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2. 9. 27. 선고 2012구합8878 판결

부당징계구제재심판정취소

판결요지

1.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 하는 것은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고, 그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

2.

아무런 권한도 없이 안전사고 발생 후 한 시간 이상 지난 시점에 사고 현장에 도착하여 무단으로 매인라인의 가동을 정지시켰고 이로 인하여 27분 동안 13대 가량의 자동차 생산을 못하고 250명 가량의 근로자들이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근로를 제공하지 못하였는바, 그 행위는 이 사건 공장의 작업질서와 평온, 회사 전체의 생산 계획 등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비위행위로 보이고 재발방지를 위해서도 엄하게 취급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인사위원회 과정 등에서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아니한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정직 2개월의 징계처분은 비위행위에 비하여 징계양정이 지나치게 가혹하여 사회통념상 징계 재량권의 한계를 현저히 일탈한 것으로 보이지 아니한다.

* 서울행정법원 제13부 판결

* 사 건 : 2012구합8878 부당징계구제재심판정취소

* 원 고 : 안○○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 피고보조참가인 : ○○○○ 주식회사

* 변론종결 : 2012.9.11.

* 판결선고 : 2012.9.27.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참가인 회사는 인천 ○○구 ○○○동 ○○○-○에 본사를 두고 상시근로자 17,000여 명을 고용하여 ○○, ○○, ○○, ○○ 등의 공장(그 중 ○○ 소재 공장을 ‘이 사건 공장’이라 한다)에서 승용차를 생산하고 전국 정비망을 통하여 자동차 정비서비스업을 영위하고 있는 회사이고, 원고는 2006.6.7. 참가인 회사에 입사하여 ○○○○ ○부에서 근무하면서 전국○○산업노동조합 ○○○○지부(이하 ‘이 사건 노조’라 한다) 대의원 직책을 맡고 있던 사람이다.

나.

참가인 회사는 2011.5.19. 원고가 참석한 가운데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가 무단 라인정지에 의한 생산방해로 회사에 막대한 재산상 손해를 끼쳤다’는 이유로 단체협약 제51조 제2호를 적용하여 원고에 대하여 정직 2개월의 징계의결을 하였다.

이 사건 노조는 참가인 회사의 정직 2개월 처분에 대하여 재심을 요청하였고 참가인 회사는 2011.6.17. 재심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에 대하여 재차 정직 2개월로 의결하고 같은 달 30. 원고에게 징계의결 결과를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참가인 회사의 인사위원회 규정 5.8.5.에는 재심에 의한 징계처분 효력발생일은 재심결과에 대한 시행일자를 기준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

원고는 2011.9.20.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처분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부당징계구제 신청을 하였는데, 인천지방노동위원회는 인천****○○***호 사건에서 이 사건 처분의 징계사유가 인정되고 양정도 적정하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

라.

원고는 2011.12.12.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부당징계구제 재심신청을 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중앙****○○****호 사건에서 초심판정과 유사한 취지로 원고의 부당징계구제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징계사유의 존부

참가인 회사 보전작업 근로자인 이○○이 보전작업 도중 손가락이 기계에 협착되어 부상을 입는 안전사고가 발생하였음에도, 참가인 회사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원고가 안돈시스템을 이용해 라인을 정지시켰는데, 원고의 라인정지행위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의 징계사유인 단체협약 제51조 제2호 소정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회사에 막대한 재산상 손해를 끼친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가)

이○○이 보전작업을 실시하던 기계의 고장 원인이 규명되지 않았고 이 사건 공장의 보전작업이 생산라인을 정지하지 않은 상태에서 상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었으며, 이○○의 안전사고 이후에도 아무런 사고 후속조치가 시행되지 않고 있었는바, 이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볼 때, 이 사건 공장에는 다른 보전작업자들이 라인이 정지되지 않은 상태에서 동일한 작업을 하다가 유사사고를 당할 구체적인 위험이 존재하고 있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원고의 라인정지행위는 산업안전보건법 제26조 제2항, 단체협약 제91조 제2호에서 정한 근로자의 작업중지권 행사에 해당한다.

