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근로계약기간을 정한 경우에 있어서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의 근로관계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그 기간이 만료함에 따라 사용자의 해고 등 별도의 조처를 기다릴 것 없이 당연히 종료된다. 다만 그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는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계약서의 문언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맺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근로계약기간의 정함이 형식에 불과한 것으로 볼 수 없는 경우라도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계약 갱신의 의무 내지 계약 갱신 절차 및 요건 등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거나 계약 당사자의 의사, 설정한 기간의 성격, 업무의 내용, 계약 갱신의 기준 설정여부 및 그 실태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할 때,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된 근로자에게 소정의 절차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계약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근로자가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여 해고의 효력을 다투던 중 정년의 도래, 근로계약기간의 만료 등으로 근로관계가 종료하였다면 근로자로서는 근로관계 종료시까지 임금청구권을 행사하기 위한 필요가 있거나 반대로 이미 지급받은 해고기간 중의 임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하는 의무를 면하기 위한 필요가 있는 경우 또는 퇴직금 산정 시 재직기간에 해고기간을 합산할 실익이 있다고 하여도 그러한 이익은 민사소송절차를 통하여 해결될 수 있어 더 이상 구제절차를 유지할 필요가 없게 되므로 구제이익 또는 소의 이익은 소멸한다.
근로계약서에 계약기간이 명시되어 있는 점, 취업규칙 및 직원인사규정에 계약직 근로자와 재계약을 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시키는 규정이 없는 점, 근로계약기간의 만료 전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재계약하지 않기로 결정한 점, 재계약 거부사유가 연구역량 부족, 연구과제 수정 및 보완 요청 거절, 스스로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겠다면서 결근한 것인 점, 이 사건 갱신거절 이전에 근로계약이 갱신된 적이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모집공고에 ‘추후 연구업적 등의 평가에 의해 연구소 전임교원으로 우선 선발 예정’이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계약기간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거나 원고에게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계약기간이 지나더라도 당연히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
* 서울행정법원 제14부 판결
* 사 건 : 2012구합28254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 고 : 박○○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 피고 보조참가인 : ○○대학교 산학협력단
* 변론종결 : 2013.01.24.
* 판결선고 : 2013.02.19.
주문
이 사건 소를 각하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생략>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기간(2011.9.1. ~ 2011.12.31.)은 단순히 회계연도에 따라 형식적으로 정해진 것일 뿐이고, 참가인의 모집공고 내용상으로도 참가인이 ‘4개월 동안만 채용하고 계약만료시 근로관계를 종료하겠다’는 의사로 원고를 채용한 것으로 볼 수 없으며, 이 사건 연구소의 부소장이 2011.8.25. 신임연구원 미팅 자리에서 원고에게 ‘매년 평가를 통해 재계약을 하고 첫해는 평가 없이 재계약할 것이고 향후 업적평가를 통해 전임교원으로 임용하겠다’라고 설명하기까지 하였으므로, 원고에게 근로계약의 갱신기대권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참가인이 정당한 평가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원고의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관계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생략>
인정 사실
1 ) 참가인은 2011.3.1. 우수한 학부생 및 대학원생을 선발하여 IT 명품인재로 양성하는 사업을 주된 목적으로 이 사건 연구소를 개설하였다. 이 사건 연구소는 상시근로자 19명(연구교수 3명, 계약직 행정직원 8명, 계약직 전임연구원 8명)을 사용하여 IT 관련 교육 및 연구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참가인은 2011.5.경 ○○대학교 홈페이지와 전문인력 채용정보 사이트인 하이브레인넷에 아래<생략>와 같이 ‘미래융합기술연구소 연구교수/박사후과정 초빙’이라는 제목으로 이 사건 연구소의 연구교수 및 전임연구원 모집공고를 냈다.
원고는 전임연구원 공개채용에 응시하여 2011.8.경 참가인으로부터 채용통보(계약기간 : 임용일부터 2011.12.31.까지)를 받은 후 같은 해 9.1. 참가인과 사이에 아래<생략>와 같은 내용의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고 이 사건 연구소의 전임연구원으로 입사하였다.
원고는 2011.10.31. 이 사건 연구소장과 연구소 관련 랩(Lab)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다른 신임연구원들과 함께 연구과제 선정 및 연구계획에 대하여 발표하였다가 연구소장의 요청으로 같은 해 11.7. 연구과제를 수정하여 다시 발표한 바 있다.
이 사건 연구소의 김○○ 교수는 2011.11.18. 원고에게 위 연구계획이 이 사건 연구소의 연구분야와 맞지 않아 재계약이 거부될 수도 있다는 취지의 조언을 하였다. 이에 원고는 재계약이 거부되었다고 판단하고 같은 달 22일과 23일 김○○ 교수에게 항의 메일을 보내고, 같은 달 23일 개최된 이 사건 연구소의 전체 회의에서 재계약 거부에 대한 항의성 발언을 한 후, 연구소장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의 출근은 의미가 없으므로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겠다면서 출퇴근시간을 지키지 않다가 같은 해 12.2.부터 출근하지 않았다.
참가인은 원고를 포함한 전체 근로자들의 계약기간이 2011.12.31.부로 만료됨에 따라 같은 달 20일경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연구원과 행정직원에 대한 재계약 여부를 심의한 결과 아래<생략>와 같은 이유로 원고와 재계약하지 않기로 결정하였다.
