해직 내지 징계면직의 징계처분을 받는 경우만으로 그 해고사유를 제한하는 취지임이 분명하므로, 참가인 회사는 취업규칙으로 단체협약 소정의 해고사유와는 다른 새로운 해고사유를 규정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사용자가 어떤 사유의 발생을 당연퇴직사유로 규정하고 그 절차를 통상의 해고나 징계해고와 달리 한 경우에 그 당연퇴직사유가 근로자의 사망이나 정년, 근로계약기간의 만료 등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로 보여지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에 따른 당연퇴직처분은 근로기준법 제27조 소정의 제한을 받는 해고라고 할 것이므로, 사용자가 취업규칙 등에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 이외의 당연퇴직사유를 규정하는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해고사유를 규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라 할 것인데, 이 사건 당연퇴직규정에서 정한 사유인 ‘형사사건으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때’는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참가인 회사의 단체협약에서 정한 해고사유 이외에 근로자를 그 의사에 반하여 면직할 수 있는 사유를 새로이 규정하는 것이어서 단체협약 제27조 내지 제28조 위배되어 무효라 할 것이다.
소결
따라서 무효인 이 사건 당연퇴직규정에 기한 이 사건 당연퇴직처분은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해고로서 무효라 할 것임에도,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 중 부당해고 부분에 대한 판정은 원고의 나머지 주장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 볼 것 없이 위법하다.
부당노동행위 부분
살피건대, 참가인 회사는 이 사건 당연퇴직규정을 문언 그대로 적용함으로써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당연퇴직처분을 한 것이고, 이 사건 당연퇴직규정이 단체협약에 위배되어 무효임이 객관적으로 다툼의 대상이 되지 않을 정도로 명백하게 보이지 않는 이상, 참가인 회사가 위 당연퇴직 규정이 무효임을 인식한 상태에서 이 사건 당연퇴직처분을 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고, 그밖에 달리 참가인 회사가 원고의 일련의 노동조합활동을 혐오한 나머지 이를 보복하기 위하여 이 사건 당연퇴직규정을 표면적으로 내세워 원고에게 당연퇴직처분을 하였다고 볼만한 증거 또한 없으므로, 이 사건 당연퇴직처분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 중 부당노동행위 부분에 대한 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부당해고 부분에 한하여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부분은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정형식
판사 이예슬
판사 허이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