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7. 7. 6. 선고 2016구합8623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참가인은 서울 마포구 B 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의 자치관리를 위해 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민들로 조직된 비영리사단으로서 상시 약 4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이 사건 아파트를 관리하고 있다.

나.

원고(C생)는 2013. 2. 1.부터 2016. 1. 31.까지 참가인과 촉탁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이 사건 아파트에 설치된 공부방(이하 '이 사건 공부방'이라 한다)의 지도교사로 근무하였다.

다.

원고는 2016. 1. 26.경 참가인으로부터 다음과 같이 이 사건 근로계약의 종료를 통보받았다(이하 '이 사건 통보'라 한다).

라.

원고는 2016. 4. 1.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참가인이 2016. 1. 31. 이 사건 근로계약의 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원고의 근로관계를 종료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며 구제를 신청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6. 5. 26. 다음과 같은 이유로 위와 같은 근로관계의 종료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

마.

참가인은 이에 불복하여 2016. 7. 1.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16. 9. 20. 다음과 같은 이유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을 취소하고 이 사건 근로계약의 종료는 부당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정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가 제1, 4,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1)

실체적 하자

가)

이 사건 근로계약은 기간의 정함이 있는 계약으로서 원고에게 갱신기대권이 인정될 뿐만 아니라, 참가인이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

원고가 참가인의 근무형태 변경 제안을 거절한 것은 불리한 근로조건 변경의 경우에 대해 근로기준법상의 부동의권을 행사한 것이고, 2015. 4. 1. 이전에 외부인 등록을 허용한 것은 개인적인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이 사건 공부방의 수익 증대를 위한 것으로서 참가인도 용인·묵인한 것이며, 2015. 4. 1. 이후에는 외부인을 고의로 등록시키거나 그에 관하여 허위보고를 한 적이 없다. 원고는 주민들의 공공이익을 위하여 연판장에 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자 2명의 서명을 적법하게 받았을 뿐 나머지 75명의 서명은 D이 받은 것이다. D에 대한 판정은 이 사건 재심판정과 별개의 사안이고, 원고와 달리 D은 재심신청을 포기하였다.

나)

원고가 외부인 등록을 허용한 것은 공부방의 수익 증대를 위한 것인 점, 원고가 3년 동안 휴가·지각·조퇴·결근 없이 성실하게 근무한 점, 참가인이 원고에 대한 2015. 9. 15.자 정리해고가 부당해고라고 판정되자 2016. 1. 26. 원고를 복직시키면서 같은 날 이 사건 통지를 한 것은 기존의 부당해고에 대한 구제처분을 잠탈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등을 종합하여 보면,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원고에게 귀책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거절은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다.

2)

절차적 하자

참가인은 이 사건 통지 당시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실질적인 사유를 제시하지 아니한 채 단순히 이 사건 근로계약의 계약기간이 만료되었다고 통보하였는데, 이는 해고사유의 서면통지를 규정하고 있는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한 것이다.

나.

관계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참가인은 2011. 7. 11. 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민들을 위해 이 사건 아파트 관리비에서 약 6,200만 원을 차용하여 이 사건 공부방을 개설하였고, 같은 달 13일 이 사건 공부방의 운영규정(이하 '이 사건 운영규정'이라 한다)을 제정하여 이용자 부담(월 4만 원)의 원칙 하에 지도교사 2명을 채용하고 같은 달 18일부터 이 사건 공부방을 운영해 왔다.

2)

원고는 2012. 9. 6. 참가인의 감사로서 이 사건 공부방에 대해 경영감사를 실시한 후 '이 사건 공부방의 직원이 이 사건 운영규정을 무시하고 외부인을 보고 없이 임의로 등록시키고 있는데, 이에 대해 적극적인 통제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감사종합보고서를 작성하여 참가인에게 보고하였다.

3)

원고는 2013. 2. 1. 참가인과 다음과 같은 내용의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이 사건 공부방의 지도교사로 채용된 후 격일로 근무하면서 공부방 이용자 등록 및 환경정리 업무를 담당하였다.

