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사직의 의사표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근로계약을 종료시키는 취지의 해약고지로 볼 것인바, 이와 같은 경우 사직의 의사표시가 사용자에게 도달한 이상 근로자로서는 사용자의 동의 없이는 비록 민법 제660조 제3항 소정의 기간이 경과하기 전이라 하여도 사직의 의사표시를 철회할 수 없다. 또한, 사직의 의사표시가 근로계약관계 해지의 청약을 의미하는 경우, 그에 대한 사용자의 승낙의사가 형성되어 그 승낙의 의사표시가 근로자에게 도달하기 이전에는 그 의사표시를 철회할 수 있다고 할 것이나, 다만 근로자의 사직 의사표시 철회가 사용자에게 예측할 수 없는 손해를 주는 등 신의칙에 반한다고 인정되는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철회가 허용되지 않는다.
이 사건 사직서의 기재내용, 사직서 작성ㆍ제출의 동기 및 경위, 사직 의사표시 철회의 동기 기타 제반 사정을 참작하면,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사직의 의사표시는 당해 근로계약을 종료시키는 취지의 해약의 고지로서 이와 같은 사직의 의사표시가 참가인에게 도달한 이상 이를 철회할 수 없다고 할 것이고, 설령 원고의 사직의 의사표시가 근로계약관계 해지의 청약을 표시한 것이라 하더라도, 원고가 소속 계장에 대한 관리ㆍ감독 소홀에 대하여 책임을 지고 사직을 한 후 사직을 전제로 참가인 조합에 대하여 사직 수리를 연장해 오면서 구직활동에 전념하고 참가인 조합의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고, 참가인의 군납계약이 결국 해지되는 등 이 사건과 관련된 제반 사정을 모두 종합하면, 원고의 사직의 의사표시 철회는 금반언의 원칙 등 신의칙에 반한다고 할 것이다.
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당사자의 지위
참가인은 위 주소지<생략>에서 상시근로자 40여 명을 고용하여 금융업 등을 하는 사용자이다.
원고는 2007.10.16.부터 참가인의 구매, 군납운송, 지도생축 및 기술지도사업 등의 지도ㆍ경제과 업무를 총괄하는 상무로 근무하던 근로자이다.
근로관계 종료의 경위
참가인의 지도ㆍ경제과 소속 계장 전×권은 2007.5.17.부터 ○○○계육영농조합(이하 ‘소외 조합’이라 한다)으로부터 군납용 닭고기를 납품받아 제1군수지원사령부에 납품하여 오던 중, 2007.5. 말경 소외 조합에 부도가 발생하여 군납용 닭고기 물량이 부족하게 되자, 제1군수지원사령부와 사이의 물품구매계약 특수조건을 위반하여 속칭 ‘매취(직접 농가에서 생육한 닭을 납품하기로 한 군납계약을 위반하여 시중에서 구입한 닭을 도계ㆍ가공하여 납품하는 것)’로 군납용 닭고기를 납품하는 것을 용인하는 대가로 소외 조합의 직원 및 소외 조합의 조합원으로부터 일정한 금원을 수수하고 위와 같은 닭고기를 제1군수지원사령부에 납품하였다. 제1군수지원사령부는 2008.1.28. 참가인을 통하여 납품받은 닭고기가 정상적인 생산ㆍ유통과정을 통하여 납품되지 않은 사실을 발견하고, 2008.2.12. 농업협동조합 중앙회에 이러한 사실을 알리고 계육납품 대체조합을 선정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그 무렵 참가인에 대하여 납품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였다(이하 이를 ‘이 사건 군납사건’이라 한다).
이 사건 군납사건이 발생한 직후, 원고는 참가인의 이사들로부터 관리대장에 서명을 하지 않는 등 군납 물품관리 및 감독 업무를 소홀하였다는 지적받고, 2008.2.18.경 참가인의 전무인 함×근과 참가인의 조합장인 전×복에게 차례로 사직의 의사를 표시한 다음, 2008.2.20. 참가인의 조합장인 전×복에게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하여 사직한다.”라는 내용의 사직서를 제출하였다.
참가인은 원고의 타 조합으로의 구직활동을 위하여 원고의 사직을 연기하여 주고, 2007.2.27. 참가인의 2007.3.1.부터의 사무분담을 정함에 있어 원고의 사직을 전제로 원고에게 아무런 사무를 부여하지 않았고, 원고도 참가인의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다. 그러나 원고가 계속하여 취직을 하지 못하고 사직을 연기하여 달라고 요구를 하다가, 2007.3.10. 사직의 의사를 철회하고 사직서의 반환을 요구하자, 참가인은 이를 거절하고, 참가인의 조합장인 전×복이 2008.4.1. 원고와 함께 ○○축산업협동조합의 조합장과의 만남에 동행하기도 하였으나, 원고의 구직이 여의치 않자, 참가인은 2008.4.7.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종료하였다. 한편, 군납계약은 2008.8.31.자 해지통보에 의하여 2008.9.19. 자로 해지되었다.
초심판정과 재심판정
강원지방노동위원회의 2008.8.26.자 2008부해138 초심판정
초심판정은, 원고의 사직서 제출이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기한 것이고, 또한 피고가 사직의 청약에 대한 승낙을 하기 전에 철회하였다는 이유로,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를 부당해고로 보아, 원고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의 2008.11.18.자 2008부해696 재심판정
재심판정은, 원고의 사직서 제출이 진의 아닌 의사표시로 볼 수 없고, 또한 원고의 사직의 의사표시는 일방적인 해지의 통고로서 참가인에게 도달한 이상 이를 철회할 수 없다는 이유로,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2, 6, 7, 9, 11 내지 15호증, 을 1 내지 4, 7, 14, 15, 18호증(이상 가지번호 포함), 증인 김×현, 김×길, 변론 전체의 취지.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는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는 원고의 사직원 제출을 근거로 이루어진 것인바, 원고의 사직의 의사표시는 진의 아닌 의사표시이거나 통정허위표시에 해당하여 무효다.
