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1. 4. 22. 선고 2010구합36541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판결요지

1.

근로계약관계의 합의해지에 관하여는 근로기준법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민법상 법률행위에 관한 규정이 적용되고, 민법상 의사표시는 원칙적으로 불요식행위로 근로계약관계의 합의해지에 관한 청약의 의사표시인 사직의 의사표시 역시 특정한 방식이 요구되지는 아니하므로, 서면은 물론 구두나 이메일(전자문서)을 통한 사직의 의사 표시도 효력이 있다 할 것이다.

비록 취업규칙 제66조제1호에서는 ‘직원이 퇴직하고자 할 때에는 30일 전에 사직원을 제출하고 업무 인계인수 완료시까지 종전의 업무를 계속 집무하여야 한다.’라고 규정되어 있으나, 위 규정은 참가인의 적정한 인사행정 처리와 업무 인수인계를 위한 규정에 불과할 뿐이고, 위 조항을 두고 근로자가 반드시 ‘사직원’이라는 명칭의 서면을 제출하여야만 적법한 사직의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2.

원고는 소장의 용액팀에서의 근무 제안을 거절하며 구두로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했던 점, 사장과의 면담에서도 퇴사하겠다는 의사를 구두로 표시하였던 점, 소장에게 구두 및 이메일로 퇴직의사를 분명히 밝혔던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는 적법한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보이고, 이를 감정상 발언에 불과한 잠정적인 의사표시에 불과한 것으로 볼 수 없다.

나아가 인사총무팀장의 사직서 제출 요구에 대하여 원고가 퇴직을 부정하는 듯한 말을 하거나 원고의 외삼촌이 회사를 방문하여 항의를 한 적이 있지만, 원고가 인사총무팀장의 출근 요구를 거부하고 그 이후로 회사에 출근한 적도 없었음에 비추어 위와 같은 행위가 원고가 이미 밝혔던 사직의 의사를 명시적으로 철회한 것으로 볼만한 사정이라 할 수 없다.

따라서 참가인이 원고에게 발송한 퇴직처리 관련 우편물의 도달 여부와 상관없이 원고의 사직은 원고로부터 전달받은 사직의사를 참가인이 수리함으로써 완료되었다 할 것이다.

3.

원고가 사직의 의사를 밝히게 된 경위, 그 이후의 사정 등을 종합하면, 원고의 사직의 의사표시가 전혀 내심으로 사직의 의사 없이 행하여진 비진의 의사표시라고는 보기 어렵고, 설령 사직의 의사 없이 감정상 발언한 것에 불과하였다고 하더라도 당시 참가인이 그러한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도 보이지 않으므로, 원고의 비진의 의사표시 주장은 이유 없다.

* 서울행정법원 제◇○○○○○○○○○ 판결

* 사 건 : 2010구합36541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 고 : 윤□■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 변론종결 : 2011.03.23.

* 판결선고 : 2011.04.22.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참가인은 서울 노원구 OO동에 본사 및 원주시 등에 지점을 두고 상시근로자 270여명을 사용하여 의료용 화학 및 바이오센서 개발·제조·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08.1.경 참가인에 입사하여 연구원으로 근무하던 자이다.

나.

참가인은 원고의 사직의사에 따라 원고에 대하여 2009.12.31.자로 퇴직처리를 하였다.

다.

원고는 2010.3.18. 참가인의 퇴직처리가 부당하다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으나, 2010.5.4. 기각되었다.

라.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10.6.10.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2010.8.27. 기각되었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갑 제1호증의 1, 2, 갑 제2,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참가인 소속 연구소장이 원고에게 인격적인 모욕을 주고 부서전환을 하겠다고 하는 등 퇴사를 유도하여 퇴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으나 이는 진의 아닌 의사표시로서 감정상의 발언에 불과할 뿐이고 그 이후 사직서를 제출한 바도 없으므로, 참가인의 원고에 대한 퇴직처리는 정당한 사유가 없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나.

관계법령

취업규칙

제28조(전보, 이동) 1. 회사는 근무 형편상 직원에게 직장 이동을 명할 수 있다. 명령을 받은 자는 정당한 이유 없이 이를 거부하지 못한다.

제29조(사무 인계인수) 3. 사원이 퇴직, 전보 또는 휴직할 경우에는 그 담당 업무내용, 보관문서 및 물품목록 등을 작성하여 후임자 또는 상사가 지정하는 자에게 인계하여야 한다.

제66조(퇴직 사전예고) 1. 직원이 퇴직하고자 할 때에는 30일 전에 ♥◈◈을 제출하고 업무 인계인수 완료시까지 종전의 업무를 계속 집무하여야 한다.

다.

