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소를 각하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다음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2호증, 갑 제3호증의 1, 2, 갑 제4호증의 1~4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인정할 수 있다.
원고는 서울 관악구 B빌딩 C호에서 지역의 장애인 권익옹호 및 지역사회운동 등을 주된 사업으로 하는 비영리민간단체이다.
D는 2007. 9. 20. 원고와 사이에 장애인활동보조인 채용계약을 체결한 다음,2007. 10. 5.부터 2010. 2. 4.까지 장애인활동보조인으로 근무하였다.
D는 2010. 3. 4. 피고에게 원고가 퇴직금 지급을 거절하였다고 진정하였고, 피고는 2010. 4. 16. 원고에 대하여, '위 진정사건을 조사한 결과, 원고가 D에게 지급기일연장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 2,327,333원을 지급하지 아니한 법위반사항이 확인되니, 시정기한인 2010. 4. 28.까지 시정하여 결과를 제출하기 바란다'는 취지의 시정지시(이하 '이 사건 시정지시'라 한다)를 하였다.
원고의 주장
장애인활동보조인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관련 법령상 퇴직금 지출 항목이 존재하지 아니하며, 원고가 장애인활동보조인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권한이 없음에도,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이 사건 시정지시는 위법하다.
피고의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의 본안전 항변
피고는 D가 제기한 위 진정사건을 조사한 결과 원고에게 근로기준법위반 혐의가 있다고 판단하여, 사법경찰관으로서 직무를 행하기 이전에 근로감독관 집무규정에 따라 위반사실의 시정을 권유할 목적으로 이 사건 시정지시를 하였다. 이 사건 시정지시는 원고가 이를 이행하지 아니할 경우 근로기준법위반 혐의로 사법경찰관으로서 직무를 행하겠다는 취지에 불과하고, 이 사건 시정지시로 인하여 원고에 대하여 어떠한 법률적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므로, 이 사건 시정지시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판단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라 함은 행정청의 공법상의 행위로서 특정사항에 대하여 법규에 의한 권리의 설정 또는 의무의 부담을 명하며 기타 법률상의 효과를 발생케 하는 등 국민의 구체적인 권리의무에 직접적 변동을 초래하는 행위를 말하는 것이고 행정권 내부에서의 행위나 알선, 권유, 사실상의 통지 등과 같이 상대방 기타 관계자들의 법률상 지위에 직접적인 법률적 변동을 일으키지 아니하는 행위는 항 고소송의 대상이 아니다(대법원 1980. 10. 14. 선고 78누379 판결 등 참조).
그런데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시정지시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 사건 시정지시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
원고와 장애인활동보조인 계약을 체결한 D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하는 경우에 원고는 근로기준법 제36조에 따라 당연히 D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는 것이고, 이 사건 시정지시로 인하여 원고가 D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를 비로소 새롭게 부담하는 것이 아니다.
피고는 D가 제기한 위 진정사건을 조사하면서, 근로감독관 집무규정 제40조, 별표 3에 의하여 시정사항의 이행 여부에 따라 위 진정사건을 내사종결하거나 범죄인지 보고 후 수사에 착수하기에 앞서 이 사건 시정지시를 한 것이다. 이 사건 시정 지시의 경위나 그 내용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시정지시는 피고가 형사입건에 앞서 원고에게 근로기준법위반 사항을 자율적으로 시정할 기회를 주기 위하여 권유를 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이 사건 시정지시에 따른 조치가 그 시정기한 내에 이행되지 아니한다 하더라도, 피고가 사법경찰관으로서 수사에 착수하여 근로기준법위반 혐의가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 원고를 검찰에 송치함에 그치고, 근로기준법위반 사실의 유무는 형사소송절차에 의하여 다투어질 뿐이다. 그 자체로 원고가 형사처벌을 받는 것도 아니다.
다만, 근로기준법 제116조 제1항에서 근로감독관의 보고 요구, 장부와 서류제출 요구 등을 이행하지 아니할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자신에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않는다는 헌법상 원리에 비추어, 근로감독관이 사법경찰관으로서 직무를 수행하면서 조사 활동을 할 때, 그 조사에 불응하는 것을 두고 과태료의 부과대상이라 할 수 없다 할 것이므로, 과태료의 부과는 근로감독관의 위와 같은 요구가 행정작용의 성격을 가질 때에 한한다. 그런데 피고가 원고에게 퇴직금 지급에 관한 조치의 시정을 지시하면서 그 조치 결과의 제출을 요구한 경위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의 위 요구는 행정작용의 성격을 가진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가 이에 불응한다 하더라도 그 행위가 과태료의 부과대상이 된다 할 수도 없다.
결국 이 사건 시정지시가 원고의 구체적인 권리의무에 직접적 변동을 초래한다 할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홍도_.(재판장) 박상현 성원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