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협약자치의 원칙상 노동조합은 사용자와 사이에 근로조건을 유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뿐만 아니라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노사 간의 합의를 무효라고 볼 수 없고 노동조합으로서는 그러한 합의를 위하여 사전에 근로자들로부터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을 필요가 없으나,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노동조합의 목적을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러한 합의는 무효라고 보아야 하며, 이때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였는지 여부는 단체협약의 내용과 그 체결경위, 협약체결 당시의 사용자 측의 경영상태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
또한, 정년 등과 같은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로 인한 퇴직처리는 법률상 당연히 발생한 퇴직의 사유 및 시기를 공적으로 확인하여 알려주는 ‘관념의 통지’에 불과할 뿐 근로자의 신분을 상실시키는 ‘해고처분’과 같은 새로운 형성적 행위가 아니다. 그리고 취업규칙 등에 명시된 정년에 도달하여 당연퇴직하게 된 근로자에 대하여 사용자가 그 정년을 연장하는 등의 방법으로 근로관계를 계속 유지할 것인지 여부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는 것으로서, 해당 근로자에게 정년연장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할 수 없고, 사용자가 해당 근로자에게 정년연장을 허용하지 아니한 조치의 정당성은 사용자의 행위가 법률과 취업규칙 등의 규정 내용이나 규정 취지에 위배되는지 여부에 의하여 판단해야 하며, 단지 정년연장을 허용하지 아니하는 것이 해당 근로자에게 가혹하다든가 혹은 다른 근로자의 경우에 비추어 형평에 어긋난다는 사정만으로 그 정당성이 없는 것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참가인은 2000.12.30. 이 사건 노조와 소속 근로자들의 정년을 58세로 단축하기로 하는 내용의 노사합의서를 체결하였고, 이러한 노사합의서가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노동조합의 목적을 벗어난 것이라고 인정할 자료가 없으므로 원고들의 정년은 2000.12.30.자 노사합의서에 의하여 58세로 단축되었고, 이 사건 정년퇴직처리는 당연히 발생한 퇴직의 사유 및 시기를 공적으로 확인하여 주는 관념의 통지에 불과할 뿐 근로기준법상 해고처분이라 할 수 없다.
* 서울행정법원 제12부 판결
* 사 건 : 2012구합26258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 고 : 별지 원고 목록 기재와 같다.<별지 생략>
* 피 고 : A
* 피고보조참가인 : B
* 변론종결 : 2013.04.04.
* 판결선고 : 2013.04.18.
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생략>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들의 주장
참가인이 원고들에 대하여 정년 58세에 도달하였다는 이유로 한 이 사건 정년퇴직처리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정당한 이유가 없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참가인과 서울지하철공사노동조합은 2000.12.30.자 노사합의서를 체결하여 근로자의 정년을 단축하였으나, 이는 IMF 구제금융의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한시적 효력을 갖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IMF 구제금융의 위기가 극복되었으므로 더 이상 효력이 없다.
원고들은 공무원으로 근무하다가 참가인 회사의 근로자 정년이 61세라는 유리한 근로조건 때문에 참가인 회사에 입사하였다. 참가인은 위 노사합의서 체결 당시 위기상황이 극복된 후 근로자의 정년을 연장하기로 약속하였고, 2003년 및 2010년 단체협약에서도 근로자의 정년연장에 관하여 공무원의 정년연장과 연동하여 추진한다고 하였는데, 법의 개정을 통해 공무원들의 정년이 연장되었다. 따라서 원고들은 정년이 최소한 60세로 연장될 것이라는 기대권을 갖고 있다고 할 것이고, 이 사건 정년퇴직처리는 원고들의 정년연장에 대한 기대권을 부당하게 침해한 부당해고라 할 것이다.
참가인과 서울지하철공사노동조합은 2012.12.10.자 노사합의서를 체결하여 근로자의 정년을 60세로 연장하였는데, 2000.12.30.자 노사합의서에서 정년을 단축하게 된 배경과 취지, 참가인의 정년환원 약속, 2012.12.10.자 노사합의서의 내용과 취지 등에 비추어 2012.12.10.자 노사합의서의 정년연장에 관한 규정은 원고들에게도 당연히 적용된다고 할 것이다.
인정사실
참가인의 인사규정은 소속 근로자의 정년을 61세로 규정하고 있었다.
참가인은 2000.12.30. 참가인 소속 근로자들을 구성원으로 하는 서울지하철공사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조’라 한다)과 아래<생략>와 같은 내용이 포함된 노사합의서를 체결하였다.
참가인은 2001.1.17. 소속 근로자의 정년을 61세에서 58세로 단축하는 것으로 인사규정을 개정하였다.
참가인은 2003.12.31. 이 사건 노조와 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5.(정년연장) ① 정년연장은 향후 공무원의 정년연장과 연동하여 추진한다”는 규정을 두었다.
