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3. 2. 7. 선고 2012구합21260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판결요지

1.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 하는 것은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 있는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고, 그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여야 한다.

2.

참가인은 원고(공단) 내부 인사비리에 깊숙이 관여하여 형사상 처벌을 받은 전 노조위원장에게 총 18회에 걸쳐 금품을 제공하였고, 특히 2급 간부 직원임에도 불구하고 17회에 걸쳐 매달 합계 1,590만 원을 정기적으로 모금, 제공하는 데에 주도적으로 관여하였으므로 그 비위의 정도가 중하고, 참가인의 이 사건 각 비위행위에 대하여 원고가 이 사건 파면의 징계처분을 한 것은 징계양정기준에 부합할 뿐만 아니라 참가인이 제공한 위 1,590만 원은 노동조합의 정식 예금계좌가 아닌 개인 예금계좌로 입금되었고, 노동조합의 후원금 명세에도 그 내역이 나타나 있지 않으므로 이를 노동조합 후원금이라고 볼 수 없는 점, 원고는 윤리경영 실천서약 실행계획을 시행하여 참가인을 포함한 모든 임직원들로부터 ‘윤리경영 실천서약서’를 제출받았고, 수회에 걸쳐 임직원들의 금품수수 금지를 강조해 온 점, 참가인은 국민에게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기업의 간부 직원으로서 일반 직원에 비하여 더 높은 청렴성과 도덕성이 요구되는 점, 참가인의 이 사건 각 비위행위가 경찰 및 검찰 수사에 적발되어 원고의 공신력과 품위가 크게 실추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비록 참가인이 담당 검사로부터 이 사건 각 비위행위와 관련한 뇌물공여죄에 대하여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처분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파면이 참가인의 비위의 정도에 비추어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 서울행정법원 제12부 판결

* 사 건 : 2012구합21260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 고 : ○○안전공단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 피고보조참가인 : 김○○

* 변론종결 : 2013.01.10.

* 판결선고 : 2013.02.07.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12.6.5.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 부당해고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생략>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의 주장

(가)

징계시효의 미완성

1)

원고는 2009.7.31. 인사규정 제69조를 개정하여 금품수수 행위에 대한 징계시효를 종전의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였는바, 이에 대하여 별도의 경과규정을 두지 않은 이상 당시 징계시효가 경과되지 않은 참가인의 비위행위에 대한 징계시효는 5년으로 변경되었다고 보아야 하는 점, 국가공무원법에서 별도의 경과규정을 두었다고 하여 원고가 인사규정을 개정하면서 그와 동일한 경과규정을 두지 않은 것을 규정 불비로 볼 것은 아닌 점(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징계사유의 시효 개선방안에 관한 협조요청’ 공문에는 징계시효 연장규정의 적용시점이나 소급적용 여부에 대하여 어떠한 내용도 없었고, 이에 국토해양부 산하의 다른 공공기관들에서도 별도의 경과규정을 두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입법의 영역에서도 부진정소급입법은 원칙적으로 허용되는 것이므로 인사규정 개정 이전의 비위행위라고 하더라도 징계시효가 도과되기 전에 징계시효가 연장되는 인사규정의 개정이 있었다면 개정된 인사규정에 따른 징계시효를 적용하는 것이 반드시 불허될 것은 아닌 점, 참가인의 기존 징계시효에 대한 신뢰보호가치도 크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참가인의 비위행위에 대한 징계시효는 개정된 인사규정에 따라 5년으로 보아야 한다.

