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1. 11. 25. 선고 2011구합24378 판결

부당대기발령구제 재심판정취소

판결요지

1.

기업이 그 활동을 계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노동력을 재배치하거나 그 수급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불가결하므로, 대기발령을 포함한 인사명령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고유권한에 속한다 할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인사명령에 대하여는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며, 이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 또한 대기발령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 여부는 대기발령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그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과의 비교교량, 근로자와의 협의 등 대기발령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 등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한다.

2.

참가인이 다른 직원들이 듣는 가운데 이 사건 입금누락에 관하여 조OO를 질책하는 듯 한 말을 한 것은 조OO를 횡령범으로 몰아세우기 위한 의도에서 행해졌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그 밖에 이 사건 입금누락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참가인이 한 일련의 행위가 참가인의 소속 직원에 대한 지휘ㆍ감독 능력 부족을 드러낸 것으로 보기 어려우며, 참가인이 조OO 외의 직원들에 대한 지휘ㆍ감독 능력이 부족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렵다.

대기발령은 당해 근로자에게 계속하여 업무를 수행하도록 할 경우 발생할 수도 있는 장래의 업무상 장애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인데, 조OO는 이 사건 입금누락 다음 날 전보발령을 받았고, 참가인 역시 이 사건 대기발령 이전에 이미 본점으로 전보되어 지점장의 직무를 수행하지 않게 된 이상 굳이 이 사건 대기발령을 통하여 참가인을 장래의 직무수행에서 배제할 업무상 필요성이 있었는지 의심스럽다. 이 사건 대기발령은 실제 행해진 기간이 3개월 이상의 장기간이고, 이로 인하여 참가인은 대기발령 기간의 승진최저소요기간 불산입 등 인사상 불이익을 받았고, 대기기간 중 기본급의 90%만 지급받는 등 경제적으로도 상당한 불이익을 받았다.

따라서 이 사건 대기발령은 위법하고, 이 사건 대기발령은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 볼 수 없다.

* 서울행정법원 제1부 판결

* 사 건 : 2011구합24378 부당대기발령구제 재심판정취소

* 원 고 : OOOOOOOOOOOO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 변론종결 : 2011.11.02.

* 판결선고 : 2011.11.25.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1988.11.14. 설립되어 상시근로자 26명을 사용하여 금융업 등을 경영하는 법인이다. 참가인은 2000.6.24. 원고에 입사하여 OO동 지점에서 지점장으로 근무하던 중 2010.11.8.부터 기간의 정함이 없이 관리자로서의 책임감과 부하직원에 대한 포용력 등에 관하여 개선의 의지가 보일 때까지 대기하도록 대기발령(이하 ‘이 사건 대기발령’이라 한다)을 받은 자이다.

나.

참가인은 이 사건 대기발령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위 지방노동위원회는 2011.3.22. 이를 인용하였다. 원고는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다음과 같은 사유를 들어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

조합의 공신력 실추나 내부질서 문란은 인사규정 제62조제1항제2호 소정의 ‘소속직원에 대한 지휘 및 감독능력이 현저히 부족하다고 인정될 때’에 해당되지 않고, 그 밖에 위 규정에 해당될만한 사유에 대해 원고가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므로 이 사건 대기발령은 그 사유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

○

원고가 횡령 관련 민원에 대하여 자체조사 등 민원해결을 위한 별도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 횡령 사건이 2010.6.23. 김해중부경찰서에서 ‘혐의없음’으로 내사종결되었음에도 같은 해 11.8. 참가인에 대해 무기한 대기발령한 것은 장래의 업무상 장애를 예방하기 위한조치라고 보기 어려운 점, 대기발령 기간이 3월 이상의 장기간인 점 등을 고려할 때 이 사건 대기발령은 정당하다고 할 수 없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원고는 지방노동위원회의 구제판정일 이전에 이미 참가인을 기존 직급으로 전보발령하였으므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은 구제이익이 없어 각하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중앙노동위원회는 본안 판단에 나아갔다.

2)

참가인은 부하 직원을 횡령범으로 단정하는 투의 발언을 하는 등으로 인사규정 제62조제1항제2호 소정의 지휘ㆍ감독 능력이 현저히 부족한 경우에 해당되고, 횡령사건 처리과정에서 법률 및 복무규정도 위반하였다.