나)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생명, 건강, 신체의 안전을 보장해야 할 이른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하는데, 사용자가 안전배려의무를 다하지 아니할 경우 그 효과로서 근로자에게 노무급부 제공을 거절할 권리가 인정된다. 앞서 본 제반 사정에 의할 때 원고의 라인정지행위는 참가인 회사의 안전배려의무 위반에 대한 효과로서 정당한 노무급부제공 거절권을 행사한 것이므로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다)

이 사건 당시 안전사고가 발생하였음에도 참가인 회사측에서 아무런 후속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라인을 계속 가동시키는 등 안전 관련 규정을 준수하지 아니하였는바, 원고는 이러한 상황에서 보전작업자 등 근로자들과 참가인 회사의 주의를 환기시키고 참가인 회사로 하여금 사고 후속조치를 제대로 시행하도록 하기 위하여 라인가동을 정지시킨 것이므로, 원고의 라인정지행위의 목적, 동기 및 경위에 비추어 볼 때 이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한 행위로 보아야 한다.

라)

단체협약 제51조 제2호에서는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끼쳤을 때’를 징계사유로 삼고 있고, 징계사유를 증명할 책임은 회사에 있는데, 참가인 회사는 막연히 라인가동 정지로 인하여 13대의 차량을 생산하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3억 3천만 원 상당의 매출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할 뿐 이를 뒷받침할 만한 증명을 하지 못하고 있고, 참가인 회사측에서 충분히 라인을 재가동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하지 아니한 이상 27분간의 생산라인 정지로 인한 책임을 모두 원고에게 부과할 수도 없다.

2)

징계 재량권 남용

원고의 라인정지행위는 참가인 회사의 안전관련 규정 위반 및 사고 후속 조치 미이행에 따른 유사 사고 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것인 점, 원고의 라인정지행위로 보전작업자들의 작업환경이 일부 개선된 점, 원고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라인가동정지시간은 약 3~5분에 불과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의 라인정지행위가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은 그 양정이 과다하여 사회통념상 타당성이 없어 위법하다.

나.

관련 법령 등

별지 관련 법령 등 기재와 같다.<생략>

다.

인정사실

1)

이 사건 공장에서 일상적 설비점검을 통해 기계의 오작동.결함을 사전에 차단하는 등의 보전작업 업무를 수행하고 있던 이○○은 2011.3.31. 19:10경 조장인 박○○과 함께 의장9직장 BL-28공정의 기계 Door LH RR Manipulator Lift Down(차량 도어등 중량물을 조립할 위치에 자동으로 이동해 주는 자동화설비의 일종, 이하 ‘이 사건 기계’라 한다)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방송을 듣고 해당 공정으로 이동하여 원인파악을 하려 하였는데, 이 사건 기계를 재스타트하자 다시 원활하게 작동되었고 한동안 별다른 이상을 발견하지 못하여, 각각 다른 장비 등을 점검하기 위하여 다른 곳으로 이동하였다. 이 사건 기계는 이 사건 사고 이전에도 간헐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결함이 발생하여 그 때마다 보전작업자들이 수리를 실시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2)

이○○은 다른 장비 등의 보전작업을 시행한 후 같은 날 20:30경 다시 의장9직장으로 돌아와 이 사건 기계의 동작을 확인하던 중 이 사건 기계 스위치(Limit Switch Block)에 이물질이 묻어있는 것 같아 무의식적으로 면장갑을 착용한 손가락을 이용해 이물질을 제거하려고 하였는데, 라인 작업자가 이를 발견하지 못한 채 이 사건 기계의 스위치를 작동시켜 이○○의 우측 검지가 제한바(Limit Bar)에 협착되는 안전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가 발생하였다.

3)

참가인 회사는 특히 보전작업자들이 기계설비의 전원을 끄지 않은 상태(Poweron)에서 설비점검을 할 경우 준수하여야 할 사항을 규정한 안전작업절차서(SOP)를 마련하여 이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여 왔는데, 그 내용에는 “장비가동중 점검시 신체접촉 절대 금지(육안으로만 검사)”, “접촉이 필요한 경우 반드시 Manual 전환(위험요소 발견 시 즉시 장비 STOP)”, “장비 수리시 반드시 Lockout(정지) 실시” 등이 포함되어 있다.

