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09. 10. 29.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2009부해773, 792 병합 부당해고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피고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당사자들의 지위
회생회사 주식회사 B(이하 'B'이라고만 한다)은 1991. 4. 4. 설립되어 상시근로자 200여명을 고용하여 건설업을 영위하던 회사이고, 원고는 2008. 1. 2. B에 입사하여 인사총무팀장(이사대우급)으로 근무하던 사람이다.
사직서 제출
원고는 2009. 4. 24. B에게 사직서(이하 '이 사건 사직서'라 한다)를 제출하였고, B은 2009. 4. 30. 이를 수리하였다.
구제신청
원고는 B이 이 사건 사직서를 수리한 행위는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면서 2009. 6. 19.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경기2009부해663, 734 병합)을 하였는데,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는 원고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2009. 7. 21. 위 구제신청을 각하하였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09. 9. 1.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2009부해773, 792 병합)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도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2009. 10. 29. 위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1,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여부
원고의 주장
원고는 B에서 근무할 당시 독자적인 결재권이 없이 대표이사 내지 경영지원본부장의 지시를 받아 업무를 처리하였던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원고는 B이 회사정리절차개시결정을 받은 후 B의 관리인 C의 '원고와 같이 이사대우 직급인 직원들의 월급을 삭감하고 그 직급을 부장으로 강등할 뿐 다른 불이익은 없을 것이고, 법원에 구조조정의 노력을 보여주기 위한 차원에서 사직서를 제출하여 달라'는 취지의 말을 믿고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한 것뿐이다. B은 원고가 당초 사직의 의사가 없음에도 B의 요구에 응하여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한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수리하였는바, 이는 B에 대한 구조조정과정에서 발생한 사실상의 해고에 해당하고, 그 해고에 정당한 사유도 없다.
인정사실
B의 지배구조 등
B 주식은 모두 원고가 B에 입사할 당시 대표이사였던 D가 보유하고 있었다.
원고는 위 D의 권유로 B에 입사하였다. 그런데, B의 정관 제24조 제1항에 의하면 이사는 주주총회에서 선임하도록 되어 있으나, 원고는 입사 당시 주주총회의 선임결의를 거치지 않았다.
B의 직제규정 및 업무분장 제5조에서는 '직원'을 간부사원(이사대우, 부장, 차장, 과장), 일반사원, 기능직사원으로 구분하고 있다.
연봉계약서의 작성
원고는 B에 입사한 달인 2008. 1.경 B과 사이에 원고의 직위를 '이사', 연봉총액을 9,000만원으로 하되 이를 12달로 분할하여 매월 25일 지급하는 것으로 하는 연봉계약서(갑2호증의 1, 2)를 작성하였는데, 위 연봉계약서에는 퇴직금에 대한 조항이 없다.
이와 달리 경영지원본부장 E 상무, 건축사업본부장 F 상무, 해외사업팀장 G 이사대우, 자금팀장 H 이사대우가 B과 사이에 작성한 연봉계약서에는 퇴직금중 간정산액이 기재되어 있다.
지배인 및 이사로의 등재
원고는 2008. 1. 25. B의 법인등기부상에 지배인으로 등재되었는데, 종전에 지배인으로 등재되어 있던 사람은 전임 인사총무팀장 I이었다.
원고는 2009. 2. 6. B의 법인등기부상에 사내이사로 등재되었으나, 사내이사로의 등재 전·후로 업무내용 및 급여에 변함이 없었다. 한편, 원고의 상사인 E, F나 같은 직급의 G, H은 법인등기부상 사내이사로 등재된 적이 없다.
근무형태
원고는 인사총무팀장으로 근무하는 기간 동안 독자적인 판단 하에 업무를 추진하는 경우는 없었고, D나 E으로부터 지시를 받아 업무를 처리하였다.
회생절차
B은 2009. 3. 3. 수원지방법원에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의한 채무자 회생절차 개시신청(위 법원 2009회합19)을 하였고, 위 법원은 2009. 4. 16. 회생절차개시결정을 함과 아울러 C을 B의 관리인으로 선임하였다.
수원지방법원은 2010. 4. 7. 회생계획인가결정을 하였고, C이 같은 날 B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였다
사직서제출의 경위
C은 2009. 4. 22.경 원고 등 '이사대우'급 직원을 포함하여 B의 임원 모두에게 사직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하면서 이사대우직급의 직원에 대하여는 연봉을 삭감하고, 직급을 부장으로 강등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다른 불이익이 없을 것이라고 말하였으나, 원고 등 이사대우직급 직원은 모두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C은 2009. 4. 24. 원고 등 이사대우직급 직원에게 다시 사직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하였고, 원고는 같은 날 B에 사직서를 제출하였다.
C은 그 무렵 수원지방법원에 '회사의 조속한 조직쇄신 및 안정을 위하여 폐사 임원 6명(기술지원본부장 J 전무, 경영지원본부장 E 상무, 건축사업본부장 F 상무, 해외사업팀장 G 이사대우, 인사총무팀장 A 이사대우, 자금팀장 H 이사대우)이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여 2009. 4. 30.자로 사임처리하였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제출하였다.
