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2. 5. 17. 선고 2011구합42994 판결

부당정직구제재심판정취소

판결요지

1.

운송사업체에 있어서의 승무정지처분은 사용자가 경영권 행사의 일환으로 업무수행을 위하여 근로자에 대하여 행하는 업무명령인 승무지시의 소극적 양태라 할 것이고, 이러한 승무정지처분은 근로자에게 임금의 감소 등 불이익을 초래하므로 그 처분 경위나 목적, 그 정지 기간 등에 비추어 경영상의 필요나 업무수행의 합리적인 이유에 터잡아야 그 정당성이 확보된다.

2.

‘경위서’란 사건의 발생 경위, 원인과 이유 등 사실관계에 관한 내용을 적은 문서라고 할 것이고 그러한 문서의 제출 여부가 기업질서나 기강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는데, 참가인이 이 사건 배차정지에 앞서 원고 측에 경위서를 작성.제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반복적으로 참가인에 대하여 경위서뿐만 아니라 각서의 제출을 요구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참가인에게 요구한 것은 사실관계에 관한 보고로서의 단순한 경위서를 넘어 사죄 등의 내용이 포함된 반성문 등의 작성.제출을 요구하였다고 볼 여지가 많고, 이러한 경우 이는 그 자체로 헌법이 보장하는 내심의 윤리적 판단에 대한 강제로서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에 해당하여 그 자체로 부당하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배차정지의 사유가 근무시간 중 소식지 배포 등의 위규행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소식지 배포에 대한 경위서 등의 미제출 그 자체에 있다고 봄이 상당한 참가인에 대한 이 사건 배차정지처분은 경영상 필요나 업무 수행을 위한 합리적인 이유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없어 부당한 업무명령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 서울행정법원 제13부 판결

* 사 건 : 2011구합42994 부당정직구제재심판정취소

* 원 고 : OOOO 주식회사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 변론종결 : 2012.04.12.

* 판결선고 : 2012.05.17.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천안시 OOO OO동 OO-OO에서 상시근로자 130여 명을 고용하여 택시여객 자동차 운송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참가인은 2009.1.7. 원고에 입사하여 택시기사로 근무하면서 민주노총 충남지역노동조합 충남택시지부 OOOO지회의 지회장으로 활동하다가 2011.7.2.경부터 배차정지를 받은 자이다(이하 ‘이 사건 배차정지’라 한다).

나.

참가인은 2011.7.12.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배차정지는 참가인의 유인물 배포행위에 대한 경위서 작성 미제출을 이유로 한 것으로 부당배차정지 및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11.8.25. 충남****OO***,***/OO**(병합)호로 이 사건 배차정지가 부당배차정지임은 인정되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는 않는다고 보아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일부 인용하였다.

다.

이에 불복하여 원고는 2011.9.7.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11.11.15. 중앙****OO***호로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참가인이 2011.6.16. 및 2011.6.18. 양일에 걸쳐 근무시간 중 소식지를 배포하였는데, 참가인의 위 행위는 취업규칙과 단체협약에 위배되는 행위로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원고는 징계절차 회부 여부를 결정하기에 앞서 참가인이 위반행위를 인정할 경우 경위서 제출로 갈음하고 더 이상의 징계절차에 회부하지 않을 의사로 원고에게 사실확인을 위해 경위서 제출을 요구하였을 뿐, 참가인에게 사죄문 내지 반성문을 요구한 것이 아니다. 또한 참가인은 2011.6.16.자 소식지 배포행위를 인정하면서 경위서를 작성하였으나, 2011.6.18.자 행위에 대하여는 이를 인정하거나 경위서를 제출하지 아니하였다. 이에 원고가 이 사건 배차정지를 하였던 것인데, 이는 경영권행사의 일환으로 업무상 필요에 의하여 이루어진 정당한 업무명령이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나.

관계법령 등

별지 관계법령 등의 기재와 같다.<생략>

다.

인정사실

(1)

원고는 2010.5.경 한국노총 OOOO 분회와 체결한 단체협약의 효력이 만료되었으므로 무협약 상태임을 통보하고, 회사의 경영악화에 따라 기존에 근로자들에게 전액 환불하던 유가환급금중 1일 당 50리터(ℓ)에 대해 회사가 직접 수령하여 사용하겠다는 취지로 공고하였다.

