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6. 5. 12. 선고 2015구합9513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와 내용

가.

원고는 2001. 4.경 D에서 분리되어 1,990명의 근로자를 고용하고 부산 남구 E, 31층에 주된 사무실을 두었으며, 전국에 F화력본부, G발전본부, H발전본부, I발전소, J발전소, K발전소, L건설본부, M발전소 등 총 8개의 사업소를 두어 전기생산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C노동조합(이하 'C노동조합'이라 한다)은 원고의 근로자들을 조합원으로 하여 2011. 6. 7. 설립된 기업 단위 노동조합으로 조합원은 약 1,000명이다. 피고 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01. 4.경 D의 발전 부분을 분리하여 설립된 5개 발전회사(원고, N 주식회사, O 주식회사, P 주식회사, Q 주식회사)의 근로자들을 조합원으로 하여 2001. 7. 24. 설립된 전국 단위 노동조합이며, 원고에 소속된 조합원은 약 330명이다.

나.

C노동조합은 참가인과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쳐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되었고, 2014. 10. 22. 원고와 2014년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다.

참가인은 2015. 1. 19.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2014년 단체협약 중 제12조 제2항, 제14조 제1항, 제16조 제5항이 공정대표 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시정 신청을 하였고, 부산지방노동위원회는 2015. 3. 19. 참가인의 시정 신청을 기각하였다. 이에 참가인은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15. 7. 8. '2014년 단체협약 제14조 제1항은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로 공정대표 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부산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 중 2014년 단체협약 제14조 제1항에 관한 부분을 취소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2호증, 을 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요지

2014년 단체협약 제14조 제1항은 교섭대표노동조합의 노조전임자에 관한 규정인바, 참가인이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된다면 노조전임자를 둘 수 있다. 그리고 노조전임제는 임의적 단체교섭에 해당하므로 참가인이 원고에게 노조전임자를 요구할 권리가 없다. 또한 2014년 단체협약은 교섭대표노동조합의 노조전임자를 1명만 인정하는 조항일 뿐, 참가인의 노조전임자를 금지하는 규정이 아니다. 따라서 2014년 단체협약 제14조 제1항은 C노동조합과 참가인을 차별하였다고 볼 수 없다.

그리고 ① 참가인은 교섭대표노동조합인 C노동조합에 이 사건 단체협약 체결 과정에서 노조전임자에 관하여 교섭해 달라고 요구하지 않았고, ② C노동조합이 2014. 10. 1. 참가인에게 '2014년 단체협약 조합요구안'을 통보하면서 '추가 의견이 있을 경우 최종교섭 이전까지 C노동조합에 알려줄 것'을 요청하였으나, 참가인은 이에 대해 어떤 의견도 제시하지 않았으며, ③ C노동조합은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사업장 내 모든 노동조합을 대표하여 단체협약 등을 체결하기 위하여 사용자와의 교섭과 협의를 전담하고 있으므로, 교섭대표노동조합에만 노조전임자를 보장할 필요가 있고, ④ 참가인의 조합원은 이 사건 단체협약 체결 당시 293명으로 1,001명인 C노동조합보다 조합원 수가적으며, ⑤ 노조전임자에 관한 규정은 2014년 단체협약 체결 이전인 2012년 단체협약체결 때부터 현재까지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고, 이에 대해 참가인이 이의를 제기한 적이 없다. 위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교섭대표노동조합에 1명의 노조전임자만을 인정하는 것은 합리적인 차별에 해당한다.

또한 원고는 C노동조합과 참가인이 협의하여 요구한 단체협약안을 그대로 수용하였을 뿐이므로, 공정대표 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3.

판단

가.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나.

인정 사실

1)

원고 소속 근로자들이 설립하거나 가입한 노동조합 현황은 아래 표와 같다.

(생략)

2)

C노동조합은 참가인과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쳐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되었고, 2014. 1. 28.부터 2014. 10. 22.까지 원고와 2014년 단체협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19차례교섭을 하였다.

3)

참가인은 2014. 7. 11. C노동조합에 '2014년 임·단협 교섭요구안'을 발송하였고, C 노동조합은 2014. 10. 1. 참가인에게 '2014년 단체협약 조합요구안'을 통보하면서 추가 의견이 있을 경우 최종 교섭 이전까지 알려줄 것을 요청하였으나, 참가인은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다. C노동조합은 2014. 10. 14. '2014년 임·단협 잠정 합의(안)'을 참가인에게 통보하였고, 거기에 2014년 단체협약 제14조 제1항 규정이 들어 있었다.

4)

원고와 C노동조합은 2014. 10. 22. 2014년 단체협약을 체결하였고, 그 단체협약 제14조 제1항은 "교섭대표노동조합의 노조전임자는 1명으로 인정한다"고 정하고 있다.

5)

C노동조합은 노조전임자를 두지 않고 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2, 3호증, 을 1, 2,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고 판단한다.

