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7. 6. 29. 선고 2016구합9602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당사자들의 지위

1)

C 공제조합(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은 상시 약 44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보험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2)

원고는 소외 회사에 고용된 근로자들을 조직대상으로 하여 2002. 5. 22. 설립된 기업단위 노동조합이고, 참가인 역시 소외 회사에 고용된 근로자들을 조직대상으로 하여 2013. 9. 11. 설립된 기업단위 노동조합이다.

나.

원고와 소외 회사의 단체협약 체결 등

1)

원고와 소외 회사는 2013. 2. 5. 아래와 같은 내용이 포함된 2013년도 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2)

참가인이 2013. 9. 11. 설립된 후, 원고와 참가인은 2013. 10. 10. 소외 회사에 2014년 임금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을 요구하였고,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쳐 원고가 교섭대표 노동조합으로 결정되었다. 원고와 소외 회사는 2013. 11.부터 2014. 2.까지 임금교섭을 진행하여 2014. 2. 25. 2014년도 임금협약을 체결하였다.

3)

원고는 2014. 10. 2. 소외 회사에 2015년도 임금협약 및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을 요구하였고, 원고와 소외 회사는 2015. 10. 7. 2015년도 임금협약을 체결하였다.

4)

참가인은 2015. 10. 7., 원고는 같은 달 12. 각각 소외 회사에 2016년도 임금협약 및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을 요구하여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쳐 원고가 2015. 11. 5. 교섭대표 노동조합으로 결정되었다.

5)

원고와 소외 회사는 2015. 12. 31. 정년 연장, 임금피크제 적용, 통상임금 범위 등의 내용을 담은 2016년 임금체계개편안에 대한 잠정합의서를 체결하였다.

6)

소외 회사는 2015년 및 2016년 원고에게만 이 사건 단체협약 제8조 제2항에 따라 근로시간 면제 한도 3,000시간을 부여하였다. 한편 원고는 소외 회사 부근의 옥탑 사무실을 노조사무실로 임대하여 사용하다가 2015. 8.경부터 소외 회사 건물 2층으로 이전하여 사무실을 이용하고 있다.

다.

참가인의 시정명령 신청

1)

참가인은 2016. 4. 14.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2016공정9/부노44 병합으로 원고와 소외 회사가 참가인에게 근로시간 면제 한도를 배분하지 않는 행위, 편의시설(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하지 않는 행위, 임금협정 및 단체교섭 진행사항에 대하여 공개를 거부한 행위, 원고가 근로자 과반수 노동조합이 아님에도 임금협정 체결을 독점하고 참가인의 교섭 참여권을 박탈한 행위, 이 사건 단체협약을 행정관청에 미신고한 행위, 원고가 근로자 과반수 노동조합이 아님에도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을 위촉하고 소외 회사는 이를 묵인한 행위는 모두 공정대표의무 위반 및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이에 대한 시정명령을 신청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6. 6. 8. 참가인이 이 사건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이 만료된 이후 원고 및 소외 회사에 지속적으로 근로시간 면제 한도 시설편의 제공을 요청하였으나 이를 제공받지 못하였고, 소외 회사는 2015년, 2016년에는 별도의 단체협약 체결 없이 이 사건 단체협약에 따라 원고에게만 근로시간 면제 및 시설편의를 제공하였으므로 원고는 교섭대표 노동조합으로서의 지위와 역할을 해태한 것이라는 등의 이유로 원고와 소외 회사가 참가인에게 근로시간 면제 한도를 전혀 부여하지 않고 편의시설도 제공하지 않은 것은 공정대표의무 위반임을 인정하고 원고 및 소외 회사에 이를 시정하도록 하면서 참가인의 나머지 신청은 모두 이유 없다고 기각하는 내용의 판정을 하였다.

2)

원고와 소외 회사는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원고는 2016. 7. 19. 2016공정18호로, 소외 회사는 같은 달 20. 2016공정19호로 각각 재심을 신청하였다. 위 재심절차에서 소외 회사는 2016. 10. 13. 재심신청을 취하하였고, 원고는 초심판정 중 근로시간 면제 한도 미부여만 다투고 편의시설 미제공 부분은 다투지 않았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6. 11. 2.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6, 7, 9, 13, 14호증, 을가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단체협약의 유효기간 만료일 전인 2014. 10. 2. 소외 회사에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을 요구하였으나 소외 회사의 대표자가 2014. 3.경 퇴임하는 등의 사유로 소외 회사와 정상적인 교섭이 불가능한 상태였던 점, 또한 원고는 소외 회사를 2014. 8. 7.경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고소, 고발한 사실이 있어 그에 따른 조사결과를 지켜보기 위하여 교섭이 지연되었던 점, 원고는 참가인으로부터 새로운 단체협약 체결시 참가인의 의견을 반영하여 줄 것만을 요청받았을 뿐 직접적으로 근로시간 면제 한도 배분 요청을 받은 사실이 없었던 점, 원고는 참가인의 의견 반영 요청에 대한 검토를 위하여 참가인에게 조합원 명단의 공개를 요구하였으나 참가인은 이에 응하지 않았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나.

