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17. 11. 24. 원고에게 한 요양급여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2017. 5. 28. 13:30경 김포시 B에 있는 근린생활시설 신축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현장에서 추락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로 '양측 수근부 요골 및 척골 개방성 골절, 우측 주관절 탈구, 우측 상완골 머리 골절, 우측 광대 위턱뼈 골절, 우측 눈확지붕 골절, 두개골 골절, 외상성 지주막하 출혈' 진단을 받은 후 피고에 요양급여를 신청하였다.
피고는 2017. 11. 24. 원고에게 '원고는 사실상의 건축주인 C으로부터 매트공사, 철골공사, 판넬공사를 도급받아 시공하였던 것으로 판단되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으며, 건축주로부터 직접 도급받아 시공한 공사의 사업주로 판단된다'는 이유로 불승인 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원고는 매일 C의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지휘·감독 아래 철골공사와 판넬공사를 하였으므로, 원고를 C에게 고용된 근로자로 보아야 함에도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인정사실
원고는 2016. 4.경 D을 상호명으로 하는 사업자등록을 하였는데, D의 업태는 건설업이었고, 업종은 철구조물, 판넬, 샷시 공사였다.
이 사건 공사의 건축허가상 건축주는 E이나 사실상의 건축주는 E의 남편인 C인데, C은 10년 전에 건물을 지으려다 그만두고 보관하고 있던 철골을 사용하여 이 사건 공사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원고는 2017. 5.경 평소 친형처럼 지내던 C의 부탁으로 이 사건 공사 중 매트공사, 철골공사 및 판넬공사를 하기로 했는데, 매트공사와 철골공사의 경우는 이에 필요한 인력의 인건비를, 판넬공사의 경우는 1㎡ 당 6,000원의 비율에 의한 돈을, 그리고 위 공사들에 사용되는 자재비를 C으로부터 지급받기로 했다.
원고는 2017. 5. 18. C에게 5,000,000원을 계좌이체받았고, 원고가 수급한 일용 노동자들과 함께 2017. 5. 19.부터 2017. 5. 26.까지는 매트공사를, 2017. 5. 27.부터는 철골공사를 하다가 2017. 5. 28. 이 사건 사고를 당했다. 한편 미장공인 F 등은 2017. 5. 22. 매트공사 당시 C의 지시 하에 레미콘 타설작업을, G 등은 2017. 5. 27.과 같은달 28. 철골공사 당시 C의 지시 하에 크레인 작업을 하였다. 2017. 5. 15.부터 2017. 6. 30.까지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근무한 작업 인부들은 'H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였는데, 그 비용은 C이 모두 부담하였다.
C은 이 사건 사고 이후 원고가 주로 거래하였던 주식회사 삼성건설로부터 판넬공 4명을 소개받아 직접 판넬공사를 하였다.
D의 2017년 매입매출장에, D이 레미콘 공급업체인 주식회사 정선기업으로부터, 2017. 4. 30. 10,538,770원의, 2017. 5. 31. 합계 9,810,100원의, 각 레미콘을, 2017. 5. 26. I에서 446,820원 상당의 직결피스를 각 매입한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그리고 C의 계좌거래내역에, 주식회사 정선기업으로 2017. 5. 14.과 2017. 6. 9. 각 10,000,000원이, 2017. 6. 13. 3,355,200원이, 2017. 5. 26. I로 446,820원이 각 출금된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증인 C의 일부 증언, 갑 제2 내지 8호증(가지번호 포함), 을 제1 내지 10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 보호대상으로 삼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그 계약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인지 또는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기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1. 12. 선고 2010다40601 판결 등 참조). 그리고 건축공사의 일부분을 하도급받은 자가 구체적인 지휘·감독권을 유보한 채 재료와 설비는 자신이 공급하면서 시공 부분만을 시공기술자에게 재하도급하는 경우와 같은 노무도급의 경우에, 그 도급인과 수급인의 관계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와 피용자의 관계와 다를 바가 없다(대법원 1997. 4. 25. 선고 96다53086 판결 참조).
