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1. 6. 17. 선고 2010구합37490 판결

부당해고및부당전보구제재심판정취소

판결요지

1.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는 원칙적으로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사용자에게 인정하여야 할 것이나, 그것이 근로기준법 규정에 위반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고, 또 근로계약상 근로의 장소가 특정되어 있는 경우에 이를 변경하는 전직이나 전보명령을 하려면 근로자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2.

전보명령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 여부는 전직명령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직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 불이익과의 비교교량,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그 전직처분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한다.

3.

무기계약직 근로자인 원고들의 정원을 감축하여야 할 업무상의 필요성에 관하여 이를 수긍할 수 있을 정도로 입증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근로자들의 주거 이전에 대한 기숙사의 제공 혹은 보조금 등의 대상조치가 마련되지 않은 점, 이 사건 사용자가 전보발령 대상자를 선정한 이후 줄곧 근로자들에게 부서이동을 포기할 경우 무조건 사직서를 제출할 것을 종용하였을 뿐 그로 인한 근로자들의 불이익 해소방안을 모색하거나 근로자들과 협의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전보명령의 업무상 필요성이 크다고 보기 어려운 반면, 그로 인한 원고들의 생활상의 불이익이 심대하고, 이 사건 전보명령 과정에서 근로자들의 기대이익과 의사를 적절히 배려할 수 있는 충분한 절차가 제공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이 사건 전보명령은 인사권의 남용으로서 무효로 판단된다.

이 사건 전보명령을 무효로 보는 이상 이에 응하지 아니한 원고들의 무단결근행위를 징계사유로 삼을 수는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징계는 부당해고로 인정된다.

* 사 건 : 2010구합37490 부당해고및부당전보구제재심판정취소

* 원 고 : 김○○ 외 2인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 피고보조참가인 : 대한민국

* 변론종결 : 2011.04.22.

* 판결선고 : 2011.06.17.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10.9.7. 원고들과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2010부해000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부담하고, 나머지는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 김○○(이하 ‘원고 1’), 원고 조○○(이하 ‘원고 2’), 원고 현○○(이하 ‘원고 3’)은 제주도 내에 있는 (구) ○○○○사무소에 계약직 통계조사원으로 입사하여 근무하던 중, 2009.2.1. (구) ○○○○사무소를 포함하여 다른 사무소들을 통합하여 설립된 호남지방통계청(이하 ‘이 사건 사용자’)으로 소속이 변경되었으나, 이후에도 위 통계청내 하부기관인 제주사무소에서 계속 근무하여 왔다. 한편 호남지방통계청은 공무원과 무기계약직 근로자 등을 포함하여 상시 근로자 약 500여 명을 고용하여 관할 구역내 각종 통계사무 등을 수행하여 왔다.

나.

이 사건 사용자는 2009.12.30. 제주사무소 내에 근무하던 원고들을 포함한 무기계약직 근로자 10명을 2010.1.1.자로 이 사건 사용자의 산하의 타지역 부서 혹은 사무소로 전보발령을 하였는데, 특히 원고 1을 순천사무소, 원고 2를 목포사무소, 원고3을 여수사무소로 각 전보하는 인사명령을 하였다(이하 원고들에 대한 위 전보명령을 ‘이 사건 전보명령’이라 한다).

다.

원고들은 2010.2.5. 이 사건 전보명령이 부당하다며 제주특별자치도 지방노동위원회(이하 ‘초심 지노위’)에 부당전보 구제신청을 제기하는 동시에, 위 전보명령에 따른 임지에서의 근무를 거부하였다.

라.

이 사건 사용자는 징계위원회를 열어 원고들에 대한 징계해고를 의결하였고(이하 위 징계처분을 ‘이 사건 각 징계’라 한다), 2010.2.25. 원고들에게 징계처분 사유설명서를 송부하였다.

마.

원고들은 2010.3.19. 이 사건 각 징계에 대하여 초심 지노위에 구제를 신청하였다. 초심 지노위는 2010.5.18. 이 사건 각 전보명령은 인사권의 정당한 행사로 보고, 원고들이 위 전보명령을 거부하고 무단결근한 것은 정당한 해고사유가 된다고 보아 원고들의 부당전보명령 및 부당해고에 대한 각 구제신청을 모두 기각하였다.