한편 이 사건 연구소의 1단계 연구과제 수행기간이 당초 2011.12.31.에서 2012.2.29.로 2개월 연장됨에 따라 참가인은 원고를 제외한 나머지 계약직 직원에 대하여 재계약하기로 인사위원회에서 결정한 다음 2012.1.1.부터 같은 해 2.29.까지 단기계약을 추가로 체결하였으며, 2단계 사업이 시작되는 시점에 맞추어 계약직 직원들과 사이에 같은 해 3.1.부터 같은 해 12.31.까지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호증의 1, 2, 을 1, 2, 5,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근로계약기간을 정한 경우에 있어서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의 근로관계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그 기간이 만료함에 따라 사용자의 해고 등 별도의 조처를 기다릴 것 없이 당연히 종료된다. 다만 그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는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계약서의 문언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맺었다고 볼 수 있다(대법원 2006.2.24. 선고 2005두5673 판결 참조). 그리고 근로계약기간의 정함이 형식에 불과한 것으로 볼 수 없는 경우라도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계약 갱신의 의무 내지 계약 갱신 절차 및 요건 등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거나 계약 당사자의 의사, 설정한 기간의 성격, 업무의 내용, 계약 갱신의 기준 설정여부 및 그 실태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할 때,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된 근로자에게 소정의 절차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계약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대법원 2005.7.8. 선고 2002두8640 판결 참조).
한편 근로자가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여 해고의 효력을 다투던 중 정년의 도래, 근로계약기간의 만료 등으로 근로관계가 종료하였다면 근로자로서는 근로관계 종료시까지 임금청구권을 행사하기 위한 필요가 있거나 반대로 이미 지급받은 해고기간 중의 임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하는 의무를 면하기 위한 필요가 있는 경우 또는 퇴직금 산정 시 재직기간에 해고기간을 합산할 실익이 있다고 하여도 그러한 이익은 민사소송절차를 통하여 해결될 수 있어 더 이상 구제절차를 유지할 필요가 없게 되므로 구제이익 또는 소의 이익은 소멸한다(대법원 2005.11.10. 선고 2005다21494 판결, 대법원 2009.12.10. 선고 2008두22136 판결 등 참조).
위 법리를 토대로 이 사건에 관하여 살펴보건대, 위 인정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계약기간이 명시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근로계약기간 만료일까지 새로운 근로계약이 체결되지 아니한 경우에는 당사자 간 근로계약은 합의 해지된 것으로 본다’고 규정되어 있는 점, ② 취업규칙 및 직원인사규정도 ‘근로계약기간은 1년으로 함을 원칙으로 한다. 다만 연구 등 일정한 업무를 수행하는 연구원은 그 해당 연구업무 수행기간에 맞추어 근로계약기간을 정할 수 있다. 근로계약기간이 만료하면 근로계약은 사전통지 등 별도의 조치 없이 당연히 종료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취업규칙 제3조제3항제1호, 제9조제3항, 직원인사규정 제21조제3항, 제45조제6호, 제52조제1항 참조), ③ 취업규칙 제41조 및 직원인사규정 제52조제4항은 ‘계약직 근로자의 근로계약기간 만료 후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재계약할 수 있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을 뿐이고, 달리 참가인에게 계약직 근로자와 재계약을 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시키는 규정이 없는 점, ④ 참가인은 이 사건 근로계약기간의 만료 전 취업규칙 제41조 및 직원인사규정 제52조제4항에 따라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를 재계약하지 않기로 결정한 점, ⑤ 참가인의 재계약 거부사유가 원고의 연구역량 부족, 연구과제 수정 및 보완 요청 거절, 스스로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겠다면서 결근한 것인 점, ⑥ 이 사건 갱신거절 이전에 이 사건 근로계약이 갱신된 적이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한 모집공고에 ‘추후 연구업적 등의 평가에 의해 연구소 전임교원으로 우선 선발 예정’이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계약기간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거나 원고에게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계약기간이 지나더라도 당연히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연구소의 부소장이 ‘첫해는 평가 없이 재계약할 것이다’라는 취지로 말하였다고 주장하나, 이에 부합하는 듯한 갑 2호증(김○○호의 확인서)의 기재는 계약 1차년도에도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재계약 여부가 결정된다는 원칙적인 내용이고, 다만 사업 1년차인 2011년에 연구원이 작성한 업적제안서의 목표달성 여부를 평가하지는 않는다는 취지에 불과하여, 위 증거만으로 원고의 주장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자료가 없다.
나아가 설령 원고의 주장과 같은 이유로 원고에게 첫해에 한하여 평가 없이 재계약이 체결될 것이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고 그로 인해 이 사건 근로계약이 2012.1.1.자로 갱신되었다고 가정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취업규칙 및 직원인사규정상 근로계약기간은 1년이 원칙인 데다가, 2단계 사업을 위해 재계약이 체결된 다른 계약직 직원들의 근로계약기간이 모두 2012.12.31.까지인 사정 등을 고려해 보면, 갱신된 근로계약조차도 이 사건 변론종결시 이전에 기간 만료로 종료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근로계약은 2011.12.31. 또는 늦어도 2012.12.31. 기간 만료로 종료되었으므로, 원고는 더 이상 이 사건 재심판정을 다툴 소의 이익이 없다고 할 것이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진창수
판사 이강호
판사 홍석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