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6. 5. 13. 선고 2015구합73538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참가인은 상시근로자 1,100여명을 사용하여 부실채권의 보전·추심·매입, 자산유동화전문회사등이 발행하는 채권·증권의 인수 등의 사업을 수행하는 공기업이고, 원고들은 2013. 1. 8. 참가인에 입사하여 전산시스템 운영 및 유지보수 등의 업무를 수행한 사람이다.

나.

참가인은 2015. 1. 7.경 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원고와의 근로계약관계를 종료하였다(이하 '이 사건 근로관계종료'라 한다).

다.

원고들은 2015. 1. 8.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근로관계종료가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며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부산지방노동위원회는 2015. 3. 30. '참가인이 합리적 이유 없이 원고들의 정규직 전환을 거절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원고들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인용하고, 참가인이 원고들의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정규직 전환을 거부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

라.

참가인은 2015. 5. 11., 원고들은 2015. 5. 14. 각각 중앙노동위원회에 위 초심판정에 대한 재심을 신청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15. 8. 4. 참가인의 정규직 전환 거절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재심신청을 인용하고,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들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들의 주장

1)

원고 A은 2012. 10. 4.부터, 원고 B은 2010. 11. 3.부터 참가인과 도급계약을 체결한 동양네트웍스 주식회사(동양시스템즈 주식회사의 사명이 동양네트웍스 주식회사로 변경되었으므로, 이하 위 두 회사를 통틀어 '동양네트웍스'라 한다) 또는 주식회사 비즈메소드(이하 '비즈메소드'라 한다) 소속으로 근무하였으나, 용역 수행인원, 근로자 교체 등의 사항을 참가인이 결정하는 점, 참가인이 지급하는 용역대금도 용역 수행인원에 따라 결정되므로 수급업체 직원들의 노무비는 사실상 참가인이 지급한다고 보이는 점, 참가인이 내부 전산업무시스템을 통하여 수급업체 직원들에게 업무지시를 하고, 수급업체 직원들이 참가인 직원들과 같은 업무를 수행한 점, 참가인이 수급업체 직원들의 근무태도를 관리한 점 등을 고려하면 위 도급계약은 형식적인 것에 불과하고 원고들의 실질적인 사용자는 참가인이라 할 것이므로, 원고 A은 2012. 10. 4.부터, 원고 B은 2010. 11. 3.부터 참가인과 사이에 묵시적인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었다. 또한 위 묵시적 근로계약관계의 계약기간을 따로 정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원고 A은 2012. 10. 4., 원고 B은 2010. 11. 3. 이미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의 지위에 있었고, 설령 위 묵시적 근로계약관계를 기간을 정한 계약관계로 보더라도 원고 A은 위 근로관계 개시일로부터 2년이 경과한 2014. 10. 4., 원고 B은 2012. 11. 3. 각각 무기계약직근로자로 전환되었다. 따라서 원고들과 참가인 사이에 2013. 1. 8. 체결된 기간제 근로계약은 무기계약직근로자인 원고들의 지위를 부당하게 침해한 것으로서 무효이다.

2)

정부가 상시·지속적 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제근로자를 무기계약직근로자로 전환하라는 지침을 전달한 점, 참가인이 전문계약직원 운용규정을 개정하여 전문계약직원의 정규직 전환을 제도화하고, 2013년 상·하반기 및 2014년 상반기에 전문계약직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들에게 정당한 평가를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되리라는 기대권이 인정된다.

3)