1)「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29조 제2항에 따르면 교섭대표노동조합의 대표자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모든 노동조합과 그 조합원을 위하여 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을 가지고 있고, 제29조의4 제1항은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사용자에게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 또는 그 조합원 간에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하지 않아야 할 공정대표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교섭대표노동조합의 공정대표의무는 자신과 그 조합원에 비하여 다른 노동조합과 그 조합원을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하지 않을 의무로서, 교섭대표행위를 함에 있어서 소극적으로 불합리한 차별을 하여서는 안 된다는 의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공정하게 대표할 의무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용자의 공정대표의무는 교섭대표노동조합이 교섭대표권을 가진다는 이유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유리하게 처우하여서는 아니 되고, 각 노동조합에 대해 중립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그 단결권을 평등하게 인정하고 존중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하며, 노동조합 소속을 이유로 차별하여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용자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다른 노동조합을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차별한 경우, 즉 다른 노동조합과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서로 다르게 대우하는 행위를 한 경우에는, 사용자의 적극적인 주장·증명에 의하여 그 행위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음이 인정되지 않는 이상, 사용자는 위 조항에서 정한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2)

관련 법리, 앞서 인정한 사실, 그리고 을 2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통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인정 사실 또는 판단 사항)을 종합하여 볼 때, 2014년 단체협약 제14조 제1항 규정은 교섭대표노동조합인 C노동조합과 참가인을 '차별'하는 것이라고 본다.

가)

2014년 단체협약 제14조 제1항 규정은 교섭대표노동조합인 C노동조합에게만 한정적으로 1명의 노조전임자를 인정하는 것임이 문언상 명백하다.

나)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4조의10 제1항 제1호에 따르면 C노동조합은 2014년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인 2016. 10. 21.까지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를 유지한다. 참가인은 그 기간 동안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될 수 없고 C노동조합과는 달리 노조전임자를 둘 수 없다.

다)

나아가 현재 C노동조합의 조합원 수와 원고에 소속된 참가인의 조합원 수를 비교할 때 앞으로도 참가인이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고 본다.

라)

노조전임자 제도가 임의적 단체교섭 대상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원고가 2014년단체협약에서 노조전임자 규정을 두고 있는 이상, 사용자인 원고는 교섭대표노동조합인 C노동조합과 소수 조합인 참가인을 차별하여서는 안 된다.

3)

다음으로 관련 법리, 앞서 인정 사실, 그리고 갑 3호증, 을 4, 5,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통하여 알 수 있는 다음사정(인정 사실 또는 판단 사항)을 종합하여 볼 때, 교섭대표노동조합에만 1명의 노조전임자를 인정하는 차별에 '합리적 이유'가 없어서,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본다.

가)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 아래서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선정되지 못한 참가인은 스스로 단체교섭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단지 교섭대표노동조합이 사용자와 협상을 통하여 얻어낼 결과물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교섭대표노동조합인 C노동조합은 소수 노동조합 보호라는 공정대표의무의 취지를 고려하여 참가인의 교섭 요구 사항을 성실히 확인하여 반영하고, 설령 참가인이 노조전임자에 관하여 적극적으로 요청한 바 없고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바 없다고 하더라도, 노조전임자를 독점할 것이 아니라 참가인에게도 노조전임자를 인정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사용자인 원고 또한 C노동조합과 참가인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여서는 안 된다.

나)

단체협약 중 '노조전임자 인정'과 같은 노동조합 활동에 관한 내용은 개별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관한 것이 아니라 노동조합 자체의 존속·유지·활동에 관한 것으로, 교섭대표노동조합이 아닌 노동조합의 경우에도 위와 같은 노조전임자가 필요하다. 특히 '면제되는 근로시간'이 적은 소수 노동조합으로서는 무급이더라도 근로 제공 의무가 면제되는 노조전임자의 필요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참가인으로서는 노조전임자 확보를 통해 노동조합 스스로 비용을 부담하면서 노동조합 활동의 최소한을 영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

노동조합법 제29조의4에 따른 공정대표의무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 사이에 절대적인 평등이나 무조건적인 단순 비례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불합리하거나 자의적인 차별까지 허용하는 것은 아니다. 노조전임자를 조합원 수에 비례하여 할당해야 하는 것은 아니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소수 노동조합에 노조전임자를 전혀 인정하지 않는 것은 합리성을 인정받기 어렵다. 이러한 조항이 오랜 기간 시행되었다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라)

교섭대표노동조합에만 노조전임자를 인정하는 것은 참가인이 노조전임자를 사용할 필요가 있을 경우 이를 사용하지 못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특히 참가인의 조합원이 원고의 노조위원장으로 선출되었을 경우 노조전임자 혜택을 받지 못한다면, 사실상 참가인의 정상적인 조합 활동·운영이 사전에 차단될 수도 있다.

마)

노조전임자를 1명만 인정하는 경우에도 반전임과 같은 형태로 사용함으로써 참가인의 이익을 실질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방안도 있다.

바)

2012년 단체협약에서는 면제되는 총 근로시간이 7,000시간이었으나, 2014년 단체협약에서는 면제되는 총 근로시간이 10,700시간으로 2012년 단체협약에 비하여 면제되는 총 근로시간이 늘어난 것은 맞다. 그러나 소수 노동조합인 참가인은 2014년 단체협약 체결 전까지 보장받던 노조전임자를 보장받지 못하였는바, 2012년 단체협약에 비해 2014년 단체협약의 면제되는 근로시간이 늘었다고 하여 합리적인 차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사)

C노동조합은 면제되는 근로시간이 8,732시간이고 면제되는 총 근로시간 10,700시간 내에서 20%가 우선 배분되며, '단체교섭, 노사협의회, 고충처리 및 산업안전보건위원회 회의 참석 시' 유급으로 인정하고 있는 등 이미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서의 지위와 활동을 보장받고 있는바, 노조전임자를 독점적으로 인정받아야 할 필연성이 없다.

4.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홍진호(재판장) 박광민 김노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