국가공무원법은 2008.6.13. 6급 이하 공무원의 정년을 57세(다만, 공안직 8급과 9급 공무원은 54세)에서 60세로 연장하는 것으로 개정되었고, 지방공무원법은 2008.12.31. 6급 이하 공무원, 연구사 및 지도사 일반직 공무원의 정년을 각 57세에서 60세로, 방호직렬공무원의 정년을 59세에서 60세로, 기타 직렬공무원의 정년을 50세 내지 57세에서 60세로 각 연장하는 것으로 개정되었다.
참가인은 2010.12.22. 이 사건 노조와 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제33조(정년) 정년연장은 향후 공무원의 정년연장과 연동하여 추진한다”라는 규정을 두었다.
참가인은 2011.12.31. 원고들을 포함하여 58세(1953년생)에 도달한 소속 근로자들을 정년퇴직한 것으로 처리하였다.
서울특별시 노사정 서울모델협의회는 2011.3.경 서울특별시 산하 투자기관 소속 근로자의 정년을 공무원의 경우와 동일한 수준으로 개선하는 것이 요청된다는 조정을 하였고, 참가인은 2012.12.10. 이 사건 노조와 아래<생략>와 같은 내용이 포함된 노사합의서를 체결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6호증, 을 1 내지 8호증(을 1호증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관련 법리
협약자치의 원칙상 노동조합은 사용자와 사이에 근로조건을 유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뿐만 아니라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노사 간의 합의를 무효라고 볼 수 없고 노동조합으로서는 그러한 합의를 위하여 사전에 근로자들로부터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을 필요가 없으나,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노동조합의 목적을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러한 합의는 무효라고 보아야 하며, 이때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였는지 여부는 단체협약의 내용과 그 체결경위, 협약체결 당시의 사용자 측의 경영상태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7.28. 선고 2009두7790 판결 참조).
또한, 정년 등과 같은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로 인한 퇴직처리는 법률상 당연히 발생한 퇴직의 사유 및 시기를 공적으로 확인하여 알려주는 ‘관념의 통지’에 불과할 뿐 근로자의 신분을 상실시키는 ‘해고처분’과 같은 새로운 형성적 행위가 아니다. 그리고 취업규칙 등에 명시된 정년에 도달하여 당연퇴직하게 된 근로자에 대하여 사용자가 그 정년을 연장하는 등의 방법으로 근로관계를 계속 유지할 것인지 여부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는 것으로서, 해당 근로자에게 정년연장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할 수 없고, 사용자가 해당 근로자에게 정년연장을 허용하지 아니한 조치의 정당성은 사용자의 행위가 법률과 취업규칙 등의 규정 내용이나 규정 취지에 위배되는지 여부에 의하여 판단해야 하며, 단지 정년연장을 허용하지 아니하는 것이 해당 근로자에게 가혹하다든가 혹은 다른 근로자의 경우에 비추어 형평에 어긋난다는 사정만으로 그 정당성이 없는 것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8.2.29. 선고 2007다85997 판결 참조).
이 사건 정년퇴직처리가 근로기준법상 해고처분에 해당하는지 여부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은 2000.12.30. 이 사건 노조와 소속 근로자들의 정년을 58세로 단축하기로 하는 내용의 노사합의서를 체결하였고, 이러한 노사합의서가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노동조합의 목적을 벗어난 것이라고 인정할 자료가 없으므로 원고들의 정년은 2000.12.30.자 노사합의서에 의하여 58세로 단축되었고, 이 사건 정년퇴직처리는 당연히 발생한 퇴직의 사유 및 시기를 공적으로 확인하여 주는 관념의 통지에 불과할 뿐 근로기준법상 해고처분이라 할 수 없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2000.12.30.자 노사합의서가 한시적 효력을 갖는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리고 원고들은 이 사건 정년퇴직처리가 원고들의 정년연장에 대한 기대권을 침해한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나, 참가인이 2000.12.30.자 노사합의서 체결 당시 IMF 구제금융의 위기상황이 극복되면 근로자의 정년을 연장하겠다고 약속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고, 원고가 주장하는 나머지 사정만으로 원고들이 참가인에게 정년연장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할 수 없으며, 이 사건 정년퇴직처리가 법률, 단체협약 및 취업규칙 등에 위배되어 정당성이 없는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
또한 원고들은 정년을 연장한 2012.12.10.자 노사합의서가 원고들에게 적용된다고 주장하나, 위 노사합의서가 원고들에게 적용된다는 점에 관하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고, 위 노사합의서가 원고들에게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2011.12.31. 이미 이루어진 이 사건 정년퇴직처리가 소급하여 부당한 해고가 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이승한
판사 곽상호
판사 지창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