4)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이 매년 1년 단위로 종전과 동일한 근무조건(임금 및 수습기간 제외) 하에 갱신됨에 따라 2013. 2. 1. 부터 2016. 1. 31. 까지 이 사건 공부방에서 지도교사로 근무하였다(다만 원고와 참가인은 2015. 2. 1. 이 사건 근로계약을 갱신하면서 휴게시간에 관하여 서로 의견이 불일치한 까닭에 구두로 이 사건 근로계약을 갱신하였을 뿐 서면으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는 않았다).

5)

원고가 2014. 11. 11. 참가인의 지시를 받아 이 사건 공부방의 이용자 등록현황을 파악한 결과 이 사건 공부방에 등록된 이용자 93명 중 외부인이 35명인 것으로 밝혀졌고, 원고는 이를 참가인에게 보고하였다.

6)

참가인은 외부인이 이 사건 공부방을 이용한다는 민원이 계속 제기되자 2015. 4. 1. '이 사건 아파트의 거주자가 아닌 학생은 2015. 4. 1. 이후로 등록할 수 없고, 단기등록자에 한하여 2015년 4월까지는 이용 가능하나 2015년 5월부터는 연장이 불가능하며, 2015년 5월 이후의 선입 등록자는 등록금을 반환받아야 한다'는 내용의 공고문을 게시하였고(이하 '이 사건 공고'라 한다), 원고에게 외부인 등록 금지 및 환불 등의 조치를 지시하였다.

7)

참가인은 이 사건 공고 이후에도 계속 외부인이 이 사건 공부방을 사용한다는 민원이 제기되자, 이 사건 공부방의 지도교사인 원고 및 D에게 다시 이 사건 공부방의 이용자 등록현황을 파악하도록 지시하였고, 원고는 2015. 7. 21. 현재 이 사건 공부방을 이용하는 등록자 75명 전원은 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민이라는 내용의 등록현황문서를 작성하여 보고하였다.

8)

참가인은 2015. 7. 21. 입주자대표회의에서 독립회계로 운영되는 이 사건 공부방의 운영적자를 해소하기 위하여 이 사건 공부방의 운영방식을 '격일제'에서 '1일 3교대'(단시간 근로)로 변경하기로 의결하였고(이하 '이 사건 운영방식 변경 의결'이라 한다), 같은 달 23일 원고에게 위 의결에 따라 이 사건 공부방 운영방식의 변경을 통보하면서 단시간 근로자로의 근로형태 변경을 제안하였으나, 원고는 이를 거부하였다.

9)

참가인은 2015. 7. 24. 이 사건 아파트의 세대명부와 원고가 같은 달 21일 작성한 이 사건 공부방의 이용자 75명의 등록현황을 비교하여 외부인 등록 여부를 조사하였고, 그 결과 외부인 18명이 주소지(동/호수)를 허위로 기재하는 방법을 이용하여 부정등록한 사실을 확인하였다(특히 원고가 2015. 3. 25. 외부인으로 등록한 E의 경우, 참가인이 2015. 4. 1. 이 사건 공고를 하면서 선납 등록금을 환불 조치하도록 지시하였음에도 2015. 7. 22.까지 계속하여 이 사건 공부방의 이용자로 재등록한 사실이 확인되었다).

10)

참가인은 2015. 8. 13. 이 사건 공부방에서 근무할 단시간 근로자를 모집하여 6명을 신규 채용하였다.

11)

원고와 D은 2015. 8. 16.부터 같은 달 23일까지 이 사건 운영방식 변경 의결에 관하여 격일제에서 1일 3교대로의 공부방 운영방식 및 근로형태 변경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의 연판장을 돌렸고, 같은 달 24일 연판장에 77명의 서명을 받아 참가인에게 제출하였는데, 그 서명 중에는 대리서명, 외부인 서명이 포함되어 있었다.

12)

참가인은 2015. 9. 1. 원고에게 다음과 같은 사유로 이 사건 근로계약의 해지를 예고하면서 아울러 같은 달 10일까지 업무를 인계하라는 내용의 해고예고 통지서를 발송하였다.

13)

참가인은 2015. 9. 15. 원고에게 이 사건 공부방 운영의 경영적자로 인한 이 사건 운영방식 변경 의결에 따라 직제를 변경한다(격일제 → 1일 3교대 근무)는 사유로 해고를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1차 해고'라 한다).

