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처분사유의 존재
원고는 국가보훈처로부터 수령한 고용명령서에 따라 참가인을 채용하였는데, 이후 그 고용명령서가 참가인의 아버지 C의 형사상 위법행위에 따른 허위의 서류임이 밝혀진 이상, 인사규정 제33조 제6호에서 정한 직권면직사유인 '입사시 제출서류가 허위로 판정되었을 때'에 해당한다.
일사부재리의 원칙 및 신뢰보호의 원칙 등 위배 아님
비록 인사위원회에서 참가인을 직권면직하지 아니하기로 하는 의결이 있었기는 하나, 이 사건 직권면직은 징계처분이 아닐 뿐만 아니라 참가인에게 불이익을 주는 선행처분이 있었던 것도 아닌 이상, 참가인을 그 후 직권면직 하였더라도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
또한, 참가인에게 보호가치가 있는 신뢰가 존재하지 아니하므로 신뢰보호의 원칙에도 위배되지 아니한다.
이 사건 직권면직을 하는 것이 정의 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신의성실의 원칙에도 위배되지 아니한다.
절차상 위법사유의 부존재
원고는 이 사건 직권면직 사실을 사내전산망에 게시함으로써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에 의한 해고의 서면통지의무를 이행하였다.
이 사건 직권면직은 징계해고와는 그 절차를 달리 하는 것이어서 단체협약이나 인사규정, 상벌규정 등에서 규정하는 징계(해고)에 관한 절차 규정을 따르지 아니하였더라도 위법하지 아니한다.
관계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사실
참가인의 아버지 C은 국가보훈처 서울남부보훈지청장으로 근무하던 1999. 6. 1. 경 추간판탈출증이 발병하여 1999. 6. 15. 경 D병원에 입원하여 수술을 받았다. C은 사실 1995. 6. 5. 10:30경 지청장 집무실에서 책상을 옮기던 중 허리를 다친 사실이 없음에도 마치 위와 같은 경위로 공무수행 중 사고를 당하여 추간판탈출증이 발병한 것처럼 허위의 서류를 작성하여 1999. 7. 21.경 공무원연금관리공단에 요양승인신청을 하였다가 그 무렵 요양불승인 통보를 받았다.
C은 2004. 6. 초순경 부하 직원이었던 E가 국가유공자(공상공무원) 심사업무를 담당하는 보훈심사위원회로 발령을 받자 수원보훈지청에 위와 같은 허위의 서류들을 증빙자료로 첨부하여 국가유공자 등록신청을 하였다. E는 2004. 6. 17.경 보훈심사위원회 사무실에서 C에 대한 국가유공자등요건심사제안서에 "C은 상병 경위상 1999. 6. 5. 사무실 재배치 작업 중 척추부상을 당하여 수술한 자로 23년간 장기 재직으로 원상병 발병 악화되었다고 보여 공상해당 의견."이라고 기재하였다. 당시 수원보훈지청 관리과장으로서 공상공무원 등록업무의 실무책임자였던 F은 부하 직원인 G에게 공무원연금관리공단에 요건관련 등 사실확인서 발급의뢰를 하지 말고 곧바로 보훈심사위원회에 C의 신청사건을 송부하며 등록신청서에 수기로 기재된 '공상인정여부 불승인 사실 확인' 부분을 삭제하도록 지시하였다. 결국 C은 2004. 8. 4. 국가유공자로 등록되었다.
원고는 국가유공자 등 예우에 관한 법률(이하 '국가유공자법'이라고 한다) 제30조 제2호에서 규정하는 취업지원 실시기관으로서 일정 수 이상의 취업지원 대상자를 고용할 의무를 부담하는 공공기관인데, 2005. 1. 26. 국가보훈처 수원보훈지청장으로부터 C의 딸인 참가인이 취업보호대상자이므로 고용하라는 내용의 고용명령서(갑 3호증의 1)를 받고 2005. 4. 1. 원고를 6급으로 특별채용하였다.
C은 2008년 초순경 감사원의 특별감사 과정에서 허위로 국가유공자 등록신청을 한 사실이 적발되어, 2008. 10. 15.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허위공문서작성죄, 허위작성공문서행사죄, 국가유공자법위반죄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240시간의 사회봉사명령을 선고받았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08고단213 판결), 2009. 2. 5. 및 같은 해 4. 23. 항소와 상고가 기각되어(서울중앙지방법원 2008도3709 판결, 대법원 2009도1615 판결),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수원보훈지청은 위와 같이 형사판결이 확정된 다음 C에 대한 국가유공자 등록을 2004. 6. 4.자로 소급하여 취소하고, 2009. 5. 12. 원고에 대하여 C의 국가유공자 등록이 취소됨에 따라 참가인이 취업지원대상에서 제외되었음을 통보하였다(갑 3호증의 2 참조).
