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1. 10. 6. 선고 2011구합16292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판결요지

1.

근로계약기간을 정한 경우에 있어서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의 근로관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기간이 만료함에 따라 사용자의 해고 등 별도의 조처를 기다릴 것 없이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된다. 그렇지만 한편,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경우에도 예컨대 단기의 근로계약이 장기간에 걸쳐서 반복하여 갱신됨으로써 그 정한 기간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게 된 경우 등 계약서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기간을 정한 목적과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동종의 근로계약 체결방식에 관한 관행 그리고 근로자보호법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는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계약서의 문언에도 불구하고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맺었다고 볼 것이다. 그러나, 위와 같은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는 처분문서인 근로계약서의 문언에 따라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는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이 맺어진 것이라고 봄이 원칙이다.

2.

이 사건 종전 해지통보 이후 참가인이 원고와 사이에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은 원직복직 등을 요구하면서 원고가 참가인의 본관 건물 외벽에 매달려 로프에 의지한 채 위험한 고공시위를 벌이고, 이에 따라 노동조합 관계자들이 참가인을 비판하는 취지의 기자회견을 하자 참가인이 이를 중단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는 점, 참가인이 원고와 사이에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갱신하면서 근로계약기간을 계약서에 명시하였던 점,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는 참가인의 계약직 직원에 대한 운용준칙에 따라 재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고, 계약직직원운용준칙은 근무성적평정의 방법 및 절차를 규정함과 아울러 근로계약기간 중 근무성적평정 평균점수가 70점 미만인 경우 재계약이 불가능하다고 규정한 점, 그런데, 참가인이 원고에 대하여 2009.1. 및 2009.7. 각 근무성적을 평가한 결과 평균 71점 및 72점에 이르러 재계약 기준을 상회함에 따라 2009.7.경 이 사건 근로계약을 1회에 걸쳐 갱신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이 사건 근로계약서상의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여 기한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이라고 해석하기는 어렵다.

* 서울행정법원 제13부 판결

* 사 건 : 2011구합16292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 고 : 배OO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 변론종결 : 2011.09.01.

* 판결선고 : 2011.10.06.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생략>

2.

재심판정의 적법여부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갱신 거절은 다음과 같은 사유로 부당해고에 해당하므로,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1)

원고가 정규직에서 계약직으로 근로형태를 변경한 1999.2.경 이후 2008.2.경까지 기간의 단절 없이 지속적으로 참가인과 사이에 근로계약을 갱신하여 온 점, 참가인이 원고에 대하여 무기계약직 전환을 요구한 이후 2008.2.경 원고를 기간만료를 이유로 해고하였다가 참가인의 요청 및 노사합의에 의하여 다시 복직이 이루어진 점, 원고가 위와 같이 복직한 이후 2009.7.11. 별다른 절차 없이 재차 근로계약이 갱신된 점, 원고에 대한 근무성적 평가결과가 70점을 넘어 재계약의 필수적인 요건을 이미 갖추고 있었다는 점, 참가인이 2007.6.경 및 2008.2.경 두차례에 걸쳐 원고에 대하여 무기계약직 전환을 제한하였던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은 사실상 기간의 정함이 없거나 또는 그 근로계약에서 정한 계약기간은 존속기간이 아닌 갱신기간으로서 원고에게는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다.

(2)

원고가 근로계약 만료일(2010.7.10.) 이후인 2010.7.13.에야 참가인으로부터 갱신거부의 의사를 전달받았고 2010.7.15.까지 참가인에게 노동조합전임자로서의 노무를 제공하였으며, 참가인이 위 만료일 이후의 노무를 아무런 이의 없이 수령한 이상, 원고는「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 제4조제2항에 따라 무기계약근로자 의제 기간인 2년을 초과하여 근로한 근로자에 해당한다.

나.

관계법령 등(갑 제1호증의 2, 을나 제8호증).

■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조(기간제근로자의 사용) ① 사용자는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기간제 근로계약의 반복갱신 등의 경우에는 그 계속 근로한 총기간이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할 수 있다.

1.

사업의 완료 또는 특정한 업무의 완성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

2.

휴직ㆍ파견 등으로 결원이 발생하여 당해 근로자가 복귀할 때까지 그 업무를 대신할 필요가 있는 경우

3.

근로자가 학업, 직업훈련 등을 이수함에 따라 그 이수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

4.

「고령자고용촉진법」 제2조제1호의 고령자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5.