인정사실

1)

참가인은 회사의 연구소 내에 센서팀, 용액팀, 소프트웨어팀, 시스템팀 등 4개 팀을 운영하였는데, 원고는 2008.1.2. 입사하여 서울 본사 내 제2부설연구소 용액팀 소속 연구원으로 근무하다가 2009.1.7.부터 센서팀에서 근무하게 되었다.

2)

참가인 소속 센서팀 팀장인 김OO은 2009.10.23. 원고를 포함한 연구원들에게 혈액가스분석기 개발과제 수행에 필요한 자료를 범위를 정하여 나누어 주면서 2009.10.29.까지 해당 자료를 요약 정리하여 제출하도록 지시하였고, 원고에게 미리 정해진 순번에 따라 2009.11.26. 14:00경 팀 세미나에서 그에 대한 스터디 결과를 발표하도록 지시하였으나, 원고가 시간적·물리적인 이유를 들어 발표를 거부하는 바람에 김OO 팀장은 참가인 소속 연구소장 신□△에게 이를 보고하였다 .

3)

신□△ 소장이 2009.12.16. 원고의 업무태만과 팀장지시거부 등을 지적하자, 원고는 ‘11월부터 일을 제대로 하지 안했던 것은 사실이고 원인은 자신의 무드가 별로라서 그랬으며, 잘못된 것인 줄 안다.’고 대답하였고, 이에 신□△ 소장은 원고에게 태도를 고쳐 새로운 마음으로 용액 업무를 맡을 의향이 있는지를 1주일간의 시간을 두고 생각해 보라고 제안하였는데, 원고로부터 ‘그럴 마음은 없으며 회사를 그만두겠다.’는 대답을 듣고 당일 참가인 소속 차○♣ 사장 및 남OO 부사장에게 이를 이메일로 보고하였다

4)

이에 남OO 부사장은 신□△ 소장에게 원고가 센서팀에서 계속 근무한다면 마음을 고치고 일할 생각이 있는데 용액팀이라면 안하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이미 현재의 업무에 흥미를 잃은 것인지 여부를 이메일로 문의하였고, 신□△ 소장은 차○♣ 사장과 남OO 부사장에게 원고가 자신의 부서 내에서는 일을 잘하기 어려울 것이고 , 원고도 이번 기회에 정신 차리고 다른 부서에 가서는 일을 잘 할 수 있게 되어 본인에게 전화위복이 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는 취지의 보고를 하였다.

5)

원고는 2009.12.16. 오후 차○♣ 사장과 면담하면서 ‘다른 일을 하고 싶고 그 일을 하기 위해 퇴사하겠다.’고 말하였고, 차○♣ 사장은 당일 신□△ 소장에게 원고의 사표를 수리하라고 지시하였다.

6)

신□△ 소장이 2009.12.17. 오전 원고에게 ‘언제까지 회사에 나올 것이냐’고 물어보자, 원고는 ‘12.31.까지 하겠다. 남은 기간은 연차휴가로 채우면 좋겠다.’고 대답하였고, 신□△ 소장은 같은 날 차○♣ 사장에게 원고가 퇴사일을 12.31.로 생각하고 있다는 내용을 보고하였다.

7)

원고가 2009.12.17. 오후 김OO 팀장에게 ‘서버에 모든 내용이 다 있으며 팀장님께 매일 일일보고를 드려 인수·인계할 것이 없다.’고 말하자, 김OO 팀장도 ‘개인컴퓨터에서 파일 등을 정리하고 비밀번호를 풀어 놓으면 되겠다.’고 하여 인수·인계를 진행하였다.

8)

원고는 2009.12.17. 17:40경 신□△ 소장에게 ‘컴퓨터 인수를 마지막으로 인수인계를 마쳤고 월요일부터 연차를 사용하겠으며 그 이후에 사직서를 제출하겠습니다.’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9)

신□△ 소장은 2009.12.18. 인사총무팀장인 유OO에게 ‘원고가 적절치 못하게 행동하는 것을 보면 현재 회사의 출입증카드를 가지고 있는 것이 불안하므로 빨리 반납을 받던지 출입증카드를 취소하는 것이 좋겠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10)

신□△ 소장은 2009.12.18. 직원들로 하여금 원고의 소지품, 사무용품 등을 정리하고, 이메일 계정과 출입카드를 삭제하도록 하였다.

11)

원고는 2009.12.18. 내시경검사를 위해 휴가를 사용하고, 월요일인 2009.12.21.부터 같은 달 30일까지 연차휴가를 사용하였는데, 유OO 팀장이 2009.12.21. 17:00경 원고에게 전화를 하여 사직서를 제출하도록 요구하자, 원고는 ‘현재 연차휴가 중이고 아직 퇴직하지 않았다.’고 말하며 참가인이 이미 폐쇄한 이메일 계정 등을 원래대로 복구해 달라고 요청하였다. 그 후 원고의 외삼촌이 회사를 방문하여 항의를 하였다.

