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소를 각하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당사자들의 지위 등
참가인은 1994. 7. 1. 설립되어 상시 약 10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기자재 검사 등 기술용역서비스업을 행하는 법인이다.
원고는 주식회사 포스코(이하 '포스코'라고만 한다) 및 그 계열사에서 발주하는 기자재 검사용역 수주 관련 업무를 담당하기로 하고 2015. 5. 27. 참가인과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된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2015. 6. 1.부터 참가인에 입사하여 플랜트사업부 사장으로 근무하였다.
참가인은 2015. 7. 16. 포스코와 계약기간을 2015. 7. 1.부터 2017. 6. 30.까지, 계약금액을 775,500,000원(부가세 포함)으로 하는 2015년 국내외 기자재 검정용역 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포스코 계약'이라 한다). 한편,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당시 참가인에게 이 사건 포스코 계약이 참가인이 원하는 유리한 조건으로 체결될 수 있도록 원고가 주요한 역할을 담당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참가인의 원고에 대한 정직 및 전보발령
원고는 2015. 11. 4. 새로 입사하게 된 여직원(이하 '이 사건 직원'이라 한다)과 함께 회식을 하였고, 이 사건 여직원은 2015. 11. 5. 창원에서 있었던 참가인 신입사원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하지 못했다. 원고는 2015. 11. 5. 근무시간에 포스코 서울중앙지회 산행에 참여하여 뒷풀이로 음주를 한 후 하산하던 도중 참가인의 대표이사 C로부터 전화를 받게 되었다. C는 원고에게 이 사건 여직원이 전날 원고와의 회식자리에서 과음을 하여 창원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하지 못하였다는 취지로 말하였고, 원고는 C와 위 문제로 이야기를 하다가 시비가 되어 C에게 "이 자식", "이 새끼" 등의 욕설 내지 폭언(이하 '이 사건 폭언'이라 한다)을 하였다.
참가인은 2015. 11. 6. 원고에게 장기적인 경기불황으로 검정업무가 격감하여 회사운영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2015. 11. 9.부로 근로계약을 해지한다고 통보하였다.
참가인은 2015. 11. 9. 원고에게 '상사(대표이사)에 대한 폭언, 장기적인 경기불황으로 인한 경영악화'을 사유로 하여 근로계약을 해지한다는 내용증명을 작성하여 2015. 11. 12. 발송하였다(이하 '제1 해고'라 한다).
원고는 2015. 11. 17.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2015부해2914호로 제1 해고에 대하여 부당해고 구제신청(이하 '제1 부당해고 구제신청'이라 한다)을 하였는데,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6. 1. 13. 제1 해고를 부당해고로 인정하여 원고의 구제 신청을 받아들인다는 취지의 판정(이하 '제1 부당해고 초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참가인은 위 초심판정에 대하여 2016. 2. 5. 중앙노동위원회에 2016부해152호로 재심신청을 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16. 5. 4. 초심유지 판정을 하였다.
참가인은 2016. 1. 22. 원고에게 복직을 명하면서, '근로자성이 인정된 노동위원회의 결정을 반영하여 대내외적으로 직위에 혼동이 없도록 한다'는 이유로 직위를 사장에서 이사로 강등하고 이 사건 근로계약시 제공하기로 하였던 200만 원 한도의 법인카드를 지급하지 않았다.
참가인은 2016. 2. 1. 원고에게 참가인의 대표이사에 대한 폭언·욕설 및 법인카드 무단 사용에 대한 징계사실관계 확인서를 발송하여 2016. 2. 3.까지 소명자료를 제출하라고 요청하였고, 원고는 2016. 2. 2. 징계사실 소명자료를 참가인에게 제출하였다. 참가인은 2016. 2. 4. 원고에게 취업규칙 제22조(제77조의 오기로 보인다) 제7항, 제14항을 근거규정으로 하여 '대표이사에 대한 폭언(사장의 직분으로 대표이사/회장에게 업무상 통화 중 이 자식, 이 새끼 등의 폭언을 함'을 징계사유로 하여 2016. 2. 5.부터 2016. 4. 4.까지 2개월간 정직에 처한다는 징계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정직'이라 한다).