3)

참가인이 실제 대기발령된 기간은 3개월 정도에 불과하고, 참가인이 개전의 정이 없는 점 등을 참작하면 이 사건 대기발령은 과중하지 않다.

나.

인정사실

1)

OO동 지점 고객인 신OO은 2009.12.1. 14:30경 OO동 지점 직원 조OO에게 현금과 수표를 입금 의뢰하였는데 입금을 의뢰한 돈 중 일부가 누락(이하 ‘이 사건 입금누락’이라 한다)되었고, 신OO은 그 돈이 조OO의 책상 위에 있던 상품권 신청서류 밑에 깔려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2)

참가인은 2009.12.1. 신OO이 이 사건 입금누락에 관하여 조OO를 의심하면서 CCTV 기록 열람을 요구하자 원고의 승인을 받지 않고 신OO에게 CCTV 녹화내용을 확인시켜 주었다. 신OO은 조OO가 과거부터 지속적으로 입금액을 횡령하였다고 의심을 하면서 원고에게 3,000만 원의 금전보상을 요구하였고, 금전보상을 하지 않으면 경찰서에 고소 제기 등을 하겠다고 항의하였다. 참가인은 신OO이 돌아간 후 신OO과 전화통화를 한 다음 OO동 지점의 직원들이 듣는 가운데 조OO에게 ‘무조건 미안하다고 말해라. 너희 신랑이 경찰이니까 어떻게 잘 해결해 봐라’는 취지로 말하였다.

3)

원고는 2009.12.2. 오후 조OO에게 같은 달 3.부터 본점에서 근무하라고 하였고, 조OO는 2009.12.3.부터 본점에서 입·출금 창구업무를 하였다. 한편 원고는 참가인에게 지점장으로서 민원인을 설득하여 사건을 원만히 해결할 것을 지시하였고, 참가인은 신OO을 찾아가 조OO가 오해를 유발한 데 대하여 사과하였다.

4)

신OO은 2009.12.7. 김해중부경찰서에 조OO를 진정하였는데, 김해중부경찰서는 2010.6.23. ‘혐의없음’으로 내사종결하였다. 위 진정사건에 대한 내사가 진행되는 동안 참가인은 경찰의 내사에 협조하는 한편, 신OO과 여러 차례 만나서 오해를 풀려고 하였고, 그 과정에서 역시 의구심을 가지고 있던 신OO의 남편을 설득하는 차원에서 신OO이 남편 몰래 가지고 있던 계좌내역을 남편에게 알려 주었다.

5)

원고는 2010.1.25. 참가인을 본점으로 전보발령하였고, 2010.8.23.에는 원고의 직급을 지점장에서 과장으로 변경하였으며, 이 사건 대기발령 이후인 2011.2.15. 참가인을 원고 OO지소 판매과장으로 전보발령하였다.

6)

관련규정

<인사규정>

제61조(면직) ①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할 때에는 면직한다.

5.

제62조제1항제1호, 제2호 또는 제5호의 규정에 의하여 대기발령된 자가 3월이 경과하여도 직위 또는 직무를 부여받지 못할 때

제62조(대기) ① 직원이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직위 또는 직무를 부여하지 아니하고 대기발령할 수 있다.

2.

소속직원에 대한 지휘 및 감독능력이 현저히 부족하다고 인정될 때

②

대기발령은 조합장이 행한다. 다만, 제1항제1호, 제2호 또는 제5호의 사유에 의한 대기는 인사위원회의 의결을 얻어야 한다.

제71조(승진임용의 제한) ② 휴직, 대기 중인 직원은 그 기간 동안 승진 임용할 수 없다.

제72조(일반직 직원의 승진소요 최저기간) ②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직급별 승진소요 최저기간 계산은 다음에 의한다.

1.

실근무기간은 당해 직급으로 승진 또는 채용일자로부터 기산하여 전형실시 전월말까지로 하되, 인사교류를 통한 타조합의 근무기간과 사업 활성화 등을 위하여 중앙회 및 다른 조합에 재직 중인 직원을 전형 채용한 경우의 중앙회 및 다른 조합의 근무기간은 통산하고, 휴직(육아휴직 제외)·대기기간 및 말소되지 아니한 징계가 있는 경우의 승진임용 제한기간은 제외한다.

<직원급여규정>

제7조(휴가·휴직·대기·정직기간 중의 급여) ④ 대기기간 중의 급여는 다음 각 호에 의하여 지급한다.