기간제근로자의 정규직 전환기준은 근로관계를 새로이 창설하기 위한 체용기준이 아니라 이미 근로관계가 설정된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이므로 취업규칙의 형식으로 정하여야 하는데, 참가인은 전문계약직원의 정규직 전환계획을 취업규칙의 형식이 아닌 내부 비공개문서 형식으로 수립하였고,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에는 근로자 과반수 또는 노동조합의 동의가 필요함에도 동의를 받지 아니하였으므로 위 전환계획은 무효인 점, 참가인의 개인종합평가세칙 제14조는 S등급을 100점, A등급을 90점, B등급을 80점, C등급을 70점, D등급을 60점으로 규정하고 있음에도 원고들에 대한 전환 심사에서는 S등급을 20점, A등급을 16점, B등급을 12점, C등급을 8점, D등급을 4점으로 정하여 원고들의 성과평가 및 역량평가 점수를 부당하게 낮추어 적용한 점, 전문적 업무능력, 일반적 업무능력, 인적자원 필요성 등의 평가항목에 대하여 이를 평가하기 위한 구체적인 기준과 객관적인 근거가 제공되지 아니하여 인사위원별로 자의적인 평가가 이루어진 점, 인사위원들은 원고 A이 보유한 데이터베이스 관련 자격증 OCP(Oracle Certified Professional)와 자바 관련 자격증 SCJP(Sun Certified Java Programmer)보다 C이 보유한 정보처리기능사 자격증과 정보기기운용기능사 자격증을 더 높게 평가할 정도로 IT업무에 대한 이해가 없었던 점, 참가인은 원고들을 전문계약직원으로 채용하였으므로 전산전공자가 아닌 원고들의 전문성을 인정하였다 할 것인데, 정규직 전환 심사에서는 전공자가 아님을 이유로 원고들의 전문적 업무능력을 낮게 평가한 점, 원고 B과 C의 1년차 역량평가 등급이 모두 B등급임에도 이를 원고 B에게만 불리한 사유로 고려한 점, 참가인은 원고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라는 취지의 상급자 의견서를 무시하면서도 위 의견서 중 원고들에게 불리한 사항만을 발췌하여 정규직 전환 거부사유로 삼은 점 등을 고려하면, 참가인의 원고들에 대한 정규직 전환 거절은 부당하여 무효이다.

4)

참가인의 정규직 전환 거절이 정당하다 하더라도, 원고들이 상시적·지속적인 업무를 수행한 점, 참가인은 업무 및 정원에 비추어 근로자 수가 부족한 상태에 있고, 원고들과의 근로계약을 1회 갱신한 점, 원고들이 참가인으로부터 양호한 인사평정을 받은 점, 참가인 소속 전문계약직원들이 여러 직급을 수행하며 승진을 하기도 한 점, 참가인은 전문계약직원을 정규직으로, 현황조사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기간제근로자들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온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들은 기간제 근로계약이 만료되더라도 계약이 갱신되어 무기계약직으로 근무하리라는 기대권이 인정되고, 참가인의 계약갱신 거절은 부당하여 무효이다.

나.

관계 규정

별지1 관계 규정 기재와 같다.

다.

인정 사실

1)

동양네트웍스는 1991. 3.경 설립되어 2010. 3. 현재 석사 92명, 학사 667명, 전문대졸업자 62명, 고졸 53명 합계 874명을 사용하여 시스템 통합, 소프트웨어 관련서비스, 패키지 소프트웨어 개발·공급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한국은행, 예금보험공사, 주택금융공사, 수출입은행, 우리금융그룹 등의 사업장에서 전산도급업무를 수행하여 왔고, 2000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되었으며, 2006. 12. 경 IT서비스 품질부문 국제표준인 ISO 200000인증을 획득하였고, 2010. 4.경 SI 전문기업인 KTFDS를 인수하였다. 동양네트웍스의 2006년부터 2008년 까지의 자본금은 136억 원이고, 매출액은 2006년 약 836억 원, 2007년 약 1,043억 원, 2008년 약 1,329억 원이다.

2)

동양네트웍스는 2010. 3.경 참가인에게 "업무시스템 운영/유지보수업무 외부위탁 도급용역 제안서"를 제출하였는데, 위 제안서에는 동양네트웍스가 참가인과의 원활한 의사소통, 용역수행자원의 효율적 집행 및 통제관리, 인수인계 관리 등을 담당하는 용역수행책임자(PM), 담당 업무의 개발, 운영 및 유지보수업무 전반에 대한 관리 책임을 갖는 담당업무 분야별 책임자(PL/AA)를 파견하고, 참가인과 동양네트웍스 사이의 유기적 협조를 위하여 참가인의 정보시스템실장, 각 업무팀장, 기획팀장과 동양네트웍스의 사업본부장, 프로젝트관리자로 구성된 조정위원회를 운영하며, 참가인 공사의 기준에 따라 동양네트웍스 직원의 근무태도를 관리하고, 참가인으로부터 인력 신규채용, 교체 등을 요청받을 경우 동양네트웍스 용역수행책임자가 동양네트웍스와 협력업체의 개발인력풀(Pool)에서 동급 이상의 인력 2배수를 선정하여 면접을 거친 후 참가인 측의 승인을 거쳐 인력을 투입한다는 등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3)