14)

원고는 2015. 10. 19.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1차 해고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구제를 신청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6. 1. 4. 이 사건 1차 해고 당시 참가인에게 인원감축이나 조정이 불가피한 긴박한 경영상 필요가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1차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면서 위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

15)

참가인은 2016. 1. 22. 원고에게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에 따라 같은 달 26일부터 복직할 것을 명령하면서 다음과 같은 제한을 두었다.

16)

참가인은 2016. 1. 26. 원고에게 이 사건 통보를 하였고, 이에 원고는 같은 달 29일 참가인에게 이 사건 통보가 무효이고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에 관한 정당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면서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의 취소를 요청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17)

원고의 근무내역을 정리한 표에 따르면 원고는 2015년 6월 및 7월의 기간 동안 짝수일에 근무하였는데, 참가인이 2015. 7. 24. 등록사실을 확인한 외부인 18명 중 등록일이 확인되지 않은 2명을 제외하고 9명이 짝수일에, 7명이 홀수일에 이 사건 공부방에 이용자로 등록하였다.

18)

F은 2010, 2011년경 이 사건 아파트의 205동 동대표였는데, 2016. 2. 20. 다음과 같은 내용의 문서에 서명하였다.

19)

D은 2011. 7. 11. 계약기간을 같은 날부터 2012. 7. 10.까지로 정하여 근무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공부방의 지도교사로 근무하였는데, 원고와 마찬가지로 매년 계약기간을 1년으로 하여 근로계약을 갱신해 오던 중 2016. 4. 11. 참가인으로부터 외부인 등록금지에 관한 업무지시 위반, 연판장 서명운동 등을 이유로 정직 3개월의 징계처분을 받았다. D은 이에 불복하여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으나, 2016. 6. 23. 서울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기각 결정을 받은 후 같은 해 7월경 근로계약기간 만료로 퇴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9호증의 각 기재, 을가 제1, 2, 4,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3.

판단

가.

이 사건 근로계약이 기간의 정함이 있는 계약인지 여부

앞서 인정한 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와 참가인은 2015. 2. 1. 이 사건 근로계약을 갱신하면서 그 계약기간을 2016. 1. 31.까지로 정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1)

원고와 참가인은 2013. 2. 1.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처음 체결하면서 계약기간을 1년으로 정하였고, 2014. 2. 1. 및 2015. 2. 1. 2회에 걸쳐 이 사건 근로계약을 갱신하면서도 마찬가지로 계약기간을 1년으로 정하였다.

2)

원고는 C생으로서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처음 체결한 2013. 2. 1. 당시 67세였으므로, 참가인의 취업규칙에 따르면 정년(60세) 이후 일정기간 동안 한시적으로 채용된 촉탁사원에 해당하는데(제4조 제2호), 위 취업규칙에는 이와 같은 촉탁사원의 취업계약 기간에 관하여 개별 촉탁근로계약 상의 계약기간에 따를 것을 규정하고 있다(제10조 제1호).

3)

원고가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상의 고령자에 해당하므로 참가인은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2년을 초과하여 원고를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할 수 있고(제4조 제1항 단서), 이러한 경우에도 원고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간주되지 아니한다(같은 조 제2항).

나.

참가인에게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 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1두12528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인 판단

비록 참가인의 취업규칙에는 근로계약 갱신의 절차나 기준에 관하여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는 않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이 2013. 2. 1.부터 2016. 1. 31.까지 3년 동안 원고에 대해 별도의 인사평가절차 등을 거치지 아니하고도 매년 근로계약을 갱신해 왔고, 2011. 7. 11.부터 2016년 7월경까지 약 5년 동안 이 사건 공부방의 다른 지도교사인 D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별도의 인사평가절차 없이 근로계약을 매년 갱신하였으며, 원고가 이 사건 공부방에서 맡아 온 공부방 이용자 등록 및 환경정리 업무는 이 사건 공부방이 계속 운영되는 한 누군가에 의해 상시적·지속적으로 수행되어야 하고, 참가인도 원고의 업무가 이와 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근로계약의 종료일인 2016. 1. 31. 당시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에 관하여 정당한 갱신기대권이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다.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존재하는지 여부

앞서 인정한 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신뢰관계가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훼손되어 참가인이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갱신거절의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1)

원고는 이 사건 공부방에 외부인의 등록을 허용함으로써 이 사건 운영규정 및 참가인의 지시를 위반하였다.

