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6. 12. 6. 선고 2016구합6757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당사자들의 지위

B빌라 입주자대표회의(이하 '이 사건 사용자'라 한다)는 서울 강동구 C에 있는 B빌라(이하 '이 사건 빌라'라 한다)의 관리를 위하여 그 입주자 등이 선출한 대표자들로 구성된 비법인사단이다. 원고는 2008. 8. 2. 이 사건 사용자에 이 사건 빌라의 관리소장으로 입사하여 매년 근로계약을 갱신하며 근무한 사람이다.

나.

원고에 대한 해고

1)

원고는 이 사건 사용자의 전임 회장 등의 양해에 따라 출퇴근 과정에서 은행업무 등의 외근업무를 수행하며 정규 근무시간인 09:00부터 17:00까지보다 늦게 출근하거나 일찍 퇴근하여 왔다.

2)

이 사건 사용자는 2015. 9. 2. 입주자 대표회의를 개최하여 신임 회장으로 D을 선출하였다.

3)

D은 2015. 9.경 원고에게 출퇴근 시간을 준수할 것과 1일 1회 이 사건 빌라를 순찰할 것을 요구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원고는 출퇴근 시간에 외근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전임 집행부와 합의된 사항이라는 이유로 수용할 수 없다고 하였다.

4)

이 사건 사용자는 2015. 9. 22. 임원 선출을 위한 회의를 개최하였는데 노인정 회장은 위 회의에서 아래와 같은 내용이 포함된 '노인정 청원서'를 낭독하였고, 이에 일부 동대표가 총무가 선출되기 이전에 신임 회장이 총무를 미리 내정하였다는 문제를 제기하여 동대표들 사이에 언쟁이 발생하였다.

5)

원고는 2015. 9. 23. 전일의 회의의 결과를 담은 안내문을 이 사건 사용자의 관인을 날인하여 게시하였는데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이에 대하여 D은 2015. 9. 24. 원고에게 "22일 회의록 초안 내게 검토도 안거치고 게시부터 됐네요? 정식 결재는 번거롭다 하더라도 구두로 정도는 승인을 거쳐야 하는게 아닌지"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6)

이 사건 사용자의 총무인 F은 2015. 9. 말경 원고에게 근무시간 준수 및 1일 1회 이 사건 빌라의 순찰을 요구하였으나, 원고는 자신의 담당 업무가 아니라는 이유로 이를 거부하였다.

7)

원고는 2015. 10. 12. 이 사건 사용자의 관인을 날인하여 '관리비 부과내역서 심의 및 관리비 부과의 건'만을 안건으로 기재한 입주자 대표회의 개최 안내문을 게시하였다가, 같은 날 16:20경 D으로부터 "관리규약 개정건과 재건축사업 논의 항목을 넣어야 하는바, 총무와 협의 후 최종결정된 것을 보고 후 게시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이에 원고는 위 안내문을 떼고 그 다음 날 '관리규약 개정에 관한 건, 재건축을 위한 안내문에 관한 건, 조경 계약에 관한 건'의 안건을 추가한 안내문을 게시하였다.

8)

D은 2015. 10. 16. 원고에게 업무추진 방향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직을 요구하였으나 원고가 이를 거부하자, 원고에게 같은 해 11. 15.까지만 근무할 것을 구두로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그리고 이 사건 사용자는 2015. 10. 22.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의 해고통보서를 교부하였다.

9)

이 사건 사용자는 2015. 11. 11. 원고가 참석한 가운데 입주자 대표회의를 개최하여 동대표 10명 중 6명의 찬성으로 원고를 면직하는 내용의 의결을 하였다.

다.

원고의 부당해고 구제절차

1)

원고는 2016. 1. 29.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2016부해252호로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며 구제신청을 하였다. 이에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6. 3. 28. 원고에 대한 원고의 출퇴근 시간 준수 불량, 관인 무단사용 및 혼란 야기의 해고사유가 모두 인정되고, 이 사건 사용자가 원고에 대한 해고사유에 해당하는 행위의 시정을 요구하였음에도 원고가 이를 거부하는 등 양정도 과하다고 보기 어려우며, 이 사건 해고에 절차상 하자도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

2)

원고는 2016. 4. 26.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2016부해448호로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6. 7. 8. 위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라.