참가인은 2011. 3. 22. 동양네트웍스와 사이에 계약기간 2011. 3. 23.부터 2012. 3. 22.까지, 계약금액 4,089,800,000원으로 하여 동양네트웍스가 37명의 인력을 사용하여 데이터베이스 관리, 공사 업무용 프로그램 개발, 시스템 관리, 전산업무 운용 등 유지보수 용역을 제공하기로 하는 기술용역 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 위 도급용역계약 특수조건의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4)

원고 A은 2012. 10. 4.부터 2013. 1. 7.까지 동양네트웍스 소속으로 참가인의 D실에서 시스템 개발, 유지 및 보수 업무를 수행하였고, 원고 B은 2010. 11. 3.부터 2011. 9. 30.까지 비즈메소드 소속으로, 2011. 10. 1.부터 2013. 1. 7.까지 동양네트웍스 소속으로 참가인의 D실에서 시스템 개발, 유지 및 보수 업무를 수행하였다.

5)

참가인은 2012. 11. 20.경 프로그램 개발·운영 분야와 시스템·네트워크 운영 분야의 전문인력을 최초 근로기간을 1년으로 하되, 평가 결과에 따라 재계약이 가능한 전문계약직으로 모집한다는 취지의 공고를 하였고, 원고들은 위 공모에 지원하여 서류심사 및 면접을 거쳐 합격되었다. 참가인은 2013. 1. 8. 원고들과 사이에 계약기간을 2013. 1. 8.부터 2014. 1. 7.까지로 정한 고용계약을 체결하였고, 원고들은 참가인의 D실에서 시스템 개발, 유지 및 보수 업무를 수행하였으며, 참가인과 원고들은 2014. 1. 7. 계약기간을 2014. 1. 8.부터 2015. 1. 7.까지로 정한 두 번째 고용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들과 참가인 사이에 작성된 고용계약서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6)

정부는 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2012. 1. 16.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근로자들 중 상시·지속적인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의 경우 채용기간 동안의 근무실적, 직무수행 능력, 직무수행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무기계약직근로자로 전환하거나 계속 채용 여부를 결정하라는 내용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고용개선 추진지침」을 마련하여 참가인 등 공공기관에 전달하였다.

7)

참가인은 2012. 12. 26. 전문계약직원 운용규정을 개정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의 정규직 전환 규정을 신설하였다.

8)

참가인은 2014. 11. 5. 2년의 계약기간 만료를 앞둔 전문계약직원인 원고들과 C을 대상으로, 전환희망자로부터 전환신청서를 접수한 후 인사위원들이 전환희망자 이력사항, 전환신청서, 정규직전환 관련 상급자의견서 등의 서류를 기초자료로 면접을 실시하여 전문적 업무능력, 일반적 업무능력, 인적자원 필요성, 성과평가 결과, 역량평가 결과 등 5가지의 평가항목에 대하여 평가한 결과 평가점수 평균이 80점 이상인 자를 전환 후보자로 선정하고, 전환후보자에 대하여 사장이 최종 결정하되, 전환 탈락자는 고용계약기간 만료일 퇴직 처리한다는 하는 내용의 '2014년 11월 전문계약직원 정규직 전환 계획'을 수립하였다(이하 '이 사건 전환계획'이라 한다). 이 사건 전환계획은 성과평가 결과와 역량평가 결과 평균 등급이 등급간 중간값일 경우 올림 처리를 하도록 정하고 있다.

9)

원고들과 C은 2014. 11. 10. 정규직 전환신청서, 이력서, 직무수행계획서를 참가인에게 제출하였고, 원고들과 C의 직속 상사인 E는 2014. 11. 12. 원고들과 C 모두 정규직 전환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상급자 의견서를 제출하였다. 원고들과 C의 학력과 경력, 성과평가 및 역량평가 결과 등 인적사항은 별지2 기재와 같다.

