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2. 5. 24. 선고 2011구합35682 판결

필수유지업무재심결정취소

판결요지

1.

필수유지업무로서의 도시철도 차량의 ‘운전 업무’라고 함은 단순히 사전적 의미에서의 운전 업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근로자의 업무 수행의 측면에서 당해 근로자가 전적으로 또는 적어도 상당한 정도로 운전 업무에 종사하여 그에게 쟁의행위기간 동안 제한 없이 단체행동권을 인정할 경우 철도 차량의 운행이 마비됨으로써 공중의 일상생활이 현저하게 위태로워져서 미리 쟁의행위를 금지하지 아니할 경우 현저한 공익침해가 발생할 수 있을 정도의 업무를 의미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도시철도 차량의 운전이 그 주된 업무가 아니라 일시적.보조적.부수적인 업무에 불과하여 그 업무의 종사자가 쟁의행위기간 동안 제한 없이 쟁의행위를 하더라도 공중의 일상생활에 별다른 지장이 없거나 쟁의행위로 발생하는 다소간의 불편을 공중이 수인해야만 하는 범위 내의 것이라면 그와 같은 운전 업무는 위 규정이 말하는 도시철도 차량의 ‘운전 업무’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석된다.

2.

이 사건 무인 경전철 안전운행요원이 담당하는 매일 첫 열차의 수동운전 및 사고발생 등 비상상황하에서의 열차의 수동운전 업무는 주된 업무이거나 그에 상당하는 업무가 아니라 일시적이고 부수적인 업무에 불과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여 도시철도 차량의 ‘운전 업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 서울행정법원 제14부 판결

* 사 건 : 2011구합35682 필수유지업무재심결정취소

* 원 고 : OOOO공사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 변론종결 : 2012.04.19.

* 판결선고 : 2012.05.24.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결정의 경위

가.

원고는 상시근로자 3,674명을 고용하여 부산.양산지역의 지하철 운송.서비스업을 영위하는 지방공기업이고, 참가인은 원고 소속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1988.2.16. 설립되어 현재 3,487명의 조합원이 가입된 기업별 노동조합이다.

나.

원고는 2011.3.30. 부산 미남역에서 안평역까지의 구간(총연장 12.7km, 정거장 14개 역)을 운행하는 신규 노선인 4호선을 전국에서 최초로 무인운전(無人運轉) 방식으로 운행되는 경전철로 개통하였다(이하 ‘이 사건 무인 경전철’이라고 한다).

다.

참가인은 원고와 사이에 이 사건 무인 경전철에 대한 필수유지업무협정이 체결되지 아니하자, 2011.7.25.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필수유지업무의 필요 최소한의 유지.운영 수준 등의 결정을 신청하였고, 부산지방노동위원회(부산 ****OO*)는 2011.8.26. 별지 ‘무인 경전철 구간 유지.운영수준, 대상직무, 필요인원’ 기재와 같이 필수유지업무의 필요 최소한의 유지.운영 수준 등을 결정하였다(이하 ‘이 사건 초심결정’이라고 한다).

라.

원고와 참가인은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 ****OO*.*(병합)로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1.10.6. 원고와 참가인의 재심신청을 모두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결정’이라고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호증, 갑 제3호증의 1, 2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이 사건 재심결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무인 경전철은 평상시에 별도의 운전원 없이 무인(無人)으로 운행된다. 그러나 주행로 점검 등을 위하여 매일 첫차는 운전원이 탑승하여 수동으로 운전하여야 하고 급작스러운 열차 장애, 화재 및 사고 등과 같은 비상상황이 발생할 경우에도 운전원이 수동으로 열차를 운전하여야 하는데, 위와 같은 비상운전업무 등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령 제22조의2 [별표 1] 제1호의 가항에서 규정한 ‘도시철도 차량의 운전업무’로서 필수유지업무에 해당된다. 그럼에도 위 비상운전업무를 필수유지업무에서 제외한 이 사건 재심결정은 위법하다.

나.

관계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생략>

다.

판단

(1)

필수유지업무제도의 도입 경과

구 노동쟁의조정법(1996.12.31. 법률 제5244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은 제4조에서 공중운수사업, 수도.전기.가스 및 정유사업, 공중위생 및 의료사업, 은행사업, 방송.통신사업을 공익사업으로 정하고 제30조 제3호에서 이러한 공익사업에 대해 노동위원회가 그 직권 또는 행정관청의 요구에 의하여 중재에 회부한다는 결정을 한 때에는 강제로 중재가 개시되도록 하는 이른바 직권중재제도를 채택하고 있었고, 구 노동쟁의조정법이 폐지되면서 새로이 제정된 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1997.3.13. 법률 제5310호로 제정된 것, 이하 ‘구 노조법’이라고 한다)에서도 위와 같은 내용의 직권중재제도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었다(다만 행정관청의 직권중재회부권한만을 삭제하였다). 그 후 정부와 노사 당사자는 새로운 경제.사회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자 노사관계 선진화 방안을 논의하게 되었는데, 위 선진화 방안에 대한 노.사.정 대표자회의 합의와 국회의 심의를 거쳐 구 노조법은 2006.12.30. 법률 제8158호로 개정되었는바, 개정된 노조법(이하 ‘노조법’이라고 한다)은 필수공익사업에 대한 직권중재제도를 폐지하되, 필수공익사업의 업무 중 그 업무가 정지 또는 폐지되는 경우 공중의 생명, 보건 또는 신체의 안전이나 공중의 일상생활을 현저히 위태롭게 하는 업무를 필수유지업무로 규정하고 이에 대하여는 쟁의행위 기간 중에도 정당한 유지.운영 의무를 부과하는 등의 필수유지업무제도를 도입하였다(노조법 제42조의2 내지 6 참조).