2)

설령 참가인의 비위행위에 대한 징계시효를 3년으로 보아야 한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인사규정 제69조 단서는 기간 내에 징계요구를 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징계시효가 경과한 이후에도 징계처분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바, 징계혐의사실의 조사, 징계의결 요구 등의 업무를 처리할 원고의 감사실 간부 및 경영지원본부장이나 사용자의 인사권 행사를 견제, 감시하여야 할 노동조합의 간부까지도 인사비리와 관련되어 있어 외부기관에 의하여 그러한 사실이 밝혀지지 않는 이상 원고가 스스로 징계권을 행사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었으므로, 원고에게 징계시효 기간 내에 징계요구를 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할 것이어서 징계시효를 도과하였다고 볼 수 없다. 게다가 이 사건에서 참가인이 징계시효의 도과를 주장하는 것은 원고가 사실상 징계권을 행사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가 비위행위를 인지한 후 즉시 징계절차를 취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신의칙에 위반된다.

(나)

징계양정의 적정

참가인은 공기업의 직원으로서 고도의 청렴성이 요구되는데도 인사비리의 주범이라고 할 수 있는 전 노조위원장 정○○에게 주기적으로 수회에 걸쳐 금품을 제공하였고, 특히 2급 간부직원임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부정한 금품 제공을 주도하고 모집책으로 활동하였으며, 이러한 비위행위가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됨으로 인하여 원고의 명예와 위신이 크게 추락하였다. 이에 원고는 인사관리세칙 제71조 [별표 3]과 [별표 3-1]의 징계양정기준에 의하여 참가인에게 이 사건 파면을 한 것이므로, 이 사건 파면에 징계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거나 이를 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2)

피고 및 참가인의 주장

징계사유 ① 기재 비위행위는 징계시효 3년이 이미 지났으므로 이를 참가인에 대한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는 점, 징계사유 ② 기재 비위행위는 참가인이 다른 직원들과 함께 노조발전기금으로 총 1,590만 원을 모아서 전 노조위원장 정○○에게 전달한 것으로서 그 중 참가인이 직접 부담한 금액은 180만 원에 불과한 점, 참가인이 징계사유 ② 기재 비위행위와 관련된 뇌물공여 혐의에 대하여 담당 검사로부터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처분을 받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파면은 징계재량권의 범위를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다.

나.

관계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생략>

다.

인정사실

(1)

참가인은 1987.7.6. 자동차 검사원으로 입사한 후 2007.6.11.부터 기술 3급으로 대전검사소에서 근무하다가 2007.12.21. 일반 2급으로 승진하였고, 이후 광주 및 목포검사소를 거쳐 2011.7.1.부터 전주검사소 소장으로 근무하여 왔다.

(2)

원고는 2006.11.경 윤리경영 실천서약 실행계획을 시행하여 모든 임직원들로부터 ‘윤리경영 실천서약서’를 제출받았고, 2007.7.24.경 본사 차원에서 청렴실천 결의대회를 개최한 후 청렴실천결의문을 채택하여 그 산하 소속 기관에 전파하였으며, 2008.9.11.경 부패방지 및 깨끗한 공직풍토 조성을 위해 ‘○○안전공단 임직원 행동강령 철저 준수’라는 제목의 문서를 산하 소속 기관에 송부하였다.

(3)

2008.12.31. 법률 제9296호로 개정된 국가공무원법에서 금품 및 향응 수수, 공금의 횡령·유용의 경우 징계사유의 시효가 3년에서 5년으로 연장(제83조의2 제1항 개정)되었고, 그에 맞추어 기획재정부는 각 부처에 대하여 감사주기에 비해 징계시효가 짧아 비위에 상응한 처벌이 어렵다는 이유로 산하 공공기관으로 하여금 인사규정 등의 개정을 통해 금품·향응 수수 등에 대한 징계시효를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도록 조치하여 줄 것을 요청하는 공문(공공기관 징계사유의 시효 개선방안 관련 협조요청)을 발송하였고, 이에 따라 원고는 2009.7.31. 인사규정을 개정하면서 위 개정된 국가공무원법과 같이 금품 및 향응 수수, 공금의 횡령·유용의 경우 징계사유의 시효를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였다. 다만, 개정된 국가공무원법은 부칙에서 “이 법은 공포한 날로부터 시행한다”(제1조)라고 규정하면서도 위 개정규정의 적용범위와 관련한 경과규정으로서 “이 법 시행 전에 징계사유가 발생한 자에 대하여는 제83조의2 제1항의 개정규정에도 불구하고 종전의 규정에 따른다”(제5조)라는 규정을 별도로 두었던 반면, 개정된 원고의 인사규정은 부칙에서 “이 규정은 2009.7.31.부터 시행한다”라고 규정하였을 뿐, 별도로 경과규정을 두지는 않았다.

