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공동주택인 서울 강동구 C에 있는 A아파트(이하 'A아파트'라 한다)의 관리를 위하여 그 입주자 등이 선출한 동별 대표자들로 구성된 비법인사단이다. 참가인은 D 출생한 사람으로 2006. 7. 25.경 원고와 근로 계약을 체결하고 그 무렵부터 A아파트의 관리소장으로 근무하여 온 사람이다.
원고는 2015. 5. 6. 참가인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이 담긴 서면을 보내 참가인을 해고한다고 통보하고, 2015. 6. 6. 참가인을 해고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나아가 그 해고 사유에 해당하는 아래 1~3 사유를 순서대로 각각 '이 사건 1 사유'와 같이 칭하고, 이들을 통틀어 칭할 때에는 '이 사건 각 사유'라 한다).
참가인은 이 사건 해고에 대하여 2015. 6. 19.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2015부해1573호로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5. 8. 10. 이 사건 해고의 절차에 하자가 있다는 이유로 이 사건 해고를 부당해고로 인정하고 원고에게 참가인의 복직 등을 명하는 구제명령을 하는 판정을 하였다.
원고는 위 초심판정에 대하여 2015. 9. 16. 중앙노동위원회에 2015부해938호로 재심신청을 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5. 12. 7. 이 사건 각 사유를 참가인에 대한 해고의 사유로 삼을 수 없을 뿐 아니라 이 사건 해고의 절차에 하자가 있다는 이유로 위 초심판정과 마찬가지로 이 사건 해고를 부당해고로 인정하여 원고의 위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원고의 취업규칙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1, 2, 갑 제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해고 절차에 관한 주장
원고의 취업규칙은 통상해고(제8조, 제9조)와 징계해고(제44조 내지 제48조)를 구분하여 규정하고 있고, 원고는 이 사건 각 사유를 들어 참가인에게 취업규칙 제8조, 제9조에 따라 통상해고로서 이 사건 해고를 하였다. 그렇다면 이 사건 해고를 함에는 징계위원회 개최 등 징계 절차가 필요하지 않다. 따라서 원고가 징계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이 사건 해고를 하였다는 이유로 이를 부당해고라고 인정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해고 사유에 관한 주장
원고의 취업규칙 제14조 제1항은 '직원의 정년은 만 60세 해당 월 말일로 하며 근무 성적이 우수한 자는 … 만 65세 이하 범위 내에서 5회 이내 1년 단위로 동직급 최초 1호봉 연봉제 촉탁 직원으로 채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참가인은 위 조항에 따라 2014. 9. 30.로 정년에 도달하여 그 후로는 1년 단위 촉탁직 근로계약만 체결할 수 있는데도 이를 위반하여 원고와 계약 기간을 2014. 10. 1.부터 2016. 9. 30.까지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그렇다면 참가인은 부정한 방법으로 채용되었고 이는 취업규칙 제8조 제1항 제1호에서 정한 해고 사유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1 사유는 참가인에 대한 해고 사유로 인정된다.
강동구청은 2013년경 A아파트의 관리 실태를 점검하였고, 그 결과 참가인에게 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으로 공사업자를 선정하였다는 이유로 과태료 120만 원을 부과하였는데, 그 과태료 120만 원이 원고의 운영비에서 지출되었다. 그렇다면 원고의 공금이 부당하게 지출됨으로써 참가인의 과태료 납부 의무가 소멸하였고 이는 참가인이 원고의 공금을 유용·착복한 것과 동일하므로 취업규칙 제8조 제1항 제6호에서 정한 해고 사유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2 사유는 참가인에 대한 해고 사유로 인정된다.
