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철도청이 공사로 전환되면서 2004. 12. 31. 설립된 정부투자기관으로서 위 주소지에 본점을 두고, 본점 및 지사 등 산하기관에 상시근로자 34,000여 명을 사용하여 철도 운송, 차량 정비 등을 행하는 자이고, 참가인은 2003. 7. 21. 철도청 계약직공무원으로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2005. 1. 1. 철도청이 원고로 전환됨에 따라 원고의 계약직 3급으로 신분이 전환되었고, 2009. 6. 18.경 원고로부터 같은 해 7. 20.자로 계약기간이 만료될 것임을 통지받고 재계약이 거부된 자이다(이하 ‘이 사건 재계약거부’라 한다).
참가인은 전항 기재 근로계약만료통지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면서, 같은 해 9. 14.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구제신청(C)을 하였고,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09. 11. 3. 위 근로계약만료통지가 부당해고에 해당하므로, 참가인을 원직에 복직시키고 해고기간 동안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을 지급하라고 판정하였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B)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0. 2. 1. 위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여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재심판정은 참가인에게 재계약 기대권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이 사건 재계약거부가 부당해고에 해당된다는 취지이나, 이는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대법원 판례에 의하여 인정된 재계약 기대권의 법리를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의 시행 이후에도 그대로 적용할 경우 기간제 근로자가 재계약 기대권에 따라 재계약 되어 근로기간 2년을 초과하면 기간제법 제4조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의제되는데, 이렿게 되면 재계약 기대권의 법리는 그 본래 목적인 재계약 보장을 넘어 무기계약의 보장으로 귀결되므로, 기간제법 시행 후에는 재계약 기대권의 법리의 적용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
참가인은 최초 채용 당시 계약직 공무원이었는데 그 당시 법령에 의하면 5년의 기간 내에서 기간제로 사용이 가능하고, 엄격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서 추가로 5년의 계약연장이 가능하였던 점, 원고의 재계약에 관한 규정이 비교적 간소한 점, 근무성적 평가 등 인사관리에 관한 규정이 있다고 하여 무조건 재계약 기대권을 인정할 수는 없는 점, 원고는 고객서비스 교육을 할 역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원고 스스로 고객서비스 교육을 할 능력을 배양하기 위하여 일시적으로 그에 관한 전문성을 보유한 참가인을 채용한 것인데 이 사건 계약만료통지 무렵에는 원고가 자체적으로 고객서비스 교육을 할 역량이 축적되어 참가인의 고용 필요성이 소멸된 점 등을 고려하면 참가인에게는 재계약 기대권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설령 참가인에게 재계약 기대권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참가인의 업무가 존속할 필요성을 상실하였으므로 원고에게는 재계약을 거부할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인정사실
참가인은 스튜어디스, 고객서비스 강의 등 경력을 인정받아 2003. 7. 21. 원고의 전신인 철도청의 D에 교수요원(일반계약직공무원)으로 입사하여 근무 중, 2005. 1. 1. 철도청이 원고로 전환됨에 따라 철도산업기본법에 의해 철도청 계약직공무원에서 철도공사 계약직 3급 직원으로 신분전환 및 고용승계 되었는데, 참가인이 철도청에 입사한 후 이 사건 재계약거부시까지의 인사발령사항은 아래와 같고, 참가인은 계속하여 고객서비스(CS) 교육 업무를 담당하였다.
원고는 2005. 7.경 참가인과 다음과 같은 내용의 ‘계약직직원채용계약서(계약기간연장)’를 작성하였다.
원고는 그 후 매년 참가인과 재계약을 하였는데, 근로계약서의 명칭 및 그 내용 중 계약기간, 채용구분에 관련된 조항은 다음과 같이 변경되었다(이하 2008. 6. 30.자 재계약을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
한편 위와 같이 재계약이 반복되는 동안 근무실적평가에 관한 조항은 변함이 없었고, 매년 전문직직원운영세칙에 근거하여 근무실적평가가 이루어졌으며, 그 점수에 따라 다음해 재계약시의 연봉이 조정되었다.
2007. 7. 1.을 시행일로 정한 기간제법은 2006. 12. 21. 공포되었고, 원고는 2006. 12. 29. 전문직직원운영세칙의 채용기간의 상한 규정 및 채용기간 만료시 당연해지 규정을 삭제하고, 채용기간 및 연봉계약에 관한 규정을 다음과 같이 개정하였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2008. 12. 22. 원고를 포함한 69개 공공기관에 대한 효율화 방안을 담은 제4차 공공기관 선진화 추진계획을 발표하였으며, 위 계획에는 이 사건 사용자의 정원(32,092명)의 15.9%(5,115명)를 감축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원고는 2009. 6. 18. 참가인에게 전문직직원채용계약서 제3조(계약기간)에 의거 2009. 7. 20.자로 계약기간이 종료됨을 통지하였고, 퇴직금 30,961,410원을 2009. 1. 및 같은 해 8.에 지급하였다.