(4)

참가인은 노조위원장 정○○에게 2007.3. 말경 선거자금 명목으로 500만 원을 제공하고, 2009.6.경부터 2010.12.경까지 후원금 명목으로 약 1년 6개월 동안 매달 70 ~ 100만 원씩 총 1,590만 원을 주기적으로 제공하였다(이하 ‘이 사건 각 비위행위’라고 한다).

(5)

감사원은 2010년 말경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원고의 인사비리에 관한 제보를 받고 원고에 대하여 2차례의 감사(1차 조사 : 2010.12.21.부터 2010.12. 30까지, 2차 조사 : 2011.2.8.부터 2011.3.25.까지)를 실시한 결과, 인사담당 간부인 경영지원본부장뿐만 아니라 전임 노조위원장 등 노조 간부가 금품수수 및 인사비리에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여 검찰에 관련 사건에 대한 조사결과를 이첩하였다. 이에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2011.6.경 원고의 인사 관련 금품수수 비리혐의 의심자 등에 대하여 수사에 착수하였고, 원고에 대하여 2011.6.13. 14:30경 압수수색을 실시하여 관련 자료를 압수하는 등 2011.6.경부터 같은 해 11.경까지 관련 수사를 진행하였다.

(6)

경찰청은 2011.11.17.경 언론 브리핑을 통하여 “인사청탁 등으로 금품을 제공받은 전 노조위원장 정○○ 등 4명은 구속수사, 20여명은 불구속 입건, 사안이 경미한 9명은 입건하지 않고 기관 통보한다”라는 내용의 수사결과를 발표하였다. 이에 엠비씨(MBC), 와이티엔(YTN), 한겨레, 문화일보를 비롯한 여러 언론기관들은 2011.11.17. 및 같은 달 18. ‘노사간부 인사비리 한통속, 노사합작 승진장사, 인사비리로 꽉막힌 ○○안전공단’ 등의 제목으로 원고 내부에 돈을 주고 승진하는 비리행위가 만연되어 있다는 취지의 기사를 보도하였다.

(7)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담당 검사는 2011.11.4. “참가인이 이 사건 각 비위행위를 한 사실은 인정되나, 참가인이 2007.3. 말경 정○○에게 500만 원을 제공한 시기는 노조위원장 선거 직전으로서 정○○이 위 선거를 통해 노조위원장에 재선된 점, 참가인이 2009.6.경부터 2010.12.경까지 정○○에게 매월 70 ~ 100만 원을 제공한 것은 정○○을 지지하는 노조원 12명(참가인 포함)으로부터 매월 5 ~ 10만 원을 모아서 이를 참가인 명의로 송금한 것이라는 점 등이 참가인의 주장에 부합하고, 금품수수 시점과 참가인이 승진한 시점이 많이 떨어져 있는 점 등에 비추어 금품과 참가인의 승진 사이에 관련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라는 이유로 참가인의 뇌물공여죄에 대하여 혐의없음(증거불충분) 결정을 하였다.

(8)

이후 원고는 참가인을 포함하여 관련 비리혐의가 있는 직원들에 대하여 징계의결 요구 및 출석통지를 하였고, 2011.11.22. 개최된 초심징계위원회에서 참가인에 대해 파면을 의결하였으며, 2011.12.12. 개최된 재심징계위원회에서도 참가인에게 이전과 동일하게 파면을 의결한 후 2011.12.13. 참가인에게 이 사건 파면을 통보하였다.

