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3. 7. 26. 선고 2013구합3405 판결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12. 12. 11.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중앙2012부해957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서울 중구 태평로2가 250 삼성본관에 본사를 두고 상시근로자 3,000여 명을 고용하여 신용카드 사업, 할부금융·리스사업, 생활편의사업 등을 주로 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1996. 7. 1. 주식회사 삼성물산에 입사하였다가 1998. 11. 1. 계열사인 참가인 회사로 전적되어 근무하던 중 2012. 5. 17. '여직원 성희롱'을 이유로 해고된 자이다.

나.

원고는 참가인의 원고에 대한 해고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면서 2012. 6. 19.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으나,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2. 8. 20. 원고가 회식자리에서 여직원의 거부의사에도 신체적 접촉을 하였고, 평소에도 지속적으로 언어적 성희롱을 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참가인의 원고에 대한 해고가 정당하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서울2012부해1386).

다.

이에 원고가 2012. 9. 7.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2. 12. 11. 위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 내용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중앙2012부해957,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갑 제1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① 2011. 12. 29. B에 대한 성희롱은 원고가 술에 만취한 상황에서 손을 잡는 등 실수한 것으로서 처음부터 성희롱 의도를 가지고 신체적 접촉을 한 것이 아니고, ② 2011. 12. 30. B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하기는 하였지만 이는 다음날 휴무자 파악을 위한 것이었으며, ③ 2012년 2월경 C에게 펜을 쥐게 한 후 C의 손을 잡고 화이트 보드에 글씨를 쓴 것은 이름을 한자로 설명하기 위한 것이었고, C 또한 성적수치심을 느끼지 않았다고 진술하였으며, ④ 원고가 여러 차례 '찌찌'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는 하였으나, 이는 개그 프로그램에서 나오는 표현을 따라한 것에 불과하고, 원고뿐만 아니라 다른 여직원들도 위 프로그램에서 나오는 표현을 많이 사용하였으며, ⑤ 2012년 3월경 원고가 "젖 나와?"라는 말을 한 것은 여직원 D가 "전 나옵니다"라는 말에 대해 억양이 세다는 말을 하기 위한 것이었을 뿐이므로 성희롱과 관련된 원고의 징계사유는 대체로 사실이 아니거나 과장된 것이다.

2)

원고에게 일부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단 1회의 부적절한 행위에 대하여 해고라는 중징계처분을 하는 것은 부당하다.

나.

인정사실

1)

원고는 2011년 12월 중순경 E 고객서비스 센터장으로 인사발령을 받았는데, 당시 E 고객서비스센터에는 제휴 SC(Samsung card Consultant, 이하 '카드모집인'이라 한다) 12명, 참가인 소속 정규직 2명(F, G), 근로자 파견업체 소속 근로자 5명(B, D, H, C, I)이 근무하고 있었다.

2)

원고는 2011. 12. 29. E관에서 근무하는 카드모집인들과 인근 식당에서 상견례 겸 송년회를 하였는데, 카드모집인 외에 파견업체 소속 직원인 B, D와 참가인 소속 정규직 F이 위 회식에 뒤늦게 합류하였다.

3)

위 회식이 시작된 지 약 3시간 정도가 지나자 카드모집인 12명은 먼저 자리를 떠났고, 원고와 B, D, F은 같은 식당 내 옆 테이블로 자리를 옮겨 술을 더 마셨으며, 그러던 중 원고는 B의 손을 잡고 어깨에 얼굴을 기대는 등의 행동을 하여 F이 이를 휴대폰으로 촬영하였다. 원고 및 여직원 3명은 2011. 12. 30. 01:00 이후 회식 장소인 횟집에서 나와 인근 감자탕 집으로 옮겨 술을 더 마셨고, 2차 감자탕 집에서 나온 후 여직원 3명은 원고를 택시에 태워 집으로 보내려 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원고는 B에게 "분당으로 가자"고 말하였다.