바.

원고들은 이에 불복하여 2010.6.23.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0.9.7. 초심 지노위와 같은 이유로 위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2호증, 을 제18 내지 2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들의 주장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각 징계가 정당하다고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1)

원고들의 근로계약서상 근로장소가 ‘제주사무소’로 명시되어 있는 점, 원고들은 이 사건 사용자가 작성한 재택근무지침에 의하여 재택근무를 하여왔던 점, 종전에 제주지역을 벗어난 전보발령이 없었던 관례 등의 사정에 비추어 이 사건 근로계약상 근로장소는 특정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위 근로장소를 변경하기 위하여는 근로자의 개별적인 동의가 있어야 함에도 위와 같은 동의 없이 이루어진 이 사건 전보명령은 무효이고, 위 전보명령이 유효함을 전제로 한 이 사건 각 징계는 위법하다.

또한 이 사건 전보명령은 취업규칙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무기계약 및 기간제근로자 관리규정(2009.8.24. 통계청 훈령 제198호, 이하 ‘관리규정’) 제15조제5항에 근거한 것인바, 위 조항은 구 관리규정(통계청 훈령 제178호)에 없던 것이 신설된 것으로서 근로자들에게 불이익하게 변경된 취업규칙에 해당하므로 근로기준법 제94조제1항에 의한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개정되었어야 하나, 위와 같은 동의절차가 결여된 이상, 관리규정 제15조제5항은 무효이다. 따라서 이를 근거로 한 이 사건 전보명령은 절차적 정당성이 인정되지 아니하여 위법하다.

2)

이 사건 전보명령은 업무상의 필요 없이 이루어진 점, 위 전보명령으로 인하여 근로자인 원고들의 생활상 불이익이 현저히 큰 점,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치치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전보명령은 인사권의 남용으로서 무효이고, 무효인 전보명령에 불응한 것을 징계사유로 삼고 있는 이 사건 각 징계는 위법하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별지 생략>

다.

인정사실

1)

원고 1은 2004.12.1, 원고 2는 2003.11.1, 원고 3은 2005.12.1. 각 (구)○○○○사무소에 기간제 통계조사원으로 근무하다가, 원고 1, 2는 2007.10.1, 원고 3은 2009.1.8. 무기계약직으로 각 전환되었다.

2)

정부 조직개편으로 (구)광주·전남지방 통계청, (구)전북 통계사무소 및 (구)○○○○사무소가 통합되면서 2009.2.1. 이 사건 사용자인 호남지방통계청이 설립되었고, 원고들은 같은 날 이 사건 사용자와 다시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3)

이 사건 사용자는 2009.9.8. 조직개편을 위하여 ‘조사과 행정인력 배치에 따른 부서별 인력조정안’(이하 ‘이 사건 인력조정안’)을 수립하였다. 위 조정안에서는 제주사무소의 경우 초과인력을 7명으로 산출하였고 구체적인 내역은 별지 도표와 같다(을 제1호증 참조).

4)

이 사건 사용자는 이 사건 인력조정안에 따라 제주사무소에 근무하던 일반직 공무원 3명을 2009.8.28.부터 같은 해 10.1.에 걸쳐 타지역 부서로 전보하였고, 2009.10.13. 위 제주사무소 소속 무기계약 및 기간제근로자 정원을 32명에서 28명으로 4명 감축할 예정임을 제주사무소에 통보하였다.

5)

제주사무소는 위 통보내용에 따라 2009.10.29. ‘무기계약 및 기간제근로자 32명을 대상으로 자체 평가(근무성적평정 70%, 직원대상 다면평가 30%)를 하여 평가점수 최하위 순으로 감축대상자를 선정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평가계획을 수립하여 이 사건 사용자에게 보고하였다.

6)

제주사무소는 2009.11.3.부터 2009.11.5.까지 원고들을 포함한 평가대상자들로부터 ‘정원축소에 따른 평가방법, 평가결과 및 그에 따른 인사조치 사항에 동의한다’는 내용의 서약서를 제출받았다.

7)

제주사무소는 위 평가계획에 따라 평가를 실시한 후 2009.11.12. 무기계약근로자 4명(평가점수 하위자 원고들 3명, 직원대상 다면평가 응시포기자 1명)을 인사조치 대상자로 선정하여 2009.11.25. 이 사건 사용자에게 보고하였다.

