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7. 4. 7. 선고 2016구합63675 판결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16. 4. 12.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중앙2016부해87 부당해고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1967. 12. 29. 설립되어 위 주소지에 본사를 두고 상시 근로자 58,000여 명을 사용하여 C 제조 및 판매업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13. 11. 28. 원고 회사에 입사하여 울산공장에서 생산직으로 근무하던 사람이다.

나.

참가인은 원고와 사이에 아래와 같이 9회에 걸쳐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다.

참가인은 2015. 9. 24. 위 근로계약 기간 만료를 앞두고 원고와 사이에 재차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

라.

참가인은 2015. 10. 31. 원고에게 사원증을 반납하고 퇴사하였는데 원고는 참가인에게 사직원을 작성하여 제출할 것을 요구하였으나 참가인은 이를 거부하였다.

마.

참가인은 2015. 11. 2.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원고가 2015. 11. 1. 참가인을 해고한 것은 부당하다면서 부산2015부해694호로 구제를 신청하였다.

바.

참가인은 위 구제절차에서 부당해고의 증거로 이 사건 근로계약기간이 2015. 9. 26.부터 2016. 10. 31.까지로 기재된 근로계약서(갑 제6호증, 이하 '참가인 보관 계약서'라 한다)를 제출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기간이 2015. 9. 26.부터 2015. 10. 31.까지로 기재된 근로계약서(을나 제2호증, 갑 제4호증의 10과 같다, 이하 '원고 보관 계약서'라 한다)를 제출하였다. 위 각 근로계약서에는 모두 원고의 직인이 날인되어 있었고 참가인의 자필서명도 기재되어 있었다.

사.

부산지방노동위원회는 2015. 12. 18. 참가인 보관 근로계약서가 유효하다고 인정하면서 원고가 계약기간 만료 전에 근로관계를 종료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하므로, 원고는 참가인을 원직에 복직시키고 해고기간 동안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판정을 하였다.

아.

원고는 2016. 1. 22. 중앙노동위원회에 중앙2016부해 87호로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6. 4. 12. 위 초심 판정과 동일한 취지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 6, 1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가 제4호증, 을나 제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근로계약의 만료일은 2015. 10. 31.이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은 기간만료로 종료되었을 뿐 원고가 참가인을 부당하게 해고하였다고 할 수 없다.

나.

관계 법령

■ 근로기준법

제23조(해고 등의 제한)

①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이하 "부당해고등"이라 한다)을 하지 못한다.

다.

인정사실

1)

참가인은 2015. 9. 24. 원고 울산공장 본관 2층 인사팀 회의실에서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원고 회사에서 촉탁계약직 계약서 체결 및 관련 안내 업무를 맡고 있는 담당자 D이 참가인과의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업무를 직접 수행하였다.

2)

통상적으로 D은 인사팀 과장인 E로부터 계약 연장 대상 명단이 적혀 있는 파일을 받아 기재된 대상자에게 계약 체결을 요청하는 문자 메시지를 발송하고, 계약직 근로자가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찾아오면 계약서 한 장에 미리 정해진 계약기간을 적은 뒤 그 계약서를 다른 한 장의 계약서와 함께 근로자에게 건네주어 근로자로 하여금 동일하게 다른 한 장의 계약서에 계약기간을 기재하도록 한 다음 계약기간의 동일성을 재차 확인하는 방법으로 계약을 체결하였다.

3)

2013. 11. 7.부터 2015. 10. 31.까지 원고 회사에서 촉탁계약직 근로자로 근무하였던 F은 2016. 6. 13. 참가인에 대한 울산지방법원 2016고단3645호 사문서변조 등 사건의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원고와의 근로계약 당시 근로계약서 두 장을 작성해서 담당자에게 확인을 받고 그 중 한 장을 제출하며, 나머지 한 장은 근로자가 가져오게 되는데 근로계약기간만 공란으로 작성해서 회사 측에 준적은 없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4)

참가인은 이 사건 근로계약에 관하여 '계약서 작성시 근로계약기간에 관련한 내용을 안내받음(종료일 도래 시 근로관계 종료됨), 최대 근로가능기간이 2년이라는 안내받음, 출퇴근 시 단정한 복장 착용 안내받음' 등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 계약체결리스트에 서명하였다.

5)

원고는 2015. 10. 12. '2015. 10. 31.자'로 퇴직이 예정된 촉탁계약직 근로자들을 상대로 퇴직안내 설명회를 개최하였는데 참가인도 위 설명회에 참석하여 설명을 들었고, 퇴직과 관련한 급여지급, 퇴직금, 포인트 사용, 실업급여 등 내용이 기재된 촉탁계약직 퇴직 안내문에 서명하였다.

6)

원고 회사 기술 주임으로서 참가인에 대한 관리를 담당하였던 G 등 직장동료들은 2015. 10. 28. 퇴사를 앞둔 촉탁직 근로자인 참가인과 H를 위하여 회식자리를 가지기도 하였다.