4)

이 사건 기계의 전원은 이 사건 공장의 메인라인 전원과 별도의 동력을 쓰고 있어 이 사건 기계의 재부팅이 메인라인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아니하고, 이 사건 기계는 차량 도어를 장착한 채 이 사건 공장의 메인라인을 따라 적어도 5.5m 이상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1~2분 가량 동안은 이 사건 기계의 전원을 꺼도 메인라인의 정상적인 공정 진행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다(이에 대하여 참가인은 이 사건 기계가 11m 가량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186초 동안 전원을 꺼도 메인라인 공정 진행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5)

이 사건 공장에서 이○○을 포함한 보전작업자들의 인원 및 안전, 교육 등 보전작업 업무 전반을 관리.감독하는 정○○은 이 사건 사고 발생 보고를 받고, 곧바로 이 사건 기계가 있는 곳으로 가서 현장확인을 하고 이○○과 동행하여 이○○로 하여금 참가인 회사의 부속병원에서 응급조치를 받게 한 후 근처 세림병원으로 이동하여 6~7바늘가량 봉합하는 수술을 받게 하였다.

6)

원고는 이 사건 사고 당시 참가인 회사 관리자들과 회식 중이었고 회식 종료 후 이 사건 사고 소식을 듣게 되었는데, 회식장소와 이 사건 공장 사이의 거리가 멀었기 때문에 이 사건 노조 대의원 간사인 노○○에게 먼저 이 사건 사고 현장에 가서 상황을 파악해 달라고 요청하였다.

7)

이○○과 함께 보전작업을 실시하였던 박○○은 같은 날 21:00 내지 21:10 사이 휴게시간에 고○○와 함께 이 사건 기계에 대한 점검을 실시하였는데,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어 휴게시간 이후 다시 이 사건 공장의 공정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었다.

8)

노○○과 이 사건 노조 당직자 박○○는 2011.3.31. 21:20경 이 사건 사고 현장에 도착하여 현장확인을 하였으나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는 아니하고 있었는데, 원고는 같은 날 21:40경 이 사건 사고 현장에 도착한 후, 의장9직장 BL-28공정의 해당공정에 이상이 발생하였을 때 사용하는 제어장치인 안돈시스템을 이용하여 위 공정의 메인라인 자체를 정지시켜, 21:43부터 위 공정을 통한 자동차 생산이 중단되었다.

9)

참가인 회사는 같은 날 22:10경 안전교육을 실시하기로 하고 22:30까지 이 사건 공장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에 대하여 안전교육을 실시하였으며, 그 후 22:35경 위 공정의 생산라인이 정상가동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5, 11호증, 을가 제1호증, 을나 제1, 4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증인 곽○○, 노○○, 정○○의 각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징계사유 존부에 관한 판단

가)

작업중지권 해당 여부

①

산업안전보건법 제26조 제1 내지 3항은 ‘사업주는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을 때 또는 중대재해가 발생하였을 때에는 즉시 작업을 중지시키고 근로자를 작업장소로부터 대피시키는 등 필요한 안전.보건상 조치를 한 후 작업을 다시 시작하여야 하고, 근로자는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으로 인하여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하였을 때에는 지체 없이 그 사실을 바로 위 상급자에게 보고하고 바로 위 상급자는 이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야 하며, 사업주는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다고 믿을 만한 합리적인 근거가 있을 때에는 위와 같이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한 근로자에 대하여 이를 이유로 해고나 그밖의 불리한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단체협약 제91조는 작업중지 및 대피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데 그 내용은 산업안전보건법 제26조 제1 내지 3항 규정과 거의 동일하다. 근로자는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할 의무를 부담하는 점, 위 규정에서 원칙적으로 근로자의 작업을 중지시킬 의무를 사용자에게 부과하고 있고 사업주의 예방조치를 기다릴 수 없을 정도로 재해발생위험이 급박한 때 근로자가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한 후 이를 사업주에게 보고하여야 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는 점, 사업주의 작업중지의무의 요건으로서 ‘재해발생의 급박한 위험이 있는 때 또는 중대재해가 발생하였을 때’를 병렬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산업안전보건법 제26조 제2항 소정의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는 때’란 ‘객관적으로 보아 산업재해의 위험이 곧 발생할 것으로 충분히 예견되어 즉시 대피하지 아니하면 작업 중인 근로자의 생명.신체에 중대한 위험이 가해질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②