(2)

노조법상 필수유지업무의 규정 내용

노조법 제42조의2 제1항은 필수유지업무를 ‘제71조 제2항의 규정에 따른 필수공익사업의 업무 중 그 업무가 정지 또는 폐지되는 경우 공중의 생명, 신체의 안전이나 건강 또는 공중의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하는 업무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업무’라고 규정하고 있고, 노조법 제71조 제2항은 필수공익사업을 ‘공익사업 중 그 업무의 정지 또는 폐지가 공중의 일상생활을 현저히 위태롭게 하거나 국민경제를 현저히 저해하고 그 업무의 대체가 용이하지 아니한 사업’으로 규정하면서 이에 해당하는 구체적인 사업으로 ‘1. 철도사업, 도시철도사업 및 항공운수사업, 2. 수도사업, 전기사업, 가스사업, 석유정제사업 및 석유공급사업, 3. 병원사업 및 혈액공급사업, 4. 한국은행사업, 5. 통신사업’을 열거하고 있다. 그리고 노조법 시행령 제22조의2 [별표 1](이하 ‘[별표 1]’이라고 한다)은 해당 필수공익사업의 필수유지업무를 자세히 규정하고 있는바, 그 중 철도사업, 도시철도사업과 관련한 필수유지업무는 ‘철도.도시철도 차량의 운전업무(제1호 가항. 이하 모두 제1호의 내용이다), 철도.도시철도 차량 운행의 관제 업무(나항), 철도.도시철도 차량 운행에 필요한 전기시설.설비를 유지.관리하는 업무(다항), 철도.도시철도 차량의 운행과 이용자의 안전에 필요한 신호시설.설비를 유지.관리하는 업무(라항), 철도.도시철도 차량 운행에 필요한 통신시설.설비를 유지.관리하는 업무(마항), 안전 운행을 위하여 필요한 차량의 일상적인 점검이나 정비 업무(바항), 선로점검.보수 업무(사항)’이고, 이러한 필수유지업무에 대해서는 쟁의행위 기간 중에도 그 업무의 유지.운영이 강제된다(노조법 제42조의2 제2항 참조).

(3)

필수유지업무로서의 도시철도 차량의 ‘운전 업무’의 의미

필수유지업무제도는 종래 일반 공중의 생명이나 신체, 건강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필수공익사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쟁의행위를 광범위하게 봉쇄함으로써 단체행동권을 지나치게 제한한다는 비판을 받았던 직권중재제도를 개선하기 위하여 도입된 제도로서 필수공익사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쟁의행위권을 인정하되 필수공익사업장 내에서의 근로자의 업무를 세분화하여 해당 업무가 정지.폐지되는 경우 공중의 생명.건강 또는 신체의 안전이나 공중의 일상생활을 현저히 위태롭게 하는 경우 이를 미리 필수유지업무로 지정하여 노사 양측의 극단적인 이해대립과 갈등으로부터 공중의 이익이 현저히 침해되는 것을 막음으로써 공중의 이익과 근로자의 단체행동권 사이의 조화를 도모하기 위하여 도입된 것이다. 이와 같이 현저한 공익 침해를 방지하기 위해 필수공익사업이 필요.최소한으로 유지.운영되도록 지극히 제한된 범위의 업무만을 선별하여 노동자의 단체행동권을 제한한다는 취지에서 도입된 필수유지업무제도의 신설 배경, 필수유지업무제도가 구체적인 필수유지업무의 내용뿐만 아니라 그 유지.운영을 위한 필요인원 등을 정하는 협정을 통하여 실질적인 효력을 갖게 되는 점, 위와 같은 협정을 체결함에 있어서 근로자가 필수공익사업장 내에서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 당해 근로자의 단체행동권 유무를 결정함에 있어서 당해 근로자를 여러 가지 업무를 수행하는 단순한 집합체가 아니라 전인격적인 측면에서 판단함이 타당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별표 1] 제1호의 가항에서 규정한 도시철도 차량의 ‘운전 업무’라고 함은 단순히 사전적 의미에서의 운전 업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근로자의 업무 수행의 측면에서 당해 근로자가 전적으로 또는 적어도 상당한 정도로 운전 업무에 종사하여 그에게 쟁의행위기간 동안 제한 없이 단체행동권을 인정할 경우 철도 차량의 운행이 마비됨으로써 공중의 일상생활이 현저하게 위태로워져서 미리 쟁의행위를 금지하지 아니할 경우 현저한 공익침해가 발생할 수 있을 정도의 업무를 의미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도시철도 차량의 운전이 그 주된 업무가 아니라 일시적.보조적.부수적인 업무에 불과하여 그 업무의 종사자가 쟁의행위기간 동안 제한 없이 쟁의행위를 하더라도 공중의 일상생활에 별다른 지장이 없거나 쟁의행위로 발생하는 다소간의 불편을 공중이 수인해야만 하는 범위 내의 것이라면 그와 같은 운전 업무는 위 규정이 말하는 도시철도 차량의 ‘운전 업무’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석된다.

