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참가인은 1994․ 5․ 10․ 설립되어 상시 근로자 220여 명을 고용하여 의약품 제조 및 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원고는 2012. 9. 24. 참가인 소속 근로자들을 가입대상으로 설립된 기업별 노동조합으로 현재 조합원은 약 102명이다.
원고는 참가인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전국화학노동조합연맹 C노동조합(이하 '소외 노조'라고 한다)과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위 단체협약에 따라 소외 노조에 대하여 유급 노조전임자 인정, 개인사무실 제공 및 조합비 일괄공제 등의 각종 지원을 하는 것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13. 2. 28. 원고의 구제신청을 일부 인용하여 아래와 같이 판정하였다(충남 2013부노1, 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고 한다).
원고와 참가인은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3. 6. 4. 아래와 같이 원고의 구제신청과 재심신청을 모두 기각하였다[갑 제25호증 참조, 중앙 2013부노43, 46(병합),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고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7, 2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참가인이 소외 노조와 단체협약을 체결하기 전에 원고가 설립되어 참가인에게 교섭요구를 하였으므로 참가인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이라고 한다) 제29조의2 의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따라 교섭대표노동조합을 결정한 후 단체협약을 체결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참가인이 교섭대표노동조합 결정 절차를 거치지 않고 소외 노조와 단체협약을 체결한 것은 원고의 단체교섭권과 단체협약 체결권을 침해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또한, 참가인이 위와 같이 위법하게 체결된 단체협약에 근거하여 소외 노조의 전임자에게 급여를 지급하고, 소외 노조에 대하여 사무실 제공과 조합비 일괄 공제 등의 지원을 하는 것은 노조법 제81조 제4호에서 정한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관계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 사실
D노동조합은 2011. 8. 4. 참가인 소속 근로자들을 가입대상으로 설립된 기업별 단위 노동조합이다.
D노동조합은 2011. 10. 9. 개최된 총회에서 조직형태를 기존의 기업별 단위 노동조합에서 전국화학섬유산업 노동조합(이하 '화섬노조'라고 한다)의 산하 지부로 변경하기로 의결하였다. 화섬노조는 같은 달 10일 참가인에게 화섬노조 E지회(이하 '화섬노조 지회'라고 한다)의 설립을 통보하면서 단체교섭 상견례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의 개시를 요청하였다.
참가인은 2011. 10. 25. 위 교섭요구 사실과 함께 화섬노조 이외에 교섭을 원하는 노동조합은 같은 달 31일까지 교섭에 참여할 수 있다는 내용의 공고를 하고, 같은 해 11. 1. 화섬노조를 교섭요구노동조합(교섭요구일 현재 조합원 수: 83명)으로 확정하여 공고하였다.
화섬노조와 참가인은 2011. 11. 29․부터 2012. 1. 17.까지 참가인과 사이에 6차례에 걸쳐 단체교섭을 진행하였으나 단체협약을 체결하지 못하였다. 이에 화섬노조는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하였고,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같은 해 2. 6. '노·사 주장의 현격한 차이로 조정안의 제시가 어렵다'는 이유로 조정안의 제시 없이 조정을 종료하였다(충남 2012조정3).
화섬노조 지회는 2012. 2. 15.부터 파업에 돌입하였고, 참가인은 이에 맞서 같은 달 23일부터 직장폐쇄를 단행하였다. 화섬노조 지회 소속 조합원들은 참가인을 상대로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에 직장폐쇄해제가처분신청을 하였고, 위 법원은 같은 해 5. 25. 위 직장폐쇄의 효력을 정지하는 취지의 가처분결정을 하였다(2012카합96).
참가인과 화섬노조는 2012. 7. 27. 단체교섭을 재개하고, 같은 해 9월 초순경 파업을 종결하기로 합의하였다.
한편, 화섬노조 지회는 2012. 9. 18. 기존의 산업별 단위 노동조합의 지회에서 기업별 단위 노동조합인 소외 노조로 조직형태를 변경하였고, 그에 따라 소외 노조는 같은 날 설립신고를 마쳤다.
원고는 2012. 9. 24. 설립신고를 마치고, 같은 달 28일 참가인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하였으며, 같은 해 10. 5. 참가인에게 상견례를 요청하였다. 이에 대하여 참가인은 같은 달 8일 원고에게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쳐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확정된 화섬노조와 단체교섭 체결을 위한 교섭이 진행 중이므로 원고의 단체교섭을 위한 상견례 요청에는 응할 수 없다'는 내용의 회신을 하였다.
참가인은 2012. 10. 15. 소외 노조와 유효기간을 2014. 10. 14.까지로 하는 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다.
그 후 참가인은 원고의 거듭된 교섭 요구에 따라 2012. 11. 2. 원고의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고, 같은 달 12일 원고를 교섭요구노동조합(교섭요구일 현재 조합원 수: 84명)으로 확정하여 공고하였으며, 그때부터 2013. 2. 7.까지 10차례에 걸쳐 원고와 단체교섭을 진행하였다.
