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7. 1. 26. 선고 2016구합60850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이 사건 재심판정의 경위

가.

당사자의 지위

원고는 2004. 3. 25. 설립되어 상시근로자 10여 명을 고용하여 반도체 장비 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참가인은 2012. 3. 23. 원고에 입사하여 근무하던 사람이다.

나.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초심판정

참가인은 2015. 9. 2. 원고로부터 부당해고를 당하였다고 주장하면서 2015. 9. 16.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는데,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15. 11. 12.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

다.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

원고가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15. 12. 9.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6. 3. 4. '원고와 참가인 간의 근로관계는 해고에 의하여 종료되었고, 위 해고는 구체적인 해고사유를 명시하지 않은 절차상 하자가 있을 뿐만 아니라 정당한 해고사유도 없으므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참가인을 포함한 전 직원에게 회사 정보 보호에 관한 서약서에 서명하여 줄 것을 요구하였는데, 참가인은 위 서약서에 서명을 거부하고 자진하여 사직서를 제출하였고 원고는 같은 날 이를 수리하였으므로, 원고와 참가인 간의 근로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된 것이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원고와 참가인 간의 근로관계가 해고에 의하여 종료된 것으로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나.

인정사실

1)

참가인은 2006. 11. 23. 원고에 입사하여 2010. 3. 27.까지 근무하다가 퇴직한 후 2012. 3. 23. 재입사하였다.

2)

원고는 2015. 4. 24. 참가인을 포함한 전 직원들과 회사의 업무와 관련하여 제공하는 기술자료 등의 정보를 외부에 누출하거나 부당하게 공개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내용의 비밀유지협약을 체결하였다.

3)

원고는 2015. 9. 2. 10:00경 참가인을 포함한 전 직원을 상대로 경쟁업체인 미국의 C사에 기술자료 등의 정보가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의 서약서(이하 '이 사건 서약서'라 한다)에 서명할 것을 요구하였는데, 참가인은 그 내용의 부당성을 지적하면서 이 사건 서약서에 서명을 거부하였다.

원고의 D 이사는 참가인이 이 사건 서약서에 서명을 하지 않는다면 함께 일을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간주하여 해고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 사건 서약서에 서명할 것을 계속하여 종용하였으나 참가인은 끝내 이를 거부하였다.

그러자 D 이사는 같은 날 10:10경 사직사유란에 '개인사정(회사정보유출)'이라는 문구가 기재된 사직서를 가져와 참가인에게 서명할 것을 요구하였다. 이에 대하여 참가인은 '회사정보유출'이라는 문구를 삭제하고 위 사직서에 서명한 다음 이를 원고에게 제출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직서'라 한다).

이어서 참가인은 D 이사와 함께 자신의 집으로 가서 D 이사로 하여금 참가인의 개인용 컴퓨터에 보관된 자료를 검색하도록 하였다.

원고는 같은 날 참가인에게 서면으로 해고를 통보하고 이메일로 해고를 재차 통보하였는데, 이들 해고통보서에는 구체적인 해고사유가 명시되어 있지 않다(이하 위 해고통보서들을 '이 사건 해고통보서'라 한다).

4)

참가인은 2015. 9. 3. 원고에게 '2007. 2. 1.부터 2010. 3. 7.까지 원고에 근무하면서 업무와 관련된 파일(Sales Data 외 9가지)을 개인용 컴퓨터에 보관하였음을 인정한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제출하였다.

5)

참가인은 2015. 9. 14. 원고에게 '원고는 2015. 9. 2. 참가인을 즉시 해고하여 같은 날 강압적으로 징구한 이 사건 사직서는 수리되지 않았음이 명백하므로 사직의 의사표시를 철회한다'는 내용의 문서를 발송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2015. 9. 16. 참가인에게 '참가인은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하였을 뿐만 아니라 원고의 모든 정보가 담겨있는 외장형 하드디스크를 집으로 가져가고 개인 컴퓨터에 원고의 2006년 말경부터 2009년까지의 모든 데이터를 보관하고 있다는 이유로 2015. 9. 2. 참가인을 해고하였고 그 다음날 업무인수인계까지 마쳤다'는 내용의 문서를 발송하였다.