(9)

원고는 징계양정과 관련하여 인사비리 관련자 41명 중 퇴직자 4명을 제외한 나머지 37명에 대하여 인사관리세칙 제71조 [별표 3-1]을 참고하여 500만 원 이상의 금품을 수수한 자의 경우 파면의 징계를, 300만 원 이상 500만 원 미만의 금품을 제공한자의 경우 해임의 징계를, 300만 원 미만의 금품을 제공한 자의 경우 정직 3개월의 징계를 하는 것으로 기준(다만, 금품을 받은 경우 원칙적으로 파면)을 정한 후 이에 따라 재직 중인 징계대상자 37명 중 18명에 대하여 파면의, 6명에 대하여 해임의, 6명에 대하여 강등 후 정직 3월의, 7명에 대하여 정직 3월의 각 징계를 하였다.

(10)

한편, 원고는 그 직원인 송○○이 승진청탁과 관련하여 전 경영지원본부장에게 1,000만원을 공여한 행위에 대하여 감사원으로부터 정직의 처분요구를 받고 징계위원회 의결을 거쳐 2011.7.경 송○○에게 정직 3월의 징계처분을 하였다가, 2011.11.경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부터 송○○에 대하여 뇌물공여죄로 벌금 300만 원의 약식명령이 청구되었음을 통보받게 되자, 징계위원회의 의결 및 징계 재심의를 거쳐 2011.12.13.경 송○○에게 파면의 징계처분을 하였다. 또한, 원고는 직원 김○○이 전 경영지원본부장에게 광주전남지사장으로 계속 근무하게 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200만 원을 공여한 행위에 대하여 감사원으로부터 문책요구를 받고 2011.7.경 김○○에게 정직 3월의 징계처분을 하였다가, 이후 비정규직 채용과 관련하여 전 경영지원본부장에게 500만원을 교부한 범죄사실로 김○○에 대하여 벌금 300만 원의 약식명령이 청구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징계위원회의 의결 및 징계 재심의를 거쳐 2011.12.13. 김○○에 대하여 파면의 징계처분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내지 11, 15, 17 내지 19, 21, 22호증(갑 2 내지 4, 6, 7, 10, 19, 21, 22호증은 가지번호 포함), 을가 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징계시효의 미완성 여부

앞서 본 사실과 위에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참가인의 이 사건 각 비위행위에 대한 징계사유의 시효는 5년으로 봄이 타당하다. 그리고 참가인의 이 사건 각 비위행위일(2007.3. 말경 및 2009.6.경부터 2010.12.경까지)로부터 5년 이내인 2011.11.경 원고의 징계의결 요구가 있었던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징계처분 당시 그 시효가 도과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가)

취업규칙 위반행위시와 징계처분시에 있어서 서로 다른 내용의 취업규칙이 있는 경우,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고 등의 의사표시는 의사표시의 시점에 시행되고 있는 신 취업규칙 소정의 절차에 따라 행하면 족하지만, 징계권(징계사유)의 유무에 관한 결정은 징계가 근로자에게 있어서 불이익한 처분이므로 문제로 되어 있는 행위시에 시행되고 있던 구 취업규칙에 따라 행하여야 할 것인데(대법원 1994.12.13. 선고 94다27960 판결 등 참조), 원고의 인사규정은 취업규칙의 하나이고, 이 사건에서 징계사유의 시효는 징계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얼마동안’ 징계의결의 요구를 할 수 있는가의 문제로서 기본적으로 징계절차에 관한 규정이므로(징계사유의 시효 도과 여부에 따라 징계권 발동 여부가 결정되는 측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징계사유의 시효는 가벌성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원고가 참가인에 대한 징계의결을 요구한 시점인 2011.11.경을 기준으로 당시 적용되던 인사규정에 따라 이 사건 각 비위행위의 징계사유의 시효는 5년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또한, 원고가 2009.7.31. 인사규정을 개정하여 금품 및 향응 수수, 공금의 횡령·유용의 경우 징계사유의 시효를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면서 이와 관련하여 부칙에서 별다른 경과규정을 두지 않은 이상, 참가인의 징계사유 ① 기재 비위행위에 대한 징계사유의 시효를 구 인사규정에 따른 3년으로 볼 근거도 없다.

