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기계설비공사업, 시설물유지관리업 등을 영위할 목적으로 1990. 5.경 설립된 법인이다.
원고는 2015. 4. 15. 육군 B부대(이하 '이 사건 부대'라고 한다)와 사이에 원고가 2015. 4. 15.부터 2015. 11. 23.까지 이 사건 부대가 지정하는 장소에서 계약금액 163,500,000원에 취사트레라, 세탁트레라, 고정 건조기, 전자동 세탁기 등 12개 항목, 총 24대의 기계 장비를 수리 및 정비하기로 하는 내용의 '15년 일반장비(근무장비) 외 주정비' 용역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그런데 피고는 2016. 5. 10. 원고에 대하여 '원고가 이 사건 계약의 이행 과정에서 항온항습기 7대에 대한 정비와 관련하여 발주관서의 승인 없이 하도급하였다'는 이유로 구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2016. 2. 3. 법률 제1403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국가계약법'이라 한다) 제27조 제1항, 구 국가계약법 시행령(2016. 9. 2. 대통령령 제2747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76조 제1항 제2호, 제2항, 구 국가계약법 시행규칙(2016. 9. 23. 기획재정부령 제57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76조 제1항 별표 2에 따라 3개월의 입찰참가자격제한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처분사유의 부존재
원고는 이 사건 계약상 항온항습기 정비 업무를 직접 수행할 능력이 없어 항온항습기 정비 기술자인 C으로 하여금 위 업무를 처리하게 하였는데, 보수약정 방식, 원고의 지휘·감독 등에 비추어 이는 하도급이 아니라 고용에 해당하고, 설령 하도급이라고 보더라도 이 사건 부대는 원고의 C에 대한 항온항습기 정비 업무의 하도급을 사실상 승인하였으므로 발주관서의 승인 없는 하도급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가사 하도급이라고 보더라도, 원고는 항온항습기 정비 업무와 관련하여 처리 지연, 하자 등의 문제를 전혀 발생시키지 아니하고 성실하게 위 업무를 수행하였으므로, 원고의 C에 대한 항온항습기 정비 업무의 하도급은 구 국가계약법 제27조 제1항이 정한 계약의 적정한 이행을 해칠 염려, 즉 제재의 필요성이 있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그러므로 이 사건 처분은 처분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한다.
재량권의 일탈·남용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원고는 관급공사의 입찰에 참가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관공서와 수의계약을 체결하는 것조차 제한받게 되어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게 되는 점,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원고는 향후 공공입찰에서 감점을 받게 되는 불이익이 있는 점, 이 사건 계약금액은 원고의 2015년 전체 매출액의 2.77%에 불과하고, 더욱이 이 사건 계약금액 중 항온항습기 정비 부분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12%밖에 되지 않는 점 등 제반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처분은 원고에게 지나치게 가혹하여 비례원칙에 위배되거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판단
처분사유의 존재 여부
하도급에 해당하는지 여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아닌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는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당하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는지 등의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의 근로자 지위 인정 여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1다44276 판결 참조).
살피건대, 갑 제6호증, 갑 제7호증의 1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 소속 D 부장은 이 사건 부대의 외주정비 감독관과 항온항습기 정비 일정을 협의하여 C에게 알려준 사실, 원고는 C에게 항온항습기 정비 업무의 수행에 필요한 부품 중 일부를 제공한 사실 (2015년 항온항습기 집행현황에 첨부된 E에서 발행한 전자세금계산서와 거래명세표에 공급받는 자가 원고로 기재되어 있다), 원고는 C에게 일당 275,000원(부가가치세 포함, 단 2015. 8. 6.자 일당은 157,300원이다)을 지급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다른 한편, 갑 제7호증의 2, 을 제1호증, 을 제2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C은 'F'라는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마친 개인사업자인 사실, C은 자신의 장비나 도구를 사용하였을 뿐만 아니라 항온항습기 정비 업무를 수행하면서 필요한 부품을 수시로 구입하여 사용한 사실, C은 원고에게 인건비와 부품대금 및 이에 대한 부가가치세까지 포함시켜 청구한 사실, C은 인건비 등 관련 비용에 관해 사업장 명의로 된 전자세금계산서나 거래명세표를 발행한 사실 및 C은 2015. 6. 17., 2015. 6. 18., 2015. 6. 25., 2015. 7. 21., 2015. 8. 5., 2015. 8. 6. 및 2015. 10. 30.