위 인정사실 및 증거들, 을나 제9, 10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실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 이 사건 기계가 간헐적으로 작동을 멈추는 결함이 있었고 그 원인이 제대로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보전작업자들이 재스타트를 하면 다시 정상적으로 가동이 되었던 점, ㉡ 이 사건 기계의 전원을 끄지 않은 상태에서 정비를 실시하던 중 이○○이 손가락에 열상을 입는 이 사건 사고를 당하기는 하였으나, 이 사건 사고는 이 사건 기계의 결함으로 인한 것이라기 보다는 이○○이 장비가동 중 점검시 신체접촉을 금지하고 있는 참가인 회사의 안전작업절차서를 준수하지 아니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는 점, ㉢ 이 사건 사고 이후 이 사건 공장 보전작업 관리감독자인 정○○이 이에 대한 보고를 받고 현장을 확인한 후 이○○에 대한 치료조치를 취하였고, 박○○, 고○○ 등을 통하여 이 사건 기계에 대하여도 재차 점검을 실시한 후 정상작동이 가능하다는 판단 하에 이 사건 기계 등 공정을 다시 정상가동한 점, ㉣ 원고보다 앞서 이 사건 노조 대의원 간사인 노○○ 등이 이 사건 사고 현장에 도착하여 현장을 확인하고도 라인 가동을 중지시키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음에도, 이 사건 사고 후 약 1시간 10분 뒤에 도착한 원고가 정상가동되고 있던 메인라인 전체를 안돈시스템을 이용하여 중단시킨 점, ㉤ 원고가 이 사건 공장의 메인라인 가동을 중단시킬 당시 근로자들이 즉시 대피하지 아니하면 작업 중인 근로자들에게 중대한 재해가 발생할 만한 위험요소가 있었다고 할 만한 자료가 보이지 아니하는 점, ㉥ 원고는 이 사건 공장의 보전작업이 장비 가동 중 진행됨에 따라 이 사건 사고와 유사한 재해가 발생할 구체적 위험이 있다고 주장하나, 보전작업의 성격이 기계 오작동 및 경미한 결함발생시 신속하게 원인을 파악하고 제거하는 것이어서 보전작업시마다 항상 메인라인 등 장비의 가동을 중지할 수는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장비 가동 중 보전작업을 실시하는 경우에도 안전작업절차서를 준수할 경우 사고위험이 높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는 점, 참가인 회사는 보전작업 관련 수리를 위해 생산라인 정지가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는 생산라인을 정지한 후 보전작업자들로 하여금 보전작업을 시행하게 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해 볼 때, 설령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위험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위험이 산업안전보건법 제26조 제2항 소정의 ‘재해발생의 급박한 위험’이 있는 때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이지는 아니하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원고의 라인정지행위는 산업안전보건법 제26조 제2항 소정의 작업중지권 행사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노무급부제공거절권 해당 여부

이○○이 이 사건 기계의 전원을 차단하지 않은 상태에서 보전작업을 수행하다가 이 사건 사고를 당하였고, 참가인 회사가 이 사건 사고 발생 이후에도 이 사건 기계 등 생산라인을 계속 가동한 사실은 인정되나, 위 인정사실 및 앞서든 증거들, 을나 제13호증의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실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사고는 이○○이 안전작업절차서를 준수하지 아니한 과실로 일어난 사고로 보아야 하고, 참가인 회사측 보전작업 관리.감독 자인 정○○이 이 사건 사고에 관한 보고를 받고 현장을 확인한 후 이○○에 대한 치료조치를 취한 점, ② 이 사건 사고 후 약 30분 뒤인 21:00경 이 사건 기계에 관하여 재차 점검하여 정상적으로 가동될 수 있음을 확인한 점, ③ 앞서 본 근로자의 작업중지권은 사업주의 안전배려의무 위반에 대한 노무급부제공거절권을 입법화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의 라인정지행위가 작업중지권 행사요건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점, ④ 이 사건 노조가 참가인 회사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안전조치를 이행하지 아니하여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하였다며 고발하였으나, 인천지방검찰청은 참가인 회사의 안전작업절차서, 이에 대한 참가인 회사의 교육현황 및 참가인 회사의 라인가동정지 현황자료 등에 비추어 볼 때 참가인 회사가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불기소처분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참가인 회사가 근로자에 대한 안전배려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보기 어려워 이를 전제로 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다)