위 인정사실에 위 거시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의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공사의 건축허가상 건축주인 E은 이 사건 사고 발생 거의 직후인 2017. 6. 14.경 '서로합의 하에 공사를 진행했다'는 내용 등이, 원고 역시 2017. 6. 15.경 'C이 공사를 공사를 진행하면서 모든 자재를 구매해 주기로 하였고, 본인은 인력을 투입하여 인건비를 받는 조건으로 공사를 하게 되었다, 본인의 일당은 250,000원이고 일용직은 기술에 따라 110,000원에서 160,000원까지 받기로 했다, 공사진행과 관련하여 작업지시 및 업무지시는 건축주가 직접 하였고, 제가 전문인 분야에 대해서는 서로 협의하여 진행하기로 하였다'는 내용 등이 각 기재된 사실확인서를 피고에 제출한 점, ② C 역시 2017. 11. 21. 피고 직원 J과의 문답에서 '매트공사를 할 때는 원고가 전문 분야가 아니라서 원고가 인력수급을 해주면 같이 작업을 하면서 지시를 하였고 철골공사를 할 때에는 원고가 알아서 작업을 하지만 현장에서 매일 지켜보면서 본인도 도와주면서 공사를 하였습니다, 사실상 제가 직영하는 공사로 10여 년 이상 알고 지내던 친동생 같은 원고와 같이 공사를 한 것으로 원고에게는 인력수급을 해주면 인건비만 지급하는 형태로 공사를 한 것입니다'라고 답변한 점, ③ 원고와, 매트공사를 함께 했던 미장공 F 등과 철골공사를 함께 했던 G 등은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C의 지시를 받아 각 작업을 수행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④ C은 이 사건 공사 중 매트공사, 철골공사 및 판넬공사는 원고를, 나머지 토목공사와 전기공사 등은 다른 사람을 각 시켜서 직접 수행했으며, 실제로 이 사건 사고로 원고가 판넬공사를 하지 못하게 되자 다른 업체로부터 판넬공 4명을 소개받아 직접 판넬공사를 진행한 것에 비추어, C은 이 사건 공사 전부와 그 세부공정까지도 실질적으로 관리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⑤ C은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근무한 인부들의 식사비용 뿐만 아니라 자재비용을 모두 부담한 점, ⑥ 원고는 이 사건 공사를 통해 C에게 수령한 돈을 D의 매출처별세금계산서합계표에 기재하지 않은 점, ⑦ 원고가 사업자등록을 하였고, 매입처별세금계산서합계표에 이 사건 공사와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레미콘과 피스 구입대금을 기재하였으나, 사업자의 지위에서도 경우에 따라서는 근로계약 등을 통해 근로자가 될 수 있는 것이고, 위 매입처별세금계산서합계표에 기재된 레미콘과 피스 구입대금은 C의 계좌에서 각 업체로 직접 이체된 것으로 보여 C이 세금계산서 발행을 원하는 각 업체의 편의를 위해 원고가 운영하던 D의 명의를 이용한 것으로 보여 이를 두고 원고가 사업자로서 이 사건 공사 중 일부를 수행한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점, ⑧ 또한 원고가 C과 사이에서 판넬공사의 경우 1㎡ 당 6,000원의 비율에 의한 돈을 수수하기로 약정한 바가 있긴 하나, 이는 판넬공사에 필요한 인부의 숫자와 기간 등을 감안해 편의상 정한 추정 단위금액에 불과해 보이는 점, ⑨ 원고가 2017. 5. 18. C에게서 5,000,000원을 계좌이체받기는 했으나, 위 금액은 이 사건 사고가 있기까지 발생한 자재비와 인건비에 턱없이 부족한 돈으로 이를 도급금액이라 단정하기도 어렵고, 위 돈은 원고가 적시에 필요한 인력수급과 자재조달을 할 수 있도록 C이 선 지급한 돈으로 볼 여지도 있는 점 등에 원고와 C의 관계 등을 더하여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비록 원고가 C과 사이에 외형상으로는 도급에 해당하는 약정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으로는 C으로부터 업무의 내용 및 업무수행 과정 등에서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한다.
판사 심홍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