판단

1)

헌법 제33조 제1항은 근로자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자주적인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고 규정하여 근로자의 단결권, 단체교섭권(단체협약체결권이 포함된다) 및 단체행동권을 보장하고 있는데,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은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복수 노동조합이 존재하는 경우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쳐 교섭대표노동조합을 결정하도록 하고(제29조의2), 교섭대표노동조합에게만 단체교섭권과 쟁의행위 주도권을 인정하여(제29조 제2항, 제29조의5, 제30조, 제37조 제2항),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되지 못한 노동조합(이하 '소수노동조합'이라 한다)의 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제한하고 있다.

노동조합법이 이와 같이 소수노동조합의 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제한하는 것은 교섭절차를 일원화하여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교섭체계를 구축하고, 소속 노동조합이 어디든 관계없이 조합원들의 근로조건을 통일하고자 하는 데 그 목적이 있는 것으로(헌법재판소 2012. 4. 24. 선고 2011헌마338 결정 참조), 노동조합법은 이러한 제한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교섭대표노동조합의 대표자에게 교섭을 요구한 모든 노동조합 또는 조합원을 위하여 사용자와 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을 부여하고(제29조 제2항),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사용자에게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 또는 그 조합원 간에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공정대표의무를 부과하고 있다(제29조의4 제1항).

그런데 단체협약에는 개별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정한 규범적 부분 외에 '근로시간 중 조합활동의 인정', '전임자의 인정', '노동조합 사무소의 제공'과 같은 노조활동에 관한 조항(이는 단체협약 중 채무적 부분의 일부이다)이 포함될 수 있고, 이러한 노조활동에 관한 내용은 개별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관한 것이 아니라 노동조합 자체의 존속·유지·활동에 관한 것으로 노동조합법이 소수노동조합의 단체교섭권을 제한하는 목적, 즉 교섭절차의 일원화를 통한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교섭체계의 구축이나 근로조건의 통일과는 별다른 관련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수노동조합은 노조활동에 관한 부분이 규범적 부분과 함께 단체협약의 내용이 된다는 사정으로 인하여 규범적 부분뿐만 아니라 노조활동에 관한 부분에 대하여도 단체교섭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단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서 경쟁관계에 놓여있던 교섭대표노동조합이 사용자와 협상을 통하여 얻어내는 결과물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처지이므로 소수노동조합을 보호할 필요가 있고, 그 내용이 노조의 기본적 활동에 관한 것일 때에는 그 필요성이 더욱 크다고 할 것이다(서울행정법원 2013. 11. 21. 선고 2013구합17053 판결 참조).

2)

