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2009. 1. 15.부터 용인시 처인구 B에 요양급여기관이면서 의료급여기관인 C병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을 개설하여 운영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016. 1. 28.부터 2016. 2. 2.까지 4일 동안 이 사건 병원의 2015년 7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총 6개월의 진료분에 대하여 방문심사를 진행하였다(이하 '이 사건 방문심사'라 한다).
피고는 이 사건 방문심사 결과 원고가 다음과 같이 요양급여비용을 부당하게 청구하였다는 이유로 2016. 3. 31. 106,537,690원을, 2016. 6. 27. 405,881,600원을 각 차기 요양급여비용 지급시 전산상계의 방법으로 환수하기로 결정하였다고 통보하였다(이하 각 환수결정 통보를 아울러 '이 사건 처분'이라 하고, 그 사유를 '이 사건 처분사유'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3,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처분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처분사유의 부존재
간호사와 완화의료도우미(요양보호사, 이하 '완화의료도우미'라고만 한다)의 근무시간 중 식사시간 3시간 및 휴게시간 4시간은 자유시간이 아니라 업무대기시간으로서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 하에 있는 시간이며, 의료사업의 경우 근로기준법에 따라 휴게시간을 변경할 수 있으므로 이는 근무시간에 포함된다. 이와 같이 산정하면 월평균 주당 근무시간이 40시간을 충족하게 되므로, 간호사 및 완화의료도우미의 근무시간 미충족을 이유로 하는 처분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
근거 규정의 무효(완화의료도우미 인력 산정 부분)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보건복지부 고시, 이하 '이 사건 고시'라 한다)은 완화의료병동의 인력산정 기준에 관하여 간호사의 경우 실제 근로시간에 비례하여 요양급여비용을 지급하는 것과 달리 완화의료도우미의 경우에는 단 1명만, 단 1시간만 기준에 미달하여도 급여 전체를 지급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역할과 성격이 본질적으로 동일한 간호사와 완화의료도우미를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하는 것으로서 평등의 원칙에 반하고, 완화의료도우미의 잦은 교체를 방지하고 업무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면 완화의료도우미를 정규직화 하는 등의 방법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위 고시 규정은 최소침해성 및 법익균형성을 갖추지 못하여 비례의 원칙에 반하여 무효이고, 이에 근거한 이 사건 처분 중 해당 부분도 위법하다.
신뢰보호원칙의 위반
이 사건 병원은 2009. 12. 28.부터 2013. 12. 31.까지 호스피스 완화의료 수가 시범사업을 수행하면서 이 사건 방문심사 당시와 동일한 근무시스템으로 운영되었고, 그 과정에서 보건복지부장관으로부터 각종 상을 받았으며 완화의료전문기관 지원사업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하는 등 피고로부터 위 근무시스템이 바람직하다고 평가받았다.
피고는 이처럼 원고에게 위 근무시스템이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는 신뢰를 부여하였으나, 그 후 그러한 신뢰에 반하는 내용의 이 사건 처분을 하여 원고에게 경제적 손해를 입혔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신뢰보호 원칙을 위반한 것이다.
재량권의 일탈·남용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1항의 문언상 그에 따른 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은 재량행위이다. 원고가 피고로부터 인력산정기준 관련 내용을 제대로 전달받지 못하여 결과적으로 부당청구를 하게 되었고, 교육기회가 부족하여 2015. 12. 31.까지 현실적으로 모든 간호사·완화의료도우미의 교육이수가 불가능했으며, 피고가 원고에게 지침·안내 등을 통한 개선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고 곧바로 환수조치를 한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의 한계를 일탈하였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위법이 있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사실
이 사건 병원은 2015. 12. 21. 당시 완화의료병동에서 의사 6명, 간호사 46명, 사회복지사 7명, 완화의료도우미 84명이 근무하고 있다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신고하였다.
이 사건 병원의 실장 D은 이 사건 방문심사 도중인 2016. 1. 28. 및 같은 달 29일 다음과 같은 내용의 사실확인서를 자필로 작성하였고, 원고는 그 아래 해당내용이 사실이라고 자필로 기재한 다음 서명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방문심사 도중인 2016. 2. 2. 이 사건 병원에서 2015년 7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발생한 요양급여비용의 청구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이 사실이라는 내용의 확인서에 서명날인 하였다.