이 사건 운영규정 및 운영세칙에 따르면 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민이 아닌 외부인은 이 사건 공부방에 등록할 수 없고, 등록할 때에는 입주민임을 증빙할 수 있는 서류가 필요하다. 나아가 참가인은 2015. 4. 1. 이 사건 공고를 함과 동시에 원고에게 외부인의 등록 금지를 지시하였고, 그 이전에도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소장 등을 통하여 원고에게 이를 주지시켰다.

그런데 원고는 2015. 4. 1. 이전에 자신이 외부인의 이 사건 공부방 등록을 허용했다고 스스로 인정하고 있고, 한편 이 사건 운영규정상 이 사건 공부방은 월 또는 일단위로 등록할 수 있는데, 원고가 2015년 6월 및 7월의 짝수일에 근무하였고, 2015. 7. 24. 외부인으로 밝혀진 이 사건 공부방의 등록자 18명 중 9명이 해당 기간의 짝수일에 등록을 하였으며, 특히 E의 경우 참가인이 2015. 4. 1. 이 사건 공고를 하면서 환불 조치를 지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2015. 7. 22.까지 계속하여 이 사건 공부방의 등록자로 남아있었던 점에 비추어 볼 때, 원고는 2015년 6월부터 7월 사이에 고의로 위 9명의 등록을 받아준 것으로 추단할 수 있다. 결국 원고는 2015. 4. 1. 이전뿐 아니라 그 이후에도 외부인의 이 사건 공부방 등록을 허용함으로써 이 사건 운영규정 및 참가인의 지시를 위반하였다.

2)

원고는 2015. 7. 21. 참가인으로부터 이 사건 공부방의 등록자 현황 파악을 지시받고 이 사건 공부방의 등록자 75명 전원이 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민이라는 내용의 문서를 작성하여 보고하였는데 그 내용이 허위로 밝혀졌다. 여기에다가 원고가 이 사건 공고 이후에도 외부인의 공부방 등록을 허용한 점을 더하여 보면, 원고가 퇴실 등의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거나 외부인 여부를 제대로 파악하지 아니한 채 허위로 위 75명 전원이 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민이라고 보고하였을 가능성이 높다.

3)

원고는 2015. 7. 23. 참가인의 근로조건 변경 제안을 거절하였는데, 이 제안이 이 사건 공부방의 운영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적법한 입주자대표회의의 의결을 거쳐 채택된 것임을 고려할 때 원고의 거절은 적어도 참가인이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 고려할 수 있는 사항으로 보아야 한다. 근로관계의 지속 중 근로조건 변경의 필요성이 적법한 절차를 거쳐 제기된 이상 근로자가 근로관계의 갱신에 관하여 가지는 신뢰가 그 필요성의 발생 이전과 동일하다고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4)

원고는 D과 함께 연판장을 돌려 입주민 77명의 서명을 받았는데, 그 서명 중에 대리서명 및 외부인 서명이 포함되어 있었던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참가인의 업무에 부당한 방법으로 부적절한 영향을 끼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위 77명 중 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민 2명의 서명을 받았을 뿐 나머지 75명은 D이 받은 서명이라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고, 설령 원고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D과 함께 연판장의 서명을 받아 참가인에게 제출한 이상 원고는 그 제출에 따른 책임을 D과 함께 부담한다.

5)

위와 같은 원고의 행위는 참가인의 취업규칙 제56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고(제1, 2, 8, 13, 14, 15호 참조), 그 행위가 적어도 참가인이 외부인의 등록사실을 맨 처음 인지한 2014. 11. 11.부터 2015년 말경까지 1년 이상 지속되었으며, 특히 이 사건 공부방에 등록한 외부인의 비율이 작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신뢰관계는 이 사건 근로계약의 계약기간 종료일인 2016. 1. 31. 당시 상당 부분 훼손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6)

원고는 참가인이 징계에 관한 재량권의 한계를 일탈하거나 그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근로계약이 종료되었고 참가인의 갱신거절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이상 이 사건 통보는 단순히 이 사건 근로계약의 종료를 알리는 통지에 불과할 뿐 이를 징계처분으로 볼 수는 없으므로, 이와 달리 이 사건 통보가 징계처분에 해당함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라.