갑 제3호증, 갑 제12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① 소외 회사의 대표자인 이사장 D가 2014. 3. 5. 퇴임한 사실, ② 원고는 2014. 10. 2. 소외 회사에 2015년도 임금협약 및 제5차 단체협약 교섭을 요청한 사실, ③ 원고는 2014. 12. 31., 2015. 1. 30., 같은 해 2. 5., 같은 해 2. 16., 같은 해 3. 25. 소외 회사에 2015년도 임금 및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실무교섭 또는 본교섭을 각각 요구하였으나, 소외 회사는 2015. 1. 8., 같은 해 2. 3., 같은 해 2. 12., 같은 해 3. 3., 같은 해 4. 2. 원고에게 소외 회사의 내부사정상 또는 소외 회사에 대한 고소·고발에 따른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출석조사 일정상 실무교섭 또는 본교섭을 연기한다고 통보한 사실, ④ 원고와 소외 회사는 2015. 6. 19.경부터 교섭을 진행하여 같은 해 10. 7. 2015년 임금협약만을 체결한 사실, ⑤ 원고는 위 2015년 임금협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2015. 6. 24. 소외 회사에 단체협약 갱신 요구(안)과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참가인이 원고에게 근로시간 면제 한도 배분을 요청한 공문(2014. 8. 12. 발송 공문, 2014. 8. 18. 발송 공문, 2014. 11. 12. 발송 공문)을 송부하였던 사실, ⑥ 원고와 소외 회사는 2015. 12. 7.부터 2016. 9. 26.까지 2016년도 임금협약을 위한 교섭을 하여 2016. 9. 27. 2016년, 2017년 잠정 임금합의서를 체결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갑 제10호증의 1 내지 17, 을가 제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① 참가인은 2014. 8. 12. 원고에게 '2014년 단체교섭에서 과반수 노동조합으로 선정되어 사용자와 교섭시 우리 노동조합에 대한 교섭 요구사항'이라는 제목 아래에 '근로시간 면제한도 관련하여 현재 3,000시간을 귀 노동조합에서 사용하고 있으며 우리노동조합은 500시간 요구함(구체적인 검토후 답변 바랍니다)'라는 내용을 포함한 공문을 발송한 사실, ② 참가인은 2014. 8. 18. 원고에게 위와 같은 내용이 포함된 공문을 발송한 사실, ③ 참가인은 2014. 9. 15. 원고에게 위와 같은 요청에 대하여 원고가 답변을 하지 않고 있음을 지적하며 같은 달 22.까지 답변을 할 것을 요구하며 답변이 없을 경우 노동조합법에 따른 고발조치 등을 할 것임을 통보한 사실, ④ 참가인은 2014. 11. 12. 원고에게 위 ①항 기재와 같은 내용의 포함된 공문을 발송한 사실, ⑤ 참가인은 2015. 1. 30. 및 같은 해 6. 15., 같은 해 8. 19. 원고에게 소외 회사와의 단체협약 및 임금협약 체결에 관한 내용을 공개할 것을 요구한 사실, ⑥ 참가인은 2015. 12. 4. 원고에게 '2015년도 단체협약 및 2016년도 임금협정 체결과 관련한 우리노동조합의 요구안에 대한 최고장(3차)'라는 제목 아래에 '귀 노동조합에서는 근로시간 면제한도 관련하여 매년 4,000 시간을 사용하고 있으며 우리 노동조합에는 근로시간 면제한도 차별금지 및 최소한 1,000시간 요구'라는 내용이 포함된 공문을 발송한 사실도 인정할 수 있다.

3)

위에서 인정한 사실관계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일반적으로는 교섭대표노동조합이 소수노동조합의 요구사항을 단체교섭에서 관철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교섭대표노동조합 스스로도 그와 동일한 사항을 자신의 단체협약에 포함시키지 못했다면 소수노동조합을 차별한 것은 아니어서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지만, 교섭대표노동조합이 자신은 단체교섭 없이도 기존의 단체협약에 따라 일정한 사항을 사용자로부터 보장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와 내용이 동일한 소수노동조합 요구사항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교섭하지 않음으로써 단체협약에 반영하지 못한 경우는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있는 점(서울행정법원 2013. 6. 12. 선고 2012구합35375 판결 참조), ② 원고는 참가인이 설립되기 이전에 소외 회사와 체결한 이 사건 단체협약 제8조에 따라 근로시간 면제 한도를 보장받고, 이 사건 단체협약 부칙 제1조에 따라 이 사건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이 만료되고 별도로 단체협약을 체결하지 않더라도 근로시간 면제 한도는 계속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는 점, ③ 참가인은 이 사건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이 만료되기 이전부터 원고에게 지속적으로 근로시간 면제 한도를 배분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고, 원고가 소외 회사에 참가인의 근로시간 면제 한도 배분 요청 공문을 송부하기도 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참가인의 근로시간 면제 한도 배분 요구를 알고 있었음에도 이에 대하여 별다른 응답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소외 회사 2015년도 임금협약 및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 과정에서 내부사정 등으로 교섭 일정을 연기한 사정은 인정되나, 소외 회사는 2015. 6. 19.경부터는 정상적으로 교섭에 임하였던 점, ⑤ 그럼에도 원고와 소외 회사는 2015. 10. 7. 근로시간 면제 한도를 정하고 있는 단체협약은 갱신하지 아니한 채 임금협약만을 체결하였던 점, ⑥ 원고가 2015년도 임금협약 및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 과정에서 소외 회사에 제5차 단체협약 갱신 요구(안) 및 참가인이 원고에게 근로시간 면제 한도 배분을 요구한 공문을 송부하였음에도 그에 대한 단체협약이 체결되지 않았던 사정과 그에 반하여 소외 회사는 초심판정의 시정명령에 별다른 불복 없이 참가인과 근로시간 면제한도 배분을 위한 협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사정에 비추어, 원고가 소외 회사에 참가인에게도 근로시간 면제 한도를 배분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적극적으로 요구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와 소외 회사가 참가인에게 근로시간 면제 한도를 배분하지 아니한 행위는 합리적 이유 없이 참가인을 차별하는 행위라고 봄이 상당하다.

다.

소결론

결국 원고와 소외 회사가 참가인에게 근로시간 면제 한도를 배분하지 아니한 행위는 합리적 이유 없이 참가인을 차별하는 행위로서 노동조합법 제29조의4 제1항에 따른 공정 대표의무를 위반한 행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진현(재판장) 이호동 이규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