이 사건 빌라의 관리규약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 10호증, 을 제1 내지 5, 7, 8, 16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이 사건 해고의 절차적 위법 여부

1)

원고의 주장

주택법 시행령, 이 사건 빌라의 관리규약에 따르면 공동주택이 자치관리를 하는 경우 자치관리기구 직원의 임면에 관한 사항은 입주자 대표회의의 구성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하여야 함에도, 이 사건 사용자는 그러한 의결 없이 이 사건 해고를 통보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징계절차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위법하다.

2)

판단

가)

근로기준법상 취업규칙이란 복무규율과 임금 등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의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고,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 해고시 인사위원회를 개최하거나 소명의 기회를 부여하도록 하는 등의 절차규정이 마련되어 있지 아니한 경우, 그러한 절차를 거침이 없이 일방적으로 해고를 구두로 통보하였다 하여 절차상의 잘못은 없다(대법원 1998. 11. 27. 선고 97누14132 판결 참조).

살피건대, 이 사건 빌라의 관리규약이 자치관리를 하는 경우 자치관리기구 직원의 임명에 관한 사항, 관리 주체요원의 선행에 대한 표창 및 징계에 관한 사항을 입주자 대표회의의 의결사항으로 정하고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관리규약이라 함은 공동주택의 입주자등을 보호하고 주거생활의 질서를 유지하여 위하여 입주자등이 정하는 자치규약을 말하는 것이고(공동주택관리법 제2조 제1항 제9호), 을 제16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사용자의 관리 규약은 이 사건 빌라 입주자들의 공동소유인 부대시설, 복리시설, 대지 등을 관리하고 사용함에 있어서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입주자들의 공동이익을 증진하고 양호한 주택환경을 확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그 내용으로 입주자등의 권리의무, 입주자 대표회의, 관리주체, 회계, 공용부분의 범위와 관리책임 등에 관한 사항을 규정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을 뿐 달리 이 사건 빌라 근로자들의 복무규율과 임금 등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을 담고 있지 않으므로 근로기준법상 취업규칙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빌라의 관리규약이 취업규칙에 해당함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

다만, 구 주택법 시행령(2016. 8. 11. 대통령령 제2744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1조 제1항 제4호는 공동주택의 입주자 대표회의의 의결사항 중 하나로 자치관리를 하는 경우 자치관리기구 직원의 임면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해고통보가 유효한 의사표시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이 사건 사용자의 대표자인 D이 2015. 10. 16. 입주자 대표회의의 의결을 거치지 않은 채 원고에게 구두로 이 사건 해고를 통보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이 사건 사용자는 2015. 11. 11. 원고가 참석한 가운데 입주자 대표회의를 개최하여 원고의 면직에 관한 사항을 의결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 사건 해고통보는 민법 제59조 제2항, 제133조 등에 따라 이 사건 해고통보시에 소급하여 그 효력이 있다.

나.

이 사건 해고의 해고사유 인정 여부

1)

원고의 주장

가)

원고는 이 사건 빌라의 관리소장으로 근무하면서 이 사건 사용자의 전임 회장들의 승인 하에 출퇴근 시간에 효율적인 업무처리를 위하여 외근업무를 수행하여 왔으므로 원고가 출퇴근 시간에 외근업무를 처리한 것을 지시불응 및 위계질서 문란으로 인정한 것은 부당하다.

나)

원고는 2015. 9. 22. 이 사건 사용자의 회의에서 노인정 청원서를 안건으로 상정한 사실이 없고, 동대표들 사이의 언쟁은 이 사건 사용자의 대표자가 임원 선출에 앞서 미리 총무를 내정한 것에 기인한 것이므로, 이 부분 해고사유는 부당하다.

다)

원고는 이 사건 사용자로부터 2015. 9. 22.자 회의 결과 안내문을 게시한 행위에 관하여 지적을 받은 이후 같은 해 10. 14.자 회의 결과 안내문은 이 사건 사용자로부터 승인을 받고 게시하였고, 10. 14.자 회의 개최 안내문은 지시에 따라 추가안건을 보완하여 게시하였으므로, 이 부분 해고사유는 부당하다.

