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6. 6. 30. 선고 2015구합77905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이 사건 재심판정의 경위

가.

당사자의 지위

원고는 춘천시 C에서 'D사우나'(이하 '이 사건 사업장' 또는 '이 사건 사우나'라 한다)라는 상호로 상시근로자 8명을 고용하여 공중접객업소를 운영하고 있는 사람이고(다만 이 사건 사업장의 사업자 명의는 처인 E으로 되어 있다), 참가인은 2011. 8. 1. 원고에게 고용된 후 2012. 1. 1.부터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무하던 사람이다.

나.

강원지방노동위원회의 초심판정

참가인은 원고로부터 2015. 1. 2. 부당해고를 당하였다고 주장하면서 2015. 3. 19. 강원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는데, 강원지방노동위원회는 2015. 5. 15. '원고와 참가인 간의 근로관계는 해고에 의하여 종료되었고 원고가 해고사유 등에 관한 서면통지의무를 위반하였으므로 위 해고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

다.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

원고가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15. 6. 18.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2015. 9. 23. 같은 이유로 기각되었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참가인은 평소 몸이 아프고 힘들어서 2014년 12월 말까지만 근무하고 이 사건 사업장을 그만두겠다고 동료 직원들에게 말해 왔다. 원고는 참가인에게 밀린 임금이 없었으나 밀린 임금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돈을 달라고 요구하는 참가인의 사정을 고려하여 2014년도 임금과 중간정산 퇴직금을 900만 원에 정산하고 2015년도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기로 참가인과 합의하였다. 그에 따라 원고는 2015. 1. 2. 참가인에게 900만 원을 지급한 후 영수증에 서명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으나 참가인이 액수가 적다며 위 합의를 번복하는 바람에 서로 말다툼을 하게 되었다. 그러자 참가인은 '회사를 그만두고 법대로 하겠다'면서 먼저 사직의 의사를 표시하였고 당시 원고가 이를 받아들임으로써 둘 사이의 고용관계는 종료되었다. 참가인은 2015. 1. 2. 이후 한 동안 이 사건 사업장에 머물며 밀린 임금을 달라고만 요구하였을 뿐 복직을 요구하지 않았고 원고가 변제공탁한 임금 및 퇴직금을 조건 없이 수령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원고와 참가인 간의 근로관계는 해고가 아닌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된 것이므로 이와 결론을 달리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나.

인정사실

1)

참가인은 2011. 8. 1. 원고에게 고용되어 평택시에 있던 'D사우나'에서 근무하기 시작하였고, 2012. 1. 1.부터는 춘천시에 있는 이 사건 사업장에서 숙식하며 경비원 등으로 근무하였다.

2)

이 사건 사우나의 직원인 F는 2015. 1. 2. 원고의 지시로 참가인의 은행계좌에 900만 원을 입금한 후 같은 날 참가인에게 '900만 원을 2012년 1월 7일부터 2014년 12월 31일까지 이 사건 사우나에서 근무한 퇴직금 및 밀린 급여로 정히 영수하고 이에 본영수증을 발행합니다'라는 내용의 영수증(이하 '이 사건 영수증'이라 한다)에 서명을 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으나, 참가인은 그동안 밀린 임금과 퇴직금을 900만 원에 정산할 수 없다며 이를 거절하였다.

원고는 이 과정에서 참가인과 말다툼(이하 '이 사건 말다툼'이라 한다)을 벌인 끝에 참가인에게 이 사건 사업장을 그만두고 사업장 내 거주공간에서도 퇴거하도록 하였다(이하 '이 사건 퇴사 및 퇴거명령'이라 한다).

참가인은 그날 저녁 야간 근무를 하기 위하여 이 사건 사업장의 경비실을 찾아갔으나 G가 참가인을 대신하여 경비원 일을 하고 있었다.

3)

참가인은 2015. 1. 2. 이후에는 고객처럼 비용을 지급하고 이 사건 사업장에 들어가 한 달여간 머물면서 원고에게 밀린 임금을 지급할 것을 요구하였고, 원고가 이를 계속하여 거부하자 2015년 2월 중순경 이 사건 사업장을 나왔다.

4)

참가인은 2015. 6. 8. 원고의 처로서 이 사건 사업장의 사업명의자인 E을 상대로 14,529,330원(= 미지급 임금 8,000,000원 + 퇴직금 5,029,330원 + 해고예고수당1,500,000원)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2015. 8. 13. 전부승소 판결을 받았고 이 판결은 그 무렵 그대로 확정되었다(춘천지방법원 2015가소3461호, 이하 위 판결을 '이 사건 민사판결'이라 한다).