전문적 지식ㆍ기술의 활용이 필요한 경우와 정부의 복지정책ㆍ실업대책 등에 따라 일자리를 제공하는 경우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우

6.

그 밖에 제1호 내지 제5호에 준하는 합리적인 사유가 있는 경우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우

②

사용자가 제1항 단서의 사유가 없거나 소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그 기간제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본다.

■ 계약직직원운용준칙(2010.6.28.개정)

제11조(근로계약기간) ① 직원의 근로계약기간은 1년 이내로 하되, 영업지원직의 근로계약기간은 6개월 이내로 한다.

②

제1항의 근로계약기간 만료시 채용권자는 재계약을 체결할 수 있으며, 본회에서의 계속근로기간(파트타이머 근무기간을 포함한다)은 최장 2년을 초과하지 못한다. 다만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및 동법 시행령에서 정한 사용기간 제한의 예외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달리 적용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사업부문별 인사담당부서장 및 전무이사소관 인사담당부서장과 사전 합의하여야 한다.

제12조(재계약 방법 및 절차) ① 재계약은 소속사무소에서 계약기간 종료일 15일 전까지 인사종합시스템에서 근무성적평정을 실시하고, 근로계약서 2부를 제9조제2항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작성하여 채용권자에게 송부하여 승인을 받는다.

④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와는 재계약을 할 수 없다.

1.

근로계약기간 중 실시한 근무성적평정 평균점수가 70점 미만인 자

2.

감봉이상의 징계처분을 받은 자

3.

정직·대기·휴직·휴가 중에 계약기간이 종료한 자

제23조(해직의 구분) 해직은 의원해직, 당연해직, 직권해직, 징계해직으로 구분한다.

제25조(당연해직) 직원이 사망한 경우에는 사망일 다음날에, 계약기간 만료 시에는 계약기간 만료일 다음날에 해지의 효력이 발생한다.

다.

인정사실

(1)

참가인은 1999.2.5. IMF 사태에 따른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기능서무직 1,650명에 대하여 명예퇴직을 실시하였고, 그 중 1,500여명을 특수업무계약직(이하 ‘계약직’이라 한다)으로 다시 채용하였는데, 1984.6.5. 참가인의 서울 OO지점에 일교직으로 입사하였다가 1989.1.1. 정규직으로 전환된 원고 역시 그 과정에서 명예퇴직한 후 1999.2.6. 계약직으로 다시 입사한 이래 참가인과 매 1년 단위의 근로계약을 반복하여 갱신·체결하였다.

(2)

원고는 2004.4.15. 참가인 소속 비정규직을 대상으로 하는 노동조합의 위원장으로 선출되었다가, 2008.6.17. 농협중앙회노동조합의 조직형태가 ‘전국사무연대노조 농협중앙회 지부(이하 ‘이 사건 지부’라 한다)’로 변경된 이후에는 이 사건 지부의 지부장으로 활동하였다.

(3)

참가인은 2007.6.경 기간제법의 시행(2007.7.1.)을 앞두고 원고를 포함한 계약직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별정직(정규직) 전환을 추진하여 계약직 645명 중 633명이 2007.7.1. 별정직으로 채용되었고, 정년이 도래하거나 사직을 예정한 10명과, 징계계류 중인 1명 및 위 전환채용에 응하지 아니한 원고만이 별정직으로 전환되지 아니하였다.

(4)

참가인은 2008.2.1.경 원고에게 2008.2.5.자로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되어 근로계약이 종료된다는 취지로 통보하였는데(이하 ‘이 사건 종전 해지통보’라 한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2008.4.5.경 서울OO부노OO호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종전 해지통보 등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면서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08.5.27. ‘이 사건 종전 해지통보는 계약기간 만료에 따라 종료된 것에 불과하므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에 관한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

(5)

한편 원고는 참가인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OO가합OO호)에 이 사건 종전 해지통보와 관련하여 해고무효확인 및 임금지급청구의 소를 제기한 상황에서, 2008.7.11. 07:00경 참가인의 본관 건물 옥상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강요한 2MB·농림수산식품부장관, 이를 묵인한 농협중앙회장을 강력 규탄한다”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걸고 건물외벽의 로프에 매달려 참가인에게 ‘금일 중 회장 면담실시, 본인 원직복직 보장, 임단협 교섭위임 철회’ 등의 요구사항을 제시하면서 고공시위를 벌였고, 이 사건 지부의 상급단체 위원장, 간부 등은 같은 날 11:00경 기자회견을 하였는데, 그 기자회견 당시 참가인에 대한 요구사항은 ‘① 부당해고한 배OO 지부장의 원직 복직, ② 별정직 노동자에 대한 조합원 지위 인정, ③ 비정규직 노동조합에 자행하는 노동조합 탄압 중단, ④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교통비, 중식비 지급, ⑤ 교섭권 위임 철회 및 성실 교섭’ 등이었다.

