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6. 6. 9. 선고 2015구합10360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지방자치단체인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12. 12. 24. 참가인의 관내에 있는 시시티브이(CCTV) 약 380대를 연중 하루 24시간씩 모니터링하는 '홍성군 시시티브이 통합관제센터'(이하 '통합관제센터'라 한다)를 개소하였다.

나.

참가인은 통합관제센터를 운영하기 위하여 2012. 10. 관제 모니터링 요원 20명을 새로 채용하였는데, 그중에는 원고도 포함되어 있었다. 원고는 2012. 10. 30. 참가인과 계약 기간을 '2012. 10. 30.부터 2012. 12. 31.까지'로 명시하여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다음 2012. 10. 30.부터 이틀 동안 홍성군청에서 소집 교육을 받고 2012. 11. 1.부터 통합관제센터에서 관제 요원으로서 업무를 수행하기 시작하였다.

다.

원고는 참가인과 2013. 1. 2. 계약 기간을 '2013. 1. 1.부터 2013. 12. 31.까지'로 명시하여 근로계약서를 재차 작성하였고, 2013. 12. 30. 계약 기간을 '2014. 1. 1.부터 2014. 10. 31.까지'로 명시하여 근로계약서를 재차 작성하였으며, 2014. 11.경에는 계약기간을 명시하지 않은 채로 근로계약서를 재차 작성하였다. 위와 같이 근로계약서를 반복하여 작성하는 동안 원고는 통합관제센터에서 동일하게 관제 요원으로서 업무를 수행하였다.

라.

참가인은 통합관제센터의 운영을 용역 회사에 위탁하기로 결정하고 2015. 1. 5.경선일기업 주식회사(이하 '선일기업'이라 한다)와 통합관제센터에 관한 '위탁관리(용역)' 계약을 체결하였다. 이에 따라 선일기업은 그 무렵부터 통합관제센터의 운영을 맡아 수행하게 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원고는 2015. 1. 8. 선일기업과 계약 기간을 '2015. 1. 5.부터 2015. 12. 31.까지'로 명시하여 근로계약서를 새로 작성하였다.

마.

원고는 2015. 2. 10. '참가인이 2015. 1. 4. 원고와 근로관계를 종료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2015부해65호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다. 그러나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15. 4. 6.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는 원고의 동의 내지 수용에 의해 종료된 것이므로 부당한 해고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위 구제 신청을 기각한다는 판정을 하였다.

바.

원고는 2015. 5. 6. 위 초심판정에 대해 중앙노동위원회에 2015부해408호로 재심신청을 하였다. 그러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5. 8. 3. 위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 등을 들어 원고의 위 재심신청을 기각한다는 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5호증, 갑 제13호증의 1 내지 4, 을나 제2호증의 1 내지 3, 을나 제3, 4, 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2012. 10. 30.부터 통합관제센터에서 2년을 초과하여 근무함으로써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 제4조 제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전환되었다. 그런데 참가인은 위와 같은 전환 사실을 숨긴 채 통합관제센터의 운영 위탁에 관한 충분한 설명도 하지 않고 2015. 1. 8. 원고를 비롯한 관제 요원들에게 갑자기 선일기업과의 계약서를 나눠 주며 서명을 강요하였고, 이를 거부하면 당장 직장을 그만두게 되는 원고의 궁박함을 이용하여 위 계약서에 서명하게 하였으며, 원고는 위와 같이 기망 · 강박을 당한 상태에서 정신적 공황에 빠져 위 계약서에 서명을 하였다. 따라서 위 계약서에 의한 근로계약의 체결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를 위반한 행위 또는 당사자의 궁박 · 경솔 · 무경험으로 인하여 현저하게 공정을 잃은 행위에 해당하여 민법 제103조나 제104조에 따라 무효이고, 위 계약서에 담긴 원고의 의사표시는 진의 아닌 의사표시 또는 사기 ·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에 해당하여 민법 제107조나 제110조에 따라 무효이다. 이에 원고는 위 계약서에 서명을 한 지 한 달이 지나지 않아 참가인에게 이의를 제기하면서 고용승계를 거부하였지만 참가인은 이를 받아들여 주지 않았다. 그렇다면 참가인은 정당한 사유 없이 해고의 사전 서면 통지 등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원고를 해고하였다고 보아야 하므로 참가인의 이러한 행위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를 부당해고로 인정하지 않은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나.

판단

1)

근로자를 그가 고용된 기업으로부터 다른 기업으로 적을 옮겨 다른 기업의 업무에 종사하게 하는 이른바 전적은 종전 기업과의 근로관계를 합의해지하고 이적하게 될 기업과 사이에 새로운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것이므로, 기업 간 전적에 대해 근로자가 동의함으로써 그것이 유효하게 이루어진 경우에는 당사자 간에 특약이 없는 한 종전기업과의 근로관계는 단절된다(대법원 1998. 12. 22. 선고 97누5435 판결 참조).

