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노조법 제29조의2는 교섭창구단일화제도를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2개 이상의 노동조합이 병존하는 경우 야기될 수 있는 현실적인 문제, 즉 복수의 노동조합이 각각 독자적인 교섭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노동조합과 노동조합 상호 간의 반목 및 노동조합과 사용자 사이의 갈등, 동일한 사항에 대해 같은 내용의 교섭을 반복하는 데서 비롯되는 교섭효율성의 저하와 교섭비용의 증가, 복수의 단체협약이 체결되는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노무관리상의 어려움, 동일하거나 유사한 내용의 근로를 제공함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 소속에 따라 상이한 근로조건의 적용을 받는 데서 발생하는 불합리성 등의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데 그 취지가 있다.
위와 같은 교섭창구단일화제도는 교섭대표가 되지 못한 노동조합의 단체교섭권을 제한하는 것이므로 그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가 필요한데, 그 중 하나로 도입된 것이 노조법 제29조의4에 규정된 공정대표의무로써 이는 교섭대표 노동조합이 되지 못한 소수 노동조합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자와 교섭대표 노동조합에게 공정대표의무를 부과하여 교섭창구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 또는 그 조합원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는 것이다.
노조법 제24조제4항에 의하면 근로시간 면제 한도에 관하여는 조합원 수 등을 고려하도록 되어 있는바, 조합원 수에 있어 원고(교섭대표노동조합)가 참가인(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의 약 20배인데 반해 근로시간 면제 한도는 원고가 참가인의 59배에 달하는 점, 근로시간 면제 제도는 노동조합 전임자로 하여금 임금의 손실 없이 사용자와의 협의.교섭, 고충처리, 산업안전 활동 등 노동조합의 활동 및 노동조합의 유지.관리업무를 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여 주기 위한 것인데, 교섭대표노동조합이 아닌 노동조합의 전임자라고 해서 조합 활동에 소요되는 시간이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전임자에 비해 훨씬 적다고 보기 어려운 점을 종합하면, 위와 같은 근로시간 면제 시간 배분에는 합리적 이유가 없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이 사건 근로시간 면제 합의는 교섭대표노동조합인 원고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인 참가인을 차별하는 것이 되므로, 이 사건 근로시간 면제 합의는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한 것이다.
* 서울행정법원 제12부 판결
* 사 건 : 2012구합35498 공정대표의무위반시정재심판정취소
* 원 고 : A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 피고보조참가인 : 기술보증기금 기술평가전문 노동조합
* 변론종결 : 2013.04.11.
* 판결선고 : 2013.04.25.
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E(이하 ‘소외 법인’이라 한다)은 상시 근로자 1,076명을 사용하여 기술보증 및 기술평가를 중점지원하는 기술금융 전문지원기관이고, 원고는 소외 법인 소속 근로자를 대상으로 설립되었고 조합원이 631명인 노동조합이며,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소외 법인 소속 근로자 중 전문직 분야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대상으로 설립되었고 조합원이 32명인 노동조합이다.
소외 법인에는 원고와 참가인 2개의 노동조합이 존재하여 소외 법인과 2011년 단체협약에 대한 보충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협상을 함에 있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이라 한다) 제29조의2 제3항에 따라 전체 조합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인 원고가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되었고, 참가인은 원고에게 자신의 요구안을 단체교섭에 반영해 줄 것을 요구하였다.
원고는 2011.12.29. 소외 법인과 2011년 단체협약에 대한 보충협약(이하 ‘이 사건 보충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그 중 근로시간 면제에 관한 부분의 내용은 노조법에 따른 근로시간 면제 한도를 연간 6,000시간으로 정하되, 그 중 5,900시간은 원고의, 100시간은 참가인의 각 근로시간 면제 한도로 한다는 것이다.
원고는 같은 날 소외 법인과 참가인의 요구안에 대한 단체교섭 합의를 하였는데, 그 중 근로시간 면제에 관한 부분의 내용은 참가인의 근로시간 면제자를 파트타임면제자 1명으로 하고 면제시간을 100시간으로 한다는 것(이하 ‘이 사건 근로시간 면제 합의’라고 한다)이다.
