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약 20년간 주식회사 하나로티앤티(이하 '하나로티앤티'라 한다)에 화물차량을 지입하여 주식회사 테크팩솔루션(이하 '테크팩솔루션'이라 한다)의 제품을 운송하는 업무를 해 오던 중 2012. 3. 27. 경남 함안 소재 동아오츠카 주식회사에서 차량 내부의 팔레트를 내리다 추락하여 "외상성 경막하 출혈, 외상성 지주막하 출혈, 뇌좌상,두개골 골절, 좌측 쇄골 분쇄골절"의 부상(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을 입었다.
원고가 테크팩솔루션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피고에게 이 사건 상병에 관하여 요양급여를 신청하자, 피고는 2014. 2. 20. 원고에게 '원고과 테크팩솔루션 사이에 근로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요양급여 신청을 불승인(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하였다.
청구취지
피고가 2014. 2. 20. 원고에게 한 최초요양 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
사건정보
서울행정법원
판결
사건
2014구단53035
판결선고
2015. 1. 21.
서울행정법원
판결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에서 5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테크팩솔루션은 음료용 캔을 제조하여 국내외 식음료 업체에 납품하고 있는데, 그 물류운송을 용마로지스 주식회사(이하 '용마로지스'라 한다)에 100% 하청을 주고, 용마로지스는 하나로티앤티 등 군소 물류업체에 재하청을 주고 있다. 원고는 하나로티앤티에 자신의 차량을 지입하여 테크팩솔루션의 물류를 운송하는 업무를 20년간 하였다.
테크팩솔루션의 물류운송에는 '고정차' 방식과 '수배차' 방식이 있다. 고정차 방식은 원고와 같이 비록 차량은 하나로티앤티에 지입해 놓았으나 실질적으로는 테크팩솔루션의 직원처럼 테크팩솔루션 물류 운송을 담당하는 사람이다. 이에 반해 '수배차' 방식이란 그날그날 테크팩솔루션이 용마로지스에 요청하여 물류운송 차량을 섭외하는 방식을 말한다. 수배차는 용마로지스의 지휘, 감독을 받으나, 원고와 같은 고정차는 테크팩솔루션의 직접적 지휘, 감독을 받는다. 테크팩솔루션은 전체 물류의 50%를 고정차 방식으로, 나머지 50%를 수배차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원고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아침 7시에 테크팩솔루션 이천공장의 배차실로 출근하여, 당일 배차정보를 확인하고 화물을 상차한 후 이를 운송하였다. 이렇게 20년간을 테크팩솔루션의 정식 근로자처럼 출근하였고, 실제로 20년간 이변이 없는 한 매일 1~2회씩 운행을 하였다. 그리고 전적으로 테크팩솔루션 이천공장 배차실로부터 운행횟수, 목적지 등에 관하여 지시를 받아 그대로 운행하였다. 또 원고는 테크팩솔루션의 회사 로고와 이름이 새겨진 반팔티, 점퍼를 받아 반드시 착용한 상태로 운송업무를 수행하였다.
이처럼 원고는 형식적으로 하나로티앤티에 차량을 지입하였으나, 실질적으로는 테크팩솔루션의 지휘·감독 아래 20년간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근로자에 해당한다.
판단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규정에 의한 보험급여의 대상자가 되기 위해서는 재해 당시에 근로기준법의 규정에 의한 근로자이어야 하고,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당하는지, 노무 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 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삼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참조).
이 사건을 보건대, 앞서 든 증거에 갑 6에서 9호증, 을 1에서 4호증의 각 기재와 증인 B의 증언, 이 법원의 테크팩솔루션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테크팩솔루션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가 아니라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 사업자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테크팩솔루션은 용마로지스와 사이에 운송계약을 체결하여 물류운송을 도급하여 맡기고 있고, 용마로지스는 이를 하나로티앤티 등에 재하도급하고 있다. 원고는 자신 소유의 화물차를 하나로티앤티에 지입하여 위 테크팩솔루션의 운송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테크팩솔루션과 사이에는 근로계약이나 위수탁계약을 체결한 바 없고, 차량 운행일지를 작성하지 아니하였고, 운송업무 종료 후 회사에 복귀하거나 보고하는 절차도 없었다.
테크팩솔루션은 운송계약에 따른 운송비를 용마로지스에 지급하고, 용마로지스는 수수료를 공제한 후 각 지입차주에게 지급하였다. 원고는 운송횟수 및 거리에 따라 보수를 지급받고, 하나로티앤티의 명의로 부가가치세를 신고, 처리하였다.
원고는 테크팩솔루션의 이른바 '고정차' 기사로서 이천공장 배차실로 출근하여 업무지시를 받고, 운송업무를 수행하였으며, 회사의 유니폼을 받아 입기도 하였다. 그런데 원고와 같이 '고정차' 방식으로 근무한 B는 법정에서 '테크팩솔루션의 이천공장 배차실에 7시까지 출근하듯 가는 경우가 얼마나 되었나'라는 질문에 '먼저 출근한 사람이 고정차를 먼저 사용할 수 있고, 회사 옆에 있어야지 일을 하나라도 더 할 수 있으므로, 다는 아니지만 일부 회사로 출근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유니폼을 입기는 하였지만, 그것은 증인이 요청해서 준 것이다.', '장거리 운송을 갔다가 개인적으로 연락을 받아 가끔 다른 회사의 운송업무를 하기도 하였다.'라고 증언하였다.
이에 따르면 원고와 같은 '고정차' 방식의 기사에 대하여도 테크팩솔루션이 일정한 운송물량을 지정하여 특정 기사에게 고정적으로 업무를 맡기는 것이 아니라 배차실에 나와 있는 사람을 우선하여 그날그날 기사를 지정하여 운송업무를 맡기는 것이고, 이러한 고정차 방식의 기사라도 개인적으로 다른 회사의 물류운송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금지된 것은 아님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와 같은 취지에서 나온 피고의 이 사건 처분에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
결론
결국,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찬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