참가인은 2016. 4. 8. 원고에게 2016. 4. 18.부터 서울에 있는 참가인 본사에서 포항사무소로 전출명령을 하였는데(이하 '이 사건 전보발령'이라 한다), 그 사유는 '포스코 측 영업관리를 담당함에 있어 포스코의 실질적인 본사인 포항으로 전출하여 업무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자 함'이다.
원고는 2016. 4. 12. 참가인에게 이 사건 전보발령이 부당한 인사조치라며 항의하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보냈다. 참가인은 원고에게 2016. 4. 20.과 2016. 5. 10.에 두 차례에 걸쳐 원고에게 이 사건 전보발령에 응하지 않으면 징계하겠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보냈고, 원고는 2016. 5. 17. 이에 대하여 항의하는 내용의 내용증명을 보냈다.
한편, 참가인의 포스코 및 그 계열사에 대한 수주 관련 영업은 대부분 참가인 포항사무소에서 이루어지고 있고, 참가인의 플랜트사업부 소속 근로자 대부분은 참가인 포항사무소에서 근무하고 있다. 원고는 이 사건 전보발령 당시 서울의 고시텔에서 혼자 거주하고 있었고, 이 사건 전보발령에는 근무지 변경에 관한 내용만 있을 뿐, 그 외에 임금 삭감 등의 내용은 없었다.
원고의 부당정직 및 부당전보 구제절차
원고는 2016. 4. 14.과 2016. 4. 19.에 이 사건 정직 및 이 사건 전보발령을 대상으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2016부해811, 846호(병합)로 부당정직 및 부당전보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6. 6. 10.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
원고는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16. 7. 14. 중앙노동위원회에 2016부해799호로 재심신청을 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16. 10. 25.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참가인 취업규칙 중 이 사건과 관련이 있는 부분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4, 5, 11호증, 을가 제1 내지 11호증, 을나 제4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정직에 관한 주장
참가인은 이 사건 폭언을 이유로 원고의 직위를 사장에서 이사로 강등하였음에도 또다시 이 사건 정직을 한 것은 이중징계에 해당한다.
원고는 이 사건 직원과 회식을 할 당시 다음 날 창원에서 신입사원 오리엔테이션이 있다는 것을 알지도 못하였는데, C가 전화를 하여 '왜 이 사건 직원에게 술을 먹여 오리엔테이션에 참여하지 못하게 만들었냐'며 큰소리를 치고 시비를 걸기에, 이 사건 폭언을 하게 된 것이다. 또한 참가인이 원고를 이 사건 정직에 처한 것은 제1 부당해고 구제신청에 대한 보복성 조치이거나 포스코와의 계약 연장이 이루어지자 원고를 퇴출시키려는 목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이 사건 폭언은 이를 위한 구실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 사건 정직의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거나 그 징계양정이 과다하다.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지 않고 대표이사가 독단적으로 이 사건 정직을 결정한 것이므로 징계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정직은 부당하고, 이와 결론은 달리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이 사건 전보발령에 관한 주장
원고는 송도나 서울 등 수도권에 있는 포스코 계열사에 대한 영업 등을 위해 참가인 서울 본사에서 근무하기로 하고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근무장소를 참가인 서울 본사로 특정하여 기재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참가인은 제1 해고가 원고의 제1 부당해고 구제신청 사건에서 부당해고로 인정되자 업무상 필요성이 없음에도 오로지 원고를 퇴출시키고자 하는 목적으로 원고와의 협의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도 않은 채 독단적으로 이 사건 전보발령을 한 것이다. 또한 이 사건 전보발령은 서울에서 20년 이상 거주하면서 서예학습과 천주교 종교활동을 하고 있는 원고에게 중대한 생활상 불이익을 주는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전보발령은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할 것이고, 이와 결론을 달리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소의 적법 여부에 대한 판단
갑 제1호증, 을가 제11호증 등 기록에 의하면, 참가인이 이 사건 정직 및 전보발령 이후인 2016. 8. 22. 원고를 해고한 사실(이하 '제2 해고'라 한다), 원고는 2016. 11. 15. 제2 해고를 대상으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2016부해2371호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다가 이 사건 재심판정 이후인 2016. 12. 22. 위 구제신청을 취하한 사실, 참가인이 이 사건 해고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사실이 각 인정되고, 당사자들은 2017. 4. 6. 1차 변론기일에서 현재 원고의 해고가 확정된 상태인 점은 다툼이 없다고 진술하였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정직 및 전보발령 이후에 있었던 제2 해고로 인하여 참가인과의 근로관계가 확정적으로 종료되었다 할 것이므로, 원고로서는 근로관계 유지를 전제로 하는 이 사건 정직 및 이 사건 전보발령의 유효 여부에 관한 이 사건 재심판정을 다툴 소의 이익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
나아가 가정적으로 본안에 관하여 살펴보더라도, 앞서 본 사실관계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정직 및 전보발령은 정당하다고 할 것이고, 이와 결론을 같이 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고 할 것이므로, 본안에 관한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기도 어렵다.