6)

원고 대표자는 2015. 11. 12. 경기지방노동위원회가 개최한 심문회의에 출석하여 '원고와 참가인 간의 근로관계는 사직이 아닌 해고에 의하여 종료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7)

원고는 2015. 10. 1. 참가인의 고용보험 피보험자 자격상실 사유를 '퇴직'에서 '징계해고'로 정정신고하였다.

8)

원고의 D 이사는 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참가인으로부터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받았지만 참가인이 계속 근무할 것으로 믿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인정근거] 을가 제1 내지 5, 8, 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을나 제2, 3호증의 각 기재, 증인 D의 일부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단

1)

원고와 참가인 간의 근로관계가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된 것인지 여부

참가인이 2015. 9. 2. 원고에게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하고 원고가 같은 날 이를 수리하였음은 앞에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참가인이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한 것은 근로계약관계의 해지라는 내심의 의사 없이 이루어진 비진의표시이고 원고 또한 이를 잘 알고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참가인의 이 사건 사직서 제출행위는 무효이다.

①

원고는 회사 정보 보호에 관한 이 사건 서약서에 서명을 거부하는 참가인에게 이를 계속하여 거부할 경우 해고할 수밖에 없다는 발언을 하였고 그럼에도 참가인이 이 사건 서약서에 서명을 하지 않자 사직사유란에 '개인사정(회사정보유출)'이라는 문구가 기재된 사직서를 가져와 서명을 요구한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참가인이 회사 정보를 유출하여 이 사건 서약서에 서명을 거부하는 것으로 보고 사직서 제출을 종용한 것으로 보인다.

②

이에 따라 참가인이 이 사건 사직서에 서명하여 원고에게 제출하였으나 당시 '회사정보유출'이라는 문구를 삭제하여 제출한 점, 원고는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받고도 D 이사로 하여금 참가인의 집으로 가서 참가인의 컴퓨터에 보관된 자료를 검색하도록 하였고 위 컴퓨터에 원고의 정보가 저장·보관되어 있는 것을 확인한 후 같은 날 참가인에 대하여 해고를 통보한 점, D 이사는 이 법정에서 참가인이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한 이후에도 계속하여 근무할 것으로 믿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회사 정보를 외부에 유출하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사직서를 제출하더라도 수리하지 않겠다는 원고의 말을 믿고서 '회사정보유출'이라는 문구를 삭제한 후 이 사건 사직서를 어쩔 수 없이 제출하게 되었다는 참가인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고 보인다.

③

원고는 참가인에게 해고를 통보한 이래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기 전까지 참가인이 사직이 아닌 해고에 의하여 퇴사한 것이라고 일관되게 주장하였고, 참가인의 고용보험 피보험자 자격상실 사유를 '퇴직'에서 '징계해고'로 정정신고를 마치기까지 한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참가인이 사직하고자 하는 내심의 의사를 가지고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한 것이 아님을 잘 알고 있었다고 보인다.

④

참가인이 원고로부터 이 사건 사직서 제출을 종용받기 전까지 자진하여 사직할 만한 동기나 이유를 찾기도 어렵다.

따라서 참가인은 2015. 9. 2. 자진하여 사직한 것이 아니라 같은 날 이 사건 해고통보서에 의하여 해고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2)

참가인에 대한 해고가 정당한지 여부

원고가 이 사건 해고통보서에 해고사유를 구체적으로 기재하지 않은 사실은 앞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위 해고는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원고는 해고사유의 정당성에 관하여 아무런 주장·입증을 하고 있지도 않다).

3)

소결론

따라서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고 이를 다투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순욱(재판장) 박기주 이희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