원고의 관련규정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내지 8호증, 을 제 3, 4-1, 5, 9, 17, 18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이 사건 근로계약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것인지 여부
근로자와 사용자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경우라 하더라도, 그 계약서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기간을 정한 목적과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동종의 근로계약 체결방식에 관한 관행 그리고 근로자보호법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는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계약서의 문언에도 불구하고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맺었다고 볼 것이나, 위와 같은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는 처분문서인 근로계약서의 문언에 따라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는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이 맺어진 것이라고 봄이 원칙이라 할 것이다(대법원 2006. 2. 24. 선고 2005두5673 판결, 대법원 2007. 7. 12. 선고 2005두2247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은 다음과 같은 사실, 즉 원고는 참가인과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항상 계약기간이 1년임을 계약서에 명시하였고, 계약서에 근무실적 평가에 관한 규정을 두었을 뿐 아니라, 전문직직원운영세칙에는 구체적인 근무실적 평가방법 및 일정한 점수에 미달한 경우 계약연장이 불가능하다고 규정한 사실, 원고는 2006. 12. 29. 계약 연장 간주에 관하여 전문직직원운영세칙을 개정하여 ‘계약기간이 1년 이상 장기간으로 일정한 기간을 정하기 곤란한 경우에는 최초 계약기간이 종료된 후 재계약시 계약서 내용의 계약기간에 단서를 달아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계약기간이 1년 단위로 계속 연장된 것으로 간주함을 명시한다’는 내용을 추가하였는데, 위와 같은 개정 후 참가인과의 계약인 2007. 6. 22.자 계약서에는 계약 기간 연장 간주를 규정하면서 근무실적평가결과 점수가 74점 이하인 경우를 재계약 간주가 불가능한 경우로 명시하고 있는 사실,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2008. 6. 30자 계약서에는 계약 연장 간주에 관한 위와 같은 조항이 빠져 있는 사실, 원고는 참가인에 대하여 매년 근무실적평가를 실시하고 이를 다음 해 재계약시 연봉액 결정에 반영한 사실을 모두 종합하면 원고는 계약기간의 만료와 연장을 염두에 두고 계약기간, 근무실적평가에 관한 계약서 문안을 마련하고, 실제로 근무실적평가를 실시한 것으로 보이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계약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참가인에게 재계약의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
계약기간을 정하여 채용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되면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재계약을 체결하지 못하면 재계약거부 등 특별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당연퇴직되는 것이 원칙이기는 하나, 채용의 근거가 된 법령 등의 규정이나 계약 등에서 사용자에게 근로기간이 만료된 근로자와 재계약을 할 의무를 지우거나 재계약 절차 및 요건 등에 관한 근거규정을 두고 있어 근로자에게 소정의 절차에 따라 재계약이 체결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그 절차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는 것은 실질적으로 부당해고에 해당하여 효력이 없다(대법원 2007. 10. 11. 선고 2007두11566 판결 등 참조).
또한 재계약의 정당한 기대권은 채용의 근거가 된 법령 또는 계약 중 재계약 관련 규정에서 발생하는 권리이므로, 기간제법이 기간제 근로자의 채용의 근거가 된 법령과 계약 중 재계약 관련 규정을 특별히 제한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한 이상 기간제 근로자의 보호에 그 취지가 있는 기간제법의 시행을 원고의 주장과 같이 오히려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재계약 기대권의 법리를 제한하여야 하는 사정변경으로 볼 수는 없다.