원고의 취업규칙 제16조 제1항은 '직원은 업무상 상사의 지시·명령에 복종하여 자기 업무에 전념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참가인은 ① 원고가 2015. 4.경 참가인에게 2013. 12. 체결된 엘이디(LED)등 공사 계약에 관한 경위서의 제출을 요구하였는데도 이에 대해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아 업무 지시를 거부하였고, ② 원고가 참가인에게 원고의 제14기 동대표로 선출된 E, F, G의 당선무효 공고문을 게시하도록 지시하였으나 이러한 지시를 이행하지 않았으며, ③ 원고가 2015. 5. 6. 참가인에게 A아파트의 게시판에 게시되어 있는 '대표회장(H)의 해임 사유'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제거하라고 지시하였으나 이를 거부하였고, ④ 원고가 2015. 5. 28. 및 2015. 6. 4. 참가인에게 동대표 후보 등록 서류와 제11기부터 제14기까지의 동별 대표자 명단의 제출을 지시하였으나 이를 거부하였다. 그렇다면 참가인은 원고의 정당한 업무 지시를 거부하였다고 보아야 하므로 이는 해고 사유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3 사유는 참가인에 대한 해고 사유로 인정된다.
결국 이 사건 각 사유는 모두 참가인에 대한 해고 사유로 인정되고 이로써 참가인에게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책임이 있는 사유가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하다. 그러므로 이 사건 각 사유를 참가인에 대한 해고의 사유로 삼을 수 없다는 이유로 이를 부당해고라고 인정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판단
해고 절차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 사유와 해고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 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하여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사용자가 해고 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에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의 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하고, 특히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의 해고 조항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해고를 하는 경우에는 해고의 실질적 사유가 되는 구체적 사실 또는 비위 내용을 기재하여야 하며 그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의 조문만을 나열하는 것으로는 충분하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참조).
그런데 앞서 '재심판정의 경위'에서 살펴본 바에 따르면, 원고는 2015. 5. 6. 참가인에게 이 사건 해고를 예고하며 보낸 서면에서, 이 사건 2 사유와 관련하여 '취업규칙 제8조 제1항 제6호(공금을 유용, 착복 또는 업무상 부정하게 금품이나 향응을 받았을 때)에 근거하여 해고한다'는 내용만 기재하였고 이 사건 3 사유와 관련하여 '회사의 정당한 업무 지시를 거부·항명한 행위에 해당하여 취업규칙 제16조(복무상의 기본원칙), 제44조(징계) 위반으로 제8조에 근거하여 해고한다'는 내용만 기재하였을 뿐, 위 각 사유와 관련하여 해고의 실질적 사유가 되는 구체적 사실 또는 비위 내용을 전혀 기재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원고가 이 사건 해고의 과정에서 참가인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지 않았음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바, 이에 따르면 참가인은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해고 사유가 무엇인지를 듣고 이에 대한 소명을 하는 기회가 없이 이 사건 해고를 당하였음을 알 수 있으며, 그 밖에 달리 원고가 이 사건 해고를 하는 과정에서 참가인에게 이 사건 2, 3 사유에 관하여 그 실질적 사유가 되는 구체적 사실 또는 비위 내용을 통지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그리고 특히 이 사건 3 사유와 관련하여서는, 위와 같이 원고가 이 사건 해고 당시 그 실질적 사유가 되는 구체적 사실 또는 비위 내용을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음으로써, 이 사건 소송 과정에서 원고가 이 사건 해고를 예고한 2015. 5. 6. 당시에는 아직 발생하지 않아 그 해고의 사유에 포함될 수 없는 일들조차 이 사건 3 사유 중 하나에 해당한다고 모순적인 주장을 하는 등{앞서 본 '원고의 주장' 중 2) 다) ④ 참조} 이 사건 해고 당시 실제로 이 사건 3 사유가 구체적으로 무엇이었는지를 파악하는 데 혼란을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하여 참가인은 이 사건 해고의 정당성을 다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참가인의 2016. 7. 4.자 준비서면 등 참조).
