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참가인은 상시 약 25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근로자파견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원고들은 2015. 10. 26. 참가인에 입사하여 참가인이 근로자를 파견하는 용인시 소재 D 물류창고에서 과자 포장작업을 담당한 사람들이다.
원고들은 2015. 10. 30. 결근을 하였고 그 다음날인 2015. 11. 1. 참가인의 현장소장 E으로부터 구두경고를 받았다. 원고들은 2015. 11. 30. 15:00경 야간근무 관리자인 F에게 배탈이 나서 결근한다고 문자메시지를 보냈으나, F은 문자메시지를 확인하지 못한 채 원고들에게 전화 연락을 시도하였고 원고들과 연락이 되지 않았다.
E은 2015. 12. 1. 출근한 원고들에게 전날의 결근과 관련하여 '이런 식으로 하면 앞으로 우리 회사랑 가기가 힘들다'는 말을 하였고, 같은 날 원고들 각자 명의의 사직서 2장을 제출받았다(이하 '이 사건 근로관계의 종료'라 한다).
원고들은 이 사건 근로관계의 종료는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며 2016. 1. 6.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2016부해32호로 구제신청을 하였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16. 3. 2. 원고들은 진심으로 사직의사를 결정하였거나 사직의 의사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당시 상황으로서는 그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사직의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서 이 사건 근로관계의 종료는 원고들과 참가인 사이의 의사합치에 따른 것이고 해고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원고들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
원고들은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16. 4. 7. 중앙노동위원회에 2015부해372호로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6. 6. 16.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가 제2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증인 E의 이 법정에서의 진술,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참가인에 입사하여 성실하게 근무하던 중 2015. 11. 30. 배탈이 나서 참가인의 담당 관리 직원에게 문자로 결근을 통보한 후 결근하게 되었는데, 참가인의 직원인 E 과장은 다음날 정상적으로 출근한 원고들에게 해고를 통보하였다. 이에 원고 A은 휴게실에 놓아둔 짐을 챙기러 갔고 그 사이 E은 원고 B에게 원고들 명의의 사직서를 작성하도록 하여 원고 B는 원고 A 명의 사직서까지 작성하여 제출하게 되었다. 따라서 이 사건 근로관계의 종료는 참가인의 해고에 의한 것이고, 참가인의 해고는 부당해고이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판단
사용자가 근로자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고 이를 수리하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 경우,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 · 제출하게 하였다면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 할 것이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사용자가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함으로써 사용자와 근로자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의원면직처분을 해고라고는 볼 수 없다(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2다60528 판결 참조). 그리고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있어서의 '진의'란 특정한 내용의 의사표시를 하고자 하는 표의자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지 표의자가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는 사항을 뜻하는 것은 아니므로 표의자가 의사표시의 내용을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지는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당시의 상황에서는 그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그 의사표시를 하였을 경우에는 이를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된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고(대법원 2015. 8. 27. 선고 2015다211630 판결 참조), 어떠한 의사표시가 비진의 의사표시로서 무효라고 주장하는 경우에 그 입증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대법원 1992. 5. 22. 선고 92다2295 판결 참조).
우선 원고 B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 B가 2015. 12. 1. 참가인에게 사직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음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나아가 E이 2015. 12. 1. 원고 B에게 그 전날의 결근을 질책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참가인이 원고 B에게 해고를 통보하였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참가인이 근로관계 종료의 의사가 없는 원고 B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하였다거나 원고 B가 작성한 사직서에 의한 근로계약관계의 종료 의사가 강요에 의한 것이라거나 비진의 의사표시라는 점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다음으로 원고 A에 관하여 보건대, 을가 제1, 2, 4, 7호증, 을나 제1호증의 각 기재, 증인 E의 이 법정에서의 진술, 감정인 G의 감정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참가인의 용인수지센터 현장소장 E은 이 법정에서 2015. 12. 1. 그 전날 결근하였던 원고들을 질책하였으나 원고들이 반성하는 기미가 보이지 않아 회사를 그만두려는 의사로 생각하여 원고들이 앉아 있는 책상에 사직서 2장을 놓아둔 후 유리로 구분된 공간에서 회의를 진행하였는데 원고 A은 사직서를 작성하는 도중 자리를 비웠다는 취지로 진술한 사실, E이 제출받은 원고 A 명의의 사직서에는 원고 A의 연락처, 주민등록번호가 기재되어 있는 사실, 원고들 명의의 각 사직서는 실제로는 원고 B가 모두 작성한 사실, 원고 A은 이 사건 재심판정 과정에서 이 사건 근로관계의 종료가 있은 지 며칠 후 원고 B로부터 자신이 원고들의 사직서를 모두 작성하여 제출하였다는 말을 들었으나 이 사건 근로관계의 종료가 부당한 해고인지 몰라서 참가인에게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것이라고 진술한 사실, 원고들이 참가인에 근무하는 기간 동안 원고들은 2015. 11. 3.을 제외하고 같은 시각에 출퇴근하고, 두 차례 결근(원고들은 2015. 10. 30. 근육통으로 결근하였고, 같은 해 11. 30. 배탈로 결근하였다)도 함께 하였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원고 B가 작성하여 참가인에게 제출한 원고 A 명의의 사직서에는 중요한 개인정보에 해당하는 원고 A의 주민등록번호가 기재되어 있는 점, 근로자를 파견하는 업체인 참가인의 관리직원인 E이 원고들 주장과 같이 근로자에게 다른 근로자 명의의 사직서를 작성하여 제출하도록 하였다는 것은 이례적으로 보이는 점, 원고들의 주거지 위치와 참가인에 근무하는 기간 동안의 근태기록(원고들은 같은 시각에 출퇴근을 하였고, 결근도 같은 날 같은 사유로 하였다)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은 매우 가까운 친구 사이로서 원고 A이 원고 B에게 자신 명의의 사직서를 대신 작성하도록 하는 것은 충분히 수긍할 수 있는 점, 그러나 여기서 더 나아가 원고 B가 원고 A으로부터 아무런 위임도 받지 않은 채 임의로 원고 A 명의의 사직서를 작성하여 제출한다는 것은 쉽사리 납득하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 A 명의의 사직서는 원고 B가 원고 A으로부터 작성에 관한 권한을 위임받아 작성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나아가 E이 2015. 12. 1. 원고 A에게 그 전날의 결근을 질책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참가인이 원고 A에게 해고를 통보하였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참가인이 근로관계 종료의 의사가 없는 원고 A으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하였다거나 원고 A 작성한 사직서에 의한 근로계약관계의 종료 의사가 강요에 의한 것이라거나 비진의 의사표시라는 점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결국 이 사건 근로관계의 종료는 근로기준법상 해고에 의한 것이 아니라 원고들의 사직의 의사표시에 의한 것이므로 부당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진현(재판장) 이호동 이규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