물론 재계약 기대권의 법리는 기간제계약의 만료 시점에서 한 번 더 계약이 체결될 것이라는 근로자의 정당한 기대를 보호하는 것으로서 예를 들어 2회째의 계약 체결시 근로계약서나 취업규칙에 재계약에 관한 규정을 삭제하는 방법 등을 통하여 3회째의 계약에 대한 기대권은 발생하지 아니하도록 할 수 있는 것이므로, 사용기간 2년 초과를 요건으로 하여 무기계약으로의 전환을 규정한 기간제법 제4조보다는 보호의 범위가 더 좁다. 따라서 1년 이상의 기간을 정한 기간제 계약이 기간제법 공포일 이전에 체결되어 사용자와 근로자 모두 기간제법 시행에 따라 사용기간 2년 초과시 무기계약으로 전환되리라는 점을 예측할 수 없었던 경우에, 그 계약이 기간제법 시행일 이후에 만료되고, 이어 재계약 기대권이 인정된 결과 재계약이 체결되고 여기에 기간제법 제4조가 적용되어 결국 사용기간이 2년을 초과하는 시점에서 위 재계약이 무기계약으로 전환되면, 경우에 따라 계약 당사자가 의도하지 아니하였던 계약을 강제하는 불합리한 결과가 초래될 수도 있으나, 무기계약 전환이라는 결과는 재계약 기대권 법리의 직접적 귀결이 아니라 기간제법 제4조에 의한 것이므로, 그와 같은 사정을 들어 이미 발생한 재계약 기대권을 제한하거나 소멸시킬 수는 없다(위와 같은 불합리는 특히 재계약 시 재계약 기대권의 근거가 되는 관련 규정을 근로계약서 등에서 삭제한 경우에 두드러지는데 그와 같은 경우라 하더라도 대부분은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 또는 적법한 절차에 따른 정리해고, 근로계약의 합의해지 등의 방법으로 불합리함이 해결될 것으로 보이고, 그러한 수단을 통하여도 불합리성이 해소되지 아니할 경우 이는 결국 기간제법 제4조 및 같은 법 부칙 제2조의 축소해석으로 해결할 문제로 보인다. 다만 이 사건 근로계약의 직전계약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기간제법 공포 후인 2007. 6. 22. 체결된 것이어서 위와 같은 불합리가 발생하는 경우에 해당되지 아니한다).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 및 을 제10, 13, 14호증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참가인에게 재계약의 정당한 기대권이 있는 것으로 인정되고, 그밖에 전문직직원운영세칙, 인사규정,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계약해지의 사유도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재계약 거부는 정당한 절차와 사유에 의하지 아니한 것으로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각 근로계약서에는 참가인의 근무실적을 매년 정기평가하고 계약 만료시에는 최종평가를 실시한다는 내용이 규정되어 있고, 실제로 근무실 적평가를 실시하여 이를 연봉액에 반영하였으며, 위 각 근로계약서에는 전문직직원운영세칙 제10조 제2항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을 때에 채용계약을 해지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전문직직원운영세칙 제17조에는 ‘채용된 전문직 직원의 근무상황과 업무수행실적은 계약 후 매 1년마다 정기 평가하되, 계약의 연장 및 해지, 연봉액의 조정, 기타 계약내용을 변경하고자 할 때에는 수시 평가하여 이를 반영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고, 위 운영세칙 제18조, 제19조에는 그 평가방법 등에 관한 규정이, [별표 2]에는 근무실적평정 결과 최종평점이 75점 이상일 경우 계약이 연장된다는 규정이 있다.
2007. 6. 22.자 근로계약과 달리, 이 사건 근로계약서 제3조에는 계약기간 자동 연장에 관한 단서가 빠져 있으나, 참가인은 2003. 7. 21. 철도청에 입사한 후 철도청이 원고로 전환될 때도 고용이 승계되었음은 물론이고,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4차례에 걸친 근로계약 중 근로계약서에 계약기간 자동연장에 관한 단서가 규정된 것은 2007. 6. 22. 한 차례에 불과하고, 나머지 계약은 모두 계약기간이 1년으로 정해져 있을 뿐인 점, 참가인은 계약기간 만료로 근로계약이 당연히 종료한다는 내용의 전문직 직원운영세칙이 적용되던 시기도 포함하여 원고와 총 4차례에 걸쳐 연속하여 재계약을 체결하여 온 점, 2006. 12. 29. 전문직직원운영세칙의 개정은 계약기간 갱신 상한 규정이나 계약기간 만료시 채용계약 당연해지 규정의 삭제 등 전문직 직원의 신분보장을 위한 것인 점, 2007. 6. 22.자 근로계약 체결당시와 이 사건 근로계약 당시 사이에 고객서비스(CS)교수라는 참가인의 업무의 내용에 별다른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근로계약에 계약기간 자동 연장에 관한 단서가 빠져 있다는 점은 참가인의 재계약 기대권을 소멸시킬 만한 사정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참가인이 담당하던 업무는 원고의 직원들에 대한 고객서비스 교육에 관한 것인데, 위 업무는 그 성질상 계속 수행할 필요성이 인정되고 실제로도 참가인의 퇴직 이후에도 다른 정규직 직원이 위 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참가인은 2007. 10. 일반직으로의 특별채용절차가 진행되기도 하였을 정도로 업무능력과 경험을 인정받아 왔다.
원고는 참가인을 포함한 전문직 직원들에 대하여 업무의 존속 필요성 등을 실질적으로 심사하지 아니하고 일률적으로 재계약을 거부한 것으로서 그 실질적인 이유는 공공기관 선진화 추진계획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이고, 참가인이 이 사건 근로계약 당시 원고 소속의 직원들에 대한 고객서비스 교육 관련 업무 전수가 완성되면 퇴직하기로 하였다거나 이 사건 재계약거부 무렵에 비로소 원고가 참가인의 도움 없이 고객서비스 교육 관련 업무를 처리할 능력이 생긴 것으로 볼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
2009. 5. 29. 개정된 전문직직원운영세칙에는 계약기간 자동 연장 규정이 삭제되고 기간만료로 채용계약이 종료된다는 내용의 규정이 신설되었으며, 계약종료가 예상되는 경우에는 평가를 실시하지 아니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부칙 제2항에 따라 위와 같은 개정내용은 이 사건 근로계약에 적용되지 아니한다.
중간결론
따라서 이 사건 재계약 거부는 부당해고에 해당하므로,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석준(재판장) 김영식 이재홍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