원고는 위 국가유공자 등록취소 통보를 받고, 2009. 6. 12. 부사장 등 6명의 위원과 간사가 참석한 가운데 상임인사위원회(이하 '제1인사위원회'라고 한다)를 개최하여 참가인에 대한 직권면직 여부를 심의하였다. 제1인사위원회에서 참가인에 대한 직권면직 심의안이 부결되었고, 같은 날 원고의 사장은 제1인사위원회의 심의결과대로 처리한다는 내용의 내부결재 문서에 결재를 하였다(갑 19호증 참조). 원고는 제1인사위원회 개최 이후 참가인에 대한 별도의 인사조치를 하지 아니한 채 2009. 10.경 참가인을 5급에서 4급(대리)으로 승진발령을 하였다.
원고는 2010. 10.경 국정감사 과정에서 국회의원으로부터 C의 국가유공자 등록이 허위로 밝혀졌음에도 참가인을 계속 고용하고 있는 사실에 대하여 지적받았고, 이에 법률 검토 후 조치할 예정이라는 답변을 하였다(갑 4호증의 1 내지 5, 갑 18호증의 1 내지 3 참조).
원고는 2010. 11. 9. 참가인의 직권면직에 대한 재심의를 위하여 참가인과 사장 등 6명의 위원 및 간사가 참석한 가운데 경영위원회(이하 '제2인사위원회'라고 한다)를 개최하여 6명 전원의 찬성으로 참가인의 직권면직을 의결하였다(갑 5호증 참조). 원고는 그 다음날인 2010. 11. 10. 참가인의 2010. 11. 10.자 직권면직 사실을 알리는 인사발령 제115호(갑 7호증)를 참가인이 근무하던 인천기지본부의 본부장 등에게 전송함과 동시에 전 직원이 그 내용을 확인할 수 있도록 전자결재시스템(KOSMOS)의 공람문서함에 보관되도록 하였다(갑 23호증의 1 내지 3 참조). 참가인은 2010. 11. 10. 퇴근 무렵 공람문서함에서 이 사건 직권면직 사실을 확인하고는 그 다음날인 2010. 11. 11.부터 원고 공사에 출근하지 아니하였다.
원고는 참가인의 구제신청 이후인 2010. 12. 10. 참가인에 대하여 '입사시 제출서류가 허위로 판명되는 경우'를 직권면직사유로 기재한 직권면직통보서(갑 15호증의 1)를 배달증명우편으로 송부하여 2010. 12. 11. 위 직권면직통보서가 참가인에게 송달되었다(갑 15호증의 2 참조).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3 내지 11, 15 내지 20, 22 내지 24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처분사유의 존부
인사규정 제33조 제6호에 의하면 '입사시 제출서류가 허위로 판정되었을 때'에 직권면직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비록 참가인이 입사 당시 원고에게 직접 허위의 고용명령서를 제출한 것은 아니나, 위 고용명령서는 국가유공자법 제31조의2("취업지원을 받으려는 취업지원 대상자는 국가보훈처장에게 취업지원을 신청하여야 한다.")에 의하여 참가인 본인이 국가보훈처장에 대하여 취업지원을 신청함에 따라 국가보훈처장(내지 그 위임을 받은 수원보훈지청장)이 원고에게 제출한 것이므로 '입사시 제출서류'에 해당한다고 봄이 옳다. 그리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고용명령서가 잘못된 국가유공자 등록신청에 의한 허위의 서류임이 밝혀진 이상 이 사건 처분사유가 인정된다. 그와 같은 해석이 문언 자체가 허용하는 의미 범위를 넘어서는 유추해석에 해당하지 아니 하고, 참가인이 위 고용명령서가 허위임을 알았는지 여부나 허위의 고용명령서 발급에 직접 개입하였는지 여부는 문제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있다. (2) 일사부재리의 원칙 및 신뢰보호의 원칙 등 위배 여부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이중징계를 한 경우 일사부재리의 원칙이나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어 그 징계처분은 무효이나, 이와 같이 이중징계에 해당하려면 선행 처분과 후행 처분이 모두 법적 성질상 징계처분이어야 하고, 선행 징계처분이 취소됨이 없이 유효하게 확정되어야 하며, 선행 징계처분과 후행 징계처분의 징계혐의사실이 동일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9. 29. 선고 99두10902 판결 참조). 그런데, 이 사건 직권면직은 징계처분에 해당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제1인사위원회에서 직권면직을 하지 아니하기로 하는 의결이 있었기는 하나 이를 참가인에게 불이익을 가져오는 선행 처분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직권면직이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인사규정 제50조에도 이미 징계를 받은 사항에 대하여는 중복하여 징계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신뢰보호의 원칙 위배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한편으로는 침해받은 이익의 보호가치, 침해의 중한 정도, 신뢰가 손상된 정도, 신뢰침해의 방법 등과 다른 한편으로는 행정행위를 통하여 실현하고자 하는 공익적 목적을 종합적으로 비교·형량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1. 16. 선고 2003두12899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살피건대, 참가인이 제1인사위원회에서의 선행 의결과 후속 승진발령으로 인하여 허위의 고용명령서가 더 이상 문제되지 아니한다는 신뢰를 하게 되었더라도 이는 보호가치가 있는 신뢰라고 할 수 없는 반면, 공공기관인 원고가 부당한 고용관계를 계속 유지함에 따른 국민의 신뢰 실추 또는 다른 정당한 국가유공자 자녀에 대한 취업기회의 박탈과 같이 공익이나 제3자의 정당한 이익을 해할 우려가 크므로, 이 사건 직권면직이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