이와 관련하여 참가인은 위와 같은 인사규정 개정시 원고와 노동조합 사이에 인사규정 개정 이후에 발생한 징계사유에 대하여서만 5년의 징계사유의 시효를 적용하기로 합의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에 부합하는 듯한 을나 5호증의 기재는 그에 반하는 갑 19호증의 1, 2의 각 기재와 위와 같이 개정된 인사규정의 부칙 규정에 비추어 믿을 수 없고, 달리 참가인의 주장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참가인의 위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

(나)

한편, 원고의 인사규정 개정으로 금품 및 향응 수수 등의 경우 징계사유의 시효가 연장되었더라도 그 개정 당시 이미 구 인사규정에 따라 그 시효가 도과하였다면, 인사규정 개정 전에 이미 그 비위행위와 관련하여서는 더 이상 징계를 할 수 없음이 확정된 것이라고 볼 수 있으므로, 인사규정이 개정되어 징계사유의 시효가 연장되었고 그에 관한 별다른 경과규정이 없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경우에까지 징계사유의 시효가 연장된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의 징계사유 ① 기재 비위행위는 2007.3. 말경 발생하였고, 인사규정은 그로부터 3년이 도과하지 않은 2009.7.31. 개정되었으므로, 징계사유 ① 기재 비위행위는 인사규정 개정 이전에 징계사유의 시효가 도과된 때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다)

소급입법은 새로운 입법으로 이미 종료된 사실관계 또는 법률관계에 적용케 하는 진정소급입법과 현재 진행 중인 사실관계 또는 법률관계에 적용케 하는 부진정소급입법으로 나눌 수 있는바, 이 중에서 기존의 법에 의하여 이미 형성된 개인의 법적 지위를 사후입법을 통하여 박탈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진정소급입법은 개인의 신뢰보호와 법적 안정성을 내용으로 하는 법치국가 원리에 의하여 허용되지 아니하는 것이 원칙인데 반하여, 부진정소급입법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만 소급효를 요구하는 공익상의 사유와 신뢰보호를 요구하는 개인보호의 사유 사이의 교량과정에서 그 범위에 제한이 가하여지는 것이고, 또한 법률불소급의 원칙은 그 법률의 효력발생 전에 완성된 요건사실에 대하여 당해 법률을 적용할 수 없다는 의미일 뿐, 계속 중인 사실이나 그 이후에 발생한 요건사실에 대한 법률적용까지를 제한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7.10.11. 선고 2005두5390 판결 등 참조). 이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의 경우 징계사유 ① 기재 비위행위에 대한 징계사유의 시효가 도과되지 않은 시점에서 원고의 인사규정이 개정되어 그 징계사유의 시효가 연장되었는바, 이는 이미 과거에 시작하였으나 아직 완성되지 아니하고 진행과정에 있는 사실·법률관계를 규율의 대상으로 하는 부진정소급효를 갖는 규정으로서 원칙적으로 허용된다고 볼 수 있다.

(라)