그렇다면 적어도 이 사건 해고 중 이 사건 2, 3 사유를 근거로 하는 부분은, 근로자인 참가인의 처지에서 그 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도록 서면으로 통지가 이루어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하여 이 사건 해고를 둘러싼 분쟁이 용이하게 해결되기가 어려워지고 근로자인 참가인이 그 해고에 적절하게 대응하기도 어려워졌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앞서 본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한 위법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므로 이 사건 해고 중 이 사건 2, 3 사유를 근거로 하는 부분은 그 사유의 인정 여부를 따질 것도 없이 그 자체로 위법하다(한편 위 근로기준법 제27조는 해고의 성격이 통상해고인지 징계해고인지를 불문하고 모든 해고에 적용되는 것이므로 이 사건 해고가 통상해고인지 징계해고인지의 문제는 이 부분 판단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해고 사유에 관한 판단
위에서 살핀 바와 같이 이 사건 해고 중 이 사건 2, 3 사유를 근거로 하는 부분은 그 사유의 인정 여부를 따질 것도 없이 그 자체로 위법하므로 이하에서는 남은 이 사건 1 사유 인정 여부에 관하여서만 살펴본다.
앞서 '재심판정의 경위'에서 본 바에 따르면, 참가인은 D 출생한 사람이고, 원고의 취업규칙 제14조 제1항은 '직원의 정년은 만 60세 해당 월 말일로 하며 근무성적이 우수한 자는 관리소장이 추천하여 인사위원회 결정에 의거 만 65세 이하 범위 내에서 5회 이내 1년 단위로 동 직급 최초 1호봉 연봉제 촉탁 직원으로 채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참가인이 2014. 9. 30.로 위 취업규칙에서 정하는 정년에 도달하였음은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다. 그리고 참가인이 위와 같이 정년에 도달한 다음날인 2014. 10. 1. 원고와 계약 기간을 '2014. 10. 1.부터 2016. 9. 30.까지 24개월'로 하는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음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그런데 취업규칙은 사용자에 의하여 일방적으로 작성된 근로자에 대한 복무규율과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의 내용을 정한 사업장 내부의 규칙으로서 근로계약과의 관계에서 최저한의 기준을 설정하는 효력을 가지는 데 그친다. 즉 취업규칙은 그것이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을 그 부분에 한하여서만 무효로 하는 효력을 가질 뿐이고(근로기준법 제97조 참조), 취업규칙에 정한 내용보다 근로계약에 정한 근로조건이 근로자에게 유리한 것인 때에는 당연히 근로계약에 정한 근로조건이 취업규칙보다 우선하여 유효하게 적용된다. 따라서 위에서 본 것처럼 원고의 취업규칙 제14조 제1항이 정년을 지난 사람은 1년 단위로 촉탁 직원으로만 채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더라도, 참가인이 이미 정년을 지난 상태에서 원고와 위 규정과 달리 계약기간을 2년으로 정하여 근로자인 참가인에게 유리하게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이 위법·부당하다고 볼 수는 없으며 그 근로계약이 무효라고 볼 수도 없다. 그뿐만 아니라 이 사건 근로계약은 사용자인 원고 자신이 체결한 계약인바, 이처럼 사용자가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취업규칙보다 근로자에게 유리한 근로계약을 적법·유효하게 체결한 것을 두고 근로자가 부정하게 채용되었다고 볼 수도 없다. 그렇다면 참가인은 앞서 본 원고의 취업규칙 제8조 제1항 제1호에서 정한 '부정한 방법으로 채용되었을 때'에 해당하지 않는다{원고는 참가인이 원고의 종전 구성원들과의 유착 관계를 토대로 그들과 결탁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함으로써 부정한 방법으로 채용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갑 제3호증의 1, 2의 각 기재 또는 음성 등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참가인이 원고의 종전 구성원들과 결탁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할 뿐 아니라, 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근로계약의 체결 자체가 위법·부당하거나 무효이거나 부정한 것이 아닌 이상 참가인이 부정한 방법으로 채용되었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따라서 참가인이 원고와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은 원고의 취업규칙 제8조 제1항 제1호에서 정한 해고 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원고는 참가인에 대하여 이 사건 1 사유를 해고 사유로 삼을 수 없다.
소결론
결국 이 사건 해고 중 이 사건 1 사유를 근거로 하는 부분은 그것이 참가인에 대한 해고의 사유로 인정될 수 없고, 나머지 이 사건 2, 3 사유를 근거로 하는 부분은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하여 위법하므로,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한 이유 없는 위법한 해고에 해당한다. 따라서 같은 취지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진현(재판장) 서범욱 이호동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