7)

원고의 2015. 9.경 촉탁계약직 계약연장 현황표에 의하면 2015. 9. 25.~26.에 시작된 촉탁계약직 근로계약의 종료일은 모두 2015. 10. 31.까지고, 2016. 6. 30. 현재 원고의 촉탁계약직 근로자들 중 총 근무기간이 2년을 초과하는 경우는 없다. 원고는 촉탁계약직 근로자들 중 2년 근무가 가까워진 사람의 경우 특별관리 대상으로 삼고 근로계약기간이 2년을 초과하지 않도록 관리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7, 8, 9, 12, 13, 14, 15, 16, 17, 20호증, 을나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이 사건 근로계약이 2015. 10. 31. 종료되었는지 여부

처분문서가 그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되는 이상 법원은 그 기재 내용을 부인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없는 한 그 처분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문언대로의 의사표시의 존재 및 내용을 인정하여야 하고, 당사자 사이에 계약의 해석을 둘러싸고 이견이 있어 처분문서에 나타난 당사자의 의사해석이 문제되는 경우에는 문언의 내용, 그와 같은 약정이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약정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논리와 경험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 6. 11. 선고 2002다6753 판결, 대법원 2012. 8. 17. 선고 2010다60172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참가인 및 원고 보관 각 근로계약서에는 모두 원고의 직인이 날인되고 참가인의 서명이 기재되어 있어 그 성립의 진정이 추정된다 할 것인데, 각 근로계약서에는 양립할 수 없는 근로계약기간이 기재되어 있으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어느 한 근로계약서에 기재되어 있는 근로계약기간대로 의사표시의 존재 및 내용을 인정할 수는 없고 각 근로계약서에 나타난 당사자의 의사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앞서 인정한 사실 및 그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각 근로계약서에 나타난 원고와 참가인의 의사는 이 사건 근로계약기간을 2015. 10. 31.까지로 정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가)

원고는 참가인과 사이에 2013. 11. 28.부터 2015. 9. 25.까지 1년 10개월에 걸쳐 9차례 최대 6개월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근로계약을 체결 해왔고 다른 촉탁계약직 근로자들과도 마찬가지로 단기간의 근로계약을 반복적으로 갱신하는 방식으로 계약을 체결하여 왔으며 합산된 총 근로기간이 2년을 초과하는 촉탁계약직 근로계약은 체결한 적이 없었다. 원고로서는 촉탁계약직 근로자를 총 근무기간 2년을 초과하여 사용할 경우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당해 근로자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가 되어 상당한 고용부담을 안게 될 상황이었으므로 총 근로기간 2년을 초과하여 참가인을 사용할 특별한 이유가 없었다.

나)

참가인이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 총 근로기간이 1년 10개월로 2년에서 2개월이 부족한 상태였는데 참가인은 최대 근로가능기간이 2년이고 근로계약 기간 종료일 도래 시 근로관계가 종료된다는 내용의 안내를 받아 2개월 이상은 근무할 수 없다는 사정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

참가인은,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경위에 관하여 자신은 D이 불러준 계약기간을 한 장의 근로계약서에 그대로 받아 적었고 그 기간은 2015. 9. 26.부터 2016. 10. 31.까지였으며, 나머지 한 장은 D의 요청대로 근로계약기간과 계약일자란을 비워둔 채로 나머지 기재사항을 작성하여 D에게 교부하였는데 원고 측 누군가가 사후적으로 위 '근로계약기간'란에 '2015. 9. 26.~2015. 10. 31.'이라고 임의 기재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참가인이 주장하는 계약 체결 경위는 원고 회사의 통상적인 촉탁계약직 근로계약 체결방식과 다르고, 참가인의 주장과 같이 계약담당자가 구두로 계약기간을 불러주는 경우는 없었거나 극히 드문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이므로 원고가 근로계약기간 및 계약일자란이 공란으로 되어 있는 근로계약서를 보유하고 있다가 사후적으로 보충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라)

참가인은 2015. 10. 31. 사직원의 제출을 거부한 것 외에는 퇴직을 앞둔 시점에도 원고에게 근로계약기간의 만료에 관하여 별다른 이의제기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참가인은 2015. 10. 12. 진행된 퇴직안내 설명회에 참석한 이후 E에게 근로계약기간을 확인하기 위해 계약서를 보여 달라고 두 차례 요청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만한 객관적인 증거가 없다. 오히려 참가인은 촉탁계약직 퇴직안내문에 서명하거나 퇴직을 전제로 회식자리에 참석하는 등 계약기간을 2016. 10. 31.까지로 알고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행동들을 하였다.

2)

부당해고 인정 여부

따라서 이 사건 근로계약은 2015. 10. 31. 기간만료로 종료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가 참가인을 부당하게 해고하였다고 할 수 없다. 이와 달리 참가인이 원고로부터 해고되었다는 전제에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용철(재판장) 김남균 강민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