피고는 2016. 1. 13. 원고에게 원고가 2016. 1. 4. 청구한 2015년 12월분 요양급여비용 중 384,810,000원을 가지급금으로 미리 지급하였다.
이 사건 처분의 구체적인 금액 산정내역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제3, 8, 1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처분사유의 존부
관련 법리
구 국민건강보험법(2011. 12. 31. 법률 제1104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2조 제 1항에서 '사위 기타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급여 비용을 받은 경우'란 요양기관이 요양급여 비용을 받기 위하여 허위의 자료를 제출하거나 사실을 적극적으로 은폐할 것을 요하는 것은 아니고, 관련 법령에 의하여 요양급여 비용으로 지급받을 수 없는 비용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청구하여 지급받는 행위를 모두 포함한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8두3975 판결 등 참조).
한편 행정청이 행정조사 과정에서 상대방으로부터 위반행위를 자인하는 내용의 확인서를 작성 받았다면 그 확인서가 작성자의 의사에 반하여 강제로 작성되었거나, 혹은 그 내용의 미비 등으로 인하여 구체적인 사실에 대한 입증자료로 삼기 어렵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확인서의 증거가치는 쉽게 부인할 수 없다(대법원 2002. 12. 6. 선고 2001두2560 판결 등 참조).
구체적인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간호사와 완화의료도우미의 식사시간 및 휴게시간은 근무시간에 포함되지 않고, 완화의료도우미의 근무시간이 월평균 주당 40시간에 미치지 못하므로 이 사건 처분 중 간호사 및 완화의료도우미 인력산정 기준 위반 부분은 관련 법령에 의하여 요양급여 비용으로 지급받을 수 없는 비용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청구하여 지급받은 것으로서 부당청구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는 간호사와 완화의료도우미의 근무시간(1일 24시간)에는 휴게시간 4시간과 식사시간 3시간이 포함되어 있다는 내용이 담긴 사실확인서를 자필로 작성하여 서명하였고, 같은 내용의 확인서에 서명날인하였는데, 위 사실확인서 및 확인서가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강제로 작성되었다거나 혹은 그 내용의 미비 등으로 인하여 구체적인 사실에 대한 입증자료로 삼기 어렵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이 사건 고시 Ⅶ. 제2부 관련 항목에서는 ① 완화의료병동의 간호사 확보 수준에 따른 입원료 가산적용 관련 기준으로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1주간의 근로시간이 월평균 40시간인 경우에만 1인으로 산정하고, 32시간 이상 40시간 미만인 경우에는 0.8인으로, 32시간 미만 근무자는 산정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으로, ② 완화의료 보조활동비용 적용 기준으로 완화의료 도우미의 경우 1주간의 근로시간이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월 평균 40시간인 전일제 근무자에 한해 산정하고, 40시간 미만인 단시간 근무자는 인력산정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근로자가 작업시간의 도중에 현실로 작업에 종사하지 않은 대기시간이나 휴식, 수면시간 등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휴게시간으로서 근로자에게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것이 아니고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놓여있는 시간이라면 이는 근로시간에 포함된다(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6다41990 판결 참조). 그러나 이는 휴게시간이 명목에 불과하고 실제로는 근로가 이루어지는 경우 최저임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근로시간에 포함된다는 의미인데, 이 사건의 경우 간호사와 완화의료도우미에게 부여된 식사·휴게시간이 명목상에 불과하여 해당 시간 동안에도 요양급여서비스 등 실질적인 근로제공이 이루어졌다고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식사·휴게시간이 인력 산정의 기준이 되는 월평균 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보기 어렵다.
근거 고시 규정의 위반 여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고시는 간호사와 완화의료도우미의 인력산정 기준을 달리 설정하고 있다.
원고는 이를 평등원칙 위반이라고 주장하나, 피고가 위 기준을 적용하여 지급하는 요양급여비용은 요양기관에 일괄 지급되는 것이지 간호사와 완화의료도우미에게 차등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간호사와 완화의료도우미를 비교집단으로 볼 수는 없으므로 이는 엄격한 의미에서 평등원칙 위반이 문제되는 영역이라고 할 수는 없고, 결국 완화의료 요양기관에 대하여 인력의 종류에 따라 상이한 부담을 지우는 것이 합리화 될 수 있는가의 문제로 귀착된다.