한편, 참가인은 이 사건 초심판정 이후 원고에게 소외 노조와 마찬가지로 '노동조합 전임자에 대한 급여, 노동조합 사무실 제공, 조합비 일괄 공제' 등을 지원하겠으니 이에 대한 의견을 달라는 내용의 통지를 하였으나, 원고는 단체협약 체결을 요구하면서 이에 응하지 아니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호증의 1, 2, 갑 제9, 11호증, 갑 제12호증의 1 내지 5, 갑 제13, 16, 19, 20호증, 갑 제21, 22호증의 각 1, 2, 을나 제1 내지 7호증, 을나 제8호증의 1 내지 6, 을나 제10호증, 을나 제11호증의 1, 2, 을나 제12 내지 1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위 인정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참가인이 소외 노조와 이 사건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그에 따라 소외 노조에 대하여 유급 전임자의 인정, 사무실 제공, 조합비 일괄 공제 등의 지원을 하는 것은 노조법 제81조 제2호, 제4호의 단체협약 체결 기타 단체교섭 거부의 부당노동행위 또는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와 같은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고,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산업별 단위 노동조합인 화섬노조의 지회가 조합원의 범위나 목적의 변경 없이 기업별 노동조합으로 그 조직형태만 바꾸어 소외 노조로 변경되었다. 따라서 화섬노조가 참가인에 대하여 가지는 교섭요구노동조합의 지위는 소외 노조에 그대로 승계되었다.
2010. 1. 1․ 법률 제9930호로 개정된 노조법은 제29조 제2항 내지 제4항, 제29조의2 내지 제29조의5에서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복수 노동조합의 설립을 전면 허용하는 한편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조직형태에 관계없이 근로자가 설립하거나 가입한 노동조합이 2개 이상인 경우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하여 단체교섭을 하도록 하는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를 도입하면서 부칙 제1조에서 위와 같은 교섭대표노동조합 등 교섭창구 단일화 관련 규정의 시행일을 2011. 7. 1.로 정하고 있다.
그런데 화섬노조가 참가인에게 교섭을 요구함에 따라, 참가인은 2011. 10. 25. 노조법 시행령 제14조의3 제1항에 따라 위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고, 같은 해 11. 1. 노조법 시행령 제14조의5 제1항에 따라 화섬노조를 교섭요구노동조합으로 확정·공고한 다음 그때부터 화섬노조와 단체교섭을 진행하였는바, 참가인이 관계 법령에 따라 위와 같은 절차를 적법하게 진행할 당시는 원고가 설립되기 전으로 참가인의 사업장 내에 화섬노조 지회 이외에 교섭을 요구한 다른 노동조합이 존재하지 아니하였으므로 노조법 제29조의2의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가 필요하지 않았다.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가 종료되거나 혹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가 불필요하여 곧바로 교섭요구노동조합이 확정·공고되었다면, 그 이후 단체교섭 중에 새로운 노동조합이 설립되었다고 하더라도 추가적인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가 필요하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단체협약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치지 않고 체결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효력을 부정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원고의 단체교섭권 또는 단체협약 체결권을 침해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더욱이 참가인은 이 사건 단체협약 체결 이후에 원고의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여 원고를 교섭요구노동조합으로 확정하여 이 사건 단체협약과는 별도로 원고와도 단체교섭을 진행하였다).
이 사건 단체협약 제13조 제1항은 '조합은 매월 임금지급일 10일 전에 공제명세서를 작성하여 회사에 의뢰하여야 하며, 회사는 임금지급 시 조합비와 조합결의에 의한 공제금을 일괄 공제하여 3일 이내에 조합에 인도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제14조 제1항은 '회사는 조합활동에 필요한 사무실, 집기 비품, 통신시설 및 기타 조합 사무활동에 필요한 시설을 대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단체협약이 유효한 만큼, 참가인이 이 사건 단체협약의 위 각 규정에 따라 소외 노조에 대하여 개인 사무실을 대여하고, 조합원의 임금에서 조합비를 일괄 공제하여 지급하는 등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노조법 제24조 제1항, 제2항, 제4항, 제81조 제4호 등에 의하면, 노동조합의 전임자에 대한 급여지원을 전면적으로 금지하여 이를 부당노동행위의 하나로 규정하면서도, 근로자가 근로시간 중에 근로시간 면제 한도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임금의 손실 없이 사용자와의 협의·교섭, 고충처리, 산업안전 활동 등 이 법 또는 다른 법률에서 정하는 업무와 건전한 노사관계발전을 위한 노동조합의 유지·관리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하여 근로시간 면제 한도와 면제 대상 업무의 범위 내에서는 근로시간 면제자에 대한 임금 지급을 허용하고 있다. 한편 근로시간 면제 한도에 관한 노동부 고시(제2010-39호)에 따르면, 조합원 규모가 50명 이상 99명 이하인 경우 면제되는 근로시간의 한도는 최대 2,000시간이다.
그런데 이 사건 단체협약 제10조, 제11조 제2항에 따르면, 참가인은 소외 노조의 대표자 1명을 조합 업무에 전임자로 인정하되 근로시간 면제는 연간 총 2,000시간으로 정하고 전임기간 중의 급여는 회사가 부담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규정 취지와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참가인이 소외 노조의 전임자에게 지급하는 급여는 노조법 제24조 제4항에 따라 참가인과의 협의·교섭, 고충처리, 산업안전 활동 등 건전한 노사관계발전을 위한 노동조합의 유지·관리업무를 담당하는 전임자에 대하여 근로시간이 면제되는 한도 내에서 지급되는 것으로 보이고, 그 밖에 참가인이 위 전임자에 대하여 근로시간 면제 한도를 초과하여 임금을 지급하거나 근로시간 면제 대상이 아닌 업무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나아가 원고는 소외 노조와 같은 수준의 지원을 제공하겠다는 참가인의 제의를 거절하였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진창수(재판장) 이강호 김혜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