에 항온항습기 정비 업무를 각 수행하였는데 하루 작업시간이 짧게는 2시간, 길게는 9시간 가량 소요된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추단할 수 있거나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는 항온항습기가 고장 나서 수리 또는 정비를 해야 할 사유가 발생할 때마다 C으로 하여금 항온항습기 정비 업무를 수행하게 하였고 C과 사이에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적이 없는 점, ② 원고가 C에 대하여 근로시간, 휴게시간, 출퇴근,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가 없는 점, ③ 원고는 정비에 필요한 장비와 도구 등을 스스로 준비하여 사용하였고, 고정적인 근로시간도 없었던 점, ④ 원고는, 원고 소속 D 부장이 이 사건 부대의 외주정비 감독관과 구체적인 정비 일정을 협의한 후 C에게 정비 일시 및 장소를 특정하여 항온항습기 정비 업무를 수행하도록 지시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러한 정비 업무 일정 및 수행 방식은 이 사건 계약 체결 주체가 원고이기 때문에 발주관서인 이 사건 부대로서는 C이 아닌 원고와 사이에 정비 일정 등을 협의할 수밖에 없었던 것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⑤ C은 개별 항온항습기 정비 업무를 완료한 후 원고에게 인건비와 부품대금에다가 부가가치세까지 포함시켜 청구하였는데, 만일 C이 원고로부터 급여를 받는 근로자라면 이와 같이 부가가치세를 청구할 이유는 없어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C은 원고에 대하여 종속적인 관계에서 노무를 제공한 근로자라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원고로부터 항온항습기 정비 업무를 위임받은 하도급자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가 C으로 하여금 항온항습기 정비 업무를 수행하도록 한 것은 고용이 아닌 하도급에 기한 것이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하도급에 대한 발주관서의 승인이 있었는지 여부
살피건대, 항온항습기는 일정한 온도와 습도 및 청정도를 유지시키는 기능을 갖고 있는 장비로서 그에 대한 정비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전기, 전자 등에 대한 전문지식과 실무 정비능력이 필요한데, 원고는 16명의 기술자 또는 직원이 근무하는 소규모 업체로서 항온항습기의 정비를 할 수 있는 전문인력을 보유하고 있지 아니한 사실, 원고는 외주정비 입찰 참가 전에 이 사건 부대 측 계약담당자 G에게 전문인력의 부재로 인해 항온항습기 정비 업무를 수행하기가 어렵다는 취지의 말을 한 사실은 원고가 지적한 바와 같다.
그러나 을 제4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부대 측은 항온항습기 정비가 포함된 이 사건 계약에 관한 입찰 공고를 하였고, 원고는 위 입찰에 참가한 사실, 원고는 위 입찰에서 낙찰자로 선정된 후 이 사건 부대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이 사건 계약서의 정비 대상 품목에 항온항습기가 기재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계약특수조건 제8조에 승인 없는 하도급의 금지가 명시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러한 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이 사건 부대가 이 사건 계약 체결 당시 원고가 항온항습기 정비를 하도급으로 진행할 것이라는 것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볼 만한 별다른 자료가 없고 오히려 이 사건 계약서에 의하면 항온항습기를 포함한 정비 대상 전체 품목에 대해서 하도급이 금지되었던 점, 이 사건 부대가 원고의 항온항습기 정비에 관한 하도급을 승인하였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들고 있는 사정들만으로는 이 사건 부대가 원고의 C에 대한 하도급을 사실상 승인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 또한 이유 없다.
구 국가계약법 제27조 제1항이 정한 계약의 적정한 이행을 해칠 염려가 있는지 여부
앞서 든 증거들, 인정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구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76조 제1항 제2호가 원칙적으로 하도급을 금지하는 취지는 발주 용역의 적정한 이행을 보장하고 더 나아가 발주자의 계약업체에 대한 신뢰를 보호하려는 것에 있는데, 원고가 이 사건 부대의 승인 없이 항온항습기 정비 업무를 C에게 하도급한 것은 위와 같은 제도의 취지를 몰각시키는 행위에 해당하는 점, C이 실시한 항온항습기 정비와 관련하여 별다른 하자나 문제가 발생하지 아니하였다는 우연한 사정만으로 원고의 하도급 금지규정 위반행위가 계약의 적정한 이행을 해칠 염려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볼 수는 없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C에게 항온항습기 업무를 하도급한 원고의 행위는 구 국가계약법 제27조 제1항이 정한 '계약의 적정한 이행을 해칠 염려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재량권의 일탈·남용 여부
위 인정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구 국가계약법령에서 부정당업자의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는 것은 국가가 당사자인 계약의 공정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국가가 추구하는 공적 목표의 달성을 위해 계약의 충실한 이행을 확보하려는 것으로서 그 공익적 요구가 크고, 이 사건과 같이 국가로부터 도급받은 용역을 국가의 승인 없이 다른 사람에게 하도급주는 것은 계약의 성실한 이행을 해칠 수 있는 전형적인 행위인 점, ② 원고가 자체적인 항온항습기 정비 능력이 없었다면 애당초 입찰에 참가하지 않았어야 할 뿐만 아니라 발주관서인 이 사건 부대의 승인이 있으면 항온항습기 정비 업무에 대한 하도급이 가능함에도 그러한 조치를 취하려고 노력한 흔적을 찾아보기 어려운 점, ③ 구 국가계약법 시행규칙 제76조 제1항 별표 2에서 '발주기관의 승인 없이 하도급한 자'에 대하여 6개월 동안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도록 정하고 있으나, 피고는 원고의 하도급금지규정 위반 경위, 위반행위의 내용 및 정도 등을 고려하여 3개월로 감경하여 이 사건 처분을 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을 감안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이 비례원칙에 위배되거나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소결론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석규(재판장) 김유정 김대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