2)

판단

가)

출퇴근 불량에 관한 판단

원고의 정규 근무시간이 09:00부터 17:00까지임에도 원고는 이 사건 빌라에 출퇴근하는 과정에서 은행 등의 외근업무를 처리한다는 명목으로 위와 같은 정규 근무시간보다 늦게 출근하거나 일찍 퇴근하는 형태로 근무하였고, 이 사건 사용자가 원고에게 출퇴근 시간을 준수하여 달라고 하였음에도 원고가 이를 거부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리고 을 제9, 11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은행에 방문한 횟수는 2015년 9월에는 5차례(1일 09:59, 7일 09:52, 10일 15:59, 21일 10:03, 25일 14:47)이고, 같은 해 10월에는 3차례(2일 09:49, 12일 16:20, 23일 15:31)인 사실, 원고가 이 사건 해고통보를 받기 이전까지 2015년 10월에 출근한 시각은 1일(목) 08:58, 2일(금) 10:20, 5일(월) 내지 7일(수) 병가, 8일(목) 11:00, 9일(한글날), 12일(월) 10:09, 13일(화) 10:30, 14일(수) 15:00, 15일(목) 결근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원고가 이 사건 사용자의 전임 대표자로부터 출퇴근 시간에 은행방문 등의 외근업무를 처리하는 것에 대한 승낙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신임 대표자로부터 출퇴근 시간을 준수할 것을 지시받았다면 이에 따라야 할 것인 점, 이 사건 사용자의 대표자가 변경된 이후인 2015년 9월 및 10월에 원고가 은행업무를 처리한 것은 8차례에 불과한 점, 위와 같은 은행업무를 하였음이 증명된 날과 그 시간 이외에도 지각 등의 현황이 확인되는데 그러한 경우 원고가 출퇴근 시간에 구체적으로 어떠한 외근업무를 수행하였는지에 관하여 아무런 자료를 제출하고 있지 않아 어떠한 업무를 처리하였는지 알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출퇴근 시간을 준수하지 않은 것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 부분 해고사유는 인정된다.

나)

관인을 무단으로 사용하였다는 사유에 관한 판단

(1)

원고가 2015. 9. 23. 그 전일에 있었던 이 사건 사용자의 임원 선출을 위한 회의의 결과가 담긴 안내문을 이 사건 사용자의 관인을 날인하여 게시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원고는 위와 같은 안내문에 이 사건 사용자의 관인을 날인함에 있어 승인을 받지 않았음을 자인하고 있다. 따라서 이 부분 해고사유는 인정된다.

(2)

원고가 2015. 10. 12. 이 사건 사용자의 관인을 날인하여 입주자 대표회의 개최 안내문을 게시하였다가 다음 날 이 사건 사용자의 정정 요구에 따라 안건을 추가한 안내문을 게시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갑 제5호증의 1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D의 안내문 정정 요구에 대하여 시간이 촉박해서 붙였다고 대답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이 사건 사용자의 승인 없이 임의로 위 안내문을 게시하고 이 사건 사용자로부터 그 내용의 정정을 지시받았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부분 해고사유도 인정된다.

다)

입주자 대표회의에서 혼란을 야기하였다는 사유에 관한 판단

(1)

이 사건 사용자는 2015. 9. 22. 임원 선출을 위한 회의를 개최하였는데, 노인정 회장이 위 회의에서 '노인정 청원서'를 낭독하였고 그로 인하여 동대표들 사이에 언쟁이 발생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리고 을 제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사용자의 총무인 F은 원고가 위 회의에서 이 사건 사용자와 아무런 상의도 하지 않은 채 다른 안건들이 다루어지기도 전에 위 청원서를 우선적으로 다루어줄 것을 주장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갑 제10호증의 1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아닌 G이 2015. 9. 22. 이 사건 사용자의 회의에서 노인정 회장이 발언할 내용이 있다고 하였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위 회의에서 안건으로 선정되어 있지 않았던 노인정 청원서를 낭독하도록 주장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설령 원고가 미리 안건으로 선정되어 있지 않았던 내용을 발언하도록 주장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빌라의 관리소장으로서 입주자 대표회의에서 입주민이 발언할 기회를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이 부분 해고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

(2)

원고가 2015. 10. 14.자 회의 개최 안내문을 임의로 게시하였다가 이 사건 사용자의 지시로 정정한 안내문을 게시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그로 인하여 이 사건 빌라의 입주민들에게 혼란이 야기되었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그리고 설령 해고통보서의 기재와 같이 2015. 10. 14.자 회의 당시 동대표 간에 언쟁이 발생한바 있더라도 그것이 위와 같은 안내문 정정 게시 등 원고의 행위로 말미암은 것인지에 관하여도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부분 해고사유도 인정되지 않는다.