1.

사고 및 사무형편상 대기자 : 기본급의 100분의 90 해당액

제19조(성과급여 지급방법) ① 성과급여는 지급일 현재 재직중인 직원에게 지급하되, 휴직·정직·사고 및 사무형편상 대기자(정년대기자를 제외한다)를 제외한다.

제43조(승급유예) ① 징계처분 등의 경우에는 각각 다음의 기간 동안 승급을 유예한다.

3.

대기(정년대기는 제외한다) : 대기 해당기간

③

징계의결이 요구되어 대기처분을 받은 자와 형사사건으로 기소되어 명령휴직을 받은 자가 당해 징계의결요구가 기각되거나 법원의 판결에 의하여 무죄의 선고를 받은 경우의 대기기간 또는 휴직기간은 근무한 것으로 간주하여 호봉을 재산정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5, 9, 12호증, 을 제5호증, 증인 조OO,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단

1)

구제이익 유무

직위해제처분에 기하여 발생한 효과는 당해 직위해제처분이 실효되더라도 소급하여 소멸하는 것이 아니므로, 인사규정 등에서 직위해제처분에 따른 효과로 승진ㆍ승급에 제한을 가하는 등의 법률상 불이익을 규정하고 있는 경우에는 직위해제처분을 받은 근로자는 이러한 법률상 불이익을 제거하기 위하여 그 실효된 직위해제처분에 대한 구제를 신청할 이익이 있다(대법원 2010.7.29. 선고 2007두18406 판결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원고의 인사규정 제72조제2항에 의하면 직위해제기간은 직급별 승진소요 최저기간에 산입되지 않고, 직원급여규정 제7조제4항에 의하면 대기발령자는 기본급의 100분의 90 상당액만을 급여로 지급받으므로 비록 원고가 참가인을 2011.2.15. OO지소 판매과장으로 발령하였다 하더라도 이 사건 대기발령으로 인한 불이익이 소급적으로 소멸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참가인은 그와 같은 법률상 불이익을 제거하기 위하여 이 사건 대기발령에 대한 구제신청을 할 이익이 있다. 그러므로 중앙노동위원회가 이와 같은 전제에서 이 사건 대기발령 여부에 관한 실체 판단에 나아간 것은 적법하다.

2)

이 사건 대기발령이 정당한지 여부

기업이 그 활동을 계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노동력을 재배치하거나 그 수급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불가결하므로, 대기발령을 포함한 인사명령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고유권한에 속한다 할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인사명령에 대하여는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며, 이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 또한 대기발령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 여부는 대기발령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그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과의 비교교량, 근로자와의 협의 등 대기발령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 등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5.2.18. 선고 2003다63029 판결 참조).

위 인정사실 및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모두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대기발령은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 볼 수 없다.

○

참가인이 다른 직원들이 듣는 가운데 이 사건 입금누락에 관하여 조OO를 질책하는 듯 한 말을 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으나, 참가인의 그와 같은 말이 조OO를 횡령범으로 몰아세우기 위한 의도에서 행해졌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그 밖에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입금누락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참가인이 한 일련의 행위가 참가인의 소속 직원에 대한 지휘ㆍ감독 능력 부족을 드러낸 것으로 보기 어려우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

○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그 밖에 참가인이 조OO 외의 OO동 지점 직원들에 대한 지휘ㆍ감독 능력이 부족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렵다.

○

대기발령은 당해 근로자에게 계속하여 업무를 수행하도록 할 경우 발생할 수도 있는 장래의 업무상 장애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인데, 조OO는 이 사건 입금누락 다음 날 전보발령을 받았고, 참가인 역시 이 사건 대기발령 이전인 2010.1.25. 이미 본점으로 전보되어 지점장의 직무를 수행하지 않게 된 이상 굳이 이 사건 대기발령을 통하여 참가인을 장래의 직무수행에서 배제할 업무상 필요성이 있었는지 의심스럽다.

○

이 사건 대기발령은 실제 행해진 기간이 3개월 이상의 장기간이고, 이로 인하여 참가인은 대기발령 기간의 승진최저소요기간 불산입 등 인사상 불이익을 받았고, 대기기간 중 기본급의 90%만 지급받는 등 경제적으로도 상당한 불이익을 받았다.

따라서 이 사건 대기발령은 위법하고,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오석준

판사 양순주

판사 이재홍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