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3. 7. 11. 선고 2012구합39292 판결

공정대표의무위반시정재심판정취소

판결요지

1.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이라 한다) 제29의2는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노동조합이 2개 이상인 경우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복수노조가 각각 독자적인 교섭권을 행사할 경우 노조 상호간의 반목, 교섭효율성 저하 및 교섭비용 증가, 동일하거나 유사한 내용의 근로를 제공함에도 상이한 근로조건이 적용되는 불합리성을 방지하는 데 그 취지가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은 교섭창구단일화제도는 필연적으로 소수노조의 교섭권을 제한하게 되는 면이 있는데,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조법은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하는 절차에 소수노조가 참여하도록 하고 교섭대표노동조합의 대표자로 하여금 교섭을 요구한 모든 노동조합 또는 조합원을 위하여 사용자와 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을 부여하여(제29조, 제29조의2) 교섭대표노동조합의 교섭력을 강화시키고 교섭의 결과를 함께 향유하는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교섭대표노동조합에게 공정대표의무를 부과하여 교섭창구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 또는 그 조합원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다. 따라서 교섭대표노동조합은 교섭요구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확정하는 과정에서 교섭창구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 등에 대하여 의견을 제출할 기회를 충분히 부여하고 협의할 뿐만 아니라 교섭요구안 결정 이유 등에 대하여 설명할 의무가 있다. 또한 교섭요구안 의제 선택에 있어서도 합리적 이유 없이 소수노조의 교섭요구안 의제를 배제하면 이를 공정대표의무 위반으로 볼 수 있을 것이나, 교섭대표노동조합의 대표자에게 모든 노동조합 또는 조합원을 위하여 사용자와 교섭할 권한을 부여하고 소수노조 역시 교섭의 결과를 함께 향유할 수 있도록 한 노조법의 취지 등을 고려해 볼 때, 교섭요구안 의제를 선택함에 있어 교섭요구할 각 의제의 중요성 판단, 교섭력 집중과 목표달성을 위한 전략 선택 등에 관하여 교섭대표노동조합에 광범위한 재량권이 인정된다고 보아야 한다.

2.

참가인(교섭대표노동조합)이 확정요구안(임금협약 교섭요구안)을 원고에게 통지한 이상 별도로 원고 요구안(단체(임금)교섭 요구안)이 확정요구안에서 배제되었다는 사실을 통지할 의무가 있다고 보이지 않고, 교섭요구안 의제 선정에 있어서는 교섭대표노동조합인 참가인에게 광범위한 재량권이 인정되는 점, 기본급 인상과 관련하여 원고 요구안과 확정요구안의 차이가 비교적 크지 아니하고 성과급 개선과 관련하여 요율 등에 일부 차이가 있으나 개선방향이 유사한 점, 기술직 신입사원 초임 급여와 관련하여, 원고와 참가인이 이 사건 회사와 사이에 기본급을 인상하기로 합의하였기 때문에 그로부터 3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 원상회복을 요구하는 것이 단체교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점, 원고 요구안과 비교해 볼 때 확정요구안이 상당히 완화된 요구안으로 보임에도, 이 사건 회사와의 임금교섭에서 이 사건 회사와 입장 차이가 커서 교섭에 상당한 진통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해 볼 때, 참가인이 확정요구안 결정에 있어 원고 요구안을 배제한 것이 원고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로서 노조법 제29조의4 제1항에서 정한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보이지 않는다.

* 서울행정법원 제13부판결

* 사 건 : 2012구합39292 공정대표의무위반시정재심판정취소

* 원 고 : A

* 피 고 : B

* 변론종결 : 2013.05.23.

* 판결선고 : 2013.07.11.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2001.2.8. 설립되어 금속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한 산업별 노동조합으로서 그 산하에 주식회사 F의 D(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 소속 근로자인 조합원으로 구성된 E를 두고 있다. 참가인은 이 사건 회사 소속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하여 2011.7.5. 설립된 노동조합이다.

나.

참가인은 2012.3.12. 이 사건 회사에 2012년 단체(임금)교섭을 요구하였고, 이에 이 사건 회사는 같은 날부터 2012.3.19.까지 참가인의 교섭요구사실을 공고하였으며, 원고는 2012.3.16. 이 사건 회사에 2012년 단체(임금)교섭을 요구하였다.