(4)

이 사건 무인 경전철 비상운전업무 등이 필수유지업무에 해당하는지 여부

위와 같은 법리를 토대로 이 사건 무인 경전철 비상운전업무 등이 필수유지업무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5 내지 7호증, 갑 제13호증의 1, 2, 갑 제14 내지 21호증, 을 제2호증, 을 제3호증의 1, 2, 을 제4 내지 6, 8, 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무인 경전철은 완전자동 무인운전 방식으로 설계되어 기관사가 직접 운전하지 않고(열차 안에 운전실도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 종합관제실에서의 원격조정에 따라 열차가 자동적으로 운행되는 방식을 취하고 있어 원칙적으로 이 사건 무인 경전철 내에서 운전 업무에 종사하는 인원이 필요 없는 점, ② 이 사건 무인 경전철에는 정차위치, 출입문 상태 및 열차신호가 모두 정상일 때만 출발할 수 있는 출발안전장치, 열차 양 측면에 안내레일이 설치되어 탈선할 수 없도록 한 탈선방지장치, 열차 전방에 장애물이 감지되면 자동으로 운행이 정지되는 비상제동장치, 출입문이 잘못 열릴 경우 자동으로 전원이 차단되는 전력차단장치, 비상시에는 예비장치로도 정상운행이 가능하도록 한 이중장치 등 5중의 안전장치를 갖춘 완전 무인운전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어 비상시에 대비한 안전대책도 마련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원고의 4호선 열차운행 내규 제3조는 안전운행요원을 ‘4호선 열차운행 중 이례 상황 발생 시 본선에서 대응조치 및 비상운전을 수행하는 직원’이라고 규정하면서도 ‘역사운영에 관한 전반적인 관리업무를 담당하는 역직원에도 포함된다’고 규정함으로써, 그 해석상 안전운행요원은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하여 비상운전을 수행하는 경우를 제외한 평상시에는 역사운영에 관한 전반적인 관리업무를 담당하여야 하는 점, ④ 원고의 업무분장표에 의하면 안전운행요원의 업무는 크게 매일 첫 열차의 수동운전 업무, 평상시의 업무, 운행열차 장애발생 시의 업무로 나뉘는데, 그 중 평상시의 주된 업무인 역무(驛務)는 역사 내에서의 승객안내, 시설점검, 질서유지 등으로서 이는 도시철도 차량의 운전과는 무관한 업무인 점, ⑤ 또한 안전운행요원이 담당하는 매일 첫 열차의 수동운전은 그 소요시간이 편도로 약 24분에 불과하고, 그 주된 목적이 승객의 운송에 있는 것이 아니라 주행로의 이상 유무, 각 역 정차 위치의 이상 유무, 출입문 개폐상태, 고객안내방송 및 냉.난방 상태 등을 확인하는 것이어서 그와 같은 각종 점검.확인 업무가 차량 운전자가 담당하는 본래의 운전 업무라고 보기 어려우며, 원고가 위와 같이 안전운행요원으로 하여금 매일 첫 열차를 수동운전하게 하는 데에는 안전운행요원의 차량운전 기량을 향상시키기 위한 목적도 포함된 것으로 보이는 점, ⑥ 이 사건 무인 경전철은 개통 이후 약 1년간 총 68건의 사고가 발생하여 안전운행요원이 투입되었는바 일반적으로 개통 초기에 사고발생 빈도가 높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무인 경전철의 사고발생빈도는 그리 높지않은 수준일 뿐만 아니라 안전운행요원이 실제로 열차를 수동운전한 횟수는 20여 차례에 불과하여 쟁의행위 기간에 그와 같은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이는 원고의 차량부 소속 철도종사자로 대처가 가능하고 그 과정에서 공중이 겪을 수 있는 다소간의 불편은 감수해야 할 정도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무인 경전철 안전운행요원이 담당하는 매일 첫 열차의 수동운전 및 사고발생 등 비상상황하에서의 열차의 수동운전 업무는 주된 업무이거나 그에 상당하는 업무가 아니라 일시적이고 부수적인 업무에 불과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여 [별표 1] 제1호의 가항에서 규정한 도시철도 차량의 ‘운전 업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와 같은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재심결정은 적법하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진창수

판사 이강호

판사 홍석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