신의성실의 원칙은 법률관계의 당사자가 상대방의 이익을 배려하여 형평에 어긋나거나, 신의를 저버리는 내용 또는 방법으로 권리를 행사하거나 의무를 이행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추상적 규범으로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그 권리의 행사를 부정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신의를 공여하였다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상대방이 신의를 가짐이 정당한 상태에 있어야 하고, 이러한 상대방의 신의에 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러야 한다(대법원 2011. 2. 10. 선고 2009다68941 판결 참조). 살피건대, 부정한 방법으로 채용된 근로자와 사이의 고용관계를 단절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권리행사라고 할 수 없는 이상, 이 사건 직권면직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고도 할 수 없다.
절차상 위법사유의 존부
근로기준법 제27조는 해고를 둘러싼 분쟁해결에 도움을 주고 사용자의 일시적인 감정에 의한 무분별한 해고의 남용을 방지하여 근로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서 위 규정을 위반하여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아니한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위 규정에 위배되어 효력이 없다.
살피건대, 원고가 제출한 모든 증거를 살펴보더라도 이 사건 직권면직 당시 근로기준법 제27조에서 규정하는 해고의 서면통지의무를 이행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2010. 11. 10. 참가인에 대한 직권면직 사실이 담긴 인사발령문을 사내통신망인 전자결재시스템의 공람문서함에 보관되도록 하였고 참가인 또한 이를 확인한 사실이 인정되나, 위 인사발령문은 그 수신처란에 참가인이 포함되어 있지 아니하고, 직권면직시기(해고시기)만이 특정되어 있을 뿐 직권면직사유(해고사유)에 대하여 아무런 기재가 없어서 이를 근거로 근로기준법 제27조에서 규정하는 해고의 서면통지의무를 다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비록 참가인이 이 사건 직권면직을 의결한 제2인사위원회에 직접 참석하여 이 사건 직권면직의 사유에 대하여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실제 직권면직 과정에서 새로운 사유가 추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서 참가인으로서는 여전히 그 구체적 사유를 알 필요가 있는 점, 나아가 해고(직권면직) 통보 이전의 사정을 고려하여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의 해석을 완화하는 것은 해고사유의 기재를 해고의 유효요건으로 명확히 규정함으로써 해고의 형식에 관하여 요식주의를 채택한 근로기준법의 취지와 강행법규성을 무색하게 할 우려가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사정을 이유로 원고가 해고의 서면통지의무를 다하였다고 할 수는 없다. 또한, 이 사건 직권면직일로부터 무려 한 달 정도 경과한 2009. 12. 10.경에야 이루어진 직권면직의 서면통지가 이 사건 직권면직에 관한 적법한 서면통지에 해당한다고도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직권면직은 인사규정 제33조 제6호에 따른 것으로서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인사규정, 상벌규정 등에서 직권면직을 징계처분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지 아니한 이상 위 처분을 함에 있어서 절차규정을 따르지 아니하였더라도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3. 5. 25. 선고 92누12452 판결 참조).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소결론
비록 이 사건 직권면직은 처분사유가 존재하고 일사부재리의 원칙이나 신뢰보호의 원칙 등에 위배되지 아니하나, 해고의 서면통지의무를 위반한 절차상 하자로 인하여 부당하다고 봄이 옳다. 따라서 비록 그 이유에 있어서는 잘못이 있으나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상균(재판장) 안승훈 김종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