(6)

참가인은 2008.7.11. 14:30경 전국사무연대노동조합 및 이 사건 지부와 ‘원고를 2008.7.11.자로 고용계약하고, 원고의 고공농성과 관련하여 사측은 이후 사규 및 민/형사상 어떠한 책임도 묻지 않는다’는 등의 취지로 합의하였고, 이에 따라 원고는 같은 날 15:40경 고공시위를 중단하였으며, 2008.7.14.경 위 해고무효확인 및 임금지급청구의 소를 취하하였다.

(7)

원고는 2008.7.11. 참가인과 사이에 계약기간을 2008.7.11.부터 2009.7.10.로 한 내용의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고, 이후 1회 위 근로계약을 갱신하였는데, 위 근로계약에 관한 근로계약서(갱신된 것, 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서’라 한다)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아래에서 ‘갑’은 참가인을, ‘을’은 원고를 각 지칭한다.

제2조(계약기간 및 재계약) ① 계약기간은 2009.7.11.부터 2010.7.10.까지로 한다.

②

을이 계약직직원및파트타이머운용준칙(이하 ‘동 준칙’이라 한다) 중 근로계약 해지사유에 해당되는 경우에는 갑은 계약기간에 불구하고 근로계약을 해지한다.

③

갑은 동 준칙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재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④

을의 계속근무기간은 최장 2년을 초과하지 못한다. 다만, 전문직은 예외로 한다.

제3조(직종 및 담당업무) ① 을의 직종과 담당업무는 다음과 같다.

1.

(직종) : 특수직

2.

(담당업무) : 노동조합

제4조(근무지) 을의 근무장소는 농협중앙회 인사부 소속으로 하되, 갑은 필요한 경우 을의 근무지를 변경할 수 있다.

제6조(신분) 을은 1년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고용되는 근로자로서 동 준칙에서 특별히 정한 것을 제외하고는 갑의 정규직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을 적용받지 아니한다.

(8)

참가인은 2010.7.10. 이후 원고와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아니하였고, 이 사건 근로계약이 2010.7.10.자로 그 기간이 만료되어 근로관계가 당연 종료되는 것이라는 이유로 근로계약관계의 종료 사실을 원고에게 별도로 통지하지 아니하였다.

(9)

한편 참가인과 이 사건 지부 사이의 2009년도 임금 및 단체교섭과 관련하여 이 사건 지부가 참가인에게 송부한 ‘2009년도 임금 및 단체교섭 최종 요구(안)’에는 노동조합의 현안 요구 사항으로서 ‘지부장은 계약을 연장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앞서 본 각 증거, 갑 제3, 8호증, 을가 제1 내지 5호증, 을 나 제1 내지 7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인지 여부

(가)

근로계약기간을 정한 경우에 있어서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의 근로관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기간이 만료함에 따라 사용자의 해고 등 별도의 조처를 기다릴 것 없이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된다. 그렇지만 한편,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경우에도 예컨대 단기의 근로계약이 장기간에 걸쳐서 반복하여 갱신됨으로써 그 정한 기간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게 된 경우 등 계약서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기간을 정한 목적과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동종의 근로계약 체결방식에 관한 관행 그리고 근로자보호법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는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계약서의 문언에도 불구하고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맺었다고 볼 것이다(대법원 2006.2.24. 선고 2005두5673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위와 같은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는 처분문서인 근로계약서의 문언에 따라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는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이 맺어진 것이라고 봄이 원칙이다(대법원 2007.7.12. 선고 2005두2247 판결 참조).

