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5. 9. 17. 선고 2015구합65636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2003. 12. 4. 설립되어 약 200명의 근로자를 고용하여 여객운송업을 영위하고 있다. 전국운수산업민주버스노동조합(이하 '제1 노동조합'이라고 한다)은 2011. 7. 1. 운수산업 및 관련 분야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을 조직대상으로 설립된 전국 단위 산업별 노동조합이고, 2011. 7. 15. 원고의 사업장에 하부 단체로 시영운수지회를 조직하였다. 한편 원고의 사업장에는 위 지회 이외에도 지역 단위 노동조합인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인천지역노동조합(이하 '제2 노동조합'이라고 한다)이 2011. 6. 27. 조직한 시영운수지부, 2011. 7. 21. 설립한 시영운수 주식회사 노동조합 기업노조,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 노동조합이 2013. 10. 25. 조직한 지회가 있다.

나.

제1 노동조합, 제2 노동조합, 시영운수 주식회사 노동조합 기업노조는 각각 원고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하였다. 이에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고 한다) 제29조의2에 따라 교섭 창구 단일화 절차가 진행되어 2013. 6. 6. 제2 노동조합이 교섭대표노동조합(교섭대표노동조합 지위 유지기간: 2013. 6. 6.~2015. 7. 31.)으로 확정되었다(위와 같이 단체교섭을 요구할 당시 원고의 근로자들 중 103명이 제2 노동조합에, 68명이 시영운수 주식회사 노동조합 기업노조에, 25명이 제1 노동조합에 각 가입한 상태였다).

다.

제2 노동조합은 원고와 수차례 단체교섭을 진행하여 2013. 9. 23. 단체협약을 체결하였고, 이어 2014. 10. 14.에도 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이 사건 단체협약 중 이 사건과 관련이 있는 부분은 다음과 같다.

라.

제1 노동조합은 2014. 11. 14. 제2 노동조합에 제1 노동조합에도 근로시간 면제시간을 배분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한편, 원고는 제1 노동조합 시영운수지부장 1명에 대하여만 풀타임 근로시간 면제(연간 2,717시간)를 부여하고 있다.

마.

인천광역시 시내버스수입금공동관리위원회에서 버스공영제 실시에 따라 시내 각 버스회사에 노동조합 전임자 인건비를 추가 지원하고 있는데, 추가 지원되는 노동조합 전임자 인건비를 1인에 한해서만 집행하여야 하는지에 관하여 위 위원회에서는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회신하였다.

바.

① 제1 노동조합은 2014. 12. 24. 원고와 제2 노동조합을 상대로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인천 2014공정22호로 원고와 제2 노동조합이 제1 노동조합에 근로시간 면제시간을 전혀 부여하지 않는 행위는 공정대표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그 시정을 요청하였다. 인천지방노동위원회는 2015. 2. 16. 제2 노동조합과 원고가 제1 노동조합에 근로시간 면제를 부여하지 않은 것은 공정대표의무 위반이라는 판단을 하면서 제2 노동조합과 원고에 제1 노동조합에 대하여 근로시간 면제 시간을 부여할 것을 명하였다. ② 원고와 제2 노동조합은 이에 불복하여 2015. 3. 6. 중앙노동위원회에 각각 재심신청을 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위 각 재심신청을 2015공정10, 11호로 병합하여 심사한 다음 2015. 5. 4. 위와 같은 이유로 원고와 제2 노동조합의 재심신청을 모두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고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가 근로시간 면제를 제2 노동조합에만 배분한 것은 합리적인 차별에 해당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노동조합법은 제29조의4 제1항에서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사용자는 교섭 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 또는 그 조합원 간에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을 하여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사용자가 교섭 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다른 노동조합을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차별한 경우, 즉 그 다른 노동조합과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서로 다르게 대우하는 행위를 한 경우에는, 사용자의 적극적인 주장·증명에 의하여 그 행위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음이 인정되지 않는 이상, 사용자는 위 조항에서 정한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2)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관련 법령과 고시에 따라 원고의 사업장에서 2014년 1년 동안 인정될 수 있는 근로시간 면제의 한도인 2,717시간을 모두 제2 노동조합에 부여하여 그 소속 시영운수지부장에 대하여만 근로시간을 면제하여 주고 제1 노동조합 소속 조합원들에게는 근로시간 면제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원고의 행위는 교섭 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다른 노동조합인 참가인을 교섭대표노동조합인 제2 노동조합과 서로 다르게 대우하는 행위로서 위와 같은 행위에 합리적 이유가 있음이 인정되지 않는 이상 그 행위는 노동조합법 제29조의4 제1항에서 정한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는 행위라고 봄이 타당하다.