피고와 참가인은 국가공무원법의 개정내용(금품 및 향응 수수 등의 경우 징계사유의 시효를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기로 하면서도 부칙에서 개정 전 징계사유가 발생한 자에 대하여는 종전의 규정을 따르도록 규정하였다)과 그에 따라 기획재정부가 각 공공기관으로 하여금 개정된 국가공무원법과 같이 징계시효를 연장하도록 하는 내용의 공문을 보냄으로써 원고가 인사규정을 개정하게 된 경위에 비추어, 원고가 금품 및 향응 수수 등의 경우 징계사유의 시효를 연장하면서 별도로 개정 전 징계사유가 발생한 경우에 종전의 규정을 따르도록 하는 부칙 규정을 두지 않은 것은 규정 불비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징계사유의 시효 개선방안에 관한 협조요청’ 공문에는 감사주기에 비해 징계시효가 짧아 비위에 상응한 처벌이 어렵다는 이유로 공공기관으로 하여금 인사규정 등의 개정을 통해 금품·향응 수수 등에 대한 징계시효를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도록 조치하여 줄 것을 요청하는 내용만이 담겨 있을 뿐, 징계시효연장규정의 적용시점이나 소급적용 여부에 관하여 어떠한 내용도 없었고, 이에 국토해양부 산하의 다른 공공기관들에서도 별도의 경과규정을 두지 않은 경우가 많았던 점에다가 법률을 개정하면서 그에 따른 경과규정을 두는 것은 원칙적으로 입법자의 자유로서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개정 국가공무원법에서 부칙 규정을 통해 개정 전 징계사유가 발생한 경우 종전 징계사유의 시효 규정을 따르도록 한 것이 반드시 필요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점 등을 고려해 보면, 피고와 참가인의 위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마)

법률의 개정에 있어서 구 법률의 존속에 대한 당사자의 신뢰가 합리적이고도 정당하며, 법률의 개정으로 야기되는 당사자의 손해 내지 이익 침해가 극심하여 새로운 법률로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적 목적이 그러한 신뢰의 파괴를 정당화할 수 없다면, 입법자는 경과규정을 두는 등 당사자의 신뢰를 보호할 적절한 조치를 하여야 하며, 이와 같은 적절한 조치 없이 새 법률을 그대로 시행하거나 적용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고 할 것인바, 이는 헌법의 기본원리인 법치주의 원리에서 도출되는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배되기 때문이다(대법원 2007.10.12. 선고 2006두14476 판결 등 참조).

국가공무원법 개정시 금품·향응 수수 등의 경우 징계사유의 시효를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면서도 개정 전에 징계사유가 발생한 경우 종전 징계사유의 시효 규정을 따르도록 한 부칙 규정이 위와 같은 이유로 마련된 것인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위 개정은 종전 징계사유의 시효가 비교적 짧아 비위에 상응한 처벌이 어려워 징계제도의 취지를 퇴색시킨다는 점을 감안하여 다른 비위행위보다 그 정도가 무거운 금품·향응 수수 및 공금 횡령·유용의 경우에 한하여 징계사유의 시효를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한 것으로서 이를 통해 실현하고자 하는 공익적 목적이 큰 반면, 종전 규정의 지속으로 인한 당사자들의 신뢰는 금품·향응 수수 및 공금 횡령·유용의 비위행위를 저지른 자들이 3년만 경과하면 징계처분을 받지 않는다는 것으로서 그 보호가치가 그리 크지 않으므로(이 사건에서도 참가인의 보호가치는 그리 크지 아니하다), 개정 국가공무원법에서 부칙 규정을 통해 개정 전에 징계사유가 발생한 경우 종전 징계사유의 시효 규정을 따르도록한 것이 위와 같은 법리에 따라 반드시 필요하였기 때문이라고 볼 수는 없다.

(2)

징계양정의 적정 여부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 하는 것은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 있는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고, 그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여야 한다(대법원 2002.8.23. 선고 2000다 60890, 60906 판결 참조).