원고는 2015. 9. 8. 이 사건 민사판결금에 지연손해금을 더한 16,400,230원을 변제공탁하였고 참가인은 같은 달 11일 이를 조건 없이 수령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6, 8, 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을 나 제4호증의 2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단

1)

원고와 참가인 간의 근로관계가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된 것인지 여부

가)

관련 법리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근로자의 의사나 동의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퇴직,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해고,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자동소멸 등으로 나눌 수 있고, 그 중 해고란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다92148 판결 등 참조). 한편,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 취소사건에서 근로관계의 종료원인을 둘러싸고 근로자 측에서는 해고라고 주장하는 반면, 사용자 측에서는 사직이나 합의해지라고 주장하고 있는 경우에는, 사용자 측에게 그 종료원인이 사직이나 합의해지라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이 있다고 할 것이다.

나)

이 사건의 경우

앞서 인정한 사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나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참가인이 2015. 1. 2. 원고에게 자진하여 사직의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원고는 참가인에게 밀린 임금이 없었지만 참가인의 사정을 고려하여 임금과 중간정산 퇴직금 명목으로 9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합의하였는데, 참가인이 이를 번복하는 바람에 2015. 1. 2. 이 사건 말다툼을 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참가인이 '회사를 그만두고 법대로 하겠다'면서 먼저 사직의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주장하고 이에 부합하는 듯한 증거로는 갑 제7호증(F의 확인서), 을나 제4호증의 3(F에 대한 녹취서)의 각 기재가 있으나, F는 원고에게 고용된 직원인데다 원고와 참가인이 주차부스(주차관리소) 안에서 나눈 대화내용을 밖에서 들었다는 것이어서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다.

오히려 원고는 2014년 12월 말경을 기준으로 참가인에게 퇴직금을 제외하더라도 1,700만 원(= 이 사건 민사판결금 중 미지급 임금 800만 원 + 2015. 1. 2. 입금한 900만 원) 상당의 임금을 미지급한 상태였던 점을 고려하면, 참가인이 일방적으로 900만 원을 입금한 후 이 돈으로 그동안의 밀린 임금과 퇴직금을 모두 정산하기로 하는 내용의 이 사건 영수증에 서명을 할 것을 강요하였고 이를 거절당하자 이 사건 사우나를 당장 그만두고 짐을 싸서 나가라고 하였다는 참가인의 주장이 더 설득력이 있다고 보인다.

②

설령 참가인이 2015. 1. 2. 밀린 임금의 정산과 이 사건 영수증에 서명하는 문제로 참가인과 이 사건 말다툼을 하는 과정에서 위와 같은 취지의 발언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발언 경위와 그 이후의 정황,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사직 의사표시의 중요성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원고에 대하여 사직의 의사를 진지하게 그리고 종국적으로 표시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③

참가인은 마땅한 생계수단과 갈 곳이 없어 수년간 이 사건 사업장을 임시거처로 삼아 숙식을 해결하여 왔다는 점에서 참가인이 자진하여 사직할 만한 동기나 이유를 찾기도 어렵다.

나아가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원고와 참가인은 900만 원에 밀린 임금과 중간정산 퇴직금을 정산하고 2015년도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기로 합의하였다는 것이어서 참가인은 원고와 이 사건 말다툼을 할 당시에 이 사건 사업장에서 계속하여 근무할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④

참가인은 원고와 이 사건 말다툼을 한 날 저녁 야간 근무를 하기 위해 이 사건 사업장의 경비실을 찾아갔다가 후임자가 일하고 있는 것을 보고 그냥 돌아왔고, 이후에는 고객처럼 비용을 지불하고 이 사건 사업장에 들어가 한 달여간 머물면서 참가인에게 밀린 임금을 요구하였는데, 이는 자발적으로 사직을 한 근로자에게 기대되는 통상적인 행동과는 거리가 있다.

⑤

원고는 참가인이 이 사건 사업장을 완전히 나오기 전까지 사직서 제출을 요구하지 않았고 참가인 또한 사직서를 작성하여 원고에게 제출한 사실이 없다.

⑥

비록 참가인이 원고가 이 사건 민사판결에 따라 변제공탁한 임금 및 퇴직금을 아무런 이의 없이 수령하였다고 하더라도 참가인은 원고로부터 이 사건 퇴사 및 퇴거명령을 받은 지 얼마 지나지 않은 2015. 3. 19. 강원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고 이 사건 퇴사 및 퇴거명령을 받은 때까지의 미지급 임금과 퇴직금을 청구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명시적인 이의를 유보함이 없이 위 임금과 퇴직금을 수령한 것만으로는 참가인이 원고와 이 사건 말다툼을 할 당시 자진하여 사직할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참가인은 2015. 1. 2. 원고의 이 사건 퇴사 및 퇴거명령에 의하여 해고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2)

참가인에 대한 해고가 정당한지 여부

원고가 참가인에게 한 이 사건 퇴사 및 퇴거명령이 근로기준법상 해고에 해당함은 앞에서 본 바와 같고, 당시 원고가 근로기준법 제27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해고의 서면통지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이 사건 퇴사 및 퇴거명령은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3)

소결론

따라서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고 이를 다투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순욱(재판장) 박기주 이희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