다.

재량권의 일탈·남용 여부

1)

원고의 주장

원고의 출퇴근 시간에 관한 문제는 원고와 이 사건 사용자의 새로운 집행부 사이의 의견 조율 과정으로 볼 수 있는 점, 원고가 이 사건 사용자의 승인 없이 관인을 날인하여 안내문을 게시한 것은 1차례에 불과한 점, 원고는 이 사건 빌라의 관리소장으로 7년 이상 성실하게 근무하여 온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해고는 지나치게 가혹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다.

2)

판단

가)

해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고,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의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의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하고(대법원 2003. 7. 8. 선고 2001두8018 판결 참조), 수 개의 해고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으나 인정되는 다른 일부 해고사유만으로도 당해 해고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경우에는 그 해고를 그대로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아니하다(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2다51555 판결 참조). 한편, 자치관리를 위하여 입주자대표회의에 고용된 관리소장과 같이 근로형태에 있어 근로자에게 비교적 재량권이 폭넓게 인정됨으로써 그 사용종속의 정도가 다른 일반 근로자에 비하여 비교적 완화되어 있는 경우에는 사용자와의 강한 신뢰관계를 기초로 하여서만 근로관계가 유지될 수밖에 없다고 할 것이어서, 만일 사용자와의 신뢰관계가 깨진 것으로 볼 만한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사유가 있게 된 경우에는 그것이 통상의 근로관계에 있어서의 해고사유에 이를 정도는 아닐지라도 당해 근로관계는 사회통념상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고 보아야 한다(서울행정법원 2007. 7. 19. 선고 2006구합36339 판결 참조).

나)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바에 의하면 원고에 대한 해고사유 중 원고에 대한 해고통보서의 '사유 2'에 기재된 일부 해고사유가 인정되지 아니하나, 위에서 인정한 사실관계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원고는 이 사건 빌라의 관리소장으로서 이 사건 빌라의 유지, 보수, 경비, 청소 등 광범위한 업무를 총괄하여 수행하여야 할 위치에 있으므로 성공적인 업무 수행을 위해서는 이 사건 사용자를 비롯하여 이 사건 빌라 입주자들의 신뢰를 얻는 것이 필수적인 점, 원고는 이 사건 사용자의 새로운 대표자로부터 출퇴근 시간을 준수하라는 정당한 지시를 받았음에도 전임 대표자로부터 승인을 받았다는 이유를 대며 그 지시를 거부하였던 점, 비록 원고가 이 사건 사용자로부터 출퇴근 시간을 준수하라는 지시를 받은 때부터 이 사건 해고가 있은 때까지의 기간이 길지 않다고 하더라도 사용자의 정당한 지시를 부당하게 거부한 행위는 그 비위의 정도가 가볍다고 할 수 없는 점, 원고가 출퇴근 시간을 준수하지 않음으로 인하여 이 사건 빌라의 입주민들이 상당 부분 불편을 겪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을 제4, 14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빌라의 동대표 선출 과정에서 필요한 주민들의 추천서가 관리사무소에 보관되어 있었는데 원고가 정시에 출퇴근을 하지 않아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던 사실, 이 사건 빌라의 입주민인 H은 관리사무소의 업무처리 현황에 대하여 알아보기 위해 관리사무소를 방문하면 관리소장인 원고가 부재하여 업무처리 현황을 알아볼 수 없었던 사실이 인정된다), 이 사건 사용자 명의의 안내문은 이 사건 빌라 입주민들의 이해관계가 관련된 사항을 담을 수 있으므로 그 내용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음에도 원고는 이 사건 사용자의 관인을 무단으로 날인하여 안내문을 게시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이 사건 사용자 사이에서는 더 이상 근로관계를 계속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신뢰관계가 손상되었고 그 책임은 원고에게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보이지 아니한다.

라.

소결론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에 대한 일부 해고사유가 인정되고, 인정되는 해고사유만으로도 이 사건 해고가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 보이지 않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진현(재판장) 서범욱 이호동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