10)

참가인은 2014. 11. 19. 원고들과 C에 대한 정규직 전환 후보자 선정 심의를 위하여 제11차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였는데, 심의 결과 원고들은 평가점수 80점에 미달하여 정규직 전환 후보자에서 탈락하였고, C은 정규직 전환 후보자로 선정되었다. 인사위원회는 성과평가 결과 및 역량평가 결과 항목은 참가인의 전문계약직원 운용규정 제15조, 개인종합평가세칙 제14조에 따라 실시된 평가점수 평균을 그대로 인정하고, 나머지 3가지 항목에 대하여 S(20점), A(16점), B(12점), C(8점), E(4점)의 등급으로 나누어 점수를 부여하였는데, 원고들과 C의 평가항목별 점수, 심사위원별 점수는 다음과 같다.

11)

참가인은 2014. 11. 28. 원고들에게 정규직 전환 신청에 대한 심사에서 탈락하였음을 서면으로 통보하였고, C은 정규직 직원으로 채용하였다. 참가인 공사의 2015. 1. 6.자 보고문서인 "2014년도 제11차 인사위원회 심의내용 보고"의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12)

참가인은 전문계약직원 운용규정 제36조에 따라 2013년 상반기 5급 이상의 기간제근로자 10명 중 8명(전산직 5명 중 5명), 2013년 하반기 5급 이상의 기간제근로자 4명 중 4명, 2014년 상반기 5급 이상의 기간제근로자 6명 중 2명(전산직 2명 중 1명), 2014년 하반기 원고들과 C을 포함한 5급 이상의 기간제근로자 5명 중 3명(전산직 3명 중 1명)을 각각 정규직으로 전환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 5, 15, 16, 19, 20, 21, 22, 23, 24, 25호증, 을 제1, 2, 7, 8호증(가지번호가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묵시적 근로계약관계 성립 여부

가)

고용주에게 고용되어 제3자의 사업장에서 제3자의 업무에 종사하는 자를 제3자의 근로자라고 할 수 있으려면, 원고용주는 사업주로서의 독자성이 없거나 독립성을 결하여 제3자의 노무대행기관과 동일시할 수 있는 등 그 존재가 형식적, 명목적인 것에 지나지 아니하고, 사실상 당해 피고용인은 제3자와 종속적인 관계에 있으며, 실질적으로 임금을 지급하는 자도 제3자이고, 또 근로제공의 상대방도 제3자이어서 당해 피고용인과 제3자 간에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어 있다고 평가될 수 있어야 한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5다75088 판결, 대법원 2010. 07. 22. 선고 2008두4367 판결).

나)

앞서 인정한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동양네트웍스는 직원 874명, 자본금 136억 원, 2008년 매출액 1,326억 원에 달하는 회사로서 1991. 3.경 설립되어 약 20년 간 소프트웨어 개발·공급사업을 하여 왔고, 한국은행, 예금보험공사 등의 사업장에서도 전산도급업무를 수행하는 등 독립적인 사업주체로 활동하여 온 점, ② 동양네트웍스는 참가인 D실에 용역수행책임자와 분야별 책임자를 파견하여 소속 근로자들을 관리하였고, 참가인과의 업무 협조를 위하여 조정위원회를 구성하였으며, 동양네트웍스의 직원이 정보누설 등으로 참가인에게 손실을 끼치는 경우 소속 직원과 연대하여 배상책임을 부담하는 등 참가인과의 도급계약관계에서 독립적인 지위에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들이 주장하는 사정들을 고려하더라도 참가인과 동양네트웍스의 도급관계가 형식적인 것에 불과하고 동양네트웍스가 사업주로서의 독자성이 없거나 독립성을 상실하였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그 존재가 명목적인 것이거나 형식적인 것으로서 참가인과 원고들 사이에 직접적으로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된 것으로 볼 수 없다.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2)

정규직 전환에 대한 기대권 유무

가)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 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1. 4. 14. 2007두1729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는 기간제근로자의 계약기간이 만료될 무렵 인사평가 등을 거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정규직 근로자로 전환시킨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는 경우에도 유추적용될 수 있으므로 기간제근로자에게 정규직 근로자로 전환될 것이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됨에도 사용자가 이에 반하여 부당하게 정규직 근로자로의 전환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효력이 없다고 할 것이다.