참가인은 2012.2.27. 인천지방노동위원회(이하 ‘인천지노위’라 한다)에 이 사건 근로시간 면제 합의가 노조법 제29조의4에 규정된 공정대표의무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면서 시정명령 신청(인천 2012공정1)을 하였고, 인천지노위는 2012.4.20. “근로시간면제 시간이 원고는 5,900시간, 참가인은 100시간으로 약 60배 정도 차이가 나는 것은 조합원 수가 원고는 631명, 참가인은 32명으로 약 20배 정도 차이가 나는 것을 감안할 때 근로시간 면제 시간 배분에 있어 차별이 존재하고, 위와 같은 차별의 합리적 이유가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근로시간 면제 합의가 공정대표의무 위반임을 확인하고, 원고와 소외 법인에게 판정서를 송달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이 사건 근로시간 면제 합의와 관련된 단체교섭 내용을 재교섭할 것을 명하는 시정명령 판정(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이에 원고와 소외 법인은 각 2012.6.1. 중앙노동위원회(이하 ‘중노위’라 한다)에 이 사건 초심판정에 대한 재심 신청(중앙 D 병합)을 하였으나 중노위는 2012.9.7. 이 사건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위 각 재심 신청을 모두 기각(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5,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소외 법인으로부터 근로시간 면제 한도를 얻기 위해 1년이 넘는 시간동안 투쟁하여 왔고 소외 법인과의 단체협상을 직접 담당한 반면, 참가인은 2011.7.25.에야 설립되어 이 사건 보충협약 체결을 위한 별다른 활동을 한 것이 없으므로, 이 사건 근로시간 면제 합의는 합리적 이유 있는 차별에 해당한다.
이 사건 근로시간 면제 합의가 2012년 이후에도 계속 적용되어 참가인에게 불리한 결과를 초래할 경우 참가인은 원고와 소외 법인에게 위 근로시간 면제 합의를 변경하는 내용의 2012년 단체협약에 대한 보충협약을 체결할 것을 요구할 수 있을 뿐 그로 인하여 이 사건 근로시간 면제 합의가 공정대표의무 위반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별지 생략>
인정사실
F(이하 ‘F’라고 한다)은 전국의 금융업 분야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대상으로 하여 설립된 노동조합인데, 소외 법인을 비롯해 주식회사 G, 주식회사 H, 주식회사 I 등 33개 금융기관(이하 ‘이 사건 33개 금융기관’이라 한다)에는 F의 각 금융기관별 지부(이하 위 지부를 모두 합쳐서 ‘이 사건 33개 지부’라고 한다)가 설립되어 있고, 원고는 F의 소외 법인 지부에 해당한다.
F는 이 사건 33개 지부를 대표하여 2010.12.14. 이 사건 33개 금융기관을 대표하는 사용자단체인 사단법인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와 2011년 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본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제4조(협약의 효력) ① 본 협약 및 단체협약에 관한 보충협약(이하 ‘보충협약’이라 한다)의 효력은 이에 저촉되는 취업규칙이나 제 규정, 기타 개별근로계약의 효력에 우선한다.
제10조(보충협약) ① 제4조(협약의 효력), 부칙 제2조(기존의 근로조건 등 저하금지) 또는 필요한 경우에는 사용자와 지부 간에 보충협약을 체결할 수 있다.
전항의 보충협약은 본 협약과 동일한 효력을 가지며 이 협약의 실효와 동시에 실효된다.
제27조(조합간부) ① 조합간부의 범위와 인원
조합간부는 전임간부와 비전임간부로 구분하며, 전임간부는 근로시간면제자와 무급
전임간부로 구분하여 운영할 수 있다.
조합간부의 인원은 사용자와 지부간에 별도로 정하는 바에 따른다.
근로시간면제자
근로시간면제자는 노조법 제24조의2에 따라 고시된 근로시간면제자를 말하며, 시간과 인원은 조합규모별 근로시간면제 한도 범위 내에서 조합원 수, 지점 수 등 사업장 특수성을 반영하여 지부노사가 정하며, 동법 제24조제4항의 조합업무 등의 조합활동을 보장한다.
조합은 위 1호에 의거 산정된 근로시간면제 대상자 명단과 개인별 면제시간을 사전에 사용자에게 통보하며, 근로시간면제자 및 그 한도를 변경하고자 할 때는 사전에 사용자와 협의해야 한다.
《부칙》
제1조(협약의 유효기간) 본 협약은 2011.1.1.부터 2년간 유효하다. 단, 2013년부터 적용될 단협 개정 교섭은 2012년 상반기에 개시한다. 다만 기간이 만료되어도 갱신체결이 완료되지 않았을 경우 협약의 효력은 새로운 협약 체결 때까지 계속된다.
제2조(기존의 근로조건 등 저하금지) 본 협약 제정을 이유로 각 지부가 기 체결한 단체협약상의 조합활동의 권리와 근로조건은 저하될 수 없다.
참가인이 2011.7.25. 노동조합 설립신고를 함으로써 소외 법인에는 원고와 참가인 2개의 노동조합이 존재하게 되었고, 노조법 제29조의2 제3항에 따라 전체 조합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인 원고가 2011년 보충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이하 ‘이 사건 단체교섭’이라 한다)에 있어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되었다.