국가가 국민에게 사회보장수급권에 관한 입법을 할 경우에는 국가의 재정부담 능력, 전체적인 사회보장수준과 국민감정 등 사회정책적인 고려, 상충하는 국민 각 계층의 갖가지 이해관계 등 복잡 다양한 요소를 함께 고려해야 하고 이에 관한 기준을 설정하는 데에는 입법부 또는 입법에 의하여 다시 위임을 받은 행정부 등 해당기관에게 상대적으로 광범위한 재량이 있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므로(대법원 2017. 7. 11. 선고 2015두2864 판결), 간호사와 완화의료도우미 사이의 인력산정 기준에 차이를 두고 있는 것이 현저하게 합리성이 결여되어 있지 않는 한 위와 같은 입법재량을 벗어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완화의료는 말기환자 또는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와 그 가족에게 통증과 증상의 완화 등을 포함한 신체적, 심리사회적, 영적 영역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와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의료를 의미하므로(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 제2조 제6호), 이들 환자와 가족들에게는 진료행위를 통한 적극적인 질병의 치유보다는 안정적인 간병과 일상생활보조를 통해 신체적, 심리적 안정감을 확보해 주는 것이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고, 이러한 측면에서 위생·식사·이동 등 일상생활보조와 간병을 책임지는 완화의료도우미의 역할이 간호업무를 담당하는 간호사의 역할에 비해 더 중요하다고 볼 측면이 있다. 이 사건 고시에서 완화의료도우미의 단시간 근무비용을 보전해주지 않는 것은 이와 같은 완화의료도우미의 중요성을 고려하여 이들의 안정적인 근무를 확보하려는 데 그 취지가 있고, 실제로 이와 같은 방식은 잦은 인력 교체로 인한 업무의 효율성 저하 등을 방지하기 위해 호스피스 완화의료 수가 시범사업 당시 시범사업 수행기관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채택된 방식이라는 점까지 더하여 보면, 이 사건 고시에서 간호사와 완화의료도우미의 인력산정기준을 달리 설정하고 있는 것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여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신뢰보호원칙의 위반 여부
관련 법리
일반적으로 행정상의 법률관계에 있어서 행정청의 행위에 대하여 신뢰보호의 원칙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첫째 행정청이 개인에 대하여 신뢰의 대상이 되는 공적인 견해표명을 하여야 하고, 둘째 행정청의 견해표명이 정당하다고 신뢰한 데에 대하여 그 개인에게 귀책사유가 없어야 하며, 셋째 그 개인이 그 견해표명을 신뢰하고 이에 상응하는 어떠한 행위를 하였어야 하고, 넷째 행정청이 위 견해표명에 반하는 처분을 함으로써 그 견해표명을 신뢰한 개인의 이익이 침해되는 결과가 초래되어야 하며, 마지막으로 위 견해표명에 따른 행정처분을 할 경우 이로 인하여 공익 또는 제3자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가 아니어야 한다(대법원 2006. 6. 9. 선고 2004두46 판결 등 참조).
구체적인 판단
원고는 이 사건 병원의 수상경력, 지원사업기관 선정 등을 통해 피고가 이 사건 병원의 근무시스템의 지속에 대한 신뢰를 부여하였다고 주장하나, 원고가 들고 있는 사정들은 이 사건 병원의 완화의료서비스 시범사업 수행에 대한 전체적인 평가결과일 뿐 구체적인 요양급여비용의 지급조건과 관련된 것이 아니므로 피고가 이를 통해 구체적으로 위 근무시스템 상의 근무시간에 따라 요양급여비용을 지급하겠다고 신뢰를 부여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재량권의 일탈·남용 여부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1항은 피고가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급여 비용을 받은 요양기관에 대하여 보험급여 비용에 상당하는 금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징수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그 문언상 부당한 방법으로 수령한 보험급여 비용의 전부를 징수할 것인지 또는 일부를 징수할 것인지는 행정청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고 볼 여지가 있으나, 다른 한편 위 조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부당이득의 징수는 보험급여비용의 지급요건을 갖추지 못하였음에도 지급된 경우에 이를 원상회복 시키기 위한 것이므로, 지급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급여비용을 지급받은 요양기관에게 그 책임을 돌릴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한 피고로서는 지급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확인되는 금액에 대하여는 그 전액을 부당이득으로 징수하여야 하고, 그 한도 내에서는 재량의 없지가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의 경우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법령에서 정한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급여비용을 지급받은 것이 원고에게 책임을 돌릴 수 없는 특별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순욱(재판장) 이희수 김영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