나)

이 사건의 경우, ① 참가인이 2012. 12. 26.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 제4조 제1항에서 정한 기간 동안 고용계약을 체결한 전문계약직원에 대하여 계약기간 만료일 6개월 전부터 인사위원회 심의 등 별도의 전형절차를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시킬 수 있고, 정규직 전환 대상 및 규모, 전환 시기, 전환 기준 및 절차 등 세부적인 사항은 사장이 별도로 정한다는 내용의 전문계약직원 운용규정 제32조를 신설한 점, ② 위 무렵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 T/F를 마련하여 운영하고, 참가인을 비롯한 공공기관에「공공부문 비정규직 고용개선 추진지침」을 전달하는 등 공공기관 소속 비정규직 직원의 정규직 전환 및 처우개선을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기울이고 있었던 점, ③ 참가인은 2013년 상반기부터 2014년 상반기까지 2년의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5급 이상의 기간제근로자 20명 중 14명(전산직 7명 중 6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온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들은 2년의 계약기간이 만료될 무렵 일정한 평가를 거쳐 정규직 근로자로 전환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을 갖는다고 봄이 상당하다.

다)

다만 기간제근로자를 정규직 근로자로 전환시키는 것은 단순히 기간제 근로계약을 갱신하는 것과 달리 사용자에게 근로자와의 근로관계에서 큰 질적인 차이를 주게 되므로 사용자가 정규직 근로자로의 전환 기준을 정하고, 그 기준의 충족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상당한 재량권을 가진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하에서는 사용자에게 위와 같은 재량권이 있다는 점을 전제로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정규직 근로자로의 전환 거부가 적법하였는지 여부를 판단하기로 한다.

3)

정규직 전환 거부의 적법 여부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사용자가 기간제근로자를 정규직 근로자로 전환할 것인지에 관하여 상당한 재량권을 갖는다는 법리에 비추어 보면,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가 참가인을 정규직 근로자로 전환하지 않은 것이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

가)

원고들은 이 사건 전환계획은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을 정하고 있으므로 취업규칙의 형식으로 제정하여 근로자들에게 주지시켜야 효력이 있는데, 참가인은 이를 내부 비공개문서 형식으로 수립하였으므로 무효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참가인의 단체협약, 취업규칙 등은 정규직 전환에 관하여 구체적인 규정을 두지 않고 있고, 참가인의 전문계약직원 운용규정 제36조 제2항이 정규직 전환 대상 및 규모, 전환 시기, 전환 기준 및 절차 등 세부적인 사항은 사장이 별도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참가인은 원고들과 C에 대한 정규직 전환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이 사건 전환계획을 수립하였으나, 이를 별도의 정규직 전환 기준으로 명문화한 것이 아니라 담당 직원의 기안문서에 결재하는 형식으로 수립한 이상, 이를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적용되는 취업규칙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의 사장은 기간제근로자를 정규직 근로자로 전환할 것인지에 관하여 상당한 재량을 가지고 있으므로, 이 재량의 범위를 일탈·남용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참가인의 사장이 그때그때 정한 정규직 전환의 기준은 참가인의 전문계약직원 운용규정에서 위임한 바에 따라 유효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5. 7. 29. 선고 2003다9254 판결 참조). 이 사건 전환계획이 취업규칙에 해당하지 않는 이상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관한 원고들의 주장도 이유 없다.

나)

참가인은 인사위원들이 원고들과 C에 대한 면접을 실시하여 전문적 업무능력, 일반적 업무능력, 인적자원 필요성, 성과평가 결과, 역량평가 결과 등을 합산한 위원별 평가점수 평균이 80점 이상인 자를 전환 후보자로 선정하는 내용의 이 사건 전환계획을 수립하였는데, 이는 인사위원회 심의 등 별도의 전형절차를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하도록 한 무기계약직 운용규정 제36조 제1항에 기초한 평가기준이다. 기간제근로자들의 정규직 근로자로의 전환에 대한 기대권이 1차적으로 위와 같은 규정에 의해 형성된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전문계약직원 운용규정에 기초한 참가인의 위 평가기준이 기간제근로자들의 정당한 기대권을 침해하는 기준이라 볼 수 없다.