재채용 및 신규채용
B은 2009. 5. 1. 원고와 같이 사직서를 제출한 전무 J을 기술지원본부장으로, F를 건축사업본부장으로 각 재채용하고, K을 관리본부장 상무이사로, L을 총무부장으로 신규채용하였다.
업무인수인계서의 작성경위
원고는 B로부터 2009. 4.분 급여를 지급받지 못하자 이를 B에 요구하였고, B은 인수인계서를 작성하여 주면 급여를 주겠다고 하였다. 이에 원고는 2009. 5. 8. 인수인계서(을6호증)을 작성하여 주었다.
다툼 없는 사실, 갑1호증, 갑2호증 1, 2, 갑3호증, 갑4호증의 1~5, 갑6, 7, 9호증, 을1, 2, 3호증의 각 1, 2, 을6, 8호증의 각 기재, 증인 E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지 여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계약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이든 또는 도급계약이든 그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 스스로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원자재·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갖고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경제·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6. 7. 30. 선고 96도732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위 인정사실과 변론과정에서 나타난 제반사정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가 B과 사이에 작성한 연봉계약서상에는 원고의 직위가 '이사'로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실제로 원고는 '이사대우'의 직위인 인사총무팀장으로 근무하였고, 인사총무팀장은 B의 직제규정 및 업무분장상 임원이 아닌 직원에 해당하는 점, ② 원고는 인사총무팀장으로 근무하면서 독자적인 권한을 가지고 업무를 수행한 것이 아니라 대표이사 내지 경영지원본부장의 지시를 받아 업무를 수행한 점, ③ 원고는 B로부터 고정적인 급여를 받아 왔고, 고용보험에도 가입되어 있는 점(B은 모든 임·직원에 대하여 고용보험에 가입하고 보험료를 납입하여 왔다), ④ 원고와 B과 사이에 작성된 연봉계약서상에 퇴직금중간정산에 관한 조항이 없는 것은 근로기준법 등 관계법령에서 정한 법정퇴직금의 지급방법에 따라 퇴직금을 지급받기로 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⑤ 원고가 사내이사로 등재된 후에도 업무내용 및 급여에 변화가 없었던 점, ⑥ B의 주식은 대표이사인 D가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D 1인 회사에 불과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고, 원고가 D와 친분관계가 있어 그의 권유로 B에 입사하였다거나, 원고가 B의 지배인 또는 사내이사로 등재되었으며, 원고가 노사협의회에 사용자측으로 참석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위 인정을 뒤집기에 부족하고 달리 반증이 없다.
이 사건 사직서의 제출 및 수리행위가 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
사용자가 근로자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고 이를 수리하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다고 하더라도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제출하게 한 경우는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표시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근로자의 의사표시가 비진의의사표시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실질적으로는 해고에 해당한다(대법원 1993. 2. 9. 선고 91다36666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위 인정사실에서 드러난 바와 같이 B의 대표이사인 C은 원고 등 이사대우급 직원을 포함하여 B의 임직원 6명에게 사직서를 제출할 것을 계속 요구하고, 이사대우급 등에게는 연봉과 직급을 하향조정할 뜻을 비추면서 사직서 제출을 요구하여 사직서를 제출받은 경위, 사직서 수리일 다음날 일부 임직원을 재채용하고 신규직원을 추가로 채용한 경위 등 비추어 볼 때, 원고는 사직의 의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C이 다시 채용할 것으로 믿고 C의 요청으로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하였고, C도 이러한 사정을 알고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B이 이 사건 사직서를 수리한 것은 사실상의 해고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고, 원고가 2009. 5.경 인수인계서를 작성하여 준 것만으로는 위 인정을 뒤집기에 부족하고 달리 반증이 없다.
해고에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여부
사용자가 경영상의 이유로 근로자를 해고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하고,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하며,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그 대상자를 선정하고,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과 해고의 기준 등을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대표와 성실하게 협의하여야 한다. 한편 위 각 요건의 구체적 내용은 확정적·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구체적 사건에서 다른 요건의 충족 정도와 관련하여 유동적으로 정하여지는 것이므로, 구체적 사건에서 경영상 이유에 의한 당해 해고가 위 각 요건을 모두 갖추어 정당한지 여부는 위 각 요건을 구성하는 개별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 26. 선고 2003다69393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B에 대하여 회생절차개시결정이 내려진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B에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한 무렵에는 경영상의 어려움이 많았을 것임은 능히 짐작할 수 있으나, B이 원고를 해고하지 않기 위한 노력을 다하였다거나, 해고대상자를 선정하기 위한 합리적인 기준을 제시하여 원고나 원고를 대표하는 근로자들과 성실한 협의를 거쳤다고 볼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다.
소결
따라서, B이 이 사건 사직서를 수리한 행위는 사실상 해고에 해당하고, 그 해고에 정당한 사유가 없는바, 이를 지적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정화(재판장) 이예슬 이승원
사건정보
서울행정법원
판결
사건
2009구합53533
판결선고
2010. 10. 28.
서울행정법원
제13부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