참가인이 이 사건 각 비위행위를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이러한 참가인의 행위는 원고의 인사규정 제33조제2항, ○○안전공단 임직원 행동강령 제18조제1항에 위배되는 행위로서 인사규정 제63조제2호, 제5호가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하는바, 위에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을 모두 종합하면, 이 사건 파면이 사회통념상 현저히 합리성을 잃은 것으로서 징계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가)

인사규정 제33조제2항에 따라 임직원은 공단 업무와의 관련성을 불문하고 임직원간에 금품 등을 증여하거나 받아서는 아니되는바, 참가인은 원고 내부 인사비리에 깊숙이 관여하여 형사상 처벌을 받은 전 노조위원장 정○○에게 총 18회에 걸쳐 금품을 제공하였고, 특히 2급 간부 직원임에도 불구하고 2009.6.경부터 2010.12.경까지 17회에 걸쳐 매달 70 ~ 100만 원씩 합계 1,590만 원을 정기적으로 모금, 제공하는 데에 주도적으로 관여하였으므로 그 비위의 정도가 중하다.

(나)

원고의 인사관리세칙 제71조 [별표 3] 징계양정기준표에 의하면 청렴의무 위반 중 ‘비위의 도가 중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는 ‘파면’에 해당하고, [별표 3-1] 금품 등 수수금지 위반 징계양정기준에 의하면 ‘의례적인 금품·향응수수의 경우 금액이 1,000만원 이상이면 ’파면‘에 해당하므로, 참가인의 이 사건 각 비위행위에 대하여 원고가 이 사건 파면의 징계처분을 한 것은 위 각 징계양정기준에 부합한다.

이에 대하여 참가인은 징계사유 ② 기재 비위행위의 경우 참가인이 직접 부담한 금액이 180만 원에 불과하므로 이를 징계양정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을가 1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참가인이 직접 부담한 금액이 180만 원에 불과하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는 점, 설령 참가인의 실제 부담액이 180만 원이라고 보는 경우에도 참가인은 2009.6.경부터 2010.12.경까지 매달 70 ~ 100만 원씩 총 17회에 걸쳐 합계 1,590만 원을 주도적으로 모금한 후 이를 자신의 예금계좌에서 전 노조위원장 정○○의 개인 예금계좌로 직접 송금하였는바, 당시 참가인에게 다른 직원들과 공모하여 이를 제공한다는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참가인의 징계사유 ② 기재 비위행위와 관련한 금품공여 액수는 1,590만 원으로 봄이 타당하므로, 참가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다)

그 뿐만 아니라 참가인이 정○○에게 제공한 위 1,590만 원은 노동조합의 정식 예금계좌가 아닌 정○○의 개인 예금계좌로 입금되었고, 노동조합의 후원금 명세에도 그 내역이 나타나 있지 않으므로 이를 노동조합 후원금이라고 볼 수 없는 점, 원고는 2006.11.경 윤리경영 실천서약 실행계획을 시행하여 참가인을 포함한 모든 임직원들로부터 ‘윤리경영 실천서약서’를 제출받았고, 2007.7.24.경 본사 차원에서 청렴실천 결의대회를 개최한 후 청렴실천결의문을 채택하여 그 산하 소속 기관에 전파하는 등 수회에 걸쳐 임직원들의 금품수수 금지를 강조해 온 점, 참가인은 국민에게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기업의 간부 직원으로서 일반 직원에 비하여 더 높은 청렴성과 도덕성이 요구되는 점, 참가인의 이 사건 각 비위행위가 경찰 및 검찰 수사에 적발되어 원고의 공신력과 품위가 크게 실추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비록 참가인이 2011.11.4. 담당 검사로부터 이 사건 각 비위행위와 관련한 뇌물공여죄에 대하여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처분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파면이 참가인의 비위의 정도에 비추어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라)

참가인은 원고가 1,000만 원의 금품을 제공한 송상근(기술 3급) 및 200만 원의 금품을 제공한 김선옥(일반 1급)에 대하여 각 정직 3월의 징계처분을 한 점에 비추어 이 사건 파면은 형평성을 상실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앞서 본 송○○과 김○○의 비위행위의 내용, 형사처벌의 전후에 이루어진 정직 3월과 파면의 징계처분의 경과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에 대한 이 사건 파면이 형평성을 상실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3)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파면은 정당하므로, 이와 결론을 달리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박태준

판사 안승훈

판사 곽상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