다)

면접위원별 평가점수 평균 80점 이상인 자를 전환 후보자로 선정한다는 것이 다소 높은 기준이라 하더라도 이는 우수 인력의 검증을 통해 조직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한 참가인의 방침에 따라 정해진 기준으로서 참가인이 행사할 수 있는 재량의 범위를 넘은 것으로 보기 어렵다. 또한 원고들 이전의 전문계약직원들은 미리 정해둔 객관적인 기준에 의하지 않은 인사위원회 심의에 의하여 정규직 전환 여부가 결정되었는데, 위와 같이 기준을 정하지 않고 진행한 전환직 심사가 원고들의 경우보다 더 유리하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참가인이 원고들에 대해서만 부당하게 높은 기준을 적용함으로써 원고들의 전환 기대권을 침해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라)

인사위원회가 원고들과 C의 성과평가 결과 및 역량평가 결과를 반영하면서 S등급에 20점, A등급에 16점, B등급에 12점, C등급에 8점, D등급에 4점을 배점함으로써 참가인의 개인종합평가세칙 제14조에서 정한 기준보다 등급 간 점수 차이가 벌어지기는 하였으나, 원고들 뿐 아니라 C에 대해서도 같은 기준에 따라 성과 및 역량평가 결과를 반영하였고, 원고들의 주장대로 S등급을 20점, A등급을 18점, B등급을 16점, C등급을 14점, D등급을 12점으로 반영할 경우 원고 B의 역량평가 점수는 34점(B등급 16점+A 등급 18점)이 되어 C의 역량평가 점수 36점(B등급 16점+S등급 20점)보다 2점 적게 되나, 평균 등급이 등급간 중간값일 경우 올림 처리를 하도록 한 이 사건 전환계획에 따라 산정된 원고 B의 역량평가 점수는 32점으로서 C과 같게 되었으므로, 위와 같은 산정방식이 반드시 원고들에게 불리하다고 볼 수 없다.

마)

원고들은 이 사건 전환계획의 평가기준이 추상적이어서 공정한 평가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정규직 근로자로의 전환에는 근로자의 업무능력에 대한 정량적 평가 외에도 해당 근로자의 조직과의 화합 여부, 발전가능성 등과 같은 정성적인 평가가 필연적으로 포함될 수밖에 없고, 그와 같은 정성적 평가는 추상적 기준으로 표현될 수밖에 없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고용개선 추진지침도 근무실적, 직무수행 능력, 직무수행 태도와 같은 추상적인 기준에 따라 기간제근로자를 평가하여 무기계약직 전환여부를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기간제근로자의 정규직 근로자로의 전환 여부를 평가하기 위한 절차의 객관성이 보장된다면 그 평가 항목에 추상적인 기준이 포함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그런데 참가인은 원고들과 C의 정규직 전환심사를 위한 인사위원을 고위 임원인 상임이사들로 구성하여 정규직 전환 심사가 참가인 공사 내부에서의 개인적인 친분 여부에 따라 편파적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을 차단하였고, 위 상임이사들은 참가인 공사에서 임직원의 채용 업무를 담당하여 웠으므로, 위 전환심사가 신입사원 채용에 비하여 인적 구성에 있어 불공정하거나 불합리하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위 인사위원들이 원고들의 업무능력과 인적자원으로서의 필요성을 평가함에 있어 의도적으로 C에 비하여 공정하지 않은 평가를 할 이유가 없고, 달리 위 심사 절차가 객관성과 공정성을 상실한 채 이루어졌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

바)