이 사건 정직에 관하여여 보건대, ① 참가인이 원고의 직위를 사장에서 이사로 변경한 것은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의 지위에 있다는 제1 부당해고 초심판정의 취지에 따라 원고가 대내외적으로 참가인을 대표할 권한이 있는 것으로 오인되지 않도록 직위를 변경할 업무상 필요성이 있었고 임금을 삭감하지도 않았으므로 이를 징계로 볼 수 없어서 이 사건 정직이 이중징계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고, ② 원고가 근무시간에 음주한 상태에서 참가인의 대표이사에게 이 사건 폭언을 한 것은 취업규칙 제77조 제7호 또는 제14호에 해당하여 정직의 징계사유로 인정되고, ③ 이는 직장 내의 위계질서에 해악을 끼치고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신뢰관계를 훼손하는 행위이고 이에 더해 원고의 지위, 비위행위의 경위와 이에 대한 원고의 태도 등을 참작하여 볼 때 이 사건 정직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것으로서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며, ④ 참가인이 이 사건 정직 이전에 징계사실관계 확인서를 발송하면서 원고에게 변명의 기회를 주었고 이에 따라 원고가 징계사실 소명자료를 제출하는 등 취업규칙 제80조에서 정한 절차를 거쳤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징계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전보발령에 관하여 보건대, ① 원고는 포스코 및 그 계열사에서 발주하는 기자재 검정용역 수주관련 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채용되었는데, 그 영업의 거의 대부분이 이 사건 전보발령지인 포항에서 이루어지고 있고 그에 따라 원고가 부서장인 플랜트사업부 소속 근로자 대부분도 포항에서 근무하고 있으므로(참가인은 위 사업부 근로자 중 서울에 근무하는 직원은 원고를 제외하고 여직원 1명뿐이라고 주장한다) 이 사건 전보발령에는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할 것이고, ② 원고의 당초 서울에서의 거주형태에 비추어 이 사건 전보발령으로 거주형태에 큰 변화가 초래될 것으로 예상되지는 않고 임금의 삭감 등 금전적 불이익도 없었으므로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을 참작하더라도 참가인이 업무상의 필요에 따라 원고에게 이 사건 전보발령을 함으로 말미암아 원고가 입게 되는 생활상의 불이익이 원고가 근로자로서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며, ③ 위에서 본 이 사건 근로계약의 체결 경위, 이 사건 포스코 계약 체결 이후 원고의 영업 실적, 참가인이 포스코 및 그 계열사에 대한 수주 관련 영업을 하는 중심 지역 및 참가인의 취업규칙 제17조 등을 고려하여 볼 때,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1. 취업종목 및 근무부서 : 플랜트사업부(B 본사)'라고 기재하였다는 사실만으로 참가인과 원고 사이에 원고의 근무 장소를 서울로 한정하는 것에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④ 앞서 본 사정들을 참작할 때 참가인이 이 사건 전보발령을 함에 있어 원고의 동의를 얻지 못하였다거나 원고와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전보가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1997. 7. 22. 선고 97다18165, 18172 판결 참조).
결론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진현(재판장) 이호동 이규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