정당행위 해당 여부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의 라인정지행위가 산업안전보건법 및 단체협약 소정의 작업중지권 내지 노무급부제공거절권 행사로 정당화되기 어려운 점, 이 사건 사고의 경위, 이 사건 기계의 결함으로 인한 위험의 정도, 이에 대하여 원고가 취한 메인라인 정지로 인하여 입게 될 참가인 회사의 유무형의 손실 정도 등을 고려해 볼 때, 원고가 이 사건 공장의 메인라인을 정지한 목적이나 동기 등을 고려하더라도 이와 같은 행위가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행위라고 보이지 아니한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라)

손해 발생 여부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할 때, 원고가 이 사건 공장의 매인라인의 가동을 정지시킨 후 참가인 회사가 안전교육을 실시하기 전까지 약27분 동안 자동차 생산 라인을 가동하였다면 13대 가량의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었음에도 원고의 라인정지행위로 인하여 참가인 회사가 그에 해당하는 신차를 생산하지 못한 점, 이 사건 공장에서 250여명의 근로자가 원고의 라인정지행위로 인하여 위 시간 동안 근로를 제공하지 못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참가인 회사는 원고의 라인정지행위로 인하여 막대한 재산상 손해를 입은 것으로 볼 수 있고,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원고가 정지시킨 생산라인에서 제조되는 자동차의 재고가 어느 정도 존재하고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참가인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지 아니하였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이 사건 노조의 대의원이었던 원고가 이 사건 사고에 대한 책임 규명 등을 요구하며 이 사건 공장의 생산라인을 정지시킨 상황에서 참가인 회사가 원고와 아무런 협의 없이 곧바로 생산라인을 임의로 재가동시키는 것을 현실적으로 기대하기 어려운 바, 원고가 참가인 회사측에 사고 원인 규명 등을 요구한 시점 이후에 발생한 손해에 대하여 원고에게 책임이 없다고 볼 수도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징계양정의 적정 여부에 관한 판단

가)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 하는 것은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고, 그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02.8.23. 선고 2000다60890, 60906(병합) 판결 등 참조].

나)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실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는 본인에게 생산라인의 가동을 정지시킬 아무런 권한이 없음에도 이 사건 사고 후 한 시간 이상 지난 시점에 이 사건 사고 현장에 도착하여 참가인 회사측과 사이에 아무런 상의도 없이 무단으로 매인라인의 가동을 정지시켰고 이로 인하여 27분 동안 13대 가량의 자동차 생산을 못하고 250명 가량의 근로자들이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근로를 제공하지 못하였는바, 그 비위정도가 상당히 중한 점, ② 사용자의 입장에서 급박한 위험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250명의 근로자가 투입되고 각종 자동화 설비가 결합되어 가동되는 생산라인 전체를 무단으로 정지시키는 행위는 이 사건 공장의 작업질서와 평온, 참가인 회사 전체의 생산 계획 등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비위행위로 보이고 재발방지를 위해서도 엄하게 취급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원고가 이 사건 처분을 위한 인사위원회 과정 등에서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아니하여 참가인 회사측에서는 원고에게 개전의 정이 없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었던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이 사건 처분이 원고의 비위행위에 비하여 징계양정이 지나치게 가혹하여 사회통념상 징계 재량권의 한계를 현저히 일탈한 것으로 보이지 아니한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박정화

판사 김태환

판사 김진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