(2)

민주노총 충남지역노동조합은 2011.6.16.경 ‘택시노동자의 희망’소식지(11-07호)를 발간하였고, 참가인은 같은 날 천안종합터미널에서 약 1시간 가량 이를 배포하였는데, 위 소식지에는 원고의 유가보조금 직접수령에 대한 비판의 내용이 게재되어 있었다.

(3)

원고 소속 김OO 과장은 참가인이 천안시 동남구 신부동 소재 종합터미널 택시승강장에서 전항의 소식지를 근무일인 2011.6.18. 12:00경부터 배포하고 있다는 정보를 듣고 참가인을 회사로 호출하여 같은 날 15:00경 참가인에게 위와 같이 소식지를 배포하였는지 여부에 대해 물었는데, 참가인은 소식지 배포사실을 시인하였다.

(4)

이에 김OO 과장은 참가인에게 소식지 배포 사실에 대한 경위서를 작성할 것을 요구하였고, 참가인이 아래와 같은 경위서(을 제3호증)를 작성하였으나, 김OO 과장은 참가인에게 경위서를 다시 작성(소식지를 어디서 갖고 왔고, 언제 몇 시부터 누구, 누구와, 누구에게 배포하였는지)할 것을 요구하면서 제대로 된 경위서를 쓰지 않으면 나가지 못한다고 말하였고, 참가인은 이에 따를 수 없다고 하면서 민주노총 충남지역 노동조합 측에 전화를 하여 도움을 요청하였다.

※

2011.6.18. 참가인이 작성한 경위서 내용

본인 이OO은 민주노총 충남지역노조 택시지부OO분회장으로 사측과 교섭결렬로 조정신청하였으나 조정도 결렬로 회사와 한국노총과의 협상상황에 대하여 매주 열리는 간부회의에서 각 지회 지회장들과 현상황들에 대하여 6월 9일 OO동 택시지부 사무실에서 토의를 거쳐 차주소식지에 싣기로 결의하고 본부조직국장이 작성하여 6월 16일 터미널에서 택시동지 6-7명이 배포하였다.

(5)

충남지역노동조합 소속 조직국장 이OO, 사무국장 박OO, 정OO 등이 2011.6.18.경 참가인의 전화를 받고 원고의 사무실로 찾아왔는데, 원고 측이 위 이OO, 박OO에게 ‘외부인의 무단침입은 안 되니 회사 밖으로 퇴거해 달라’고 요청하자. 위 노조원들이 ‘참가인을 왜 감금하냐‘고 하면서 퇴거불응하여 원고 측과 참가인 측 사이에 다툼이 발생하였다. 이에 원고 측이 112에 신고하여 두정지구대 소속 경찰관들이 현장에 출동하자 위 노조원들은 비로소 퇴거하였다.

(6)

원고는 2011.6.20. 참가인에게 종전에 참가인이 운행하던 차량(****호)이 아닌 다른 차량(****호)을 배차하였고, 2011.6.22., 같은 달 24, 같은 달 28. 각기 다른 차량을 배차하였으며, 2011.7.2.경부터는 배차를 하지 않았다.

(7)

한편 원고는 2011.6.30., 2011.7.9., 2011.7.25. 참가인에게 ‘관련 규정에 위배하여 고의로 근로자를 선동하고 유언비어를 출판물로 작성하여 배포하였으니, 이 사실에 대하여 경위서 및 각서를 제출하기 바란다’는 취지의 내용으로 경위서 제출을 각 독촉하였다. 이후 참가인이 2011.7.28.경 ‘2011.6.16. 천안터미널에서 택시지부 소식지를 배포한 것에 대한 경위서를 작성하라고 하여 이에 경위서를 제출한다’는 취지가 기재된 경위서 및 소명서를 제출하자, 원고는 이 사건 배차정지 조치를 중단하고 2011.7.30.경부터 참가인에게 차량을 배차하였다.

(8)

원고는 충남지방노동위원회 심문회의 당시 ‘참가인에 대하여 2011.6.18. 부터 2011.6.30.까지는 경위서를 제출할 수 있는 반성의 기회를 준 것이고, 참가인이 소식지를 돌린 행위가 아니라 소식지에 대한 경위서를 제출하지 아니하여 2011.7.2.부터 배차정지(6.30.은 이 사건 근로자의 휴무일이었음)를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앞서 든 각 증거, 갑 제1, 2호증, 을 제1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운송사업체에 있어서의 승무정지처분은 사용자가 경영권 행사의 일환으로 업무수행을 위하여 근로자에 대하여 행하는 업무명령인 승무지시의 소극적 양태라 할 것이고, 이러한 승무정지처분은 근로자에게 임금의 감소 등 불이익을 초래하므로 그 처분 경위나 목적, 그 정지 기간 등에 비추어 경영상의 필요나 업무수행의 합리적인 이유에 터잡아야 그 정당성이 확보된다(대법원 1991.3.22. 선고 90다18994 판결, 대법원 1991.3.22. 선고 90다18944 판결, 대법원 1997.11.25. 선고 96누13231 판결 등 참조).