2)

참가인이 원고를 포함한 관제 요원 20명을 새로 채용하여 2012. 12. 24.부터 운영하여 오던 통합관제센터를 용역 회사에 위탁하여 운영하기로 결정하였고, 이에 따라 2015. 1. 5.경 선일기업과 통합관제센터에 관한 '위탁관리(용역)' 계약을 체결하여 그 무렵부터 선일기업이 통합관제센터를 운영하는 업무를 수행하여 왔음은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다. 그리고 갑 제8호증의 1, 2의 각 기재, 증인 B의 증언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참가인은 위와 같이 선일기업과 계약을 체결하고 난 후 2015. 1. 8. 기존에 근무하던 관제 요원들과 선일기업 사이에 근로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던 사실, 그 자리에서 스스로 그만둔 사람을 제외한 나머지 기존 관제 요원들은 선일기업과 새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고, 원고 역시 앞서 본 바와 같이 계약 기간을 '2015. 1. 5.부터 2015. 12. 31.까지'로 하여 선일기업과 새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던 사실, 원고는 위와 같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난 다음 2015. 8. 이후까지 선일기업이 운영하고 있는 통합관제센터에서 계속 근무하여 왔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 사실에 따르면, 원고는 기존에 통합관제센터를 운영하던 참가인으로부터 그 운영 업무를 넘겨받은 선일기업과 2015. 1. 8.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선일기업의 관리 아래 계속하여 근로를 제공함으로써 종전의 고용주인 참가인과의 근로관계를 합의에 따라 해지하고 새로 근로계약을 체결한 선일기업으로 전적하는 것에 대하여 동의를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렇다면 위에서 본 법리에 따라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기존 근로관계는 2015. 1. 8. 무렵 합의해지에 의하여 단절 · 종료되었다고 보아야 하므로, 그 이후에 참가인이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부인하거나 원고의 이의 또는 고용 승계 거부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이 이미 근로관계가 종료한 이상 이를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진 해고라고 볼 수는 없다.

3)

이에 대하여 원고는, 원고가 2015. 1. 8. 선일기업과의 근로계약서에 서명을 한 것은 참가인이 원고에게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전환된 사실을 숨기고 통합관제센터의 운영 위탁에 관해 충분하게 설명하지 않은 기망에 의한 것이거나 참가인이 서명을 거부할 경우 당장 일을 그만두어야 하는 원고의 궁박을 이용하여 강요한 것이므로, 위 근로계약서에 의한 근로계약의 체결이나 그 의사표시는 민법 제103조, 제104조, 제107조, 제110조에 따라 무효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갑 제3호증의 4, 갑 제8호증의 2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통합관제센터에서 근무하는 관제 요원들에 대한 관리를 담당하던 참가인의 직원은 2014. 10. 6. 관제 요원들을 모은 자리(다만 원고는 모친상으로 참석하지 못하였다)에서 "만 2년 도래하신 열다섯 분은 다 공무직(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의 지위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가는 거, 저 열다섯 분 다 공무직 하고 싶지 않아요."라는 말을 하였는데, 이에 따르면 참가인 측은 관제 요원들에게 만 2년을 초과하여 근무하면 기간제법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가 됨을 당연한 전제로서 알렸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앞서 본 바와 같이 2015. 1. 8. 있었던 원고를 비롯한 통합관제센터의 관제 요원들이 선일기업과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던 자리에는 선일기업의 C가 참석하여 관제 요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새로 작성하는 근로계약서에 적용되는 시급이 얼마인지 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이에 따르면 원고는 같은 날 위 자리에서 선일기업과 새로이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것임을 충분히 알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위와 같이 관제 요원들이 2015. 1. 8. 선일기업과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참가인의 직원들이 한 말이나 행동 가운데 관제 요원들에게 계약서 작성이나 서명을 강요하는 취지로 이해될 만한 것이 특별히 발견되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갑 제3호증의 2, 4 내지 7, 갑 제4호증의 1, 2, 갑 제6호증, 갑 제8호증의 1, 2, 갑 제9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참가인이 원고에게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기망이나 강요를 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원고가 선일기업과의 근로계약서에 서명을 한 것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를 위반한 행위이거나 당사자의 궁박 · 경솔 · 무경험으로 인하여 현저하게 공정을 잃은 행위이거나 진의 아닌 의사표시 또는 사기 ·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임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4)

그렇다면 결국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었을 뿐 참가인이 원고를 해고한 바가 없으므로, 같은 취지에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3.

결론

그러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진현(재판장) 서범욱 이호동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