8)

이 사건 사용자는 2009.11.26. 위 정원감축에 따라 2009.12.31.자로 계약해지될 위 무기계약직 근로자 4명(원고들 포함)의 명단을 제주사무소에 통보하였고, 제주사무소는 이를 원고들에게 전달하면서 계약해지 대상자 중에서 정원이 조정되는 부서로의 근무를 희망하는 경우 이를 감안하여 재채용계약체결 예정임을 통보하였다. 한편, 이 사건 사용자는 ‘부서이동 무기계약직 업무처리절차 알림’이라는 문서(갑 제10호증)를 통하여 ‘부서 이동을 포기하는 근로자는 사직서, 보안서약서, 조사원증을 해당 부서로 제출할 것’을 소속 근로자들에게 통보하였다.

9)

이 사건 사용자는 2009.12.30. 위 제주사무소의 무기계약 및 기간제 근로자의 정원이 8명 감축(32명에서 24명으로)됨을 통보하였고, 위 제주사무소에 근무하던 원고들을 포함한 무기계약 근로자 10명을 2010.1.1.자로 이 사건 사용자의 본청 혹은 산하 타지역 사무소로 전보발령하되, 종전 기간제 근로자 1인을 무기계약직 근로자로 전환하고, 기간제 근로자 1인을 신규충원함으로써 감축 정원을 8명으로 유지하였다. 특히 원고 1은 순천사무소, 원고 2는 목포사무소, 원고 3은 여수사무소로 각 전보되었고, 원고들과 같이 제주사무소에서 근무하다가 타지역으로 전보된 다른 근로자들 7명은 전원 사직하였다.

10)

원고들은 이 사건 전보발령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이 사건 사용자에게 보냈고, 당초 예정된 2010.1.6.까지 전보발령이 난 각 해당사무소로 출근하지 아니하였다. 이 사건 사용자는 2010.1.경 여러 차례에 걸쳐 원고들에게 근무지로 출근할 것을 촉구함과 동시에 이에 불응할 경우 징계위원회에 회부할 예정임을 통보하였다.

12)

이 사건 사용자는 2010.2.16. 원고들에게 징계의결요청서를 송부하면서 2010.2.24. 개최 예정인 징계위원회에 출석할 것을 통보하였으나, 원고들은 출석하지 아니하고 위 전보발령의 부당성을 주장하는 내용의 서면진술서만을 2010.2.19. 이 사건 사용자에게 제출하였다.

13)

이 사건 사용자는 2010.2.24.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전보발령시부터 징계위원회 개최일까지 원고들의 무단결근행위를 징계사유로 하여 원고들을 해고하기로 의결하였고, 2010.2.25. 관리규정 제23조제1항, 제2항,「통계청공무원의 징계 등의 양정기준에 관한 규정(통계청 훈령 제205호 2009.9.30.)」 제3조 [별표1 징계 등의 양정기준] 제3항 직장이탈금지 의무위반 나. 무단결근의 규정을 적용하여 원고들을 해고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4, 10호증, 을 제1 내지 2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이 사건 전보명령의 유효여부

가)

이 사건 전보명령에 근로자들의 동의를 필요로 하는지 여부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는 원칙적으로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필요한 범위 안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사용자에게 인정하여야 할 것이나, 그것이 근로기준법 규정에 위반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고, 또 근로계약상 근로의 장소가 특정되어 있는 경우에 이를 변경하는 전직이나 전보명령을 하려면 근로자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대법원 1992.1.21. 선고 91누5204 판결).

