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징계대상자가 조사과정이나 징계절차에서 자신을 위하여 변소, 변명을 하는 것은 부당한 징계나 징계권의 남용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고 적정한 징계권의 행사를 보상 받기 위한 것으로서 폭넓게 허용되어야 할 것이고, 피징계자의 변명 또는 소명자료의 제출 등 방어권의 행사, 나아가 그러한 방어권의 포기는 피징계자가 징계사유를 알고 있음을 전제로 하는 것으로서 징계사유를 통지받지 못한 피징계자가 징계위원회에 불출석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들어 방어권을 포기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 서울행정법원 제14부 판결
* 사 건 : 2011구합10980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 고 : ○○○○주식회사
* 피 고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 변론종결 : 2011.12.08.
* 판결선고 : 2012.02.02.
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생략>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참가인이 이 사건 해고 이전 약 2개월 동안 원고로부터 이 사건 해고사유와 관련하여 조사를 받았고 그 과정에서 중징계가 예상되자 수차례 무단결근을 하였으며 이메일로 사직서를 제출하기까지 하였는바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참가인이 이 사건 해고사유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었다고 보일 뿐만 아니라, 원고가 참가인에게 징계를 위한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여 소명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였음에도 참가인이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지 않음으로써 스스로 방어권을 포기하였으므로 이 사건 해고절차에 아무런 하자가 없다.
참가인의 징계사유가 된 총 5종류의 발명들은 모두 직무발명에 해당하고 원고의 직무발명제도 운영지침상 위 발명들에 대한 권리를 원고에게 승계해야 함에도 참가인이 원고의 동의 없이 자신 또는 배우자의 명의로 특허 또는 실용신안을 출원, 등록하였으며 그 중 일부 발명에 대해서는 임의로 제3자인 주식회사 ○○○○○(당시 상호는 주식회사 ○○○○였고, 이하 ‘소외 회사’라고 한다)에게 권리를 양도하여 부당한 이익을 취하는 등 비위행위를 하였는바, 이는 취업규칙상 정당한 해고사유에 해당한다.
설령 참가인의 발명들이 직무발명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참가인이 사적인 이익을 얻기 위해 원고의 협력업체이자 이해관계자인 소외 회사에게 발명에 대한 권리를 양도한 것 자체가 원고의 윤리규정에서 금지하고 있는 ‘사리를 도모한 행위’ 등에 해당하는데다가, 직무발명제도 운영지침에서 출원, 양도를 제한하고 있는 발명은 원고의 업무 범위에 속하는 모든 발명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반드시 직무발명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므로 참가인의 행위가 해고사유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가 정당함에도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피고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관계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생략>
인정사실
참가인은 1992.1.1. 원고의 건설사업부에 건축직으로 입사하여 ‘도곡 복합빌딩 신축공사현장’, ‘구의 주상복합 공사현장’, 건축부 시스템 개발팀, 건축기술부 기술기획팀 등을 거쳐 2009.3.1.부터 전략영업팀 그린사업단 T/F팀 팀장으로 업무를 수행하였다.
참가인은 ‘열교차단 스페이서가 설치된 고성능 복층유리’를 발명(이하 ‘이 사건 제1발명’이라고 한다)한 다음 2001.9.18. 이에 관해 실용신안을 출원하여 같은 해 11.28. 실용신안 등록을 마쳤고, ‘결로방지와 차음효과 개선의 복합외장판넬 시공구조’를 발명(이하 ‘이 사건 제2발명’이라고 한다)한 다음 같은 해 11.5. 이에 관해 실용신안을 출원하여 2002.1.30. 실용신안 등록을 마쳤다.
참가인은 2002.2.20. 소외 회사에 이 사건 제1, 2발명에 관한 권리의 1/2 지분을 계약금 400만 원과 매출액 기준 일정금액을 받는 조건으로 양도한 다음, 같은 해 3.19. 원고에게 나머지 1/2 지분을 양도하였다. 원고는 같은 날 소외 회사와 공동으로 위 각 발명에 관한 특허를 이중 출원하여 2004.8.2. 특허 등록을 마쳤다.