절차상 하자가 존재하는지 여부

앞서 인정한 사실에다 다음과 같은 점을 더하여 보면, 이 사건 통보는 그 실질이 해고가 아니라 이 사건 근로관계의 종료에 따른 갱신의 거절에 불과하기 때문에 해고에 관하여 적용되는 근로기준법 상의 절차가 그대로 적용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참가인이 이 사건 통보 당시 원고에게 근로기준법 제27조에 따라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실질적 이유를 제시할 의무까지 부담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달리 이 사건 통보가 해고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가)

근로자의 보호필요성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 근로계약의 갱신 거절의 경우는 해고에 비해 근로자를 보호할 필요성 및 그 정도가 낮다.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은 그 계약기간이 만료됨으로서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법률관계가 원칙적으로 종료되고, 다만 갱신기대권이 인정되고 갱신의 거절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 예외적으로 종래의 근로계약과 동일한 내용으로 근로계약의 갱신을 인정하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 근로자는 갱신에 의한 근로관계의 지속에 관하여 '예외적·추가적'인 기대와 신뢰를 가지고 있을 뿐이다.

반면 해고는 존재하던 근로관계가 사용자에 의해 일방적으로 단절되는 것이므로, 이 경우 사용자는 근로자가 '원칙적·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던 근로관계의 지속에 관한 기대나 신뢰를 침해하게 된다. 이러한 기대나 신뢰는 사용자가 애초에 근로계약의 체결을 통해 근로자에게 약속하고 보장한 것이므로 그 보호가치가 크다.

근로기준법 제27조에서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하도록 함으로써 사용자가 해고 여부를 더 신중하게 결정하도록 하고,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사유를 명확히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되고 근로자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임을 고려할 때(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두41401 판결 등 참조), 근로자의 보호 필요성 및 정도가 해고에 비해 낮은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 근로계약의 갱신 거절의 경우에도 위 법리가 그대로 적용된다고 보기 어렵다.

나)

원고는 시용기간 만료시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하는 경우에도 근로기준법 제27조가 적용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 근로계약의 갱신 거절의 경우에도 근로기준법 제27조가 적용되어야 한다면서 대법원 2015두48136 판결을 원용하고 있으나, 이는 시용계약과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 근로계약의 본질적인 차이를 간과한 것이어서 부적절하다.

시용계약이란 본계약 체결 전에 근로자가 앞으로 담당할 업무를 수행할 능력이 있는지 여부를 사용자가 일정 기간 동안 평가하기 위하여 체결하는 계약으로서 일종의 해약권유보부 근로계약(사용자가 근로자를 정식사원으로 채용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평가할 경우 향후 근로계약을 해지하기로 하면서 체결하는 근로계약)이다.

따라서 시용기간 중에 있는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시용기간 만료시 본계약의 체결을 거부하는 것은 사용자에게 유보된 해약권의 행사에 해당하고(대법원 2006. 2. 24. 선고 2002다62432 판결 등 참조), 이는 사용자가 본계약의 체결이라는 약속을 통해 근로자에게 본계약의 체결에 관한 신뢰와 기대를 부여하였다가 이를 저버리는 행위로서 해고와 본질적으로 유사하다.

그러나 앞서 보았듯이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 근로계약의 갱신 거절의 경우는 해고와는 그 구조와 본질이 다르므로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다)

이 사건의 경우 원고가 애초에 촉탁사원으로서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이 사건 근로계약의 내용이나 참가인의 취업규칙에는 근로계약 갱신의 절차나 기준에 관한 규정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단순히 원고가 담당했던 업무의 성격 및 이 사건 근로계약이 갱신되어 온 관행 등에 의하여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이다.

만약 이와 같은 경우에도 근로기준법 제27조가 적용된다면 이는 갱신기대권의 인정 여부조차 불분명한 상태에서 사용자에게 과도한 의무를 부담시키는 것이고, 결과적으로 사용자에게 기간만료로 인한 근로계약의 종료시 언제나 근로기준법 제27조의 규정을 준수하도록 사실상 강제하는 결과를 낳을 위험성이 높아 부당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순욱(재판장) 이희수 김영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