참가인은 2011.8.8. 및 2011.11.22. 원고에게 이 사건 단체교섭에 반영해 주기를 바라는 요구안을 보냈고, 원고는 2011.12.29. 소외 법인과 이 사건 보충협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제1조(근거) 이 사건 본협약 제10조(보충협약)에 의거 소외 법인과 원고는 이 보충협약을 체결한다. 또한 이 보충협약은 이 사건 본협약과 동일한 효력을 가지며 이 사건 본협약의 실효와 동시에 실효된다.
제2조(이 사건 본협약 2조 적용범위) ① 이 보충협약은 소외 법인과 참가인과의 사이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단, 참가인은 이 사건 본협약을 적용받지 아니한다.
근로조건에 관한 규정은 전 근로자에게 적용한다.
제8조(이 사건 본협약 27조) 1. 근로시간면제자
소외 법인과 조합은 노조법에 따른 근로시간 면제 시간한도를 연간 6,000시간으로 정하며 동 시간한도 중 5,900시간은 원고, 100시간은 참가인의 근로시간면제 한도로 한다. 단, 추후 조합원 수의 급격한 변동 등 재산정 사유 발생시 재협의한다.
《부칙》
제1조(협약의 유효기간) 이 협약의 유효기간은 체결일로부터 2011.12.31.까지로 하며 매년 갱신 체결한다. 다만, 기간이 만료되어도 갱신체결이 완료되지 않았을 경우 협약의 효력은 새로운 협약 체결 때까지 계속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 을가 제1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노조법 제29조의2는 교섭창구단일화제도를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2개 이상의 노동조합이 병존하는 경우 야기될 수 있는 현실적인 문제, 즉 복수의 노동조합이 각각 독자적인 교섭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노동조합과 노동조합 상호 간의 반목 및 노동조합과 사용자 사이의 갈등, 동일한 사항에 대해 같은 내용의 교섭을 반복하는 데서 비롯되는 교섭효율성의 저하와 교섭비용의 증가, 복수의 단체협약이 체결되는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노무관리상의 어려움, 동일하거나 유사한 내용의 근로를 제공함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 소속에 따라 상이한 근로조건의 적용을 받는 데서 발생하는 불합리성 등의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데 그 취지가 있다.
위와 같은 교섭창구단일화제도는 교섭대표가 되지 못한 노동조합의 단체교섭권을 제한하는 것이므로 그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가 필요한데, 그 중 하나로 도입된 것이 노조법 제29조의4에 규정된 공정대표의무로써 이는 교섭대표 노동조합이 되지 못한 소수 노동조합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자와 교섭대표 노동조합에게 공정대표의무를 부과하여 교섭창구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 또는 그 조합원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는 것이다(헌법재판소 2012.4.24. 선고 2011헌마338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보충협약과 이 사건 근로시간 면제 합의의 내용을 종합하면 소외 법인의 노동조합 전임자의 연간 근로시간 면제 한도 6,000시간을 원고에게 5,900시간, 참가인에게 100시간으로 배분한다는 내용이므로, 이 사건 근로시간 면제 합의는 교섭대표노동조합인 원고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인 참가인을 차별하는 것이 된다.
위 차별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에 관해 살피건대, ① 노조법 제24조제4항에 의하면 근로시간 면제 한도에 관하여 조합원 수 등을 고려하도록 되어 있는바, 조합원 수에 있어 원고가 631명이고 참가인이 32명으로 원고가 참가인의 약 20배인데 반해 위 근로시간 면제 한도는 59배에 달하는 점, ② 참가인은 2011.7.25. 설립되었으나 설립 전에도 설립을 위한 준비행위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이 사건 보충협약 체결 후 새로운 보충협약이 체결되지 아니함으로써 이 사건 보충협약에 따른 위 근로시간 면제 시간 배분의 효력이 2013년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는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 점, ④ 근로시간 면제 제도는 노동조합 전임자로 하여금 임금의 손실 없이 사용자와의 협의.교섭, 고충처리, 산업안전 활동 등 노동조합의 활동 및 노동조합의 유지.관리업무를 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여 주기 위한 것인데(노조법 제24조제4항 참조), 교섭대표노동조합이 아닌 노동조합의 전임자라고 해서 위와 같은 조합 활동에 소요되는 시간이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전임자에 비해 훨씬 적다고 보기 어려운 점을 종합하면, 위와 같은 근로시간 면제 시간 배분에 합리적 이유가 없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이 사건 근로시간 면제 합의는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한 것이고,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재판장 판사 이승한
판사 곽상호
판사 지창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