(2)

살피건대, 앞서 본 사실 및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에 대한 이 사건 배차정지처분은 경영상 필요나 업무 수행을 위한 합리적인 이유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없어 부당한 업무명령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가)

원고는 참가인이 근무시간 중 유인물을 배포하는 등 운수종사자의 준수사항이나 취업규칙 등을 위반하여 승객에 대한 운송서비스 제공에 문제가 있거나 회사의 명예에 손상을 끼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배차정지를 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참가인이 2011.6.18.경 회사로 호출되어 자신의 소식지 배포행위를 부인하지 않고 전부 시인하면서, 원고 측에 같은 취지의 경위서를 작성.제출하였던 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참가인에게 수회에 걸쳐 경위서 제출을 거듭 요구하였던 점, 이후 참가인이 2011.7.28.경 원고에게 소명서 및 경위서를 작성.제출하자 이 사건 배차정지를 해제하였던 점, 원고 스스로도 참가인에 대한 징계보다는 주의를 촉구하는 측면에서 경위서 제출을 지시하였고 참가인이 경위서를 작성.제출하기만 하면 배차할 의사였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배차정지의 사유는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참가인의 근무시간 중 소식지 배포 등의 위규행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경위서 미제출 그 자체에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나)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칙」제67조는 ‘운전종사자가 출근당일 지정된 복장, 용모(삭발포함), 음주 또는 숙취로 사고의 위험이나 기타의 사유로서 서비스업의 종사자로서 승객에 대한 혐오감, 회사의 명예에 손상 끼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회사는 배차를 일시 정지시킬 수 있다(이러한 경우는 결근 처리하고 임금은 지급하지 아니한다).’고, 「2008년도 배차, 차량 관리규정」제24조는 ‘회사는 기 배차받은 운전자라 할지라도 운행 중 또는 운행 전 음주(숙취), 복장, 용모, 정신상태, 기타의 사유로 안전과 회사의 근무질서, 기강을 문란케 함은 물론 회사 명예 등에 저해되는 행위로 근로가 부적절하다고 판단 될 경우 관리자는 승무를 제한할 수 있다.’고 각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기본적으로 운전종사자로서 승객운송에 임하면서 갖추어야 할 근무자세, 복무태도 등과 관련된 사정을 그 조치의 사유로 삼고 있다고 할 것인바, 경위서 미제출의 사유가 이 사건 배차정지의 근거가 된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달리 참가인에게 위 각 규정이 정한 배차정지의 사유가 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다)

또한 참가인이 원고 측의 요구에 따라 경위서를 작성.제출한 점은 앞서 본 바와 같고, 특별히 원고가 참가인에게 2011.6.18.자 소식지 배포행위에 관한 사실의 인정이나 경위서 작성을 요구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는 없다. 한편 ‘경위서’란 사건의 발생 경위, 원인과 이유 등 사실관계에 관한 내용을 적은 문서라고 할 것이고 그러한 문서의 제출 여부가 기업질서나 기강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는데, 참가인이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배차정지에 앞서 원고 측에 경위서를 작성.제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반복적으로 참가인에 대하여 경위서뿐만 아니라 각서의 제출을 요구하였던 점, 원고가 충남지방노동위원회 심문회의 당시 ‘참가인에 대하여 경위서를 제출할 수 있는 반성의 기회를 준 것이고, 참가인이 소식지를 돌린 행위가 아니라 소식지에 대한 경위서를 제출하지 아니하여 배차정지를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참가인에게 요구한 것은 사실관계에 관한 보고로서의 단순한 경위서를 넘어 사죄 등의 내용이 포함된 반성문 등을 작성.제출을 요구하였다고 볼 여지가 많고, 이러한 경우 이는 그 자체로 헌법이 보장하는 내심의 윤리적 판단에 대한 강제로서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에 해당하여 그 자체로 부당하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0.1.14. 선고 2009두6605 판결의 취지 참조).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박정화

판사 김태환

판사 김진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