이 사건 근로계약에 의할 때 근로의 장소가 특정되어 있는지가 문제된다. 이 사건 근로계약서 제3항의 근로장소에 ‘제주사무소’로 기재되어 있고, 제주사무소에 근무하던 무기계약직 근로자들을 타지역으로 전보발령을 한 전례가 없었으며, 원고들이 이 사건 사용자의 재택근무지침 제3조에 의하여 거주하는 자택에서 근무하여 온 사정들을 인정할 수는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 ① 위 근로계약서 제3항에서 ‘이 사건 사용자가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에는 근로자의 의견을 들어서 근무장소 또는 업무를 변경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는 점, ② 이 사건 근로계약이 체결된 2009.2.1. 이미 조직개편으로 인하여 (구) ○○○○사무소 산하 서귀포출장소는 폐쇄된 상태였으므로, 위 약정에 의한 ‘근로장소 변경’의 의미를 ○○○○사무소와 서귀포출장소간의 이동으로 보기도 어려운 점, ③ 근로자가 노동력의 사용을 포괄적으로 사용자에게 위임하는 근로계약의 본질적 속성상, 특별한 합의가 없는 한 개별적인 근로장소의 결정은 사용자의 노무지휘권에 유보되어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근로계약에 의하여 원고들의 근로장소가 특정되어 있다고는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원고들의 개별적인 동의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이 사건 전보명령이 위법하다는 원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이와 같이 이 사건 근로계약서 제3항에 근거하여 이 사건 전보명령이 가능하다고 보는 이상, 관리규정 제15조제3항이 불이익하게 변경된 취업규칙으로서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가 없어서 무효인지 여부는 별도로 살펴 볼 필요가 없으므로, 이에 관한 원고들의 주장에 대하여는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않는다).

나)

이 사건 전보명령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있는지 여부

전보명령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 여부는 ① 전직명령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② 전직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 불이익과의 비교교량, ③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그 전직처분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한다(대법원 1994.5.10. 선고 93다47677 판결 등 참조). 이하 각 해당요건별로 살펴보기로 한다.

⑴ 전보명령의 업무상 필요성

이 사건 전보명령은 당초 이 사건 인력조정안에 의한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인력조정안의 내용 및 취지가 업무상 필요성의 판단에 있어 관건이 된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무기계약직 근로자인 원고들의 정원을 감축하여야 할 업무상의 필요성에 관하여 피고 혹은 참가인이 이를 수긍할 수 있을 정도로 입증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별지 도표 중 ‘사무소계’ 부분을 참조하면, 이 사건 사용자의 예하 사무소들의 현존 정규직원의 수가 284명, 부서별 정규직 정원이 272명으로서 현 정규직원의 인력이 정원을 12명 초과하고 있는 반면, 무기계약·기간제 근로자의 수는 원래 정원과 동일한 138명임을 알 수 있다. 한편, 산하 사무소들의 적정 인력은 정규직 정원 272명보다 8명이 적은 264명이므로, 이 사건 인력조정안은 산하 사무소들에 대하여 기존에 정규직 정원을 초과하였던 12명과 적정인력계획에 따른 조정인원 8명을 합친 20명의 정규직을 감축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을 뿐, 무기계약·기간제 근로자에 대한 감축계획은 발견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제주사무소도 정규직 현원 46명에서 정원초과에 해당하는 1명과 적정인력계획에 따른 조정인원 6명을 합친 7명의 정규직을 감축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을 뿐, 무기계약·기간제 근로자에 대한 감축계획은 확인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인력조정안은 정규직을 대상으로 하고 있을 뿐 비정규직인 무기·계약직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피고는 조사담당인력 조정안을 만들 때에는 정규직·비정규직의 구분 없이 인력조정안을 만든 것이므로, 이 사건 인력조정안에서 제주사무소의 감축예정인원 7명에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고 주장하면서, 그 근거로 을 제21호증의 1(메모 보고), 2(재검토결과 1차 보고)를 제시하고 있으나, 위 문서는 이 사건 사용자의 비공식적인 내부문건에 불과하고, 이 사건 소송 이전까지 제출되지도 않았던 사정 등에 비추어, 위 증거만으로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명시적으로 구분하고 있는 이 사건 인력조정안을 다르게 해석하기는 어렵다.