다.

이 사건 회사는 2012.3.20. 원고와 참가인을 교섭요구 노동조합으로 확정하여 2012.3.20.부터 같은 달 25일까지 공고하였는데, 그 내용은 다음<생략>과 같다.

라.

원고와 참가인은 2012.4.5. 자율적으로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하였으나 교섭위원 구성에 대한 이견 등으로 협의가 결렬되었다. 이 사건 회사는 2012.4.9.부터 5일간 참가인이 과반수 노동조합임을 공고한 후 참가인을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확정하였다.

마.

원고는 2012.4.13. 참가인에게 원고의 2012년 단체(임금)교섭 요구안(이하 ‘원고 요구안’이라 한다)을 통보하였는데, 원고 요구안에는 기본급 151,696원 정액 인상, 기술직 신입사원 초임 원상회복 요구, 성과금 지급기준 등 개선요구, 임금체계(8시간 월급제) 및 근무형태(주간연속 2교대제) 개선요구, 임금인상 및 성과급의 모든 노동자들에 대한 적용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바.

참가인은 2012.4.19. 2012년 임금협약 교섭요구안을 확정(이하 ‘확정요구안’이라 한다)하여 이 사건 회사와 원고에 통보하였는데, 확정요구안에는 기본급 130,747원의 정액 인상, 성과급 지급방법 개선(지급요율 등 그 세부적인 내용은 원고 요구안과 차이가 있다)에 관한 내용이 기재되어 있고, 원고 요구안의 다른 내용은 포함되어 있지 아니하다. 확정요구안의 내용은 참가인이 2012.3.28. 참가인의 대의원대회에서 정한 교섭요구안과 내용이 거의 동일하다.

사.

원고는 2012.5.11.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 ① 참가인이 확정요구안 결정에 있어 원고와 협의·설명 절차를 이행하지 아니하였고, ② 확정요구안 결정에 있어 원고 요구안을 배제하였음에도 그 사실을 원고에게 통지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이는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시정신청을 하였는데(신청취지에는 원고 요구안 의제를 포함시켜 이 사건 회사와 재교섭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경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12.6.27. 원고의 신청을 기각하였다.

아.

원고는 2012.7.20.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12.10.5. 교섭대표노동조합이 교섭요구안을 확정함에 있어 성실하게 소수노조의 의견을 수렴하고 의제선정에 관하여 협의하며 채택된 교섭요구안에 대하여 충분히 설명할 의무가 있음에도, 참가인이 확정요구안 결정에 있어 원고에게 위와 같은 협의 및 설명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고 보아 이 부분(위 사.의 ① 부분)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이 부분에 관한 참가인의 공정대표의무 위반을 인정하였으나, 원고의 나머지 신청(위 사.의 ② 부분)은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8, 11, 13, 14, 16호증, 을가 제1 내지 4호증, 을나 제5 내지 9, 11, 1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참가인은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서 진지하게 협의하고 설명하는 등의 방법으로 원고 요구안을 확정요구안에 반영하려는 노력을 하여야 함에도 그러한 노력을 하지 아니하였다. 참가인은 확정요구안 결정에 있어 원고 요구안을 배제하였음에도 그 사실을 통지하지 아니하였다. 참가인의 위와 같은 행위는 모두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한 것이다. 그럼에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참가인의 협의 및 설명절차를 이행하지 아니한 부분에 대하여는 공정대표의무 위반임을 인정하였으나, 원고 요구안을 확정요구안에서 배제하였음에도 이를 원고에게 통지하지 아니한 부분에 대하여는 원고의 신청을 기각하였으므로, 이 부분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나.

관계 법령

■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9조(교섭 및 체결권한) ① 노동조합의 대표자는 그 노동조합 또는 조합원을 위하여 사용자나 사용자단체와 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을 가진다.

②

제29조의2에 따라 결정된 교섭대표노동조합(이하 “교섭대표노동조합”이라 한다)의 대표자는 교섭을 요구한 모든 노동조합 또는 조합원을 위하여 사용자와 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을 가진다.