4)

원고는 2012. 3. 26. 회사로부터 회식비용을 지원받아 조직 활성화를 위한 회식을 하기로 하였으나, 회식 장소에 대해 원고는 생맥주나 삼겹살을 먹자고 한 반면, 여직원들은 멕시칸 요리집을 제안하는 등 의견이 엇갈려 결국 회식은 취소되었고, 이에 원고는 전체 직원들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5)

E 고객서비스센터 소속 여직원들은 원고가 보낸 이메일을 보고 원고에게 개인적으로 문자 및 이메일을 보내 사과하였으나, 이후 사무실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6)

참가인 소속 직원인 G이 2012. 4. 5. 13:20분경 노사협의회 기구인 하나로협의회에 원고의 성희롱 사실을 제보하였고, 하나로협의회는 접수된 제보내용을 이메일로 작성하여 참가인 내 신문화팀(성희롱 등 고충처리 부서)으로 통보하였다.

7)

참가인은 2012. 4. 6. 원고를 J팀으로 출근명령을 한 다음, 여직원 8명으로부터 성희롱 피해 진술서를 받았는데, 그 중 주요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

8)

참가인은 2012. 4. 10. 원고를 상대로 성희롱 제보 사실관계 확인조사를 실시하였고, 이 과정에서 원고는 신문화팀 M에게 사직원을 제출하였다가 2012. 4. 12. 08:30분경 신문화팀으로 전화하여 사직원 철회 의사 표시를 하였으며, 이에 따라 참가인은 2012. 4. 16. 및 같은 달 17일 추가로 성희롱 제보 사실관계 확인조사를 진행하였다.

9)

참가인은 2012. 5. 9. 원고에게 상벌위원회가 개최됨을 통지하였고, 같은 달 11. 상벌위원회에서 원고의 성희롱 사실과 관련하여 '징계해고'로 의결하여 같은 달 17. 원고에게 징계처분장을 교부하였다.

10)

2012. 12. 11. 열렸던 중앙노동위원회 심문회의 시 참가인의 대리인은 참가인 사업장에 많은 수의 여성 근로자가 근무하는 특성상 성희롱에 대해서는 무관용의 원칙을 지키고 있다고 진술하였고, 2004년부터 2012년까지 참가인 소속 근로자 중 원고를 제외한 6명이 성희롱을 이유로 징계해고되거나 의원면직된 사실이 있다.

11)

참가인 취업규칙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 근거] 갑 제1호증, 을 제2호증의 1 내지 5, 을 제3,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단

1)

징계사유의 존부

가)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에서 규정한 '직장 내 성희롱'이란'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또는 그 밖의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고용에서 불이익을 주는 것'으로서 그 전제요건인 '성적인 언동 등'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나아가 위 규정상의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7두22498 판결 등 참조).

나)

위와 같은 법리에 따라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① 원고는 2011. 12. 29. 회식 당시 여직원 B의 손을 잡고 어깨에 얼굴을 기대는 등의 신체적 접촉을 하였고, 회식장소를 옮기는 과정에서 여직원들이 보는 와중에 노상방뇨를 하였으며, 회식을 마치고 귀가할 당시 B에게 "같이 가자"고 얘기한 사실, ② 원고가 2012년 2월경부터 여러 차례 여직원들에게 "찌찌"라는 단어를 사용하였고, 여직원들이 이에 거북스러움을 표시했음에도 이를 계속한 사실, ③ 원고가 2012년 3월경 D의 "전 나옵니다"라는 말에 대해 어감이 이상하다며 "젖 나오냐"가 뭐냐고 하여 여직원들이 불쾌감을 느낀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와 같은 원고의 행위는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로서 그로 인해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므로 이는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에서 규정한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하여 참가인 취업규칙 제40조 제24호에 따라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2)

징계양정의 적정 여부

가)

근로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는 것이므로, 그 징계처분이 위법하다고 하기 위하여서는 징계권자가 재량권을 행사하여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고, 그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처분이라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의 사유가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및 징계에 의하여 달하려는 목적과 그에 수반되는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00. 10. 13. 선고 98두8858 판결 등 참조). 한편, 해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고,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의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의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3. 7. 8. 선고 2001두8018 판결 등 참조).