원고는 이 사건 제1, 2발명과 관련하여 참가인에게 2002.4.8. 실용신안출원 보상금으로 각 10만 원 합계 20만 원을 지급하였고, 직무발명 특허등록 보상금으로 2003.12.23. 300만 원(이 사건 제2발명), 2004.12.16. 500만 원(이 사건 제1발명)을 각 지급하였다.
참가인은 소외 회사가 이 사건 제1, 2발명에 대한 권리의 양도대가를 지급하지 않자 소외 회사를 상대로 서울동부지방법원 ○○가합○○호로 그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가 2007.10.10. 소외 회사가 참가인에게 특허 등 사용료로 1,000만 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화해하였다.
한편, 참가인의 배우자 등 명의로 ‘복층유리용 스페이서 구조물’에 관해 실용신안 등록이 되어 있고, ‘수용성 칼라 아스팔트 몰탈 시공방법’에 관해 특허 등록이 되어 있으며, ‘체크밸브의 기능을 갖춘 배수구 장치’ 발명에 관해 실용신안 출원이 되어 있다(이하 위 각 발명과 이 사건 제1, 2발명 모두를 ‘이 사건 각 발명’이라고 한다).
원고는 2010.3.9. 소외 회사로부터 참가인과 소외 회사 사이에 발생한 이 사건 제1, 2발명에 관한 특허 실시료 분쟁에 대한 내용을 이메일로 제보 받은 후 이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였고, 소외 회사는 같은 해 4.26. 원고에게 참가인이 특허권 로열티 계산 차액과 특허 실시료 미지급을 이유로 주거래 은행 통장 등을 압류한 것은 영업방해라며 직원 지위 남용 조사를 의뢰하였다.
참가인이 2010.5.16. 상급자인 이○○에게 이메일로 ‘삼중유리와 관련된 사유로 인해 사직하겠다’는 내용의 사직서를 제출하였으나 원고는 위 사직서를 수리하지 않은 채 같은 달 20일 참가인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의 인사위원회 출석통지서를 발송하였다. 참가인은 같은 달 24일 이를 수령하였다.
<인사위원회 출석통지서>
출석일시 : 2010.5.28. (금) 14:00
출석이유 : 사규위반에 대한 징계 관련
유의사항 : 1. 진술을 위한 출석을 원하지 않을 때에는 징계심의 개최 전까지 서면진술서를 제출할 것
정당한 사유 없이 지정된 일시에 출석하지 않거나 서면진술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에는 진술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간주처리 예정이므로 궐석심의동의서를 송부 바람
2010.5.28. 인사위원회가 개최되었으나 참가인이 출석하지 않았고 위 인사위원회는 참가인에 대하여 아래와 같은 내용의 징계해고를 의결하였다.
<징계의결 내용>
위반 내용 : 취업규칙 제10조 제1항 제2호 소정의 형사소추의 원인이 되는 부정불법한 행위를 한 자, 서약서 또는 회사의 규칙을 위반한 자, 업무상 비밀을 누설한 자, 고의 또는 부주의로 회사에 손해를 끼친 자 및 윤리강령 제3장 임직원 기본윤리 중 정보 및 보안관리 위반
의결 이유 : 직무발명을 회사의 동의 없이 실용신안 출원하고, 절차를 무시한 채 보고 없이 특허를 출원하였으며, 또 이 발명권을 제3자에게 양도하고 사적인 이익을 지속적으로 취하였고, 직무상 발명으로 보이는 3건의 발명을 배우자 명의로 출원함
원고는 2010.6.1. 참가인에게 ‘직무발명에 대한 사내규정 위반[근거규정 : 취업규칙 5.1.6(해고) 및 10.1.2(징계사유)]을 이유로 2010.5.31.자로 해고한다’고 통보하였다.