(나)

살피건대, 앞서 본 사실 및 증거들에 갑 제7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종전 해지통보 이후 참가인이 원고와 사이에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은 원직복직 등을 요구하면서 원고가 참가인의 본관 건물 외벽에 매달려 로프에 의지한 채 위험한 고공시위를 벌이고, 이에 따라 노동조합 관계자들이 참가인을 비판하는 취지의 기자회견을 하자 참가인이 이를 중단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이루어 진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참가인이 원고와 사이에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갱신하면서 근로계약기간을 계약서에 명시하였던 점, ③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는 참가인의 계약직 직원에 대한 운용준칙에 따라 재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고, 계약직직원운용준칙 제12조제1항, 제4항은 근무성적평정의 방법 및 절차를 규정함과 아울러 근로계약기간 중 근무성적평정 평균점수가 70점 미만인 경우 재계약이 불가능하다고 규정한 점, ④ 그런데, 참가인이 원고에 대하여 2009.1. 및 2009.7. 각 근무성적을 평가한 결과 평균 71점 및 72점에 이르러 재계약 기준을 상회함에 따라 2009.7.경 이 사건 근로계약을 1회에 걸쳐 갱신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이 사건 근로계약서상의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여 기한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이라고 해석하기는 어려우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계약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의 유무

(가)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 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1.4.14. 선고 2007두1729 판결 등 참조).

(나)

앞서 본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1)

원고가 참가인과 사이에 체결·갱신한 이 사건 근로계약서나 참가인의 계약직직원운용준칙 등에는 참가인에 대하여 원고를 재고용할 의무를 지우는 취지의 규정이 존재하지 아니하고, 다만 재계약의 절차 및 요건 등에 관한 근거규정이 있기는 하나, 오히려 이 사건 근로계약서 제2조제4항이 ‘을의 계속근무기간은 최장 2년을 초과하지 못한다’고, 계약직직원운용준칙 제11조제1항이 ‘직원의 근로계약기간은 1년 이내로 하되, 영업지원직의 근로계약기간은 6개월 이내로 한다’고, 같은 조제2항이 ‘제1항의 근로계약기간 만료시 채용권자는 재계약을 체결할 수 있으며, 본회에서의 계속근로기간은 최장 2년을 초과하지 못한다’고 각 규정함으로써 재계약과 관련하여 계속근무기간이 2년을 초과하지 못함을 명시하고 있다.

2)

한편 위와 같은 계약직직원운용준칙이 기간제근로자 등에 대한 근로조건 보호를 강화하고자 하는 기간제법 등의 취지에 반한다고 볼 만한 별다른 자료도 없고, 이 사건 종전 해지통지로 인하여 종료된 근로계약관계와 관련하여 참가인이 고용 상한이 5년으로 규정된 구 계약직직원운용준칙을 실제 적용한 바가 없었다는 사정만으로 고용상한이 2년으로 개정된 위 준칙의 규범력이 사실상 상실되었다고 볼 수도 없다.

3)

앞서 본 바와 같은 기간제법 시행에 따른 참가인의 조직개편의 내용, 원고를 비롯한 계약직 근로자들의 정규직 전환 경위 및 현황, 이 사건 종전 해지통보의 경위,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의 경위 및 그 내용, 위와 같은 원고와의 이 사건 근로계약관계에 있어서 추론되는 참가인의 진정한 의사 등을 고려하면,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1999.2.경 체결되어 2008.2.까지 갱신된 근로계약관계는 이 사건 종전 해지통보에 표시된 바와 같이 기간만료로써 종료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의 체결·갱신에 따른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앞서 종료된 근로계약관계와 별개의 것으로 봄이 옳다. 따라서 원고에 대한 이 사건 근로계약관계 종료의 정당성을 판단함에 있어서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사정은 이 사건 종전 해지통보 이후의 근로계약관계에 한하여 따져보는 것이 원칙이라 할 것인데, 앞서 본 여러 사정을 고려할 때, 참가인과 원고 사이의 이 사건 근로계약관계가 제한 없는 갱신의 전제하에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려우며, 갑 제5호증의 기재만으로 이를 달리 볼 수 없다.

(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3)

기간제법 제4조제2항에 의한 ‘고용의제’의 성립 여부

살피건대,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 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므로,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이 사건 근로계약 역시 참가인의 명시적인 근로계약 종료통보와 무관하게 기간만료로 종료되었다고 할 것인 점, 참가인이 원고와 사이의 근로관계를 묵인하다가 2년이 도과한 2010.7.13.에야 비로소 근로계약관계 종료의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볼 만한 별다른 증거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갑 제6호증, 제8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참가인이 2년을 초과하여 원고를 기간제근로자로서 사용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마.

소결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재판장 판사 박정화

판사 김태환

판사 이승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