C은 전산을 전공하였고, 대학 재학 시절이던 2006년부터 취업 활동을 시작하여 약 9년간 단절 없이 업무 경험을 쌓아왔으며, 2년차 역량평가 결과 상위 5.82%로서 S등급을 받았고, 성균관대학교 EMBA 과정을 8학기 수료하여 회계, 인력관리 업무 등 관리자로서의 업무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혁신경영을 담당하는 DOT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2014. 8. 칭찬릴레이 주인공으로 선정되는 등 조직과의 화합, 발전가능성 등에서도 뚜렷한 장점을 지니고 있었다. 반면 원고 A은 2005년 OCP 자격증을 취득하여 2005년부터 관련 업무 경험을 쌓아왔으나, 위 경력 중 3년간은 약 10명의 직원으로 구성된 소규모 전산업체에서 근무하였고, 1, 2년차 역량평가 결과 모두 B등급을 받았으며, 그 외 업무능력과 인적자원 필요성에 있어 특별한 장점을 찾아 볼 수 없고, 원고 B은 전산 비전공자로서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지 않았고, 2010년부터 2013년까지 비즈메소드, 동양네트웍스 및 참가인 회사에서 근무한 외에 전산업무와 관련된 경력이 전무하다. 위와 같이 C이 원고들보다 경력, 업무능력, 자기계발, 조직화합 등의 영역에서 정규직 전환대상으로서 탁월한 장점을 보이고 있는 이상 이 사건 전환심사 후인 2015. 1. 6. 작성된 참가인 내부 보고문서에 원고 A의 OCP 자격증을 기초적인 민간자격증으로 평가하는 등 일부 부적절한 기재가 있다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을 이유로 이 사건 전환심사가 공정하거나 합리적이지 못한 것이었다고 볼 수 없다(E는 원고들과 C 모두에 대하여 정규직 전환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상급자 의견서를 작성하였으나, 위 3명의 상급자인 E로서는 당연히 함께 일해 온 부하직원들이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위와 같은 의견서를 작성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E는 상대적인 평가를 통하여 차별을 두어야 하는 역량평가에서는 위 3명에 대하여 각각 S, A, B의 차등적인 등급을 부여한 점, 역량평가와 달리 상급자 의견서에는 전환심사 대상이 되는 모든 전문계약직원에 대하여 긍정적인 내용을 기재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위 상급자 의견서의 내용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

4)

갱신기대권 인정 여부

기간제법 제4조는 제1항에서 사용자는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기간제 근로계약의 반복갱신 등의 경우에는 그 계속근로한 총기간이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 제1항 단서에서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는 예외를 규정하고 있고, 제2항에서 제1항 단서의 사유가 없거나 소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그 기간제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규정들의 입법취지는 기간제 근로계약의 남용을 방지함으로써 기간제근로자 지위의 안정화라는 목표와 사용자가 경기 변동에 따라 고용량을 조절할 수 있는 노동시장의 유연성 제고라는 목표를 조화롭게 추구하기 위함이고, 이러한 입법취지 등에 비추어 볼 때 법 제4조 제2항은 강행규정으로 봄이 타당하다.

위 규정들의 내용과 체계 및 입법취지, 기간제법이 기간제근로자의 총 사용기간을 원칙적으로 2년으로 제한할 뿐 다른 나라의 입법례처럼 기간제 근로계약의 체결에 정당한 객관적 사유의 존재를 요구하거나 기간제 근로계약의 반복적 체결이 가능한 횟수를 제한하고 있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기간제법 시행 이후에는 사용자는 원칙적으로 기간제 근로계약을 2년의 기간 내에서 계약기간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음은 물론 동일한 내용으로 반복하여 체결할 수도 있지만 총 사용기간이 2년을 초과하는 때에는 해당 기간제근로자에게 근로계약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서의 지위가 인정되므로, 기간제법 시행 이후에 신규로 체결되는 기간제 근로계약은 근로관계가 2년의 기간 내에 종료될 것이 예정되어 있는 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에게 총 사용기간이 2년을 초과하는 재계약이 체결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권이 인정될 수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들이 2013. 1. 8. 참가인과 사이에 계약기간이 1년인 근로계약을 체결한 후 2014. 1. 7. 계약기간을 1년 연장하여 근무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달리 참가인이 원고들에게 2년을 초과하여 재계약을 할 것이라는 신뢰를 부여하였다는 등의 사정을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는 이상 이미 2년의 근로계약기간이 만료한 원고들에게 총 사용기간이 2년을 초과하는 재계약이 체결됨으로써 무기계약직근로자로 전환되리라는 기대권까지 인정된다고 볼 수 없다.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5)

부당노동행위 여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근로계약종료는 적법하고, 원고들은 이 사건 근로계약종료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하여 아무런 주장·증명을 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종료를 부당노동행위로 볼 수 없다.

6)

따라서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용철(재판장) 황지원 김남균

별지1

별지2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