12)

유OO 팀장이 2009.12.31.경 원고에게 전화를 하여 재차 사직서를 제출해 줄 것을 요청하자, 원고는 참가인이 의도적으로 퇴직을 유도하였다며 항의하였고, 이에 유OO 팀장이 ‘해고되었다고 주장한다면 지금이라도 출근을 하라 ’고 하였으나, 원고는 ‘이 상황에서 출근할 수 없다’고 답하였다.

13)

참가인은 2010.1.13. 원고에게 내용증명으로 ‘귀하께서는 2009년 12월 31일부로 퇴직과 동시에 사직원을 제출하겠다고 하였습니다. 허나, 아직까지 사직원을 제출하지 않았고 이에 2010년 1월 22일(금)까지 사직원을 제출하지 않으실 경우, 근로계약 위반 및 계속근로 의사가 없는 것으로 간주하여 2009년 12월 31일부로 퇴직처리 할 예정임을 알려 드립니다.’라는 내용의 우편물을 발송하였는데, 그 우편물은 ‘폐문부재’ 사유로 반송되었다.

14)

참가인은 2010.2.4. 원고에게 내용증명으로 ‘귀하의 퇴직이 2009년 12월 31일부터 퇴직처리가 완료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라는 내용의 우편물을 발송하였으나, 그 우편물도 ’폐문부재‘ 사유로 반송되었다.

15)

참가인은 2010.2.10. 퇴직금을 원고의 통장에 입금하였고, 그 후 원고가 회사에 출근한 바 없다.

[인정근거] 을 제1호증, 을 제5호증의 1 내지 4, 을 제6호증, 을 제7호증의 1 내지 3, 6, 7, 을 제8호증의 1, 2의 각 기재, 증인 구♤☆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적법한 사직의 의사표시 존재 여부

근로계약관계의 합의해지에 관하여는 근로기준법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민법상 법률행위에 관한 규정이 적용되고, 민법상 의사표시는 원칙적으로 불요식행위로 근로계약관계의 합의해지에 관한 청약의 의사표시인 사직의 의사표시 역시 특정한 방식이 요구되지는 아니하므로, 서면은 물론 구두나 이메일(전자문서)을 통한 사직의 의사 표시도 효력이 있다 할 것이다.

비록 취업규칙 제66조제1호에서는 ‘직원이 퇴직하고자 할 때에는 30일 전에 사직원을 제출하고 업무 인계인수 완료시까지 종전의 업무를 계속 집무하여야 한다.’라고 규정되어 있으나, 위 규정은 참가인의 적정한 인사행정 처리와 업무 인수인계를 위한 규정에 불과할 뿐이고, 위 조항을 두고 근로자가 반드시 ‘사직원’이라는 명칭의 서면을 제출하여야만 적법한 사직의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① 신□△ 소장의 용액팀에서의 근무 제안을 거절하며 구두로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했던 점, ② 차○♣ 사장과의 면담에서도 퇴사하겠다는 의사를 구두로 표시하였던 점, ③ 신□△ 소장에게 구두 및 이메일로 퇴직의사를 분명히 밝혔던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는 적법한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보이고, 이를 감정상 발언에 불과한 잠정적인 의사표시에 불과한 것으로 볼 수 없다.

나아가 인사총무팀장의 사직서 제출 요구에 대하여 원고가 퇴직을 부정하는 듯한 말을 하거나 원고의 외삼촌이 회사를 방문하여 항의를 한 적이 있지만, 원고가 인사총무팀장의 출근 요구를 거부하고 그 이후로 회사에 출근한 적도 없었음에 비추어 위와 같은 행위가 원고가 이미 밝혔던 사직의 의사를 명시적으로 철회한 것으로 볼만한 사정이라 할 수 없다.

따라서 참가인이 원고에게 발송한 퇴직처리 관련 우편물의 도달 여부와 상관없이 원고의 사직은 원고로부터 전달받은 사직의사를 참가인이 수리함으로써 완료되었다 할 것이다.

2)

비진의 의사표시 여부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사직의 의사를 밝히게 된 경위, 그 이후의 사정 등을 종합하면, 원고의 사직의 의사표시가 전혀 내심으로 사직의 의사 없이 행하여진 비진의 의사표시라고는 보기 어렵고, 설령 사직의 의사 없이 감정상 발언한 것에 불과하였다고 하더라도 당시 참가인이 그러한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도 보이지 않으므로, 원고의 비진의 의사표시 주장은 이유 없다(뿐만 아니라 원고의 업무태만과 팀장 지시거부를 이유로 용액 업무를 맡을 의향이 있는지 여부를 고려해 보라는 신□△ 소장의 제안이 원고의 퇴직을 강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지 아니하므로, 참가인이 사직의 의사 없는 원고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도록 함으로써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 것으로 볼 수도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오석준

판사 양순주

판사 이재홍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