가사 원고의 사직의 의사표시가 유효하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참가인으로부터 원고의 사직의 의사표시에 대한 승낙의 의사표시를 받기 전에 이를 철회하였으므로, 원고의 사직의 의사표시는 그 효력을 상실하였다.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는 원고가 전×권의 비위사실과 아무런 관련이 없고, 원고가 참가인에게 사직서의 반환을 수차례 요청하였음에도 이루어진 것으로, 과잉금지의 원칙에 반한다.
판단
사직의 의사표시의 무효 여부
갑 8호증, 을 4, 16호증의 각 기재 및 증인 김×현, 김×길의 각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참가인의 지도ㆍ경제과 총괄업무를 담당하는 상무로서, 같은 과 소속 직원의 업무에 관하여 지도ㆍ감독하고, 위 지도ㆍ경제과의 업무를 총괄할 지위에 있는 사실이 인정되는바,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전×권에 대하여 적절한 지도ㆍ감독을 함으로써 군납계약에 관한 업무를 적정하게 이끌어갈 업무상 책임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가 소속 계장 전×권에 대하여 군납업무에 관한 사항에 관하여 사전에 철저한 보고를 요구하거나 적정한 관리ㆍ감독을 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하지 않아 발생한 이 사건 군납사건에 관하여 원고의 관리ㆍ감독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다. 이러한 사정에, 앞서 처분의 경위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참가인의 이사진으로부터 재고관리업무에 대한 관리ㆍ감독업무를 소홀히 한 것을 지적받고 자진하여 참가인의 전무 및 조합장에 대하여 사직의사를 밝히고 그 무렵 사직서를 제출한 점을 고려하면, 갑 10, 13호증의 각 기재와 증인 김×현의 증언만으로 원고가 사직의 의사가 없음에도 참가인의 조합장의 강요, 기망 등에 의하여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ㆍ제출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사직의사표시가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거나 통정허위표시에 해당한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사직의 의사표시 철회 여부
사직의 의사표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근로계약을 종료시키는 취지의 해약고지로 볼 것인바, 이와 같은 경우 사직의 의사표시가 사용자에게 도달한 이상 근로자로서는 사용자의 동의 없이는 비록 민법 제660조 제3항 소정의 기간이 경과하기 전이라 하여도 사직의 의사표시를 철회할 수 없다. 또한, 사직의 의사표시가 근로계약관계 해지의 청약을 의미하는 경우, 그에 대한 사용자의 승낙의사가 형성되어 그 승낙의 의사표시가 근로자에게 도달하기 이전에는 그 의사표시를 철회할 수 있다고 할 것이나, 다만 근로자의 사직 의사표시 철회가 사용자에게 예측할 수 없는 손해를 주는 등 신의칙에 반한다고 인정되는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철회가 허용되지 않는다(대법원 2000.9.5. 선고 99두8657 판결).
아래와 같은, 사직서의 기재내용, 사직서 작성ㆍ제출의 동기 및 경위, 사직 의사표시 철회의 동기 기타 제반 사정을 참작하면,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사직의 의사표시는 당해 근로계약을 종료시키는 취지의 해약의 고지로서 이와 같은 사직의 의사표시가 참가인에게 도달한 이상 이를 철회할 수 없다고 할 것이고, 설령 원고의 사직의 의사표시가 근로계약관계 해지의 청약을 표시한 것이라 하더라도, 아래와 같은 사정에, 원고가 소속 계장에 대한 관리ㆍ감독 소홀에 대하여 책임을 지고 사직을 한 후 사직을 전제로 참가인 조합에 대하여 사직 수리를 연장해 오면서 구직활동에 전념하고 참가인 조합의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고, 참가인의 군납계약이 결국 해지되는 등 이 사건과 관련된 제반 사정을 모두 종합하면, 원고의 사직의 의사표시 철회는 금반언의 원칙 등 신의칙에 반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부분에 관한 원고의 주장도 이유 없다.
원고가 참가인의 이사들로부터 질타를 받은 후 자진하여 참가인의 전무 및 조합장에 대하여 구두로 사직의 의사를 표시한 다음 조합장에게 스스로 사직서를 제출하였다.
참가인으로서도 원고의 사직을 전제로 원고에 대하여 아무런 사무를 부여하지 않았고, 그 후 원고도 참가인의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다.
원고가 참가인에 대하여 사직서의 반환을 요구하였으나 참가인은 원고의 이러한 요구를 거절하였고, 원고가 사직의 의사표시를 철회한 것은 참가인의 배려로 인하여 하던 구직활동이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원고는 참가인에 대하여 사직의 철회를 요구하였으나, 참가인으로부터 거절을 당한 이후 다시 사직할 것을 전제로 참가인의 조합장과 함께 ○○축산업협동조합의 조합장을 만나 구직활동을 하였다.
참가인이 원고가 사직서를 제출한 날로부터 약 50일이 경과하여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종료하였으나, 이는 참가인이 원고의 사직에 대한 수락 여부를 결정하기 위하여 사직을 연기한 것이 아니라, 참가인이 원고에게 구직활동기간을 보장하기 위하여 특별히 배려하여 준 것이다.
과잉금지의 원칙 위반 여부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스스로 참가인에 대하여 사직의 의사를 표시하고 사직한 이상, 참가인이 이를 이유로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종료한 것이 과잉금지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부분에 관한 원고의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를 기각한다.
재판장 판사 이내주
판사 김정중
판사 조희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