이 사건 인력조정안에 의하면 본부에 부족인력이 8명이고, 갑 제4호증의 기재에 의할 때 종전에 정규직 인력이 초과된 각 예하 사무소의 직원들을 본부로 전보조치하여 본부 부족 인원 8명을 충원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면, 원고들이 전보된 목포사무소, 순천사무소, 여수사무소는 이 사건 인력조정안에 의할 때 모두 인력이 1명 혹은 2명이 초과되고 있는 사무소이므로, 이 사건 전보명령이 이 사건 인력조정안의 취지에 부합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위 인정사실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사용자는 제주사무소내 무기계약직 근로자를 10명이나 감축하면서도 종전 기간제 근로자 1인을 무기계약직 근로자로 전환하고, 기간제 근로자 1인을 신규로 충원하였던 점에 비추어 제주사무소내 무기계약직 근로자의 감축 규모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다한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

⑵ 원고들의 생활상의 불이익 정도

앞에서 든 증거들과 갑 제6, 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들이 전보된 순천·목포·여수는 원고들의 거주지인 제주도에서 통근이 불가능한 원격지로서 가정주부인 원고들의 가정생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원고들의 급여수준이 월 110만 원 내지 월 120만 원 정도인데 비하여, 별다른 연고가 없는 위 전보발령지로 이주하게 될 경우 부담하게 될 주거비용, 통계조사에 필요한 컴퓨터 구입비용,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제주도까지의 왕복교통비 등을 감안하면, 이 사건 전보발령으로 인하여 원고들의 실질적 근로조건은 심각하게 저해될 것으로 보이는 점(제주사무소에서 전보발령된 무기계약직 근로자 10명 중 원고들을 제외한 7명은 전원 사직을 하였던 사정만 보아도 그 불이익을 짐작할 수 있다), ③ 근로자들의 주거 이전에 대한 기숙사의 제공 혹은 보조금 등의 대상조치가 마련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전보명령으로 원고들이 입게 될 생활상의 불이익은 이 사건 근로관계의 존속을 현저히 곤란하게 만드는 정도임을 알 수 있다.

⑶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의 경유 여부

원고들이 현지조사원으로서 재택근무지침의 적용을 받아 주거지 인근에서 현장조사업무를 담당하여 왔고, 제주사무소에서 육지지역으로 전보발령을 하였던 전례가 없었던 점에 비추어 향후에도 제주지역 내에서 계속 근무할 수 있다는 합리적 기대를 존중할 필요성이 있는 점, 이 사건 전보명령에 따른 생활상의 불이익이 매우 큰 점 등에 비추어 사용자로서는 이 사건 전보명령에 앞서 대상자의 선정, 발령시기, 다른 대안의 모색 등에 관하여 근로자들과 충분히 협의하는 등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경유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러나 ① 제주사무소가 무기계약직 및 기간제 근로자 정원 감축 및 평가계획이 수립된 2009.10.29.로부터 이 사건 전보명령이 발효된 2010.1.1.까지 불과 2개월 정도의 짧은 기간에 신속하게 전보명령이 이루어진 점, ② 비록 이 사건 사용자가 원고들로부터 ‘정원축소에 따른 평가 및 그에 따른 인사조치에 동의한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제출받기는 하였으나, 이는 전보대상자 및 전보지역이 결정되기 이전에 부동문자로 인쇄된 양식에 원고들의 서명을 받은 것에 불과하고, 이를 두고 원고들이 이 사건 전보명령에 대하여 포괄적으로 동의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③ 이 사건 사용자가 전보발령 대상자를 선정한 이후 줄곧 근로자들에게 부서이동을 포기할 경우 무조건 사직서를 제출할 것을 종용하였을 뿐 그로 인한 근로자들의 불이익 해소 방안을 모색하거나 근로자들과 협의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사용자가 이 사건 전보명령을 함에 있어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들을 거쳤다고 보이지는 아니한다.

⑷ 소결론

이상과 같이 이 사건 전보명령의 업무상 필요성이 크다고 보기 어려운 반면, 그로 인한 원고들의 생활상의 불이익이 심대하고, 이 사건 전보명령 과정에서 근로자들의 기대이익과 의사를 적절히 배려할 수 있는 충분한 절차가 제공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이 사건 전보명령은 인사권의 남용으로서 무효로 판단된다.

2)

이 사건 각 징계의 적법 여부

원고들이 이 사건 전보명령에 불응하면서 무단결근을 한 것이 이 사건 각 징계의 유일한 징계사유임은 앞에서 본 바와 같다. 이 사건 전보명령을 무효로 보는 이상 이에 응하지 아니한 원고들의 무단결근행위를 징계사유로 삼을 수는 없다(대법원 1997.12.12. 선고 97다36313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이 사건 각 징계는 부당해고로 인정되므로, 이와 결론을 달리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이인형, 판사 정재희, 판사 손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