나아가, 위와 같은 행위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에 관하여 살펴본다. 노동조합법 제29조의4 제1항에서 정하고 있는 공정대표의무가 교섭 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 사이에 절대적인 평등이 유지되어야 한다거나 소속 조합원 수에 따른 단순 비례적 평등이 무조건적으로 인정되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러나 ① 노동조합의 설립과 유지·존속을 위해서는 노동조합 활동을 위한 시간이 반드시 필요한데, 이러한 활동 시간은 노동조합 사무실 등 노동조합 존립에 필요한 다른 요소와는 달리 그것이 전제되지 않으면 노동조합의 존재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다른 어떤 요소보다도 노동조합 존립의 본질적·핵심적 요소인 점, ② 노동조합법도 이러한 노동조합 활동시간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노동조합이 사용자와 충실하게 협의·교섭하고 조합원들의 고충처리와 산업안전 확보에 힘쓸 수 있도록 노동조합의 실무자에게 임금 손실 없이 노동조합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보장하는 '근로시간 면제 제도'(제24조 제4항)를 특별히 규정하고 있는 점, ③ 이와 같은 근로시간 면제 제도로 노동조합의 실무자에게 보장되는 노동조합 활동 시간은 사용자와의 협의·교섭, 조합원들의 고충 처리, 산업안전의 확보, 노동조합의 유지·관리, 건전한 노사 관계의 발전 등을 위해 사용되는데, 이러한 활동은 조합원의 다소(多少)와 상관없이 최소한의 범위에서나마 모든 노동조합에게 필수적으로 보장될 필요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보면, 교섭대표노동조합과 다른 노동조합 사이에 근로시간 면제를 동등하게 인정하거나 소속 조합원의 수에 따라 그 면제 시간을 비례적으로 배분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특정 노동조합에게 근로시간의 면제를 전혀 인정하지 않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고 보아야 한다.

원고는 ① 제1 노동조합의 조합원은 2013. 5. 11.경 25명, 2014. 10. 14.경 13명으로 전체 조합원 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 정도에 불과하고, 제2 노동조합의 조합원은 2014. 12. 24.경 97명이어서 위 각 노동조합의 조합원 수는 현격한 차이가 나므로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제1 노동조합에 근로시간 면제를 부여하지 않은 것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고, ② 이 사건 단체협약에 따르면 원고는 제2 노동조합의 의사와 상관없이 근로시간 면제를 임의로 재조정할 수 없고, 근로시간 면제 대상을 누구로 정할 것인지는 노동조합끼리 자율적으로 합의해야할 문제이며, 인천광역시에서 노조 전임자 1명에 대하여만 추가지원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제1 노동조합에 근로시간 면제를 부여하지 않은 것에 합리적 이유가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런데 ① 제1 노동조합의 조합원 수는 제2 노동조합의 조합원 수보다 현저히 적은 것은 사실이나, 근로시간 면제 제도는 노동조합 전임자로 하여금 임금의 손실 없이 사용자와의 협의·교섭, 고충처리, 산업안전활동 등 노동조합의 활동 및 노동조합의 유지·관리업무를 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여 주기 위한 것인데, 제1 노동조합의 전임자도 위와 같은 조합 활동에 시간이 소요되고, 조합원 수에 따라 있을 수 있는 그 정도의 차이가 제1 노동조합에 근로시간 면제 시간을 전혀 배분하지 아니할 정도로 본질적이라고 보기는 어려우며, ② 비록 이 사건 단체협약 제39조에서 교섭대표노동조합의 대표자가 지정하는 사람에게 근로시간을 면제하여 주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지정이 법에 어긋나거나 노동조합 간의 자율적 합의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 아닐 때에는 사용자는 그러한 지정에 따른 근로시간 면제를 얼마든지 거부할 수 있으며, 근로시간 면제시간 배분이 노동조합 사이의 자율적인 협의 사항이라거나 인천광역시에서 노조 전임자 1인에 한해 추가지원을 해주고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제1 노동조합에 근로시간 면제를 전혀 인정하지 않을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소결론

원고는 제1 노동조합에 근로시간 면제를 전혀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노동조합법 제29조의4 제1항에서 정한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봄이 타당하고, 이와 같은 전제에서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차행전(재판장) 조현욱 박광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