그 후 참가인이 원고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 ○○가합○○호로 이 사건 제1발명에 대한 특허권 중 원고의 등록 지분에 관하여 양도계약 해제를 원인으로 한 이전등록청구소송을 제기하였고, 위 법원은 2011.11.4. ‘이 사건 제1발명이 참가인의 개인적인 연구.개발물의 결과물로서 직무관련성이 인정되지 않아 자유발명에 해당할 뿐임에도 원고가 장기간에 걸쳐 위 발명이 직무발명이라고 주장하면서 참가인에게 정당한 양도대가를 지급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백히 하고 있으므로 양도계약의 해제사유가 인정된다’는 이유로 참가인 승소판결을 선고하였으며 현재 항소심 재판이 진행중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호증, 갑 2호증의 1, 2, 갑 3호증, 갑 5, 6, 7, 9, 12, 33호증, 갑 51호증의 1, 2, 갑 52호증의 1 내지 5, 을나 1, 4,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해고절차의 정당성
징계대상자가 조사과정이나 징계절차에서 자신을 위하여 변소, 변명을 하는 것은 부당한 징계나 징계권의 남용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고 적정한 징계권의 행사를 보상 받기 위한 것으로서 폭넓게 허용되어야 할 것이고(대법원 1994.5.24. 선고 93다26854 판결 등 참조), 피징계자의 변명 또는 소명자료의 제출 등 방어권의 행사, 나아가 그러한 방어권의 포기는 피징계자가 징계사유를 알고 있음을 전제로 하는 것으로서 징계사유를 통지받지 못한 피징계자가 징계위원회에 불출석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들어 방어권을 포기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1994.1.28. 선고 92다45230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위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가 참가인에게 발송한 인사위원회 출석통지서에는 출석이유로 ‘사규위반에 대한 징계 관련’이라고 기재되어 있을 뿐 구체적인 징계사유가 없는 점, ② 참가인이 이 사건 제1, 2발명과 관련하여 원고로부터 조사를 받았으므로 위 각 발명과 관련된 행위가 징계사유임을 짐작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나 원고는 위 각 발명 외에도 참가인의 배우자 등 명의로 실용신안 또는 특허 등록된 다른 발명들까지 포함하여 이 사건 각 발명 모두를 징계사유로 삼고 있는 점, ③ 원고가 이 사건 해고 이전부터 징계 관련 조사가 진행되었고 면담, 전화통화 등을 통해 참가인에게 구체적인 징계사유를 알려주었다고 주장하나 이를 뒷받침할 만한 자료가 없는 점, ④ 참가인이 이 사건 해고 이전에 원고에게 제출한 사직서에는 사직사유로 이 사건 제1발명과 관련된 ‘삼중유리’만이 언급되어 있는 점, ⑤ 참가인이 원고에게 인사위원회 출석통지서에 첨부된 궐석심의동의서를 제출하지도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원고로부터 구체적인 징계사유를 통보받지 못하여 제대로 방어권을 행사할 수 없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반면에 참가인이 구체적인 징계사유를 알고서도 스스로 방어권의 행사를 포기했다는 원고의 주장을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으므로 결국 이 사건 해고절차에 하자가 있다고 할 것이다.
해고사유의 정당성
해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고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의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의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3.7.8. 선고 2001두8018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관련 민사판결에서 이 사건 제1 발명이 직무발명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결이 선고되었을 뿐만 아니라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나머지 발명들이 명백히 직무발명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어 이 사건 각 발명 모두가 직무발명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이 사건 해고사유도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
이에 대해 원고는 이 사건 각 발명이 직무발명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참가인의 행위가 윤리규정 및 직무발명제도 운영지침을 위반한 것으로서 해고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나, 위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가 징계사유로 삼은 윤리규정 제3장 임직원의 기본윤리 제5조 제1항은 ‘회사의 기밀사항이나 사업정보 등 보안이 필요한 정보는 사전 허가나 승인 없이 외부에 유출하지 아니한다’는 것으로서 직무발명에 해당하지 않는 발명에 대한 권리의 양도가 ‘보안이 필요한 정보의 외부 유출’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② 원고 주장의 ‘임직원 윤리강령 실천지침’ 제3조 제12항 소정의 ‘이해관계자와 사적 채무거래 및 금전거래 금지’, 같은 조 제13항 소정의 ‘이해관계자와 사리를 도모하는 일체의 거래금지’ 등 위반의 비위행위가 이 사건 해고사유에 포함되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③ 직무발명제도 운영지침 제2조 제7항에 따라 출원.양도가 제한되는 발명이 직무발명에 한정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해고사유는 이 사건 각 발명이 직무발명임을 전제로 한 것인데다가 이 사건 해고 당시 위와 같은 원고의 주장에 대해 참가인의 방어권이 전혀 보장된 바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해고사유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려워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참가인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해고에 해당하므로 피고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진창수
판사 곽형섭
판사 홍석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