제29조의4(공정대표의무 등) ①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사용자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 또는 그 조합원 간에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

판단

1)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이라 한다) 제29의2는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노동조합이 2개 이상인 경우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복수노조가 각각 독자적인 교섭권을 행사할 경우 노조 상호간의 반목, 교섭효율성 저하 및 교섭비용 증가, 동일하거나 유사한 내용의 근로를 제공함에도 상이한 근로조건이 적용되는 불합리성을 방지하는 데 그 취지가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은 교섭창구단일화제도는 필연적으로 소수노조의 교섭권을 제한하게 되는 면이 있는데,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조법은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하는 절차에 소수노조가 참여하도록 하고 교섭대표노동조합의 대표자로 하여금 교섭을 요구한 모든 노동조합 또는 조합원을 위하여 사용자와 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을 부여하여(제29조, 제29조의2) 교섭대표노동조합의 교섭력을 강화시키고 교섭의 결과를 함께 향유하는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교섭대표노동조합에게 공정대표의무를 부과하여 교섭창구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 또는 그 조합원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다. 따라서 교섭대표노동조합은 교섭요구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확정하는 과정에서 교섭창구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 등에 대하여 의견을 제출할 기회를 충분히 부여하고 협의할 뿐만 아니라 교섭요구안 결정 이유 등에 대하여 설명할 의무가 있다. 또한 교섭요구안 의제 선택에 있어서도 합리적 이유 없이 소수노조의 교섭요구안 의제를 배제하면 이를 공정대표의무 위반으로 볼 수 있을 것이나, 교섭대표노동조합의 대표자에게 모든 노동조합 또는 조합원을 위하여 사용자와 교섭할 권한을 부여하고 소수노조 역시 교섭의 결과를 함께 향유할 수 있도록 한 노조법의 취지 등을 고려해 볼 때, 교섭요구안 의제를 선택함에 있어 교섭요구할 각 의제의 중요성 판단, 교섭력 집중과 목표달성을 위한 전략 선택 등에 관하여 교섭대표노동조합에 광범위한 재량권이 인정된다고 보아야 한다.

2)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은 2012.4.19. 확정요구안을 원고에게 통보하였다. 원고는 원고 요구안과 확정요구안을 비교하여 원고 요구안이 반영되었는지 여부를 충분히 알 수 있었다. 따라서 참가인이 확정요구안을 원고에게 통지한 이상 별도로 원고 요구안이 확정요구안에서 배제되었다는 사실을 통지할 의무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참가인이 확정요구안 결정과정에서 원고에 대하여 협의 및 설명절차를 이행하지 아니한 부분이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재심판정에서 이미 인정되었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3)

참가인이 결과적으로 원고 요구안의 내용을 반영하지 않고 이미 참가인의 대의원대회에서 정한 교섭요구안을 확정요구안으로 결정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노조법 취지에 비추어 볼 때 교섭요구안 의제 선정에 있어서는 교섭대표노동조합인 참가인에게 광범위한 재량권이 인정되는 점(참가인 소속 근로자수가 전체 조합원의 61%가량 된다)에다가, 갑 제29호증, 을나 제13, 14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기본급 인상과 관련하여 원고 요구안과 확정요구안의 차이(2만 1,000원가량, 기본급 액수의 1.7%)가 비교적 크지 아니하고 성과급 개선과 관련하여 요율 등에 일부 차이가 있으나 개선방향이 유사한 점, ② 기술직 신입사원 초임 급여와 관련하여, 원고와 참가인이 2012년 1월경 이 사건 회사와 사이에 기본급 122,000원을 인상하기로 합의하였기 때문에 그로부터 3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 원상회복을 요구하는 것이 단체교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점, ③ 원고 요구안과 비교해 볼 때 확정요구안이 상당히 완화된 요구안으로 보임에도, 2012.5.3.경부터 시작된 이 사건 회사와의 임금교섭에서 이 사건 회사와 입장 차이가 커서 교섭에 상당한 진통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해 볼 때, 참가인이 확정요구안 결정에 있어 원고 요구안을 배제한 것이 원고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로서 노조법 제29조의4 제1항에서 정한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보이지 않는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반정우

판사 김진하

판사 김정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