나)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보아 어떠한 성희롱 행위가 고용환경을 악화시킬 정도로 매우 심하거나 또는 반복적으로 행해지는 경우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성희롱 행위를 한 근로자에게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의 책임 있는 사유가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인데(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7두22498 판결 등 참조), 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성희롱 행위의 내용 및 정도, 반복 여부, 성희롱 행위자의 의도, 지위, 성희롱 행위에 의하여 피해자가 극심한 정신적 충격을 받는 등 피해자의 수인한도를 넘었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다)

위와 같은 법리에 따라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사실 및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원고가 E 고객서비스 센터장으로서 스스로 직장 내 성희롱을 예방할 지위에 있었음에도 오히려 자신의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여직원들을 상대로 여러 차례 성희롱을 하였던 점(특히 원고는 참가인의 정규직원보다 파견업체 소속 여직원들에게 더 많은 성희롱을 한 것으로 보인다)에 비추어 원고의 성희롱 행위가 결코 가볍다고 할 수는 없으나, 한편, ① 성희롱은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성희롱으로 구별할 수 있고, 그 중 원고는 육체적, 언어적 성희롱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성희롱 그 자체가 위법한 것으로서 제재의 대상이기는 하나, 그 정도에 따른 악성을 구별할 수는 있을 것인 점, ② 육체적 성희롱과 관련하여서는 ㉠ 강제추행 등 형법에 의해 처벌받는 행위(이하 항목과 중복될 수 있다), ㉡ 성기, 엉덩이, 가슴, 허벅지 등 만지는 행위, ㉢ 입맞춤을 하거나 껴안는 행위 등은 그 악성이 매우 높다고 할 것이나, 이에 반해 손이나 머리 등 일반적으로 접촉을 할 수도 있는 신체부위를 만지는 것은 앞서 든 예보다 다소 그 악성이 적다고 볼 수 있을 것인바, 원고가 B를 상대로 한 육체적 성희롱은 손을 만지고 어깨에 얼굴을 기대었다는 것으로서 그 악성이 매우 크다고까지 평가하기는 어려운 점, ③ 또한 언어적 성희롱과 관련하여서는 ㉠ 남녀의 육체관계를 직·간접적으로 표현하는 행위, ㉡ 상대방의 신체적 콤플렉스를 지적하며 비하하거나 조롱하는 행위, ㉢ 명백한 거부의사가 있었음에도 특정인을 대상으로 반복적으로 추근대거나 접근하려는 행위 등은 그 악성이 매우 높다고 할 것이나, 원고의 언어적 성희롱 행위가 위와 같은 정도에 이른 것은 아닌 점, ④ 원고의 B를 상대로 한 성희롱의 경우 그 동기가 매우 불순하였을 가능성이 있으나, 나머지 성희롱의 경우 장난의 일종이라고 생각하였을 수 있는 점, ⑤ 원고의 성희롱에 의하여 피해자들이 극심한 정신적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이지는 않고, 위 피해자들이 원고의 성희롱을 신고하게 된 것은 원고가 여러 차례 제지를 받았음에도 이에 응하지 않고 계속 성희롱을 하였기 때문인 점도 있으나, 한편으로는 원고가 회식장소와 관련된 의견불일치로 기분이 나빠 긴장된 업무분위기를 조성하였기 때문이기도 한 점, ⑥ 참가인의 취업규칙 제41조 제23호에 성희롱 행위를 하여 사내외 질서를 문란시킨 자는 징계해고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참가인은 해당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대다수가 여성인 특성상 성희롱 사건에 대해서는 일벌백계한다는 차원에서 무관용 처분을 해 오고 있다고 하는데, 이러한 참가인의 입장을 고려할 필요성은 있으나, 그렇다고 하여 성희롱의 정도에 관한 판단 없이 무조건 '성희롱은 해고'라는 등식이 성립될 수는 없는 것인 점[참가인 사업장의 규모에 비추어 원고에게 적절한 징계처분을 내림과 함께 전보명령을 통해 다른 업무장소에서 근무토록 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가능한 한 성희롱 피해자들과 함께 근무하지 않도록 하여야 하므로 서울이 아닌 지방 근무도 충분히 고려해 볼 수 있다)], ⑦ 그 밖에 원고가 약 15년간 참가인 회사에 근무하면서 단 한 차례도 징계를 받지 않고 성실히 근무를 하였던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원고의 성희롱 행위가 고용환경을 악화시킬 정도로 매우 심하거나 또는 반복적으로 행해져 원고에게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의 책임 있는 사유가 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참가인이 앞서 든 징계사유만으로 원고를 징계해고한 것은 부당하다.

3)

따라서 이와 결론을 달리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승택(재판장) 이병희 김태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